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에어컨 못 켜요”…‘영구임대 아파트’의 속사정

입력 2024.08.20 (19:21) 수정 2024.08.26 (17: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온열질환 환자가 늘고 있는데 폭염은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합니다.

영구임대주택 주민들은 에어컨이 있어도 막상 켜기가 어려워 더욱 힘들다고 하는데 어떤 영문인지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3년 전 입주한 영구임대주택 단지.

유례 없는 폭염에 주민들은 이번 달 전기요금이 걱정입니다.

[영구임대주택 입주민/음성변조 : "걱정 되죠.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란가. (기초생활) 수급자라서 혜택은 좀 본다고 해도 그렇게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있으니까 얼마나 나올란가 모르겠어요."]

이들에게 에어컨은 전기요금만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무턱 대고 틀다가 전기가 차단될까 봐 마음 편하게 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한 집의 실내 온도를 재 봤더니 33도가 넘게 나오는데, 노부부는 에어컨을 꺼 뒀습니다.

가구당 전기 용량이 낮다 보니 전기 차단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전국 122개 영구임대 단지 중 가구당 전기용량이 1.5kW 이하 단지는 31곳.

시중 벽걸이 에어컨 소비전력이 0.7~1kW 수준이라 이런 단지는 변압기 증설 없인 전력 과부하 위험이 생기게 됩니다.

새로 짓는 영구임대주택엔 에어컨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노후 영구임대주택에 에어컨 설치를 의무화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용갑/국회 국토위원/더불어민주당 : "이제 폭염에는 여름 한철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취약계층부터 무더위 위험에 방치되지 않도록 더욱 신속한 조치가 개선돼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의료급여 수급자가 온열질환에 걸릴 위험성은 평균보다 2배 높은 수준.

LH는 현재 비용 문제로 중단돼 있는 영구임대주택 에어컨 설치 사업을 순차적으로 개선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폭염에도 에어컨 못 켜요”…‘영구임대 아파트’의 속사정
    • 입력 2024-08-20 19:21:39
    • 수정2024-08-26 17:33:25
    뉴스7(대전)
[앵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온열질환 환자가 늘고 있는데 폭염은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합니다.

영구임대주택 주민들은 에어컨이 있어도 막상 켜기가 어려워 더욱 힘들다고 하는데 어떤 영문인지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3년 전 입주한 영구임대주택 단지.

유례 없는 폭염에 주민들은 이번 달 전기요금이 걱정입니다.

[영구임대주택 입주민/음성변조 : "걱정 되죠.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란가. (기초생활) 수급자라서 혜택은 좀 본다고 해도 그렇게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있으니까 얼마나 나올란가 모르겠어요."]

이들에게 에어컨은 전기요금만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무턱 대고 틀다가 전기가 차단될까 봐 마음 편하게 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한 집의 실내 온도를 재 봤더니 33도가 넘게 나오는데, 노부부는 에어컨을 꺼 뒀습니다.

가구당 전기 용량이 낮다 보니 전기 차단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전국 122개 영구임대 단지 중 가구당 전기용량이 1.5kW 이하 단지는 31곳.

시중 벽걸이 에어컨 소비전력이 0.7~1kW 수준이라 이런 단지는 변압기 증설 없인 전력 과부하 위험이 생기게 됩니다.

새로 짓는 영구임대주택엔 에어컨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노후 영구임대주택에 에어컨 설치를 의무화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용갑/국회 국토위원/더불어민주당 : "이제 폭염에는 여름 한철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취약계층부터 무더위 위험에 방치되지 않도록 더욱 신속한 조치가 개선돼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의료급여 수급자가 온열질환에 걸릴 위험성은 평균보다 2배 높은 수준.

LH는 현재 비용 문제로 중단돼 있는 영구임대주택 에어컨 설치 사업을 순차적으로 개선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대전-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