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공진성, “중요한 것은 국민 마음”…역사 논쟁 배경은?
입력 2024.08.1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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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출연 : 공진성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종규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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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한 주간의 정치권 이슈 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공진성 조선대 교수와 함께 주요 정치 현안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공진성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하 공진성):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이번 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은 사상 처음으로는 광복회 등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졌습니다. 교수님 어떻게 보셨어요?
◆ 공진성: 매우 의미심장하고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모든 국가 기념식은 그 기념식을 통해서 국민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그런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의례들을 1년 내내 365일 할 수는 없지만, 곳곳에 배치해 놨고 또 매해 반복하면서 우리가 그 의미를 되새기고 그러면서 일정한 정체성을 보유하는 집단, 국민으로 다시 매번 거듭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중요한 국가 기념식 가운데서 또 가장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우리 호남민들에게는 5.18이 중요한 그런 기념일이겠지만, 국가 전체 차원에서 8.15만한 것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이 8. 15 기념식에서 국민을 하나로 통합해도 모자랄 판에 두 쪽 나눠서 기념식을 진행했다고 하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그 기념식을 주관하는 정부의 엄청난 실수, 실책, 잘못이라고밖에 이야기할 수 없고. 그런데 그런 분열 사태를 초래한 사람, 또는 원인 제공을 누가 했을까 정부는 계속해서 불참한 광복회를 탓하고 야당을 탓하지만, 정작 그것을 자초한 것이 과연 광복회와 야당인지 아니면 정부와 여당인지 국민들이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8.15 통일 독트린을 제시하면서 과거사의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는데요. 어떻게 들으셨어요?
◆ 공진성: 간단하게 평론할 사항이 아니라 2시간 강의를 해도 모자랄 사항이긴 한데요. 그냥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일본 이야기는 그만 하자는 것이고요. 저는 이것이 전 세계적 차원과 국내적 차원을 섞어서 보면 네오콘 뉴라이트 세계관을 좋게 표현해서 매우 정교하고도 유려한 문체로 그러나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글 전체가 사실상 광복절 기념사인지 아니면 어떤 통일 방안 발표인지 약간 헷갈릴 정도인데 그 점에서 주목할 부분은 과거 민족주의자들이 우리나라의 광복을 미완의 광복이라고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러니까 왜냐하면 그 이후에 남·북한의 미소 군정이 수립됐고, 그 결과가 분단 정부였기 때문에 이것을 온전한 광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비로소 통일이 되어야 온전한 광복이라는 주장을 과거의 민족주의자들이 해왔는데 이 주장을 지금 자기 것으로 흡수해서 북한을 자유화해서 통일해야 비로소 광복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광복에서 중요한 것은 아직 자유화가 안 된 북한을 자유화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이지 다 지나간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고 일본의 침략을 자꾸만 언급하는 이것은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이야기 그만하고 진짜 광복절의 의미는 북한을 자유화해서 한반도 전체를 통일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이고 광복의 완성이다, 이 메시지를 아주 분명하게 던진 일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여러 가지인데 윤석열 대통령을 얼굴로 내세운 세력의 세계관이 아주 분명하게 표현된 사안이고 일본과 관련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광복절도 어떻게 새로 재규정하려고 하는지 굉장히 잘 드러내준 텍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는 발언을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발언은 또 어떻게 보셨습니까?
◆ 공진성: 일관된 의식의 표현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내부 사정을 폭로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부터 아주 옛날부터 지일파들은 늘 그렇게 이야기해왔습니다. 일본을 매우 잘 아는 사람들과 관계가 있는 분들은 어느 정도 아실지 모르겠는데 일본인의 심성 구조 자체는 한국인들이 원하는 내용과 형식의 사과를 할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왔습니다. 천황제 국가인 일본에서 과거 일본이 했던 어떤 행위에 대해서 정치인들, 일개 정치인에 불과한 총리가 됐든 누가 됐든 한국이 원하는 방식의 또는 독일과 같은 형태의 그런 식의 진심 어린 사죄 이런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그런데 불가능한 일을 자꾸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원하는 것이 아니거나 국내용, 내수용이거나 그냥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서 한풀이 하듯이 이런 쓸데없는 짓이라고 하는 것이 지일파들 사이에서는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지일파들의 세계관을 또한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일본인의 마음이라는 이야기는 그 마음 안에는 우리가 원하는 형태의 사과나 반성은 없다. 없는데 자꾸 윽박 지르거나 강요해 봐야 의미 없다. 그렇다면 그것은 그냥 그 자체로 상수로 두고 미래 지향적으로 우리와 어울려서 어떻게 공생하고 상호 이익을 도모할 것인가 이 이야기를 해야지 언제까지 불가능한 옛날 이야기를 할 것이냐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반복해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지만, 그 세력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섭섭하게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것은 여기에서 국민의 마음은 별로 중요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참 재밌는 것이 국민들의 마음은 철부지 떼쓰는 어린애,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고 떼쓰는 중2병 걸린 어린애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자꾸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는 것은 버릇 나빠지게 하는, 말하자면 요즘 오은영 박사님이 하시는 표현으로 금쪽이들을 잘못 기르는 부모의 태도라고 보는 것입니다. 자기는 자식을 잘못 기르는 부모가 되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이른바 팩트 폭격을 하는 것이지요. 김태효 차장 같은 경우가. 그러니까 그런 국내 정치용 립서비스 같은 것은 하지 않겠다. 우리 국민도 깨달아야 될 것은 깨달아야 된다. 즉 얻을 수 없는 것은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더 건설적으로 빨리 성장해야 된다, 커야 된다 지금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렇게 서로 대립하는 2개의 스토리가 있는데 어느 쪽 스토리가 옳다고 제가 이야기할 수는 없겠고 다만 국민들이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국민 두 집단이 있고 또 그것을 대변하는 어떤 정치 세력이 있고 그것이 맞부딪치는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습니다.
◇ 윤주성: 김진태 강원지사가 강원도 8.15 경축식에서 건국절 주장을 공개적으로 언급을 하니까 강원도 광복회장 등이 퇴장하면서 이런 논란까지 빚어졌습니다. 이 모습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사실 김진태 강원지사가 영토, 국민, 주권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국가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거든요.
◆ 공진성: 이런 형식 논리적인 어떤 말로 수학 문제 풀듯이 해서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별로 하지 않고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고 싶은데 반대로 이웃나라 일본, 과거의 침략국이었던 일본 마음은 그렇게 헤아리고 싶고 그렇기 때문에 이해가 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젠틀하게 행동하고 싶어 하는 이 집단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젠틀한 태도를 문명인의 자세라고 생각하고, 반대로 떼를 쓰는 예를 들면 위안부 소송 과정에서 울부짖는 할머니들이라든지 또는 근로정신대에서 임금 체불 당하거나 이런 것 때문에 막 울부짖는 이런 사람들은 문명적이지 못한 태도로 보는 이 시각을 가진 한국인이 지금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이지요. 이와 관련해서도 제가 할 말은 많지만, 어쨌든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그런 굉장히 대립적인 시각이 한국에서 충돌하고 있다 그렇게 보고 있고, 이것이 시작이지 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갑자기 대두된 문제나 논란은 아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공진성: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6월에 정치 출마 선언한 것을 읽어 보면 거기에서부터 이미 다 예고되어 있던 이야기입니다.
◇ 윤주성: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장관 후보자로, 그리고 신원식 국방장관은 안보실장으로 내정했습니다. 이 인사의 의미는 어떻게 보십니까?
◆ 공진성: 일각에서는 한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때 계엄 선포를 고려했고 계획을 수립했던 것을 떠올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그런 급박한 사태에 내몰렸을 때 대규모로 국민들이 반대 시위를 하거나 이런 사태를 우려해서 말하자면 계엄 선포까지도 고려한 인사가 아니겠느냐 하는 큰 강한 의심이 한편에 있는 것 같고. 그런데 그렇게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김용현 국방장관 지명자는 지금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서 이름이 거론된 분이고, 어떻게 보면 대통령의 격노와 그 뒤에 이어지는 외압 의혹에서 핵심 연결고리로서 약간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인물인데 그분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했다는 것이 저는 되게 의미심장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한편으로는 그런 수사 외압과 관련해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특검이 계속 발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혹의 당사자인 사람을 국방부 장관으로 앉혀서 군대를 일사분란하게 통제하려고 하는 의도도 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리고 기본적으로 과거 우리나라에서 독재적 또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들이 매번 사법고시 합격자들과 군인들을 선호해왔습니다. 이유는 일사분란하게 상명하복 하는 사람들인 것이지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공무원이나 모든 조직의 구성원들이 다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모자라는 것입니다. 외교부 출신도 못마땅한 것이고 일반 공무원들도 복지부동하는 것 못마땅한 것이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복종하는 존재가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이지요. 권위주의적 리더에게. 그러니까 검사 출신들, 그다음에 군인 출신들을 선호하고 그러니까 박정훈 대령처럼 항명한 사람은 항명수괴로 낙인 찍을 정도로 굉장히 거슬려 하는 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데 이제는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드러나듯이 또는 인사에서도 드러나듯이 거칠 것이 없는 느낌입니다.
◇ 윤주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85.4%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선출 직후에 이른바 박찬대 원내대표의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한동훈 대표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 공진성: 한동훈 대표 입장에서 제가 생각을 해보면 굉장히 곤혹스러울 것 같아요. 지금의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고 싶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보수 정당의 당 대표로서 본인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 도전해볼 수 있다고 생각은 했겠지만, 지금의 국민의힘의 당 대표가 되는 것은 본인이 원하는, 마음대로 시나리오를 그리라고 한다면 이런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에요. 굉장히 난처한 것이에요. 대통령과 대립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러니까 한동훈 대표가 전당 대회 과정에서 공격 받았던 것 중 하나도 한동훈 대표의 주위와 배후에 좌파 경력이 있는 사람들 이런 식의 공세가 있었습니다. 이 공세와 지금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서 표출되는 어떤 뉴라이트 세계관이나 이런 것을 다 연결해서 보면 한동훈 대표는 지금 형식상 당 대표지만, 운신의 폭이 굉장히 좁습니다. 당원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지금 대통령과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가지고 있는 그 반공주의적이고 전투적인 이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을 보기에 한동훈 대표가 조금만 자칫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도 그것을 다 이른바 자유를 거부하는 세력과 연결된 행동으로 보고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거든요. 그러니까 당 대표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굉장히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야 되기 때문에 특히나 대통령을 겨냥하는 특검법을 스스로 발의한다? 그것은 본인이 출마할 때는 개혁적인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 제3 자가 특검을 추진하는 안을 제안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을 실제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정황을 미루어서 이해해주는 문제와 별개로 생각하면 사실 당원과 지지자들의 60%가 넘는 지지를 받고 당선된 대표라면 당연히 그 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따라야 마땅하거든요. 그런데 당의 국회의원들도 따르지 않고 대통령조차 국민 다수의 의지를 따르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 속에서 한동훈 대표가 분투해주기를 바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 윤주성: 어쨌든 공개적으로 본인이 공약 같은 그런 발언을 했기 때문에 모른체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 공진성: 그러니까 할 수 있다면 본인도 주도면밀하게 장기적으로 당내에서 우호적인 세력을 넓혀서 어떤 때를 노리겠지요. 그때를 바깥에서 보기에 국민의힘 내분을 바라는 사람은 당장 시끄럽고 당장 멱살 잡고 싸우기를 바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한동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어떤 개혁 세력이 그 안에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개혁 세력들은 때를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 윤주성: 정봉주 전 의원의 이른바 명팔이 발언으로 논란이 있었는데요. 결국 최고위원 경선에서 탈락했습니다.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결과 어떻게 보십니까?
◆ 공진성: 매우 놀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원들도 스스로 놀랐을 것이고 지지자들도 놀랐을 것이고 반대하는 분들은 더 많이 놀랐을 것이고. 이렇게까지 당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가. 전당대회 중간 정도 절반 정도가 진행된 상황에서 여전히 2위 정도를 지키고 있는 정봉주 후보가 6위로까지 밀려날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것이 여전히 표의 절반이 남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들 이야기는 했지만, 이렇게 실현되리라고는 그 정도로 한편으로는 당의 당원들이, 그런데 여기서 자꾸 부정적으로 평가를 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것을 뭔가 훌리건들이 이런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훌리건들은 주변에서 나타나는 그냥 요란한 현상이고 사실 더 무서운 것은 소리 안 나게 움직이나 다수지요. 다수의 일사분란함 또는 어떤 커뮤니케이션 속도와 능력이라는 것이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이상인 것 같다, 이런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당원들에게 반응하지 않는 정치인은 국민에게 반응할 수 없고 그런 정치인들을 자율적으로 뭔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정확하게 보여줬다. 이것은 당 대표에 대해서 굉장히 강한 경고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지금 많은 분들이 여전히 옛날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정치인들 모습, 즉 당원들을 동원하는 시절의 정치인들의 모습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상황에 아직도 빠져 있다면 빨리 변화에 적응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김대중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연임하는 당 대표라고 표현하지 않았습니까? 그만큼 당에 대한 장악력이 높다는 뜻인데 과거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당원들을 동원하던 시대였다면 지금은 당원들이 스스로 이렇게 만들어낼 정도로 강한 결집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다른 차원의 정당 정치가 펼쳐지고 있다. 이것은 노사모 운동에서 시작된 당원 중심의 정당 운동이 지금 정점에 치달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윤주성: 민형배 의원의 지도부 입성이 실패를 했습니다. 이 의미는 어떻게 봐야 될까요?
◆ 공진성: 전국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않는 정치인이 단순히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하게 혜택을 볼 방법은 없다, 이것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이고 그리고 호남에서 분명히 1위를 하기는 했습니다. 광주·전남에서는. 그런데 그것만으로 전국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인데, 저는 그것을 자꾸 호남 정치의 실종이나 쇠퇴나 이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이 일단 적절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무엇이냐 하면 이미 민주당이 더 이상 호남 정당이 아니라 전국 정당이 됐고 더 나아가서 수도권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정당이 됐습니다. 이번에 정봉주 의원이 6위로 밀려나는 현상에서도 드러나듯이 이미 전당대회 절반이 끝난 상황이었지만, 나머지 절반이 결국 수도권이었기 때문에 이런 반전이 이루어지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동시에 수도권에 민주당 당원이나 지지자들의 다수가 그러면 철저하게 비호남인들이냐, 그것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호남이 전국으로 퍼져 나간 결과가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와도 연결되어 있는 현상이어서 이제는 호남 정치를 호남이라고 하는 지역에 국한해서 인식할 문제가 아니라 내적인 인적 구성 내지는 어떤 원칙과 이념의 차원에서 접근해서 새롭게 이해해야 될 과제가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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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의 아침] 공진성, “중요한 것은 국민 마음”…역사 논쟁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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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8-19 12:49:06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출연 : 공진성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종규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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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한 주간의 정치권 이슈 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공진성 조선대 교수와 함께 주요 정치 현안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공진성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하 공진성):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이번 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은 사상 처음으로는 광복회 등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졌습니다. 교수님 어떻게 보셨어요?
◆ 공진성: 매우 의미심장하고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모든 국가 기념식은 그 기념식을 통해서 국민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그런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의례들을 1년 내내 365일 할 수는 없지만, 곳곳에 배치해 놨고 또 매해 반복하면서 우리가 그 의미를 되새기고 그러면서 일정한 정체성을 보유하는 집단, 국민으로 다시 매번 거듭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중요한 국가 기념식 가운데서 또 가장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우리 호남민들에게는 5.18이 중요한 그런 기념일이겠지만, 국가 전체 차원에서 8.15만한 것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이 8. 15 기념식에서 국민을 하나로 통합해도 모자랄 판에 두 쪽 나눠서 기념식을 진행했다고 하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그 기념식을 주관하는 정부의 엄청난 실수, 실책, 잘못이라고밖에 이야기할 수 없고. 그런데 그런 분열 사태를 초래한 사람, 또는 원인 제공을 누가 했을까 정부는 계속해서 불참한 광복회를 탓하고 야당을 탓하지만, 정작 그것을 자초한 것이 과연 광복회와 야당인지 아니면 정부와 여당인지 국민들이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8.15 통일 독트린을 제시하면서 과거사의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는데요. 어떻게 들으셨어요?
◆ 공진성: 간단하게 평론할 사항이 아니라 2시간 강의를 해도 모자랄 사항이긴 한데요. 그냥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일본 이야기는 그만 하자는 것이고요. 저는 이것이 전 세계적 차원과 국내적 차원을 섞어서 보면 네오콘 뉴라이트 세계관을 좋게 표현해서 매우 정교하고도 유려한 문체로 그러나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글 전체가 사실상 광복절 기념사인지 아니면 어떤 통일 방안 발표인지 약간 헷갈릴 정도인데 그 점에서 주목할 부분은 과거 민족주의자들이 우리나라의 광복을 미완의 광복이라고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러니까 왜냐하면 그 이후에 남·북한의 미소 군정이 수립됐고, 그 결과가 분단 정부였기 때문에 이것을 온전한 광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비로소 통일이 되어야 온전한 광복이라는 주장을 과거의 민족주의자들이 해왔는데 이 주장을 지금 자기 것으로 흡수해서 북한을 자유화해서 통일해야 비로소 광복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광복에서 중요한 것은 아직 자유화가 안 된 북한을 자유화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이지 다 지나간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고 일본의 침략을 자꾸만 언급하는 이것은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이야기 그만하고 진짜 광복절의 의미는 북한을 자유화해서 한반도 전체를 통일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이고 광복의 완성이다, 이 메시지를 아주 분명하게 던진 일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여러 가지인데 윤석열 대통령을 얼굴로 내세운 세력의 세계관이 아주 분명하게 표현된 사안이고 일본과 관련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광복절도 어떻게 새로 재규정하려고 하는지 굉장히 잘 드러내준 텍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는 발언을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발언은 또 어떻게 보셨습니까?
◆ 공진성: 일관된 의식의 표현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내부 사정을 폭로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부터 아주 옛날부터 지일파들은 늘 그렇게 이야기해왔습니다. 일본을 매우 잘 아는 사람들과 관계가 있는 분들은 어느 정도 아실지 모르겠는데 일본인의 심성 구조 자체는 한국인들이 원하는 내용과 형식의 사과를 할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왔습니다. 천황제 국가인 일본에서 과거 일본이 했던 어떤 행위에 대해서 정치인들, 일개 정치인에 불과한 총리가 됐든 누가 됐든 한국이 원하는 방식의 또는 독일과 같은 형태의 그런 식의 진심 어린 사죄 이런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그런데 불가능한 일을 자꾸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원하는 것이 아니거나 국내용, 내수용이거나 그냥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서 한풀이 하듯이 이런 쓸데없는 짓이라고 하는 것이 지일파들 사이에서는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지일파들의 세계관을 또한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일본인의 마음이라는 이야기는 그 마음 안에는 우리가 원하는 형태의 사과나 반성은 없다. 없는데 자꾸 윽박 지르거나 강요해 봐야 의미 없다. 그렇다면 그것은 그냥 그 자체로 상수로 두고 미래 지향적으로 우리와 어울려서 어떻게 공생하고 상호 이익을 도모할 것인가 이 이야기를 해야지 언제까지 불가능한 옛날 이야기를 할 것이냐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반복해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지만, 그 세력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섭섭하게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것은 여기에서 국민의 마음은 별로 중요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참 재밌는 것이 국민들의 마음은 철부지 떼쓰는 어린애,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고 떼쓰는 중2병 걸린 어린애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자꾸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는 것은 버릇 나빠지게 하는, 말하자면 요즘 오은영 박사님이 하시는 표현으로 금쪽이들을 잘못 기르는 부모의 태도라고 보는 것입니다. 자기는 자식을 잘못 기르는 부모가 되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이른바 팩트 폭격을 하는 것이지요. 김태효 차장 같은 경우가. 그러니까 그런 국내 정치용 립서비스 같은 것은 하지 않겠다. 우리 국민도 깨달아야 될 것은 깨달아야 된다. 즉 얻을 수 없는 것은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더 건설적으로 빨리 성장해야 된다, 커야 된다 지금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렇게 서로 대립하는 2개의 스토리가 있는데 어느 쪽 스토리가 옳다고 제가 이야기할 수는 없겠고 다만 국민들이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국민 두 집단이 있고 또 그것을 대변하는 어떤 정치 세력이 있고 그것이 맞부딪치는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습니다.
◇ 윤주성: 김진태 강원지사가 강원도 8.15 경축식에서 건국절 주장을 공개적으로 언급을 하니까 강원도 광복회장 등이 퇴장하면서 이런 논란까지 빚어졌습니다. 이 모습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사실 김진태 강원지사가 영토, 국민, 주권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국가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거든요.
◆ 공진성: 이런 형식 논리적인 어떤 말로 수학 문제 풀듯이 해서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별로 하지 않고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고 싶은데 반대로 이웃나라 일본, 과거의 침략국이었던 일본 마음은 그렇게 헤아리고 싶고 그렇기 때문에 이해가 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젠틀하게 행동하고 싶어 하는 이 집단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젠틀한 태도를 문명인의 자세라고 생각하고, 반대로 떼를 쓰는 예를 들면 위안부 소송 과정에서 울부짖는 할머니들이라든지 또는 근로정신대에서 임금 체불 당하거나 이런 것 때문에 막 울부짖는 이런 사람들은 문명적이지 못한 태도로 보는 이 시각을 가진 한국인이 지금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이지요. 이와 관련해서도 제가 할 말은 많지만, 어쨌든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그런 굉장히 대립적인 시각이 한국에서 충돌하고 있다 그렇게 보고 있고, 이것이 시작이지 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갑자기 대두된 문제나 논란은 아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공진성: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6월에 정치 출마 선언한 것을 읽어 보면 거기에서부터 이미 다 예고되어 있던 이야기입니다.
◇ 윤주성: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장관 후보자로, 그리고 신원식 국방장관은 안보실장으로 내정했습니다. 이 인사의 의미는 어떻게 보십니까?
◆ 공진성: 일각에서는 한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때 계엄 선포를 고려했고 계획을 수립했던 것을 떠올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그런 급박한 사태에 내몰렸을 때 대규모로 국민들이 반대 시위를 하거나 이런 사태를 우려해서 말하자면 계엄 선포까지도 고려한 인사가 아니겠느냐 하는 큰 강한 의심이 한편에 있는 것 같고. 그런데 그렇게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김용현 국방장관 지명자는 지금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서 이름이 거론된 분이고, 어떻게 보면 대통령의 격노와 그 뒤에 이어지는 외압 의혹에서 핵심 연결고리로서 약간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인물인데 그분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했다는 것이 저는 되게 의미심장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한편으로는 그런 수사 외압과 관련해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특검이 계속 발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혹의 당사자인 사람을 국방부 장관으로 앉혀서 군대를 일사분란하게 통제하려고 하는 의도도 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리고 기본적으로 과거 우리나라에서 독재적 또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들이 매번 사법고시 합격자들과 군인들을 선호해왔습니다. 이유는 일사분란하게 상명하복 하는 사람들인 것이지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공무원이나 모든 조직의 구성원들이 다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모자라는 것입니다. 외교부 출신도 못마땅한 것이고 일반 공무원들도 복지부동하는 것 못마땅한 것이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복종하는 존재가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이지요. 권위주의적 리더에게. 그러니까 검사 출신들, 그다음에 군인 출신들을 선호하고 그러니까 박정훈 대령처럼 항명한 사람은 항명수괴로 낙인 찍을 정도로 굉장히 거슬려 하는 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데 이제는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드러나듯이 또는 인사에서도 드러나듯이 거칠 것이 없는 느낌입니다.
◇ 윤주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85.4%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선출 직후에 이른바 박찬대 원내대표의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한동훈 대표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 공진성: 한동훈 대표 입장에서 제가 생각을 해보면 굉장히 곤혹스러울 것 같아요. 지금의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고 싶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보수 정당의 당 대표로서 본인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 도전해볼 수 있다고 생각은 했겠지만, 지금의 국민의힘의 당 대표가 되는 것은 본인이 원하는, 마음대로 시나리오를 그리라고 한다면 이런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에요. 굉장히 난처한 것이에요. 대통령과 대립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러니까 한동훈 대표가 전당 대회 과정에서 공격 받았던 것 중 하나도 한동훈 대표의 주위와 배후에 좌파 경력이 있는 사람들 이런 식의 공세가 있었습니다. 이 공세와 지금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서 표출되는 어떤 뉴라이트 세계관이나 이런 것을 다 연결해서 보면 한동훈 대표는 지금 형식상 당 대표지만, 운신의 폭이 굉장히 좁습니다. 당원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지금 대통령과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가지고 있는 그 반공주의적이고 전투적인 이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을 보기에 한동훈 대표가 조금만 자칫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도 그것을 다 이른바 자유를 거부하는 세력과 연결된 행동으로 보고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거든요. 그러니까 당 대표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굉장히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야 되기 때문에 특히나 대통령을 겨냥하는 특검법을 스스로 발의한다? 그것은 본인이 출마할 때는 개혁적인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 제3 자가 특검을 추진하는 안을 제안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을 실제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정황을 미루어서 이해해주는 문제와 별개로 생각하면 사실 당원과 지지자들의 60%가 넘는 지지를 받고 당선된 대표라면 당연히 그 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따라야 마땅하거든요. 그런데 당의 국회의원들도 따르지 않고 대통령조차 국민 다수의 의지를 따르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 속에서 한동훈 대표가 분투해주기를 바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 윤주성: 어쨌든 공개적으로 본인이 공약 같은 그런 발언을 했기 때문에 모른체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 공진성: 그러니까 할 수 있다면 본인도 주도면밀하게 장기적으로 당내에서 우호적인 세력을 넓혀서 어떤 때를 노리겠지요. 그때를 바깥에서 보기에 국민의힘 내분을 바라는 사람은 당장 시끄럽고 당장 멱살 잡고 싸우기를 바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한동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어떤 개혁 세력이 그 안에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개혁 세력들은 때를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 윤주성: 정봉주 전 의원의 이른바 명팔이 발언으로 논란이 있었는데요. 결국 최고위원 경선에서 탈락했습니다.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결과 어떻게 보십니까?
◆ 공진성: 매우 놀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원들도 스스로 놀랐을 것이고 지지자들도 놀랐을 것이고 반대하는 분들은 더 많이 놀랐을 것이고. 이렇게까지 당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가. 전당대회 중간 정도 절반 정도가 진행된 상황에서 여전히 2위 정도를 지키고 있는 정봉주 후보가 6위로까지 밀려날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것이 여전히 표의 절반이 남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들 이야기는 했지만, 이렇게 실현되리라고는 그 정도로 한편으로는 당의 당원들이, 그런데 여기서 자꾸 부정적으로 평가를 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것을 뭔가 훌리건들이 이런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훌리건들은 주변에서 나타나는 그냥 요란한 현상이고 사실 더 무서운 것은 소리 안 나게 움직이나 다수지요. 다수의 일사분란함 또는 어떤 커뮤니케이션 속도와 능력이라는 것이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이상인 것 같다, 이런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당원들에게 반응하지 않는 정치인은 국민에게 반응할 수 없고 그런 정치인들을 자율적으로 뭔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정확하게 보여줬다. 이것은 당 대표에 대해서 굉장히 강한 경고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지금 많은 분들이 여전히 옛날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정치인들 모습, 즉 당원들을 동원하는 시절의 정치인들의 모습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상황에 아직도 빠져 있다면 빨리 변화에 적응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김대중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연임하는 당 대표라고 표현하지 않았습니까? 그만큼 당에 대한 장악력이 높다는 뜻인데 과거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당원들을 동원하던 시대였다면 지금은 당원들이 스스로 이렇게 만들어낼 정도로 강한 결집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다른 차원의 정당 정치가 펼쳐지고 있다. 이것은 노사모 운동에서 시작된 당원 중심의 정당 운동이 지금 정점에 치달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윤주성: 민형배 의원의 지도부 입성이 실패를 했습니다. 이 의미는 어떻게 봐야 될까요?
◆ 공진성: 전국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않는 정치인이 단순히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하게 혜택을 볼 방법은 없다, 이것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이고 그리고 호남에서 분명히 1위를 하기는 했습니다. 광주·전남에서는. 그런데 그것만으로 전국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인데, 저는 그것을 자꾸 호남 정치의 실종이나 쇠퇴나 이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이 일단 적절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무엇이냐 하면 이미 민주당이 더 이상 호남 정당이 아니라 전국 정당이 됐고 더 나아가서 수도권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정당이 됐습니다. 이번에 정봉주 의원이 6위로 밀려나는 현상에서도 드러나듯이 이미 전당대회 절반이 끝난 상황이었지만, 나머지 절반이 결국 수도권이었기 때문에 이런 반전이 이루어지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동시에 수도권에 민주당 당원이나 지지자들의 다수가 그러면 철저하게 비호남인들이냐, 그것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호남이 전국으로 퍼져 나간 결과가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와도 연결되어 있는 현상이어서 이제는 호남 정치를 호남이라고 하는 지역에 국한해서 인식할 문제가 아니라 내적인 인적 구성 내지는 어떤 원칙과 이념의 차원에서 접근해서 새롭게 이해해야 될 과제가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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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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