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CEO 체포…‘범죄 방치’ 플랫폼도 공범? [뉴스in뉴스]

입력 2024.08.28 (12:34) 수정 2024.08.2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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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지인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돼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죠.

특히 보안이 철저하다고 소문난 텔레그램이 범죄 온상이 되고 있는데요.

이 텔레그램의 CEO가 며칠 전 프랑스에서 체포됐습니다.

심각한 범죄들을 방치했다는 이유에선데, 이용자들의 범죄 책임을 플랫폼 기업에 묻는 게 맞는 건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박현진 해설위원과 살펴보겠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시끌시끌합니다.

텔레그램을 악용한 범죄, 심각한 수준인데요.

먼저 텔레그램,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앱이죠?

[기자]

네, 텔레그램은 원래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 쪽에서 쓰던 프로그램인데요.

지금은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메신저 앱입니다.

이용자 수는 10억 명에 가까운 거로 알려졌고요.

[앵커]

이게 특히 보안성이 높은 거로 유명하잖아요.

다른 메신저 앱하고 뭐가 다른 거죠?

[기자]

네, 텔레그램에선 암호화 기술을 통한 '비밀 대화'가 가능한데요.

여기에서 오간 메시지는 서버에 기록이 남지 않고요.

또 타이머를 설정해놓으면 이용자 각각의 기기에서도 메시지가 자동으로 삭제됩니다.

스크린샷으로 화면을 캡처하면 대화 상대방에게 알림이 뜨는 기능도 있고요.

상대적으로 보안 수준이 아주 높죠.

[앵커]

그런데 이 텔레그램의 CEO가 최근 프랑스에서 체포됐죠?

혐의가 뭡니까?

[기자]

네, 텔레그램이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데도 이를 방치했다는 혐읩니다.

파리 검찰은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CEO인 두로프가 12가지 범죄에 연루돼 있다고 밝혔는데요.

텔레그램에서 이뤄진 마약 거래나 돈세탁, 아동 성착취물 유통 등의 범죄를 규제하지 않은 혐의, 또 수사당국에 정보 공개를 거부한 혐의 등이 포함됐습니다.

여기에 텔레그램이 즉각 입장을 내놨는데요.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소유자에게 이용자들의 범죄 책임을 묻는 건 터무니없다,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앵커]

사실, 텔레그램을 이용하면 IP 추적이 쉽지 않아서 범죄에 많이 악용되고 있잖아요?

[기자]

네, 우리나라에서도 'N번방' 성범죄 사건을 비롯해서요.

최근엔 특히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과 유포에 텔레그램 대화방이 쓰인 거로 드러났죠.

마약 유통과 사기 범죄도 심각하고요.

해외에서도 마찬가진데요.

2021년 초,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서 미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 때 그들의 주요 소통 채널이 텔레그램이었던 걸로 알려졌고요.

또 이달 초 격렬했던 영국의 폭력 시위 참가자들 역시 텔레그램을 통해 시위를 조직했습니다.

이 외에도 마약 거래, 아동 성착취 등 수많은 범죄에 텔레그램이 이용되면서 각국 정부가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는데요.

다만 마땅한 규제 명분을 찾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프랑스가 회초리를 빼든 거죠.

[앵커]

그런데 러시아가 여기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역설적이게도 러시아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두로프를 체포한 프랑스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두로프가 지금은 프랑스 시민권도 갖고 있지만 원래 러시아 출신이기도 하고요.

러시아는 특히 이번 사태가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거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러시아 같은 경우 텔레그램 의존도가 굉장히 높아서요.

일반 시민뿐 아니라 군과 정부도 텔레그램을 적극 이용하고 있거든요.

지금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도 중요한 통신 수단으로 쓰고 있고요.

그래서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인데요.

프랑스가 수사를 핑계로, 텔레그램의 암호화 방법이나 가입자의 개인정보에 접근하려는 것 아니냐는 거죠.

물론 프랑스는 절대 그런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체포된 두로프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주목되는데요.

두로프, 어떤 인물인지 그간 행보 좀 돌아볼까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러시아 태생인 두로프는 2006년 러시아판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프콘탁테'라는 걸 만들어서요.

러시아의 저커버그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2014년 러시아 정부가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가입자 정보를 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며 러시아를 떠났습니다.

이후엔 텔레그램을 키우는 데 집중해서 결국 성공했죠.

여기저기 옮겨 다니던 텔레그램의 본사는 현재 두바이에 있고요.

두로프의 재산은 20조 원이 넘는 거로 알려졌는데요.

두로프는 매번 SNS 규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테러 위협보단 개인정보, 사생활 보호가 중요하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중립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앵커]

두로프 체포가 앞으로 텔레그램, 크게는 온라인 플랫폼 전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안 그래도 지금 각국 정부가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두로프 체포가 당장엔 플랫폼 기업들에게 강력한 경고가 될 수 있겠죠.

범죄자들에게도 텔레그램이 계속 범죄를 숨겨주진 못할 거다, 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고요.

궁극적으론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안전, 이 두 가지 가치 중에 뭘 더 우선순위에 둘 지, 판단하게 될 텐데요.

그 결과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에 강력한 여파가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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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텔레그램 CEO 체포…‘범죄 방치’ 플랫폼도 공범? [뉴스in뉴스]
    • 입력 2024-08-28 12:34:27
    • 수정2024-08-28 1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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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지인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돼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죠.

특히 보안이 철저하다고 소문난 텔레그램이 범죄 온상이 되고 있는데요.

이 텔레그램의 CEO가 며칠 전 프랑스에서 체포됐습니다.

심각한 범죄들을 방치했다는 이유에선데, 이용자들의 범죄 책임을 플랫폼 기업에 묻는 게 맞는 건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박현진 해설위원과 살펴보겠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시끌시끌합니다.

텔레그램을 악용한 범죄, 심각한 수준인데요.

먼저 텔레그램,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앱이죠?

[기자]

네, 텔레그램은 원래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 쪽에서 쓰던 프로그램인데요.

지금은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메신저 앱입니다.

이용자 수는 10억 명에 가까운 거로 알려졌고요.

[앵커]

이게 특히 보안성이 높은 거로 유명하잖아요.

다른 메신저 앱하고 뭐가 다른 거죠?

[기자]

네, 텔레그램에선 암호화 기술을 통한 '비밀 대화'가 가능한데요.

여기에서 오간 메시지는 서버에 기록이 남지 않고요.

또 타이머를 설정해놓으면 이용자 각각의 기기에서도 메시지가 자동으로 삭제됩니다.

스크린샷으로 화면을 캡처하면 대화 상대방에게 알림이 뜨는 기능도 있고요.

상대적으로 보안 수준이 아주 높죠.

[앵커]

그런데 이 텔레그램의 CEO가 최근 프랑스에서 체포됐죠?

혐의가 뭡니까?

[기자]

네, 텔레그램이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데도 이를 방치했다는 혐읩니다.

파리 검찰은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CEO인 두로프가 12가지 범죄에 연루돼 있다고 밝혔는데요.

텔레그램에서 이뤄진 마약 거래나 돈세탁, 아동 성착취물 유통 등의 범죄를 규제하지 않은 혐의, 또 수사당국에 정보 공개를 거부한 혐의 등이 포함됐습니다.

여기에 텔레그램이 즉각 입장을 내놨는데요.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소유자에게 이용자들의 범죄 책임을 묻는 건 터무니없다,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앵커]

사실, 텔레그램을 이용하면 IP 추적이 쉽지 않아서 범죄에 많이 악용되고 있잖아요?

[기자]

네, 우리나라에서도 'N번방' 성범죄 사건을 비롯해서요.

최근엔 특히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과 유포에 텔레그램 대화방이 쓰인 거로 드러났죠.

마약 유통과 사기 범죄도 심각하고요.

해외에서도 마찬가진데요.

2021년 초,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서 미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 때 그들의 주요 소통 채널이 텔레그램이었던 걸로 알려졌고요.

또 이달 초 격렬했던 영국의 폭력 시위 참가자들 역시 텔레그램을 통해 시위를 조직했습니다.

이 외에도 마약 거래, 아동 성착취 등 수많은 범죄에 텔레그램이 이용되면서 각국 정부가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는데요.

다만 마땅한 규제 명분을 찾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프랑스가 회초리를 빼든 거죠.

[앵커]

그런데 러시아가 여기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역설적이게도 러시아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두로프를 체포한 프랑스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두로프가 지금은 프랑스 시민권도 갖고 있지만 원래 러시아 출신이기도 하고요.

러시아는 특히 이번 사태가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거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러시아 같은 경우 텔레그램 의존도가 굉장히 높아서요.

일반 시민뿐 아니라 군과 정부도 텔레그램을 적극 이용하고 있거든요.

지금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도 중요한 통신 수단으로 쓰고 있고요.

그래서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인데요.

프랑스가 수사를 핑계로, 텔레그램의 암호화 방법이나 가입자의 개인정보에 접근하려는 것 아니냐는 거죠.

물론 프랑스는 절대 그런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체포된 두로프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주목되는데요.

두로프, 어떤 인물인지 그간 행보 좀 돌아볼까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러시아 태생인 두로프는 2006년 러시아판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프콘탁테'라는 걸 만들어서요.

러시아의 저커버그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2014년 러시아 정부가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가입자 정보를 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며 러시아를 떠났습니다.

이후엔 텔레그램을 키우는 데 집중해서 결국 성공했죠.

여기저기 옮겨 다니던 텔레그램의 본사는 현재 두바이에 있고요.

두로프의 재산은 20조 원이 넘는 거로 알려졌는데요.

두로프는 매번 SNS 규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테러 위협보단 개인정보, 사생활 보호가 중요하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중립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앵커]

두로프 체포가 앞으로 텔레그램, 크게는 온라인 플랫폼 전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안 그래도 지금 각국 정부가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두로프 체포가 당장엔 플랫폼 기업들에게 강력한 경고가 될 수 있겠죠.

범죄자들에게도 텔레그램이 계속 범죄를 숨겨주진 못할 거다, 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고요.

궁극적으론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안전, 이 두 가지 가치 중에 뭘 더 우선순위에 둘 지, 판단하게 될 텐데요.

그 결과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에 강력한 여파가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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