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독립’ 외치던 무극대도…“재평가 해야”

입력 2024.08.19 (07:39) 수정 2024.08.1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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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독립운동가 50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아직도 공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일제강점기 일제 패망과 조선의 독립을 외치다 400여 명이 검거됐던 '무극대도' 사건 역시 항일 운동으로서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제 식민통치가 한창이던 1938년에 보도된 신문 기사입니다.

한라산을 무대로 날뛰는 사교 400여 명을 붙잡았다며 이 가운데 주동자 22명을 일본 천황에 대한 불경죄와 보안법 위반, 군형법 위반 등의 죄목으로 송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제의 패망과 조선 독립 등을 설파하던 자생종교인 '무극대도'가 교세를 넓혀가자 당시 조선총독부가 탄압에 나섰던 겁니다.

[이덕일/순천향대학교 대학원 교수 : "보안법이라는 것은 일본의 지배체제를 부인했다는 것이고 일본 제국주의 입장에서는 일본의 패망을 기도하는 독립운동 세력으로 봤다는 거죠."]

이 사건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고 강석구 씨의 손자 강계영 씨는 훗날 국가기록원에서 판결문을 받고 나서야 할아버지의 항일 운동을 알게 됐습니다.

옥고 이후 고문 후유증까지 겪었던 할아버지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 순간입니다.

[강계영/'무극대도' 고 강석구 손자 : "국가기록원에서 (판결문을) 찾아보고 나서 그때 우리 할아버지가 이러한 죄목으로 (감옥에) 갔다 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1996년 제주도가 펴낸 제주항일독립운동사와 옛 북제주군청이 발간한 제주항일인사실기에도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무극대도의 활동은 여전히 항일 운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시 일제가 굴레를 씌운 유사종교 즉, 이단 종교라는 시선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겁니다.

[고영철/제주 항일 독립운동가 발굴 및 서훈추천위원회 : "(서훈 평가서에) 독립 운동의 성격이 불분명하다고 돼 있어요. 그러니까 심사위원들은 이것을 사이비종교 활동이었다고 보는 것 같아요."]

일제 식민통치를 거부하고 조국의 독립을 설파했던 민족 종교들.

편견을 걷어내고 체계적인 연구와 재조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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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독립’ 외치던 무극대도…“재평가 해야”
    • 입력 2024-08-19 07:39:06
    • 수정2024-08-19 08:03:57
    뉴스광장(제주)
[앵커]

제주 독립운동가 50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아직도 공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일제강점기 일제 패망과 조선의 독립을 외치다 400여 명이 검거됐던 '무극대도' 사건 역시 항일 운동으로서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제 식민통치가 한창이던 1938년에 보도된 신문 기사입니다.

한라산을 무대로 날뛰는 사교 400여 명을 붙잡았다며 이 가운데 주동자 22명을 일본 천황에 대한 불경죄와 보안법 위반, 군형법 위반 등의 죄목으로 송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제의 패망과 조선 독립 등을 설파하던 자생종교인 '무극대도'가 교세를 넓혀가자 당시 조선총독부가 탄압에 나섰던 겁니다.

[이덕일/순천향대학교 대학원 교수 : "보안법이라는 것은 일본의 지배체제를 부인했다는 것이고 일본 제국주의 입장에서는 일본의 패망을 기도하는 독립운동 세력으로 봤다는 거죠."]

이 사건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고 강석구 씨의 손자 강계영 씨는 훗날 국가기록원에서 판결문을 받고 나서야 할아버지의 항일 운동을 알게 됐습니다.

옥고 이후 고문 후유증까지 겪었던 할아버지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 순간입니다.

[강계영/'무극대도' 고 강석구 손자 : "국가기록원에서 (판결문을) 찾아보고 나서 그때 우리 할아버지가 이러한 죄목으로 (감옥에) 갔다 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1996년 제주도가 펴낸 제주항일독립운동사와 옛 북제주군청이 발간한 제주항일인사실기에도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무극대도의 활동은 여전히 항일 운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시 일제가 굴레를 씌운 유사종교 즉, 이단 종교라는 시선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겁니다.

[고영철/제주 항일 독립운동가 발굴 및 서훈추천위원회 : "(서훈 평가서에) 독립 운동의 성격이 불분명하다고 돼 있어요. 그러니까 심사위원들은 이것을 사이비종교 활동이었다고 보는 것 같아요."]

일제 식민통치를 거부하고 조국의 독립을 설파했던 민족 종교들.

편견을 걷어내고 체계적인 연구와 재조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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