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마일즈 입찰비리’ 군인 구속기소…“뇌물 2천만원 달해”

입력 2024.09.05 (16:43) 수정 2024.09.0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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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KBS가 보도한 천억 원대 육군 마일즈 장비 입찰비리 의혹과 관련해 방산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현직 군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육군 검찰단은 지난달 26일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 소속 김 모 원사를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오늘(5일) 밝혔다. 군검찰이 특정한 뇌물 액수는 2천만원에 달한다.

마일즈란 레이저·감지기 등을 활용한 군의 과학화 전투훈련 장비를 뜻한다. 구속기소 된 김 원사는 지난 17년간 육군본부와 육군 교육사령부에서 입찰제안서 평가·현장 실사·업체 관리 등 업무를 전담해 온 해당 분야 육군 최고 전문가다. 관련 업계에선 '마일즈 왕'이라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큰 전문가였다.

김 원사는 2022년 11월 말 공무 출장 차 7일간 미국에 체류하며 한 업체로부터 숙박비·식사비 등 현지 체류 경비 일부를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해당 업체의 부장급 직원이 김 원사와 동행하며 뇌물 공여 대가로 청탁을 한 것으로 군검찰은 보고 있다.

올해 4월, 김 원사가 '휴가'차 영국을 방문했을 때도 또 다른 업체 임원과 동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에서도 해당 업체 임원이 김 원사의 체류 경비 가운데 상당액을 제공한 것으로 군검찰은 판단했다.

김 원사의 체류비를 대신 부담한 두 업체는 지난 5년간 김 원사가 관여한 군 마일즈 입찰 10건 중 8건에 낙찰됐다. 특히, 영국 여행경비 대납업체의 경우 5건은 낙찰됐고, 탈락한 나머지 5건 중에서도 4건은 하도급 업체로 참여해 큰 수익을 거뒀다. 해당 업체가 참여한 군 마일즈 사업 규모만 7백억원대다.

군검찰은 아울러 김 원사가 업체들로부터 금품과 향응 등도 제공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방산업체는 3곳 이상으로 전해진다. 군검찰은 민간인 신분인 뇌물공여 혐의 업체들에 대해 민간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또는 이첩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다만, 군검찰은 지난 한 달여간 KBS가 보도했던 김 원사 관련 배임 의혹과 관련해서는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군검찰은 김 원사가 업체와 공모해 군에 끼친 손해액을 37억원으로 파악했지만,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수사를 확대했다.

KBS는 지난 7월 27일 김 원사가 자신이 관여한 군 마일즈 장비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수익을 몰아주기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구매요구서'를 끼워넣었고, 그 결과 뇌물공여 혐의 업체 중 한 곳이 수백억대 수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3일에는 뇌물공여 업체가 발사기·감지기 등 마일즈 장비에 부착하는 핵심부품인 '통신모듈' 납품 과정에서 김 원사가 관여된 부정·비리 정황을 포착해 보도했다. 지난 1월 해당 통신모듈 불량으로 육군 한 훈련장에 납품된 마일즈 장비 13억원어치가 전량 회수된 사례까지 있었다.

육군은 "해당 내용과 관련해서는 수사 중 사안이라 답변이 제한된다"면서도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업체가 군에 납품한 장비에 대해 전수 조사를 포함한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해당 부적격 장비는 3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마일즈 왕’ 현직 군인 뇌물 사건> 관련기사
①[단독] ‘마일즈 왕’ 평판 현역 군인, 뇌물 혐의 압수수색 (7월22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17483
②[단독] ‘현직 군인 뇌물공여’ 마일즈 업체, ‘기술탈취’로 경찰 수사 (7월23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18685
③[단독] ‘뇌물 혐의’ 업체 싹쓸이, 비밀은 ‘구매요구서’? (7월27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22693
④[단독] 천억 원대 ‘군 마일즈 입찰 뇌물사건’ 군인 구속 (8월13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33938
⑤[단독] ‘납품비리’ 군 마일즈 장비 불량 ‘대체품’ 모두 ‘회수’ (8월23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42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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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05 16:43:02
    • 수정2024-09-05 16: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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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KBS가 보도한 천억 원대 육군 마일즈 장비 입찰비리 의혹과 관련해 방산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현직 군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육군 검찰단은 지난달 26일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 소속 김 모 원사를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오늘(5일) 밝혔다. 군검찰이 특정한 뇌물 액수는 2천만원에 달한다.

마일즈란 레이저·감지기 등을 활용한 군의 과학화 전투훈련 장비를 뜻한다. 구속기소 된 김 원사는 지난 17년간 육군본부와 육군 교육사령부에서 입찰제안서 평가·현장 실사·업체 관리 등 업무를 전담해 온 해당 분야 육군 최고 전문가다. 관련 업계에선 '마일즈 왕'이라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큰 전문가였다.

김 원사는 2022년 11월 말 공무 출장 차 7일간 미국에 체류하며 한 업체로부터 숙박비·식사비 등 현지 체류 경비 일부를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해당 업체의 부장급 직원이 김 원사와 동행하며 뇌물 공여 대가로 청탁을 한 것으로 군검찰은 보고 있다.

올해 4월, 김 원사가 '휴가'차 영국을 방문했을 때도 또 다른 업체 임원과 동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에서도 해당 업체 임원이 김 원사의 체류 경비 가운데 상당액을 제공한 것으로 군검찰은 판단했다.

김 원사의 체류비를 대신 부담한 두 업체는 지난 5년간 김 원사가 관여한 군 마일즈 입찰 10건 중 8건에 낙찰됐다. 특히, 영국 여행경비 대납업체의 경우 5건은 낙찰됐고, 탈락한 나머지 5건 중에서도 4건은 하도급 업체로 참여해 큰 수익을 거뒀다. 해당 업체가 참여한 군 마일즈 사업 규모만 7백억원대다.

군검찰은 아울러 김 원사가 업체들로부터 금품과 향응 등도 제공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방산업체는 3곳 이상으로 전해진다. 군검찰은 민간인 신분인 뇌물공여 혐의 업체들에 대해 민간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또는 이첩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다만, 군검찰은 지난 한 달여간 KBS가 보도했던 김 원사 관련 배임 의혹과 관련해서는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군검찰은 김 원사가 업체와 공모해 군에 끼친 손해액을 37억원으로 파악했지만,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수사를 확대했다.

KBS는 지난 7월 27일 김 원사가 자신이 관여한 군 마일즈 장비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수익을 몰아주기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구매요구서'를 끼워넣었고, 그 결과 뇌물공여 혐의 업체 중 한 곳이 수백억대 수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3일에는 뇌물공여 업체가 발사기·감지기 등 마일즈 장비에 부착하는 핵심부품인 '통신모듈' 납품 과정에서 김 원사가 관여된 부정·비리 정황을 포착해 보도했다. 지난 1월 해당 통신모듈 불량으로 육군 한 훈련장에 납품된 마일즈 장비 13억원어치가 전량 회수된 사례까지 있었다.

육군은 "해당 내용과 관련해서는 수사 중 사안이라 답변이 제한된다"면서도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업체가 군에 납품한 장비에 대해 전수 조사를 포함한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해당 부적격 장비는 3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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