이름은 ‘테니스’ 태권도 영웅, 태국을 뒤흔들다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4.08.10 (07:00)
수정 2024.08.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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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금메달을 따낸 파니팍 웡파타나낏.(사진출처 : 태국 카오솟)
■ "파니팍의 승리가 태국을 뒤흔들었다"…태국 매체 연일 '환호'
파니팍 웡파타나낏.
그녀는 지금 전 태국인이 환호하는, 그야말로 태국의 영웅입니다.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태국인 최초의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태권도 스타.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까지 합치면 올림픽 3연속 메달의 신화를 써 내려 간 거죠.
그만큼 태국 매체들도 연일 파니팍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방콕포스트>는 "파니팍의 승리가 태국을 뒤흔들었다"는 제목의 머릿기사에서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와 태국의 인기 연예인들, 스포츠 스타들의 축하 메시지들을 한데 모아 실었습니다."
"당신은 인간이 아니에요!!!" -라차녹 인타논(태국 배드민턴 스타)- "태국국민들을 위한 금메달, 감사합니다." -제트린 와타나신(태국 가수 겸 배우)- "금메달은 그녀가 이루어낸 소중한 선물" -세타 타위신(태국 총리)- "위대한 챔피언" -저지 두덱(전 리버풀 골키퍼)- "축하합니다! 영광! 영광! 테니스 파니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 "최고의 생일 선물"…금메달 딴 다음 날 생일 맞은 파니팍
금메달을 딴 다음 날 파니팍의 SNS계정. 이번 금메달이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고 적었고, 수많은 축하 댓글이 달렸다.(사진출처 : 파니팍 SNS)
이번 파리 올림픽 금메달은 파니팍에게는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바로 그 다음 날이 파니팍의 27번째 생일이었기 때문이죠.
파니팍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금메달에 키스하는 사진과 함께 태국어로 "최고의 생일선물"이라고 적었습니다. 수많은 축하 댓글이 달리는 건 당연하겠죠.
태국 방송들은 휴대전화 화상이든 온갖 방법을 동원해 파니팍과 현장 인터뷰를 했습니다.
금메달을 축하했고, 그녀의 생일을 축하했습니다.
■ '태권도 영웅' 파니팍의 별명은 '테니스'?
태국인은 성과 이름이 길고 어려워서 일상 생활에서는 '별명'을 씁니다.
심지어 본명보다 더 자주 사용되고, 서로 별명은 알아도 본명을 모르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태어나자마자 주로 부모님들이 지어준다고 하는데, 파니팍 웡파타나낏의 별명은 '테니스'입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태국인이 파니팍을 '테니스'라고 부릅니다.
네, 그 라켓으로 공을 넘기는 그 'TENNIS' 맞습니다.
파니팍 형제·자매들의 이름도 모두 스포츠 종목입니다.
그녀의 큰오빠는 '베이스볼' 사라윈, 언니는 '볼링' 코라위카입니다.
영어 발음 그대로 사용합니다.
파니팍 가족의 스포츠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죠?
파니팍의 아버지는 전직 축구선수, 수영선수였고, 어머니는 수영선수였습니다.
파니팍과 그의 아버지. 축구선수, 수영선수 출신의 아버지, 수영선수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파니팍의 별명은 ‘테니스’다.(사진출처 : 태국 네이션)
■ "테니스 선수야 태권도 선수야?"
태국 <네이션>은 8월 8일 자 기사 "파리에서의 태권도 전설의 황금 생일"이란 제목에서 "파니팍은 테니스라고 불렸기 때문에 파니팍이 처음 주목받았을 때 많은 사람이 테니스 선수인지, 태권도 선수인지 헷갈려했다."고 전했습니다.
태국 <카오솟>에 따르면, 파니팍은 7살 때 처음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고 9살이 되던 해 처음으로 태국 푸켓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아버지가 메달을 따면 선물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따지 못한데다 친구들의 놀림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이때 파니팍은 태권도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는 거죠.
그러다 마침내 12살에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됐고 13살이 되던 해,
드디어 '운명의 스승'을 만나게 됩니다.
■ 최영석 감독과의 '운명적 만남'…새로 쓴 태국의 태권도 역사
금메달 확정 후 스승인 최영석 감독에게 큰절하는 파니팍과 함께 기뻐하는 최영석 감독(사진출처 : AP)
이번 올림픽의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죠.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 감독에게 달려가 큰절을 하는 파니팍 선수.
이 감독이 태국의 '태권도 전설' 최영석 감독입니다.
파니팍이 13살 때 태권도 청소년 국가대표가 됐을 때 코치가 바로 최 감독입니다.
최 감독이 파니팍의 체격 조건과 기량을 보고 국가대표로 기용했고,
이때부터 태권도 종주국 출신 코치의 수준 높은 기술 교육과 혹독한 조련이
시작된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6 리우올림픽 동메달,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태국 태권도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습니다.
최영석 감독은 22년 동안 태국에서 태권도를 가르친 현 태국 국가대표팀 감독입니다.
2021년 열린 2020도쿄올림픽에서 파니팍이 딴 금메달이 태국의 올림픽 첫 금메달이었습니다.
이 성과를 만들어낸 최 감독은 태국 스포츠 대상 최고지도자상을 받았습니다.
최 감독은 2022년 '찻차이 최'라는 이름으로 태국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찻차이'는 태국어로 "승리를 이끄는 전사"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태국 태권영웅 파니팍 금메달 ‘13년 함께한 한국 지도자의 힘’ -김태훈 기자 2024.08.08.-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31171 김치찌개로 만든 태국 태권도 금메달 -김원장 특파원 2021.08.23.-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5261891 |
■ 이제는 은퇴하지만 여전한 태권도 사랑…"태권도를 배우려면 태국으로 오세요"
태국의 태권도 영웅 파니팍은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파니팍은 금메달을 걸고 나온 기자회견에서 "많이 아프다…무릎 인대가 끊어졌다. 이제 은퇴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파니팍은 고된 훈련 때문에 발 모양도 바뀌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태권도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식지 않았습니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뒤 '파니팍 체육관'을 만들어 지도자의 길을 걷겠다고 합니다.
태국 태권도의 영웅은 이 당찬 포부를 홀가분한 웃음과 함께 전했습니다.
"무릎의 인대가 끊어졌어요. 발목과 엉덩이도 문제가 있어서 많이 아픕니다. 그래서 은퇴를 해야 합니다. 태국에 '파니팍 체육관'을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칠 겁니다. 만약 저와 함께 태권도를 배우려면 태국으로 오세요" -파니팍 기자회견/영상출처:태국 카오솟-
파니팍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최영석 감독은 또 어떤 영웅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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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은 ‘테니스’ 태권도 영웅, 태국을 뒤흔들다 [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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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8-10 07:00:18
- 수정2024-08-10 13:31:48
■ "파니팍의 승리가 태국을 뒤흔들었다"…태국 매체 연일 '환호'
파니팍 웡파타나낏.
그녀는 지금 전 태국인이 환호하는, 그야말로 태국의 영웅입니다.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태국인 최초의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태권도 스타.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까지 합치면 올림픽 3연속 메달의 신화를 써 내려 간 거죠.
그만큼 태국 매체들도 연일 파니팍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방콕포스트>는 "파니팍의 승리가 태국을 뒤흔들었다"는 제목의 머릿기사에서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와 태국의 인기 연예인들, 스포츠 스타들의 축하 메시지들을 한데 모아 실었습니다."
"당신은 인간이 아니에요!!!" -라차녹 인타논(태국 배드민턴 스타)- "태국국민들을 위한 금메달, 감사합니다." -제트린 와타나신(태국 가수 겸 배우)- "금메달은 그녀가 이루어낸 소중한 선물" -세타 타위신(태국 총리)- "위대한 챔피언" -저지 두덱(전 리버풀 골키퍼)- "축하합니다! 영광! 영광! 테니스 파니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 "최고의 생일 선물"…금메달 딴 다음 날 생일 맞은 파니팍
이번 파리 올림픽 금메달은 파니팍에게는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바로 그 다음 날이 파니팍의 27번째 생일이었기 때문이죠.
파니팍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금메달에 키스하는 사진과 함께 태국어로 "최고의 생일선물"이라고 적었습니다. 수많은 축하 댓글이 달리는 건 당연하겠죠.
태국 방송들은 휴대전화 화상이든 온갖 방법을 동원해 파니팍과 현장 인터뷰를 했습니다.
금메달을 축하했고, 그녀의 생일을 축하했습니다.
■ '태권도 영웅' 파니팍의 별명은 '테니스'?
태국인은 성과 이름이 길고 어려워서 일상 생활에서는 '별명'을 씁니다.
심지어 본명보다 더 자주 사용되고, 서로 별명은 알아도 본명을 모르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태어나자마자 주로 부모님들이 지어준다고 하는데, 파니팍 웡파타나낏의 별명은 '테니스'입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태국인이 파니팍을 '테니스'라고 부릅니다.
네, 그 라켓으로 공을 넘기는 그 'TENNIS' 맞습니다.
파니팍 형제·자매들의 이름도 모두 스포츠 종목입니다.
그녀의 큰오빠는 '베이스볼' 사라윈, 언니는 '볼링' 코라위카입니다.
영어 발음 그대로 사용합니다.
파니팍 가족의 스포츠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죠?
파니팍의 아버지는 전직 축구선수, 수영선수였고, 어머니는 수영선수였습니다.
■ "테니스 선수야 태권도 선수야?"
태국 <네이션>은 8월 8일 자 기사 "파리에서의 태권도 전설의 황금 생일"이란 제목에서 "파니팍은 테니스라고 불렸기 때문에 파니팍이 처음 주목받았을 때 많은 사람이 테니스 선수인지, 태권도 선수인지 헷갈려했다."고 전했습니다.
태국 <카오솟>에 따르면, 파니팍은 7살 때 처음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고 9살이 되던 해 처음으로 태국 푸켓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아버지가 메달을 따면 선물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따지 못한데다 친구들의 놀림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이때 파니팍은 태권도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는 거죠.
그러다 마침내 12살에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됐고 13살이 되던 해,
드디어 '운명의 스승'을 만나게 됩니다.
■ 최영석 감독과의 '운명적 만남'…새로 쓴 태국의 태권도 역사
이번 올림픽의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죠.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 감독에게 달려가 큰절을 하는 파니팍 선수.
이 감독이 태국의 '태권도 전설' 최영석 감독입니다.
파니팍이 13살 때 태권도 청소년 국가대표가 됐을 때 코치가 바로 최 감독입니다.
최 감독이 파니팍의 체격 조건과 기량을 보고 국가대표로 기용했고,
이때부터 태권도 종주국 출신 코치의 수준 높은 기술 교육과 혹독한 조련이
시작된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6 리우올림픽 동메달,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태국 태권도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습니다.
최영석 감독은 22년 동안 태국에서 태권도를 가르친 현 태국 국가대표팀 감독입니다.
2021년 열린 2020도쿄올림픽에서 파니팍이 딴 금메달이 태국의 올림픽 첫 금메달이었습니다.
이 성과를 만들어낸 최 감독은 태국 스포츠 대상 최고지도자상을 받았습니다.
최 감독은 2022년 '찻차이 최'라는 이름으로 태국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찻차이'는 태국어로 "승리를 이끄는 전사"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태국 태권영웅 파니팍 금메달 ‘13년 함께한 한국 지도자의 힘’ -김태훈 기자 2024.08.08.-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31171 김치찌개로 만든 태국 태권도 금메달 -김원장 특파원 2021.08.23.-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5261891 |
■ 이제는 은퇴하지만 여전한 태권도 사랑…"태권도를 배우려면 태국으로 오세요"
태국의 태권도 영웅 파니팍은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파니팍은 금메달을 걸고 나온 기자회견에서 "많이 아프다…무릎 인대가 끊어졌다. 이제 은퇴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파니팍은 고된 훈련 때문에 발 모양도 바뀌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태권도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식지 않았습니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뒤 '파니팍 체육관'을 만들어 지도자의 길을 걷겠다고 합니다.
태국 태권도의 영웅은 이 당찬 포부를 홀가분한 웃음과 함께 전했습니다.
"무릎의 인대가 끊어졌어요. 발목과 엉덩이도 문제가 있어서 많이 아픕니다. 그래서 은퇴를 해야 합니다. 태국에 '파니팍 체육관'을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칠 겁니다. 만약 저와 함께 태권도를 배우려면 태국으로 오세요" -파니팍 기자회견/영상출처:태국 카오솟-
파니팍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최영석 감독은 또 어떤 영웅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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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기자 bird277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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