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옆자리 정보 팝니다”…범죄 낳는 거래 [친절한 뉴스K]

입력 2024.08.20 (12:42) 수정 2024.08.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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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항에 진을 치고 아이돌을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그런데 SNS를 통해 항공권 정보까지 사들여 아이돌을 따라다니는 도 넘은 팬심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불법 항공권 정보 거래 실태를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 세계적으로 K-팝 돌풍이 불면서 지금은 해외까지 팬덤이 형성돼 있을 정도입니다.

팬덤 문화가 커지면서 부작용도 생기게 됐는데요.

연예인의 사적인 일정에도 팬들이 따라붙고, 공항에선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인파가 몰리기도 합니다.

특히 항공권 정보 유출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비공식 일정이어도 출입국 시간과 항공 편명 등을 파악한 팬들이 공항에 몰립니다.

팬이 같은 비행기에 탑승하고, 좌석과 기내식을 변경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공항에 도착한 아이돌 그룹을 수백 명이 쫓기 시작하더니, 밀고 막는 사이 아찔한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여러분 다쳐요. 다쳐요."]

표를 사서 출국장까지 따라오는 건 기본.

["사진 안 찍을게요. 여기서!"]

같은 비행기에 타는 팬들도 포착됩니다.

[현장 팬/음성변조 : "(아이돌) 일정 나왔을 때, 공항에서 기다리는 것 같아요."]

이날 이 아이돌의 출국 일정은 모두 비공개였습니다.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연예인들의 각종 정보들은 어떻게 유출될까.

SNS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하자 거래 글 수십 개가 발견됩니다.

익명 대화방에 직접 접속해 정보 구입을 문의해 봤습니다.

비행편 정보는 몇천 원 선, 예약 번호 등 구체적인 정보일수록 20배 넘는 추가 금액이 붙습니다.

송금은 철저하게 익명입니다.

[K-팝 팬/음성변조 : "예전에 비해서 정보 가격이 많이 싸져서 구하기도 쉬워졌고…."]

연예인 전화번호나 주소, 가족 정보도 돈만 주면 살 수 있습니다.

피해는 연예인 당사자의 몫입니다.

끊임없이 전화가 걸려오기도 하고.

[윈터/에스파 멤버 : "전화하지 마세요. 왜 전화를 할까. 제 번호가 맞는지 궁금하신가요?"]

주택 침입에 성추행 피해까지 호소합니다.

[김재중/배우 겸 가수 : "내가 잘 때 나한테 키스했던 애는 우리 숙소에서 잡혔어."]

상황이 악화되자 소속사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지난해부터 대응 전담팀을 구성했고 소속 연예인의 항공권 정보를 거래한 SNS 계정 운영자들의 증거를 확보해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들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불법 거래된 정보는 연예인과 같은 비행기에 탑승해 근접 접촉을 시도하는 스토킹 행위에 사용됐습니다.

좌석과 기내식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항공편 예약을 취소해 일정에 지장을 주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경고합니다.

[곽준호/형사 전문 변호사 : "유출한 것 자체부터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입니다. (동선을) 똑같이 쫓아다니고 이런 거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으로…."]

판매자가 있는 건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팬들 스스로 불법적인 정보 거래를 문제로 인식하고 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정예지/화면제공:위버스·재친구 ST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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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옆자리 정보 팝니다”…범죄 낳는 거래 [친절한 뉴스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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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8-20 13: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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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항에 진을 치고 아이돌을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그런데 SNS를 통해 항공권 정보까지 사들여 아이돌을 따라다니는 도 넘은 팬심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불법 항공권 정보 거래 실태를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 세계적으로 K-팝 돌풍이 불면서 지금은 해외까지 팬덤이 형성돼 있을 정도입니다.

팬덤 문화가 커지면서 부작용도 생기게 됐는데요.

연예인의 사적인 일정에도 팬들이 따라붙고, 공항에선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인파가 몰리기도 합니다.

특히 항공권 정보 유출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비공식 일정이어도 출입국 시간과 항공 편명 등을 파악한 팬들이 공항에 몰립니다.

팬이 같은 비행기에 탑승하고, 좌석과 기내식을 변경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공항에 도착한 아이돌 그룹을 수백 명이 쫓기 시작하더니, 밀고 막는 사이 아찔한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여러분 다쳐요. 다쳐요."]

표를 사서 출국장까지 따라오는 건 기본.

["사진 안 찍을게요. 여기서!"]

같은 비행기에 타는 팬들도 포착됩니다.

[현장 팬/음성변조 : "(아이돌) 일정 나왔을 때, 공항에서 기다리는 것 같아요."]

이날 이 아이돌의 출국 일정은 모두 비공개였습니다.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연예인들의 각종 정보들은 어떻게 유출될까.

SNS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하자 거래 글 수십 개가 발견됩니다.

익명 대화방에 직접 접속해 정보 구입을 문의해 봤습니다.

비행편 정보는 몇천 원 선, 예약 번호 등 구체적인 정보일수록 20배 넘는 추가 금액이 붙습니다.

송금은 철저하게 익명입니다.

[K-팝 팬/음성변조 : "예전에 비해서 정보 가격이 많이 싸져서 구하기도 쉬워졌고…."]

연예인 전화번호나 주소, 가족 정보도 돈만 주면 살 수 있습니다.

피해는 연예인 당사자의 몫입니다.

끊임없이 전화가 걸려오기도 하고.

[윈터/에스파 멤버 : "전화하지 마세요. 왜 전화를 할까. 제 번호가 맞는지 궁금하신가요?"]

주택 침입에 성추행 피해까지 호소합니다.

[김재중/배우 겸 가수 : "내가 잘 때 나한테 키스했던 애는 우리 숙소에서 잡혔어."]

상황이 악화되자 소속사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지난해부터 대응 전담팀을 구성했고 소속 연예인의 항공권 정보를 거래한 SNS 계정 운영자들의 증거를 확보해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들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불법 거래된 정보는 연예인과 같은 비행기에 탑승해 근접 접촉을 시도하는 스토킹 행위에 사용됐습니다.

좌석과 기내식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항공편 예약을 취소해 일정에 지장을 주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경고합니다.

[곽준호/형사 전문 변호사 : "유출한 것 자체부터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입니다. (동선을) 똑같이 쫓아다니고 이런 거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으로…."]

판매자가 있는 건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팬들 스스로 불법적인 정보 거래를 문제로 인식하고 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정예지/화면제공:위버스·재친구 ST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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