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가 사라진다…“나라 지킬 사람 없어요”

입력 2024.09.04 (21:53) 수정 2024.09.0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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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심각한 저출생으로 학령 인구는 물론, 국방의 의무를 짊어질 병역 자원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 전체 병력은 50만 명을 기준으로 설정됐지만 앞으로 35만 명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손원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색 7각 빛나는 우리의 사단."]

강원도 화천군, 중부전선을 지켜온 27사단 '이기자부대'.

혹독한 훈련, 막강 전투력으로 이름을 떨치던 부대는 2년 전, 70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장병들이 체력 단련을 하던 연병장은 주인을 잃었고, 막사 앞은 허리 높이까지 풀이 자랐습니다.

군 생활 34년, 사단 주임원사를 지낸 임상석 씨는 착잡한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임상석/이기자부대 전 사단 주임원사 : "전투력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피땀을 흘려 갖고 일군 전투력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죠."]

이기자부대 장병 4천여 명이 사라지면서, 주변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장병들로 북적이던 버스터미널은 한산해졌고, 숙박업소와 PC방, 음식점 등에도 발길이 끊겼습니다.

30년 넘게 자식과도 같은 장병들과 함께하던 군인 용품 전문 매장의 매출은 절반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허영미/군인 용품 전문매장 '미공사' 대표 : "그만둬야 되나 하는 그런 마음까지 거의 다(주변 상인) 그렇게 저희랑 똑같은 그런 힘든 그런 시간들을 아마 보내실 것 같아요."]

저출생, 병역 자원 감소는 이미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입니다.

2020년 33만 3천여 명이던 20살 남성 인구는 내년 22만 6천 명으로 줄고, 2037년 20만 명이 무너집니다.

병무청도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감소 추이가 10여 년 뒤 더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조성환/경남병무청 병역판정검사과장 : "2017년생이 수검을 받게 되는 2036년부터는 연간 약 20만 명 미만으로 감소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와 국토연구원의 미래 인구 추계로 보면, 20살 남성 인구 수는 2053년 사상 처음 10만 명 아래로 떨어지고, 2070년 5만 명 선마저 붕괴됩니다.

국방부가 중기계획으로 설정한 우리 군의 상비병력은 50만 명 선.

현역판정 입영률과 군 간부 지원율마저 하락하면서, 2년 전 이미 그 선이 무너졌습니다.

지금 체계라면 군의 상비병력은 50만 명에서 2~3만 명 부족한 상황이 10년 정도 이어지다, 2040년 35만 명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민간인력 전환, 첨단화, 직업군인 확대 등으로 전력 공백이 메워질지 당장 과제입니다.

[윤대엽/대전대 군사학과 교수 : "첨단 기술이 병력을 대체하는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라고 하는 점에서, 국방개혁과 관련된 과제들도 아직 완결된 과제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심각한 저출생의 인구 절벽으로 군의 안보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촬영:강호진/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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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부대가 사라진다…“나라 지킬 사람 없어요”
    • 입력 2024-09-04 21:53:23
    • 수정2024-09-04 22:10:10
    뉴스9(부산)
[앵커]

심각한 저출생으로 학령 인구는 물론, 국방의 의무를 짊어질 병역 자원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 전체 병력은 50만 명을 기준으로 설정됐지만 앞으로 35만 명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손원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색 7각 빛나는 우리의 사단."]

강원도 화천군, 중부전선을 지켜온 27사단 '이기자부대'.

혹독한 훈련, 막강 전투력으로 이름을 떨치던 부대는 2년 전, 70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장병들이 체력 단련을 하던 연병장은 주인을 잃었고, 막사 앞은 허리 높이까지 풀이 자랐습니다.

군 생활 34년, 사단 주임원사를 지낸 임상석 씨는 착잡한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임상석/이기자부대 전 사단 주임원사 : "전투력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피땀을 흘려 갖고 일군 전투력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죠."]

이기자부대 장병 4천여 명이 사라지면서, 주변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장병들로 북적이던 버스터미널은 한산해졌고, 숙박업소와 PC방, 음식점 등에도 발길이 끊겼습니다.

30년 넘게 자식과도 같은 장병들과 함께하던 군인 용품 전문 매장의 매출은 절반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허영미/군인 용품 전문매장 '미공사' 대표 : "그만둬야 되나 하는 그런 마음까지 거의 다(주변 상인) 그렇게 저희랑 똑같은 그런 힘든 그런 시간들을 아마 보내실 것 같아요."]

저출생, 병역 자원 감소는 이미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입니다.

2020년 33만 3천여 명이던 20살 남성 인구는 내년 22만 6천 명으로 줄고, 2037년 20만 명이 무너집니다.

병무청도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감소 추이가 10여 년 뒤 더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조성환/경남병무청 병역판정검사과장 : "2017년생이 수검을 받게 되는 2036년부터는 연간 약 20만 명 미만으로 감소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와 국토연구원의 미래 인구 추계로 보면, 20살 남성 인구 수는 2053년 사상 처음 10만 명 아래로 떨어지고, 2070년 5만 명 선마저 붕괴됩니다.

국방부가 중기계획으로 설정한 우리 군의 상비병력은 50만 명 선.

현역판정 입영률과 군 간부 지원율마저 하락하면서, 2년 전 이미 그 선이 무너졌습니다.

지금 체계라면 군의 상비병력은 50만 명에서 2~3만 명 부족한 상황이 10년 정도 이어지다, 2040년 35만 명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민간인력 전환, 첨단화, 직업군인 확대 등으로 전력 공백이 메워질지 당장 과제입니다.

[윤대엽/대전대 군사학과 교수 : "첨단 기술이 병력을 대체하는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라고 하는 점에서, 국방개혁과 관련된 과제들도 아직 완결된 과제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심각한 저출생의 인구 절벽으로 군의 안보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촬영:강호진/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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