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절반 여름 될 수도”…과일 재배지도 ‘북상’ [친절한 뉴스K]

입력 2024.08.27 (12:41) 수정 2024.08.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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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무더위는 유난히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이런 역대급 폭염의 주기는 짧아지고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데요.

한반도는 얼마나 더워진건지, 이에 따른 먹거리 지도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상학적으로 여름은 일 평균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가 떨어지지 않을 때를 뜻합니다.

우라나라의 여름은 과거엔 6월 11일에 시작해 9월 16일 끝났습니다.

그런데 최근엔 여름의 시작이 5월 말로 열흘 넘게 앞당겨졌고, 9월 말이나 돼야 끝납니다.

백 년 사이 여름이 20일 길어져 일 년 중 넉 달 가까이가 여름이 된 겁니다.

서울과 부산 등 전국 6곳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12년부터 약 30년간, 우리나라의 연 평균기온은 12.1도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30년 사이 13.7도로 1.6도나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열대야 일수도 3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탄소 배출이 현재 수준으로 지속 된다면 20년 안에 수도권의 폭염 일수는 지금보다 열흘 이상, 열대야도 보름 가까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 세기말에는 1년의 절반 가량이 여름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2090년대엔 1월 28일에 봄이 나타나고 여름이 4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이어진다는 겁니다.

[이명인/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 : "(폭염은) 전 지구촌의 문제이기도 하고요. 일찍 위기 관리를 할수록 저희가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위기 관리를 해야 합니다."]

뜨거워진 한반도에 동식물의 생태계도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주요 과일의 재배지는 계속 북상하고 있는데요.

이대로라면 강원도에서 사과와 귤이 재배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지난해 전국 사과 생산량 가운데 62%가 경북 지역에서 생산됐고, 경남과 충북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런데 10년 뒤에는 최대 산지가 경북에서 강원도로 바뀔 전망입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결과인데 2050년대에는 강원도 고산 지역이 주 재배지가 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과일 가운데 국민 1인당 연간 소비량 1위, 감귤의 재배지는 제주도를 넘어 점점 북상하고 있습니다.

2030년대부터는 남해안 대부분 지역이 재배 가능지로 분류될 예정이고, 2070년대에는 재배 한계선이 강원도 해안 지역으로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 온대 과수인 배도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로 변하는 탓에 2050년대부터는 재배 가능 면적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수온 상승으로 어족 자원도 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이자 한때 국민 생선으로 불렸던 명태는 자취를 감춘지 오래입니다.

대신 난류성 어종인 방어와 참다랑어 등이 남해에서 동해로 올라왔고, 아열대 어종인 자리돔도 독도 연안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국 해역의 평균 표층 수온은 지난 55년 동안 약 1.36도 상승했습니다.

역대급 폭염으로 불리는 1994년의 더위가 2018년에 경신되기까지 24년이 걸렸습니다.

그 뒤 겨우 6년 만에 2024년의 폭염이 찾아왔습니다.

전문가들은 2030년대 이후부터는 매년 폭염 기록이 깨지는 '뉴 노멀'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정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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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27 12:41:05
    • 수정2024-08-27 13:07:55
    뉴스 12
[앵커]

올해 무더위는 유난히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이런 역대급 폭염의 주기는 짧아지고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데요.

한반도는 얼마나 더워진건지, 이에 따른 먹거리 지도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상학적으로 여름은 일 평균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가 떨어지지 않을 때를 뜻합니다.

우라나라의 여름은 과거엔 6월 11일에 시작해 9월 16일 끝났습니다.

그런데 최근엔 여름의 시작이 5월 말로 열흘 넘게 앞당겨졌고, 9월 말이나 돼야 끝납니다.

백 년 사이 여름이 20일 길어져 일 년 중 넉 달 가까이가 여름이 된 겁니다.

서울과 부산 등 전국 6곳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12년부터 약 30년간, 우리나라의 연 평균기온은 12.1도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30년 사이 13.7도로 1.6도나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열대야 일수도 3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탄소 배출이 현재 수준으로 지속 된다면 20년 안에 수도권의 폭염 일수는 지금보다 열흘 이상, 열대야도 보름 가까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 세기말에는 1년의 절반 가량이 여름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2090년대엔 1월 28일에 봄이 나타나고 여름이 4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이어진다는 겁니다.

[이명인/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 : "(폭염은) 전 지구촌의 문제이기도 하고요. 일찍 위기 관리를 할수록 저희가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위기 관리를 해야 합니다."]

뜨거워진 한반도에 동식물의 생태계도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주요 과일의 재배지는 계속 북상하고 있는데요.

이대로라면 강원도에서 사과와 귤이 재배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지난해 전국 사과 생산량 가운데 62%가 경북 지역에서 생산됐고, 경남과 충북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런데 10년 뒤에는 최대 산지가 경북에서 강원도로 바뀔 전망입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결과인데 2050년대에는 강원도 고산 지역이 주 재배지가 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과일 가운데 국민 1인당 연간 소비량 1위, 감귤의 재배지는 제주도를 넘어 점점 북상하고 있습니다.

2030년대부터는 남해안 대부분 지역이 재배 가능지로 분류될 예정이고, 2070년대에는 재배 한계선이 강원도 해안 지역으로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 온대 과수인 배도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로 변하는 탓에 2050년대부터는 재배 가능 면적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수온 상승으로 어족 자원도 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이자 한때 국민 생선으로 불렸던 명태는 자취를 감춘지 오래입니다.

대신 난류성 어종인 방어와 참다랑어 등이 남해에서 동해로 올라왔고, 아열대 어종인 자리돔도 독도 연안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국 해역의 평균 표층 수온은 지난 55년 동안 약 1.36도 상승했습니다.

역대급 폭염으로 불리는 1994년의 더위가 2018년에 경신되기까지 24년이 걸렸습니다.

그 뒤 겨우 6년 만에 2024년의 폭염이 찾아왔습니다.

전문가들은 2030년대 이후부터는 매년 폭염 기록이 깨지는 '뉴 노멀'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정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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