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정치 회복’ 한목소리…회담 초반부터 신경전도

국민의힘 한동훈·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오늘(1일) 회담은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부터 32분간 치열한 신경전이 오갔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 완화와 지구당 부활, 정치의 복원 등에는 일부 공감대를 형성하는 듯했지만, ‘해병대원 특검법’과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등 쟁점을 두고 두 사람의 인식차가 드러났습니다.

한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13여 분간 민생, 정치개혁, 에너지 문제 등을 망라한 분야에서 의견을 밝혔으며, ‘개혁’은 총 8번, ‘민생’과 ‘격차’는 각각 7번 언급됐습니다.

한 대표는 “최근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에 대한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기각됐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수사나 기소에 관여한 검사들을 상대로 시리즈로 해 온 민주당의 탄핵은, 곧 예정된 이 대표에 대한 판결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빌드업으로 보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곧 나올 재판 결과들에 대해 국민의힘은 설령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선을 넘는 발언이나 공격을 자제하겠다”며 “민주당도 재판 불복 같은 건 생각하지 않으실 거라 기대한다. 무죄를 확신하고 계신 듯하니 더욱 그렇다”고 했습니다.

한 대표의 발언 동안 이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습니다. 한 대표가 격차 해소와 금투세 폐지 등 정책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펜을 꺼내 메모하기도 했습니다. 검사 탄핵 관련 발언에서는 잠시 메모를 멈추고 숨을 들이쉬었습니다.

이 대표는 19분간 공개 발언에서 한 대표가 제시한 ‘제삼자 추천 방식 특검법’을 발의하고, 민생 회복 지원금에 대해 협조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 대표는 ‘독재’라는 단어를 두 차례 사용하며 정부·여당에 날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 특권 이야기도 중요하나, 상응하는 대통령 소추권에 대해서도 같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행정적 독재국가로 흐를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또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걸 막기 위해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 의원을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 완벽한 독재국가 아닌가”라고 주장했습니다.

한 대표는 제삼자 특검법 관련 제안에 이 대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이 대표가 ‘계엄’과 ‘독재국가’를 거론할 땐 짧게 웃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여야 대표는 ‘정치 개혁’, ‘정상 정치 복원’이라는 대의에는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한 대표는 “우리 두 사람이 정쟁의 중단을 대국적으로 선언하고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정치개혁의 비전에 전격 합의했으면 한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대화와 타협이 일상이 되는 정상적 정치 복원을 기대한다”고 화답했습니다.

한 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의 상징인 붉은색 계통 넥타이를 맸고, 이 대표와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푸른색 넥타이를 맸습니다.

이 대표는 상의에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 당시 달았던 태극기 배지를 착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