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 인정됐지만…개별 소송 승소해야 복직?

[앵커]

지난 2009년부터 영어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4년 넘게 근무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일을 해도 무기계약직 전환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여소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주일에 20시간씩 수업을 해온 영어회화 전문강사 백주림 씨.

서울시교육청에 채용돼 9년을 일한 뒤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습니다.

[백주림/영어회화전문강사 : "(계약 만료 전 해에) 업무 관련해서는 많이 배제가 됐었고요. (학교에서) 영어 관련된 학교 행사를 모두 안 했어요."]

영어회화전문강사는 1년 계약이 원칙이고 최대 4년까지 재계약할 수 있습니다.

4년을 초과해 계속 근무할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됩니다.

백 씨는 본인이 5년 연속 근무해 무기계약직이라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재계약을 통해 4년을 일했고, 신규채용을 거쳐 1년 더 일한 뒤 중학교로 재배치돼 4년 더 일해 5년 연속 근무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교육청은 재배치, 즉 근무지가 바뀐 것은 근로단절과 같기 때문에 계속 근로한 기간이 4년 초과가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3년 반의 소송 끝에 대법원은 '부당해고'라며 백 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유사한 소송에서 전문강사가 이미 2건 승소했고, 노동위원회에서 1건이 진행 중인 상황.

하지만 교육청은 학령 인구 감소 등으로 강사를 배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의 판결에도 강사 개인이 소송을 통해 승소해야만 복직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종진/일하는시민연구소장 : "A 지역에서 B 지역으로 전환 배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순환 배치나 로테이션을 통해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보고. 건건이 개인한테 맡기는 문제는 사실은 국가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현재 서울시교육청에 채용된 영어회화전문강사는 183명.

이 가운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강사는 7명입니다.

KBS 뉴스 여소연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최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