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리셀 화재’ 수사결과 발표…박순관 대표 영장 신청

입력 2024.08.23 (10:39) 수정 2024.08.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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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박순관 아리셀 대표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오늘(23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두 달 동안의 수사를 통해 현재까지 공장 관계자 등 18명을 입건하고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사본부는 박 대표와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 인력 공급업체인 한신다이아 대표, 아리셀 안전보건관리 담당자 등 4명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적용,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입건된 18명은 각각 업무상과실치사상(6명), 업무방해(11명), 건축법 위반(1명)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아리셀 측은 방위사업청과 체결한 계약에서 납품 일정이 지연되자 이를 맞추기 위해 비숙련공을 대거 투입하는 등 무리하게 공장을 가동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리셀은 지난 4월 납품 당시 품질검사에서 국방 규격 미달 판정을 받아 납품이 중단됐고 재생산을 했지만, 지난 5월부터는 매일 70여만 원의 지체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지난 6월 말에는 지체금이 3천 8백만 원까지 쌓여있었습니다.

여기에 6월 납품일이 가까워지자, 지난 5월 10일부터는 '하루 5천 개 생산'이라는 무리한 목표를 잡고 공장을 가동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메이셀로부터 노동자 53명을 새로 받아 충분한 교육 없이 주요 제조 공정에 투입해 제품 불량률이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로 인해 제품이 찌그러지거나 실구멍이 생기는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리셀 측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우레탄 망치로 불량 부위를 억지로 결합 하거나 실구멍을 다시 용접해 양품처럼 만들어 생산을 강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참사 이틀 전인 지난 6월 22일 발생한 화재 사고에 대한 미조치가 참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사고 당시 전해액이 들어간 전지가 폭발해 화재로 이어졌는데, 아리셀 측은 원인 분석 없이 공장 가동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참사 이틀 전 폭발한 전지와 같은 시점에 전해액이 주입된 전지들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해당 전지들은 참사 발생 약 한 시간 전에 사고 장소였던 3동 2층으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배터리 내부에서 확인된 금속 이물질이 배터리 구조물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비상구 설치 규정을 위반하고 안전교육을 제때 하지 않는 등, 아리셀 측의 부주의가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재발생 장소에는 3개의 출입문을 통과해야 비상구에 도달할 수 있는데, 그중 일부는 피난 방향이 아닌 발화부 방향으로 열리도록 설치됐고, 대피로에는 전지 트레이 등이 설치되는 등 비상구가 항상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메이셀 근로자 대다수는 비상구의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리셀 측은 인력 공급 업체를 통한 근로자의 채용과 작업 내용 변경 시마다 진행되어야 할 사고 발생 시 긴급조치 및 대피요령 등에 대해서도 교육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 피난 훈련을 포함한 소방 훈련 및 교육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본부는 위와 같은 안전 및 소방 관련 총체적 부실로 인해, 최초 폭발 이후 대피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대다수 근로자가 출입구 반대편에 고립된 채 사망했다고 파악했습니다.

수사본부는 "화재사고에 대한 보강수사와 함께, 장기간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군납 전지 납품 관련 업무방해 혐의에 대하여는 집중적인 수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군납 전지 납품 과정의 문제점과 리튬전지 관련 규정의 미비 등에 대하여는 해당 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쯤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나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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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23 10:39:51
    • 수정2024-08-23 11: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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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박순관 아리셀 대표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오늘(23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두 달 동안의 수사를 통해 현재까지 공장 관계자 등 18명을 입건하고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사본부는 박 대표와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 인력 공급업체인 한신다이아 대표, 아리셀 안전보건관리 담당자 등 4명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적용,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입건된 18명은 각각 업무상과실치사상(6명), 업무방해(11명), 건축법 위반(1명)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아리셀 측은 방위사업청과 체결한 계약에서 납품 일정이 지연되자 이를 맞추기 위해 비숙련공을 대거 투입하는 등 무리하게 공장을 가동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리셀은 지난 4월 납품 당시 품질검사에서 국방 규격 미달 판정을 받아 납품이 중단됐고 재생산을 했지만, 지난 5월부터는 매일 70여만 원의 지체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지난 6월 말에는 지체금이 3천 8백만 원까지 쌓여있었습니다.

여기에 6월 납품일이 가까워지자, 지난 5월 10일부터는 '하루 5천 개 생산'이라는 무리한 목표를 잡고 공장을 가동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메이셀로부터 노동자 53명을 새로 받아 충분한 교육 없이 주요 제조 공정에 투입해 제품 불량률이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로 인해 제품이 찌그러지거나 실구멍이 생기는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리셀 측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우레탄 망치로 불량 부위를 억지로 결합 하거나 실구멍을 다시 용접해 양품처럼 만들어 생산을 강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참사 이틀 전인 지난 6월 22일 발생한 화재 사고에 대한 미조치가 참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사고 당시 전해액이 들어간 전지가 폭발해 화재로 이어졌는데, 아리셀 측은 원인 분석 없이 공장 가동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참사 이틀 전 폭발한 전지와 같은 시점에 전해액이 주입된 전지들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해당 전지들은 참사 발생 약 한 시간 전에 사고 장소였던 3동 2층으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배터리 내부에서 확인된 금속 이물질이 배터리 구조물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비상구 설치 규정을 위반하고 안전교육을 제때 하지 않는 등, 아리셀 측의 부주의가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재발생 장소에는 3개의 출입문을 통과해야 비상구에 도달할 수 있는데, 그중 일부는 피난 방향이 아닌 발화부 방향으로 열리도록 설치됐고, 대피로에는 전지 트레이 등이 설치되는 등 비상구가 항상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메이셀 근로자 대다수는 비상구의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리셀 측은 인력 공급 업체를 통한 근로자의 채용과 작업 내용 변경 시마다 진행되어야 할 사고 발생 시 긴급조치 및 대피요령 등에 대해서도 교육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 피난 훈련을 포함한 소방 훈련 및 교육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본부는 위와 같은 안전 및 소방 관련 총체적 부실로 인해, 최초 폭발 이후 대피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대다수 근로자가 출입구 반대편에 고립된 채 사망했다고 파악했습니다.

수사본부는 "화재사고에 대한 보강수사와 함께, 장기간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군납 전지 납품 관련 업무방해 혐의에 대하여는 집중적인 수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군납 전지 납품 과정의 문제점과 리튬전지 관련 규정의 미비 등에 대하여는 해당 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쯤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나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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