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은 없다”…2024 파리 올림픽, 장애와 한계를 뛰어넘은 선수들 [주말엔]

입력 2024.08.10 (10:00) 수정 2024.08.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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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승부를 겨루는 지구촌 대축제, 올림픽.

결과에 상관없이, 다양한 심신의 장애들을 극복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선수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곤 합니다.

경기에서 이기는 것보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과정’ 자체가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장애를 이겨내고, 결과보다 과정이 아름다웠던 선수들의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100m 금메달' 노아 라일스 "한계를 설정하지 말라. 나도 해냈다. 당신도 할 수 있다"


노아 라일스(27·미국)는 유년 시절 천식으로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고교 시절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난독증 진단을 받으며 치료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심지어 그의 어머니 케이샤는 남편과 이혼한 뒤 라일스 형제를 홀로 키웠습니다.

라일스는 "집에 전기가 끊긴 적이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어머니는 우리 형제를 위해 헌신하셨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2020년 8월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압박감과 두려움에 시달리면 신체적 이상을 느끼던 라일스는 일부러 더 "나는 할 수 있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곤 했습니다.

이것은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주문"이며, "사람들이 '라일스는 뛰어난 육상 선수다. 또한 다재다능하고, 성격도 좋다. 나는 라일스를 닮고 싶다'고 말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천식환자'였던 라일스는 그렇게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남자'가 됐습니다.

우승 직후 자신의 SNS에 "나는 소아천식, 여러 종류의 민감한 신체 반응, 난독증, 주의력결핍증, 우울증을 앓았거나 앓고 있다"며, "한계를 설정하지 말라. (이런)나도 해냈다. 당신도 할 수 있다."라고 썼습니다.

라일스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나는 소아천식, 여러 종류의 민감한 신체 반응, 난독증, 주의력결핍증, 우울증을 앓았거나 앓고 있다.
한계를 설정하지 말라. 나도 해냈다. 당신도 할 수 있다."

-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금메달 수상자 노아 라일스-


한 팔 탁구선수 브라질 알렉산드르 "모든 것이 가능하다 믿어요"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전에서 한국은 브라질과 맞붙었습니다.

한국팀이 승리했지만, 패배한 브라질팀의 한 선수가 더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오른팔이 없는 탁구선수, 브루나 알렉산드르(29)입니다.

알렉산드르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백신 부작용에 따른 혈전증으로 오른팔을 절단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장애를 장애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의 패럴림픽에서 세 개의 메달을 딴 뒤, 더 큰 꿈을 꾸며 파리 올림픽에 도전했습니다.

알렉산드르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두 번째 탁구 선수이자, 브라질에서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최초의 선수로 기록됐습니다.

이러한 알렉산드르의 투혼에 단체전 상대였던 신유빈 선수 역시 존경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도 도전할 계획인 그녀는 "난 22년의 선수 생활 끝에 오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다리가 하나이든 팔이 하나이든 꿈을 포기하지 말라.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어라."고 말했습니다.

"난 22년의 선수 생활 끝에 오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다리가 하나이든 팔이 하나이든 꿈을 포기하지 말라.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어라."

-한 팔 탁구선수 브루나 알렉산드르-


재일교포 여자유도 국가대표 1호 김지수, '손목에 철심 박고도', '두 눈의 실핏줄이 터져도' 포기하지 않는다


김지수는 재일교포 3세로 태어난 곳도, 자란 곳도 일본입니다.

2017년에는 일본 57㎏급 국가대표로 선발될 만큼 뛰어난 실력도 갖추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인은 태극마크를 달아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으로 귀화하여 2021년 재일교포 출신 여자 유도선수로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손목을 다친 채 출전했던 김지수는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16강전에서 탈락했습니다.

이후 김지수는 손목 골절로 수술만 3차례를 받았고 수술과 재활에 2년을 보냈습니다.

그 기간 체중 관리가 어려워 체급도 기존의 57㎏급에서 63㎏급으로 변경해야 했습니다.

도쿄 올림픽 이후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3년이 남은 시점에서 2년의 재활 기간, 증량된 체급으로 김지수는 파리 올림픽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더 체격이 크고 힘센 63kg급 선수들을 상대로 1년 동안 10개의 국제대회를 뛰는 강행군을 견뎌내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다른 선수들은 2년 동안 올림픽 랭킹 포인트를 모으는 사이 김지수는 1년 만에 포인트를 쓸어모아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낸 것입니다.

그렇게 어렵게 오른 올림픽 무대이기에 김지수는 더욱 간절하게 매 경기 최선을 다했습니다.

개인전 16강에서 세계랭킹 1위를 꺾은 김지수는 8강에서 안오금띄기 한판패, 패자부활전에선 조르기 한판패를 당했습니다.

패자부활전 패배 후 아쉬움에 오열하는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이후 치러진 유도 혼성 단체전에서는 자신보다 체급이 높은 70kg급을 상대했는데, 이때 두 눈의 실핏줄이 터져 눈이 빨개진 상태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 또한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김지수는 도쿄 올림픽 이후 부상과 재활로 이번 파리 올림픽 출전 자체가 기적이었다."

-김정훈 경북체육회 감독-

■ 올림픽 정신,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것. 그리고 잘 싸우는 것.

2024 파리 올림픽은 1924년 파리 올림픽 이후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입니다.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인 쿠베르탱이 마지막으로 개최한 대회가 1924년 파리 올림픽이었습니다.

그 후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쿠베르탱의 올림픽 정신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의 '과정'을 응원합니다.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회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필수적인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 싸우는 가이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

2024 파리 올림픽은 오는 8월 12일 폐막식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진정한 올림픽 정신은 8월 28일, 패럴림픽으로 다시 한 번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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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가능은 없다”…2024 파리 올림픽, 장애와 한계를 뛰어넘은 선수들 [주말엔]
    • 입력 2024-08-10 10:00:11
    • 수정2024-08-10 10: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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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승부를 겨루는 지구촌 대축제, 올림픽.

결과에 상관없이, 다양한 심신의 장애들을 극복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선수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곤 합니다.

경기에서 이기는 것보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과정’ 자체가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장애를 이겨내고, 결과보다 과정이 아름다웠던 선수들의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100m 금메달' 노아 라일스 "한계를 설정하지 말라. 나도 해냈다. 당신도 할 수 있다"


노아 라일스(27·미국)는 유년 시절 천식으로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고교 시절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난독증 진단을 받으며 치료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심지어 그의 어머니 케이샤는 남편과 이혼한 뒤 라일스 형제를 홀로 키웠습니다.

라일스는 "집에 전기가 끊긴 적이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어머니는 우리 형제를 위해 헌신하셨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2020년 8월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압박감과 두려움에 시달리면 신체적 이상을 느끼던 라일스는 일부러 더 "나는 할 수 있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곤 했습니다.

이것은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주문"이며, "사람들이 '라일스는 뛰어난 육상 선수다. 또한 다재다능하고, 성격도 좋다. 나는 라일스를 닮고 싶다'고 말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천식환자'였던 라일스는 그렇게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남자'가 됐습니다.

우승 직후 자신의 SNS에 "나는 소아천식, 여러 종류의 민감한 신체 반응, 난독증, 주의력결핍증, 우울증을 앓았거나 앓고 있다"며, "한계를 설정하지 말라. (이런)나도 해냈다. 당신도 할 수 있다."라고 썼습니다.

라일스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나는 소아천식, 여러 종류의 민감한 신체 반응, 난독증, 주의력결핍증, 우울증을 앓았거나 앓고 있다.
한계를 설정하지 말라. 나도 해냈다. 당신도 할 수 있다."

-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금메달 수상자 노아 라일스-


한 팔 탁구선수 브라질 알렉산드르 "모든 것이 가능하다 믿어요"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전에서 한국은 브라질과 맞붙었습니다.

한국팀이 승리했지만, 패배한 브라질팀의 한 선수가 더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오른팔이 없는 탁구선수, 브루나 알렉산드르(29)입니다.

알렉산드르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백신 부작용에 따른 혈전증으로 오른팔을 절단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장애를 장애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의 패럴림픽에서 세 개의 메달을 딴 뒤, 더 큰 꿈을 꾸며 파리 올림픽에 도전했습니다.

알렉산드르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두 번째 탁구 선수이자, 브라질에서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최초의 선수로 기록됐습니다.

이러한 알렉산드르의 투혼에 단체전 상대였던 신유빈 선수 역시 존경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도 도전할 계획인 그녀는 "난 22년의 선수 생활 끝에 오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다리가 하나이든 팔이 하나이든 꿈을 포기하지 말라.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어라."고 말했습니다.

"난 22년의 선수 생활 끝에 오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다리가 하나이든 팔이 하나이든 꿈을 포기하지 말라.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어라."

-한 팔 탁구선수 브루나 알렉산드르-


재일교포 여자유도 국가대표 1호 김지수, '손목에 철심 박고도', '두 눈의 실핏줄이 터져도' 포기하지 않는다


김지수는 재일교포 3세로 태어난 곳도, 자란 곳도 일본입니다.

2017년에는 일본 57㎏급 국가대표로 선발될 만큼 뛰어난 실력도 갖추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인은 태극마크를 달아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으로 귀화하여 2021년 재일교포 출신 여자 유도선수로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손목을 다친 채 출전했던 김지수는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16강전에서 탈락했습니다.

이후 김지수는 손목 골절로 수술만 3차례를 받았고 수술과 재활에 2년을 보냈습니다.

그 기간 체중 관리가 어려워 체급도 기존의 57㎏급에서 63㎏급으로 변경해야 했습니다.

도쿄 올림픽 이후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3년이 남은 시점에서 2년의 재활 기간, 증량된 체급으로 김지수는 파리 올림픽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더 체격이 크고 힘센 63kg급 선수들을 상대로 1년 동안 10개의 국제대회를 뛰는 강행군을 견뎌내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다른 선수들은 2년 동안 올림픽 랭킹 포인트를 모으는 사이 김지수는 1년 만에 포인트를 쓸어모아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낸 것입니다.

그렇게 어렵게 오른 올림픽 무대이기에 김지수는 더욱 간절하게 매 경기 최선을 다했습니다.

개인전 16강에서 세계랭킹 1위를 꺾은 김지수는 8강에서 안오금띄기 한판패, 패자부활전에선 조르기 한판패를 당했습니다.

패자부활전 패배 후 아쉬움에 오열하는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이후 치러진 유도 혼성 단체전에서는 자신보다 체급이 높은 70kg급을 상대했는데, 이때 두 눈의 실핏줄이 터져 눈이 빨개진 상태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 또한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김지수는 도쿄 올림픽 이후 부상과 재활로 이번 파리 올림픽 출전 자체가 기적이었다."

-김정훈 경북체육회 감독-

■ 올림픽 정신,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것. 그리고 잘 싸우는 것.

2024 파리 올림픽은 1924년 파리 올림픽 이후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입니다.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인 쿠베르탱이 마지막으로 개최한 대회가 1924년 파리 올림픽이었습니다.

그 후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쿠베르탱의 올림픽 정신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의 '과정'을 응원합니다.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회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필수적인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 싸우는 가이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

2024 파리 올림픽은 오는 8월 12일 폐막식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진정한 올림픽 정신은 8월 28일, 패럴림픽으로 다시 한 번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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