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NASA가 주목한 K-해조류…그곳에 해상풍력?”

입력 2024.09.05 (19:37) 수정 2024.09.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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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대안으로 각광받는 해상풍력.

특히 전남은 풍속과 수심 등 여러 조건이 좋아, 서남해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싱싱한 수산물의 고장인 완도 금일도 역시 해상풍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오늘은 당목항에 나와 있습니다.

한적한 어촌마을에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본격적으로 조성된다고 해 섬마을 주민들이 반대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첫 배를 타고 금일도로 직접 들어가 보겠습니다.

완도 당목항에서 배로 20여 분.

3천 4백여 명이 사는 금일도입니다.

섬의 명물은 뭐니 뭐니 해도 다시마.

금일도 앞바다에 펼쳐진 양식장에서 국내 다시마의 70%가 생산됩니다.

40년 넘게 라면 ‘너구리’에 들어가는 다시마도 금일도 산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까지 우수성을 소개할 정도입니다.

[최석철/다시마 생산 어민 : "완도 금일 다시마는 전 국민의 식탁에서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줍니다. 그 자부심으로 저희들은 이 다시마 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양식장에서 5km만 가면 풍향과 풍속을 측정하는 ‘풍황계측기’가 나옵니다.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전 풍향과 풍속을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한국남동발전이 사업비 3조를 들여 600메가와트 규모의 발전 단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겁니다.

인근 바다에서 다시마를 양식하는 어가는 800여 곳.

전복, 김 양식 어민까지 합하면 1천 2백여 어가에 이릅니다.

보시는 것처럼 제 몸이 파도에 영향을 받을 만큼 굉장히 물살이 센데요.

이 물살이 셀수록 다시마의 색깔이라든가 두께가 두꺼운, 상품성 좋은 다시마가 생산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풍력발전단지가 조성이 되면 다시마 생산에 있어서 물살 세기와 방향이 바뀔 것을 우려를 하고 있는 겁니다.

수십 미터의 구조물을 바다에 세우는 해상풍력 발전소는 건설 과정에서부터 발파 소음과 진동, 먼지가 발생합니다.

또, 발전소가 가동된 뒤에도 소음과 전자기장 때문에 해양 생물의 먹이 활동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상풍력 구조물이 인공 ‘어초’ 역할을 해서 오히려 조업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지만, 변화될 바닷속 환경에 어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는 이유입니다.

[김영봉/해상풍력 찬성 : "(과연) 20년 후에는어떻게 이 지구가 변할 것인가 그걸 생각할 때 지금 이 신재생 에너지가 필수다."]

[해상풍력 반대 어민 : "조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어) 품질이 제일 걱정이죠. 품질을 떠나서 이제 양식이 안 될 수도 있는 부분이 오지 않습니까?"]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가 조성된다고 하자 그동안 군청 앞에서만 집회를 열었던 어민들이 이렇게 어선을 몰고 와서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날 해상풍력 발전소 설치를 저지하겠다며 모인 어선만 90여 척.

["금일 해상풍력 절대 반대! 절대 반대! 절대 반대!"]

한국남동발전 측은 설득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반대 의견이 완강해 사업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입니다.

해상풍력 사업으로 어촌이 혼란을 겪는 건 완도만의 일이 아닙니다.

올해 말 해상풍력발전소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신안 자은도.

자은도 앞바다에서 조업하는 닻자망 어민들은 주소지를 자은도에 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 설명회조차 못 들었다며 반발합니다.

[장근배/새어민회 회장 : "단 한 차례도 거기에 관련된 설명을 들어본 사실이 없고요. 또 공사 시 엄청난 소음으로 인해서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서 한 50% 정도 줄어드는…."]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되는 서남해안 시·군이 전남에서만 9곳에 이르는 상황.

크든 작든,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어민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처럼 해상풍력발전소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제도는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양예빈/기후솔루션 재생에너지팀 연구원 : "사업자가 직접 입지를 선정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이런 여러 해양공간과 관련된 정보를 파악해가지고 이해관계자를 파악해서 입지를 지정해 사업자한테 알려주는 그런 계획 입지를 해결 방안으로…"]

해상풍력 발전소가 한 번 조성되면 최소 20년 동안 운영이 계속됩니다.

바다에 삶을 기대어 살아가는 어민들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민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면밀한 환경 조사와 평가, 지속 가능한 풍력 사업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해 보입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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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찾아가는K] “NASA가 주목한 K-해조류…그곳에 해상풍력?”
    • 입력 2024-09-05 19:37:11
    • 수정2024-09-05 20:10:14
    뉴스7(광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대안으로 각광받는 해상풍력.

특히 전남은 풍속과 수심 등 여러 조건이 좋아, 서남해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싱싱한 수산물의 고장인 완도 금일도 역시 해상풍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오늘은 당목항에 나와 있습니다.

한적한 어촌마을에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본격적으로 조성된다고 해 섬마을 주민들이 반대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첫 배를 타고 금일도로 직접 들어가 보겠습니다.

완도 당목항에서 배로 20여 분.

3천 4백여 명이 사는 금일도입니다.

섬의 명물은 뭐니 뭐니 해도 다시마.

금일도 앞바다에 펼쳐진 양식장에서 국내 다시마의 70%가 생산됩니다.

40년 넘게 라면 ‘너구리’에 들어가는 다시마도 금일도 산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까지 우수성을 소개할 정도입니다.

[최석철/다시마 생산 어민 : "완도 금일 다시마는 전 국민의 식탁에서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줍니다. 그 자부심으로 저희들은 이 다시마 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양식장에서 5km만 가면 풍향과 풍속을 측정하는 ‘풍황계측기’가 나옵니다.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전 풍향과 풍속을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한국남동발전이 사업비 3조를 들여 600메가와트 규모의 발전 단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겁니다.

인근 바다에서 다시마를 양식하는 어가는 800여 곳.

전복, 김 양식 어민까지 합하면 1천 2백여 어가에 이릅니다.

보시는 것처럼 제 몸이 파도에 영향을 받을 만큼 굉장히 물살이 센데요.

이 물살이 셀수록 다시마의 색깔이라든가 두께가 두꺼운, 상품성 좋은 다시마가 생산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풍력발전단지가 조성이 되면 다시마 생산에 있어서 물살 세기와 방향이 바뀔 것을 우려를 하고 있는 겁니다.

수십 미터의 구조물을 바다에 세우는 해상풍력 발전소는 건설 과정에서부터 발파 소음과 진동, 먼지가 발생합니다.

또, 발전소가 가동된 뒤에도 소음과 전자기장 때문에 해양 생물의 먹이 활동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상풍력 구조물이 인공 ‘어초’ 역할을 해서 오히려 조업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지만, 변화될 바닷속 환경에 어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는 이유입니다.

[김영봉/해상풍력 찬성 : "(과연) 20년 후에는어떻게 이 지구가 변할 것인가 그걸 생각할 때 지금 이 신재생 에너지가 필수다."]

[해상풍력 반대 어민 : "조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어) 품질이 제일 걱정이죠. 품질을 떠나서 이제 양식이 안 될 수도 있는 부분이 오지 않습니까?"]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가 조성된다고 하자 그동안 군청 앞에서만 집회를 열었던 어민들이 이렇게 어선을 몰고 와서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날 해상풍력 발전소 설치를 저지하겠다며 모인 어선만 90여 척.

["금일 해상풍력 절대 반대! 절대 반대! 절대 반대!"]

한국남동발전 측은 설득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반대 의견이 완강해 사업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입니다.

해상풍력 사업으로 어촌이 혼란을 겪는 건 완도만의 일이 아닙니다.

올해 말 해상풍력발전소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신안 자은도.

자은도 앞바다에서 조업하는 닻자망 어민들은 주소지를 자은도에 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 설명회조차 못 들었다며 반발합니다.

[장근배/새어민회 회장 : "단 한 차례도 거기에 관련된 설명을 들어본 사실이 없고요. 또 공사 시 엄청난 소음으로 인해서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서 한 50% 정도 줄어드는…."]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되는 서남해안 시·군이 전남에서만 9곳에 이르는 상황.

크든 작든,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어민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처럼 해상풍력발전소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제도는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양예빈/기후솔루션 재생에너지팀 연구원 : "사업자가 직접 입지를 선정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이런 여러 해양공간과 관련된 정보를 파악해가지고 이해관계자를 파악해서 입지를 지정해 사업자한테 알려주는 그런 계획 입지를 해결 방안으로…"]

해상풍력 발전소가 한 번 조성되면 최소 20년 동안 운영이 계속됩니다.

바다에 삶을 기대어 살아가는 어민들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민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면밀한 환경 조사와 평가, 지속 가능한 풍력 사업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해 보입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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