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엔 해설서’ 집필 기자가 본 ‘교토국제고 우승’

입력 2024.08.23 (23:08) 수정 2024.08.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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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 우승이라는 기적의 역사를 쓰면서 진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고시엔에 대한 궁금증부터 교토국제고의 우승 뒷이야기까지 국내 첫 고시엔 관련 책을 쓴 KBS 스포츠국 한성윤 기자와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여름 고시엔(甲子園)’ 정확한 대회명은 일본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죠?

대체 얼마나 대단한 대회길래 이렇게 관심이 집중되는 겁니까?

[기자]

미니 올림픽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일본에는 47개 도도부현이 존재하는데, 지역 대회 우승팀만이 고시엔 무대를 밟습니다.

야구부가 200개가 넘는 도쿄와 홋카이도만 2팀이 출전해서 모두 49개교가 출전합니다.

지역 대회 준우승팀은 우승팀에게 우리 현을 대표해서 잘 싸워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는데요, 천마리의 학을 전해주시도 합니다.

고시엔을 앞두고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출정식처럼 현 주민들의 열렬한 응원속에 고시엔으로 향합니다.

응원석에는 학교 학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함께 응원하는 문화, 여름 최고의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본선 무대에 오르는 게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닌 거네요?

[기자]

일단 출전 자체가 어렵고 내부 경쟁도 치열합니다.

일본 고등학교 야구부는 야구부원만 100명이 넘는 학교들이 많은데, 엔트리는 20명, 관중석에서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모습 보셨을테데 이들은 20명 엔트리에 들지 못한 야구 선수들, 이런 경쟁을 뚫고 고시엔 무대를 밟았다는 건 인생의 영광, 플레이 하나하나에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다.

고시엔에서는 1루에 대부분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데, 고시엔 무대를 밟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입니다.

[앵커]

실제로 수많은 야구 스타들이 이 대회를 통해 배출됐다면서요?

[기자]

고시엔의 스타로 불리는 선수들이 있는데, 80년대에는 구와타와 기요하라 90년대에는 마쓰이 히데키와 마쓰자카가 있습니다.

2000년대에는 손수건 왕자로 불린 사이토가 역대 최고 스타였습니다.

그런데 최고 선수지만 고시엔과 인연이 적었던 선수들은 그 유명한 이치로와 오타니.

두 선수 모두 팀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고시엔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화와 두산에서 뛰었던 신성현 선수가 교토국제고 출신입니다.

[앵커]

결승전을 다시 한번 돌아보면, 상대는 도쿄 대표였던 간토다이이치고교였는데, 교토와 도쿄라는 전·현 일본 수도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로도 주목을 많이 받았죠?

[기자]

프로야구에서 요미우리와 한신의 대결은 전통의 일전이라고 하는데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대결에 비유되는 동서를 대표하는 지역 대결인데요, 이번에 교토와 도쿄팀이 결승에서 고시엔 사상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관동과 관서 지역은 문화적인 차이가 많은데 지역을 대표하는 대결로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앵커]

두 고등학교의 규모를 보면 학생수가 열배 이상 차이가 나더라구요.

야구 역사도 교토국제고가 짧은편인데, 교토국제고만의 강점, 뭐라고 보십니까?

[기자]

일본에서는 고시엔 우승팀이라고 하더라도 프로에 한명도 못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최고 야구 명문인 오사카 토인고등학교 같은 경우도 평균 2명정도 프로에 가는 편인데요, 교토 국제고는 최근 매년 프로 선수를 배출하게 되면서 프로를 지망하는 야구 선수들에게 인기가 높은 학교가 되었습니다.

우수한 인재가 선호하는 학교가 되면서 최근 신흥 야구 명문으로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앵커]

학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까 교토국제고의 훈련 환경, 상당히 열악했다고 하죠?

[기자]

외야 펜스가 60미터 밖에 되지 않는데요, 일본에서 이런 학교는 거의 없기때문에 굉장히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정상적인 외야 수비가 불가능하지만, 교토 국제고의 외야는 약하지 않습니다.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서 열악한 환경을 극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 고등학교는 프로 못지 않은 시설을 갖춘 학교도 많다고 들었는데 교토국제고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한 게 대단하네요?

[기자]

명문 학교들은 시설이 좋구요 일부 학교는 일본의 교육제도상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면 같은 재단 대학교에 진학이 가능합니다.

그러다보니 장학금을 주지 않아도 스포츠 추천으로 입학하는 우수 인재들이 몰립니다.

대표적인 학교가 지난해 고시엔 우승팀인 게이오고등학교인데요, 반면 교토국제고는 야구를 못하면 큰 메리트가 없는 학교라는 점에서 잡초 군단에 가까운 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이번 교토국제고의 우승이 던지는 메시지, 국내 스포츠계가 돌아볼 지점은 뭐라 보시는지?

[기자]

일본 고교야구 선수들의 순수성 최선을 다하는 모습, 프로와 차별되는 플레이, 프로와 비슷한 한국 고교야구에 시사점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성윤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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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엔 해설서’ 집필 기자가 본 ‘교토국제고 우승’
    • 입력 2024-08-23 23:08:28
    • 수정2024-08-24 11: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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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 우승이라는 기적의 역사를 쓰면서 진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고시엔에 대한 궁금증부터 교토국제고의 우승 뒷이야기까지 국내 첫 고시엔 관련 책을 쓴 KBS 스포츠국 한성윤 기자와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여름 고시엔(甲子園)’ 정확한 대회명은 일본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죠?

대체 얼마나 대단한 대회길래 이렇게 관심이 집중되는 겁니까?

[기자]

미니 올림픽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일본에는 47개 도도부현이 존재하는데, 지역 대회 우승팀만이 고시엔 무대를 밟습니다.

야구부가 200개가 넘는 도쿄와 홋카이도만 2팀이 출전해서 모두 49개교가 출전합니다.

지역 대회 준우승팀은 우승팀에게 우리 현을 대표해서 잘 싸워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는데요, 천마리의 학을 전해주시도 합니다.

고시엔을 앞두고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출정식처럼 현 주민들의 열렬한 응원속에 고시엔으로 향합니다.

응원석에는 학교 학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함께 응원하는 문화, 여름 최고의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본선 무대에 오르는 게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닌 거네요?

[기자]

일단 출전 자체가 어렵고 내부 경쟁도 치열합니다.

일본 고등학교 야구부는 야구부원만 100명이 넘는 학교들이 많은데, 엔트리는 20명, 관중석에서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모습 보셨을테데 이들은 20명 엔트리에 들지 못한 야구 선수들, 이런 경쟁을 뚫고 고시엔 무대를 밟았다는 건 인생의 영광, 플레이 하나하나에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다.

고시엔에서는 1루에 대부분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데, 고시엔 무대를 밟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입니다.

[앵커]

실제로 수많은 야구 스타들이 이 대회를 통해 배출됐다면서요?

[기자]

고시엔의 스타로 불리는 선수들이 있는데, 80년대에는 구와타와 기요하라 90년대에는 마쓰이 히데키와 마쓰자카가 있습니다.

2000년대에는 손수건 왕자로 불린 사이토가 역대 최고 스타였습니다.

그런데 최고 선수지만 고시엔과 인연이 적었던 선수들은 그 유명한 이치로와 오타니.

두 선수 모두 팀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고시엔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화와 두산에서 뛰었던 신성현 선수가 교토국제고 출신입니다.

[앵커]

결승전을 다시 한번 돌아보면, 상대는 도쿄 대표였던 간토다이이치고교였는데, 교토와 도쿄라는 전·현 일본 수도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로도 주목을 많이 받았죠?

[기자]

프로야구에서 요미우리와 한신의 대결은 전통의 일전이라고 하는데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대결에 비유되는 동서를 대표하는 지역 대결인데요, 이번에 교토와 도쿄팀이 결승에서 고시엔 사상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관동과 관서 지역은 문화적인 차이가 많은데 지역을 대표하는 대결로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앵커]

두 고등학교의 규모를 보면 학생수가 열배 이상 차이가 나더라구요.

야구 역사도 교토국제고가 짧은편인데, 교토국제고만의 강점, 뭐라고 보십니까?

[기자]

일본에서는 고시엔 우승팀이라고 하더라도 프로에 한명도 못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최고 야구 명문인 오사카 토인고등학교 같은 경우도 평균 2명정도 프로에 가는 편인데요, 교토 국제고는 최근 매년 프로 선수를 배출하게 되면서 프로를 지망하는 야구 선수들에게 인기가 높은 학교가 되었습니다.

우수한 인재가 선호하는 학교가 되면서 최근 신흥 야구 명문으로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앵커]

학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까 교토국제고의 훈련 환경, 상당히 열악했다고 하죠?

[기자]

외야 펜스가 60미터 밖에 되지 않는데요, 일본에서 이런 학교는 거의 없기때문에 굉장히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정상적인 외야 수비가 불가능하지만, 교토 국제고의 외야는 약하지 않습니다.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서 열악한 환경을 극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 고등학교는 프로 못지 않은 시설을 갖춘 학교도 많다고 들었는데 교토국제고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한 게 대단하네요?

[기자]

명문 학교들은 시설이 좋구요 일부 학교는 일본의 교육제도상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면 같은 재단 대학교에 진학이 가능합니다.

그러다보니 장학금을 주지 않아도 스포츠 추천으로 입학하는 우수 인재들이 몰립니다.

대표적인 학교가 지난해 고시엔 우승팀인 게이오고등학교인데요, 반면 교토국제고는 야구를 못하면 큰 메리트가 없는 학교라는 점에서 잡초 군단에 가까운 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이번 교토국제고의 우승이 던지는 메시지, 국내 스포츠계가 돌아볼 지점은 뭐라 보시는지?

[기자]

일본 고교야구 선수들의 순수성 최선을 다하는 모습, 프로와 차별되는 플레이, 프로와 비슷한 한국 고교야구에 시사점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성윤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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