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인권유린 대전 천성원…실체는?
입력 2024.09.09 (19:25)
수정 2024.09.0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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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중취재 순서입니다.
보도국 정재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앞선 리포트 보신 것처럼 우리 지역의 대형 복지법인 천성원에서 말로 꺼내기조차 힘든 인권유린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 기자, 어떤 시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진 겁니까?
[기자]
네 대전 지역의 거대 사회복지법인 천성원이라고 있습니다.
1958년 설립된 복지법인인데, 주로 노숙인과 고아 등 부랑아를 비롯해 장애인 등이 머무는 자활 시설을 운영했습니다.
오늘, 진실화해위원회가 천성원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을 공개했는데, 말이 자활시설이지 제2의 형제복지관으로 불릴 만큼 인권 유린 실태가 심각했습니다.
천성원은 대전에 성지원, 세종에 양지원 혹은 양지마을로 불리는 부랑인 수용시설을 운영했는데요.
이곳에서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납치와 감금, 강제노역, 살인 등 수많은 범죄가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정 기자, 그러면 하나씩 짚어보죠.
부랑 시설은 어떻게 운영됐습니까?
[기자]
먼저 천성원 산하 부랑인이 시설에 들어오면 각서를 쓰도록 했습니다.
보호자 신병 각서라는 건데, 수용자에 대해 앞으로 무슨 사고 시에 사망해도 이의 없음을 각서한다는 이른바 신체 포기각서와 다름없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시설 내부는 독재정권 당시 운영됐던 삼청교육대 방식의 교육이 이뤄졌습니다.
천성원은 수용시설에 신입 소대를 운영하며 원산폭격과 철조망 통과 등 가혹행위가 일어났고, 강제노역도 빈번하게 벌어졌습니다.
수용자들을 포승줄로 묶어서 정부가 추진하는 토목사업이나 마을 재건 사업 등에 투입하고 노임 등을 갈취했다는 겁니다.
오늘 천성원 피해자 진술이 나온 것처럼 강제노역 과정에서 매몰 사고 등으로 백여 명 이상이 숨졌다고 했는데요.
위원회 조사가 일부분만 드러난 상황이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추가로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인권침해가 심해 보이는데, 이번 조사에서 부랑인 수용자들을 강제로 정신병자로 만들었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정황도 드러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신 시설로 옮겨진 수용자 상당수가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고, 100명 전원의 정신과 진단서가 일괄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실위원회는 정신 시설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작성된 수용자 신상기록 카드에 '정신상태가 썩었으며, 개인주의에 물든 사람'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며, 정신병력 판단과 무관한 징벌적 전출조치로 전원된 사례 등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정 기자, 수용시설의 가혹행위 과정에서 수용자가 숨지면 해부용 시신으로 넘기기도 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발표 자료에는 '만연한 구타와 가혹행위로 폭행치사 사건이 빈발했다'고 적혀있는데요.
그러니까 수용시설 수용자들이 맞아 죽는 일이 빈번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천성원 산하 부랑인 수용시설에서 수용자가 숨지면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에 해부 실습용 시신으로 교부했다는 사실이 적혀있었는데요.
그 수가 1982년부터 10년간 117구에 이를 정도로 방대합니다.
특히 82년부터 86년 사이에는 의과대학에 전해진 해부용 시신의 97%가 천성원 산하 부랑인 수용시설인 대전 성지원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사망 당일 또는 다음날 해부용 시신으로 넘겨졌는데, 이 과정에서 가족이나 연고자에게 인계하거나 공고하는 법적 절차도 모두 전무했던 것으로 판단됐다고 진실화해위원회는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같은 인권유린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면서요?
시설에서 여성 수용자가 출산하면 친권 포기를 강요했다는데, 이건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단순히 납치와 감금 살해, 해부용 시신 교부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연을 강제로 끊는 천륜을 거스르는 일들도 벌어졌는데요.
임신 상태로 입소한 여성이 천성원 시설 내에서 출산할 경우 짧게는 출산 당일 혹은 하루 만에 해외 입양을 목적으로 신생아가 넘겨졌는데요.
해외 입양 과정에서 아동을 매매한 것으로 충격을 준 입양 알선기관인 동방아동복지회나 홀트아동복지회 측에 아동들이 전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부 아동 기록에서는 특히 친모가 친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해 문제임이라고 하는 등 시설 측이 친권 포기를 강요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앵커]
천성원 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천성원은 지금도 대전에서 거대 복지법인으로 성장한 상태인데요.
그 당시 가해 주체였던 이사장은 아직 생존해 있고, 법인으로 자주 출근한다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현재 법인 이사장은 그의 부인이 맡고 있고, 자녀들이 산하 시설의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오늘 천성원을 찾아 입장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당시 미비했던 사회보장시스템 문제가 있었다며, 진실화해위원회의 발표 자료에 대해 반은 인정하고 반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과거에 벌어진 행위에 대해선 유감을 표하고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는 말도 함께 덧붙였습니다.
[앵커]
네, 정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집중취재 순서입니다.
보도국 정재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앞선 리포트 보신 것처럼 우리 지역의 대형 복지법인 천성원에서 말로 꺼내기조차 힘든 인권유린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 기자, 어떤 시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진 겁니까?
[기자]
네 대전 지역의 거대 사회복지법인 천성원이라고 있습니다.
1958년 설립된 복지법인인데, 주로 노숙인과 고아 등 부랑아를 비롯해 장애인 등이 머무는 자활 시설을 운영했습니다.
오늘, 진실화해위원회가 천성원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을 공개했는데, 말이 자활시설이지 제2의 형제복지관으로 불릴 만큼 인권 유린 실태가 심각했습니다.
천성원은 대전에 성지원, 세종에 양지원 혹은 양지마을로 불리는 부랑인 수용시설을 운영했는데요.
이곳에서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납치와 감금, 강제노역, 살인 등 수많은 범죄가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정 기자, 그러면 하나씩 짚어보죠.
부랑 시설은 어떻게 운영됐습니까?
[기자]
먼저 천성원 산하 부랑인이 시설에 들어오면 각서를 쓰도록 했습니다.
보호자 신병 각서라는 건데, 수용자에 대해 앞으로 무슨 사고 시에 사망해도 이의 없음을 각서한다는 이른바 신체 포기각서와 다름없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시설 내부는 독재정권 당시 운영됐던 삼청교육대 방식의 교육이 이뤄졌습니다.
천성원은 수용시설에 신입 소대를 운영하며 원산폭격과 철조망 통과 등 가혹행위가 일어났고, 강제노역도 빈번하게 벌어졌습니다.
수용자들을 포승줄로 묶어서 정부가 추진하는 토목사업이나 마을 재건 사업 등에 투입하고 노임 등을 갈취했다는 겁니다.
오늘 천성원 피해자 진술이 나온 것처럼 강제노역 과정에서 매몰 사고 등으로 백여 명 이상이 숨졌다고 했는데요.
위원회 조사가 일부분만 드러난 상황이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추가로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인권침해가 심해 보이는데, 이번 조사에서 부랑인 수용자들을 강제로 정신병자로 만들었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정황도 드러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신 시설로 옮겨진 수용자 상당수가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고, 100명 전원의 정신과 진단서가 일괄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실위원회는 정신 시설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작성된 수용자 신상기록 카드에 '정신상태가 썩었으며, 개인주의에 물든 사람'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며, 정신병력 판단과 무관한 징벌적 전출조치로 전원된 사례 등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정 기자, 수용시설의 가혹행위 과정에서 수용자가 숨지면 해부용 시신으로 넘기기도 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발표 자료에는 '만연한 구타와 가혹행위로 폭행치사 사건이 빈발했다'고 적혀있는데요.
그러니까 수용시설 수용자들이 맞아 죽는 일이 빈번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천성원 산하 부랑인 수용시설에서 수용자가 숨지면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에 해부 실습용 시신으로 교부했다는 사실이 적혀있었는데요.
그 수가 1982년부터 10년간 117구에 이를 정도로 방대합니다.
특히 82년부터 86년 사이에는 의과대학에 전해진 해부용 시신의 97%가 천성원 산하 부랑인 수용시설인 대전 성지원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사망 당일 또는 다음날 해부용 시신으로 넘겨졌는데, 이 과정에서 가족이나 연고자에게 인계하거나 공고하는 법적 절차도 모두 전무했던 것으로 판단됐다고 진실화해위원회는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같은 인권유린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면서요?
시설에서 여성 수용자가 출산하면 친권 포기를 강요했다는데, 이건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단순히 납치와 감금 살해, 해부용 시신 교부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연을 강제로 끊는 천륜을 거스르는 일들도 벌어졌는데요.
임신 상태로 입소한 여성이 천성원 시설 내에서 출산할 경우 짧게는 출산 당일 혹은 하루 만에 해외 입양을 목적으로 신생아가 넘겨졌는데요.
해외 입양 과정에서 아동을 매매한 것으로 충격을 준 입양 알선기관인 동방아동복지회나 홀트아동복지회 측에 아동들이 전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부 아동 기록에서는 특히 친모가 친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해 문제임이라고 하는 등 시설 측이 친권 포기를 강요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앵커]
천성원 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천성원은 지금도 대전에서 거대 복지법인으로 성장한 상태인데요.
그 당시 가해 주체였던 이사장은 아직 생존해 있고, 법인으로 자주 출근한다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현재 법인 이사장은 그의 부인이 맡고 있고, 자녀들이 산하 시설의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오늘 천성원을 찾아 입장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당시 미비했던 사회보장시스템 문제가 있었다며, 진실화해위원회의 발표 자료에 대해 반은 인정하고 반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과거에 벌어진 행위에 대해선 유감을 표하고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는 말도 함께 덧붙였습니다.
[앵커]
네, 정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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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9-09 19:25:41
- 수정2024-09-09 19: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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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순서입니다.
보도국 정재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앞선 리포트 보신 것처럼 우리 지역의 대형 복지법인 천성원에서 말로 꺼내기조차 힘든 인권유린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 기자, 어떤 시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진 겁니까?
[기자]
네 대전 지역의 거대 사회복지법인 천성원이라고 있습니다.
1958년 설립된 복지법인인데, 주로 노숙인과 고아 등 부랑아를 비롯해 장애인 등이 머무는 자활 시설을 운영했습니다.
오늘, 진실화해위원회가 천성원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을 공개했는데, 말이 자활시설이지 제2의 형제복지관으로 불릴 만큼 인권 유린 실태가 심각했습니다.
천성원은 대전에 성지원, 세종에 양지원 혹은 양지마을로 불리는 부랑인 수용시설을 운영했는데요.
이곳에서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납치와 감금, 강제노역, 살인 등 수많은 범죄가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정 기자, 그러면 하나씩 짚어보죠.
부랑 시설은 어떻게 운영됐습니까?
[기자]
먼저 천성원 산하 부랑인이 시설에 들어오면 각서를 쓰도록 했습니다.
보호자 신병 각서라는 건데, 수용자에 대해 앞으로 무슨 사고 시에 사망해도 이의 없음을 각서한다는 이른바 신체 포기각서와 다름없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시설 내부는 독재정권 당시 운영됐던 삼청교육대 방식의 교육이 이뤄졌습니다.
천성원은 수용시설에 신입 소대를 운영하며 원산폭격과 철조망 통과 등 가혹행위가 일어났고, 강제노역도 빈번하게 벌어졌습니다.
수용자들을 포승줄로 묶어서 정부가 추진하는 토목사업이나 마을 재건 사업 등에 투입하고 노임 등을 갈취했다는 겁니다.
오늘 천성원 피해자 진술이 나온 것처럼 강제노역 과정에서 매몰 사고 등으로 백여 명 이상이 숨졌다고 했는데요.
위원회 조사가 일부분만 드러난 상황이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추가로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인권침해가 심해 보이는데, 이번 조사에서 부랑인 수용자들을 강제로 정신병자로 만들었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정황도 드러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신 시설로 옮겨진 수용자 상당수가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고, 100명 전원의 정신과 진단서가 일괄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실위원회는 정신 시설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작성된 수용자 신상기록 카드에 '정신상태가 썩었으며, 개인주의에 물든 사람'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며, 정신병력 판단과 무관한 징벌적 전출조치로 전원된 사례 등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정 기자, 수용시설의 가혹행위 과정에서 수용자가 숨지면 해부용 시신으로 넘기기도 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발표 자료에는 '만연한 구타와 가혹행위로 폭행치사 사건이 빈발했다'고 적혀있는데요.
그러니까 수용시설 수용자들이 맞아 죽는 일이 빈번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천성원 산하 부랑인 수용시설에서 수용자가 숨지면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에 해부 실습용 시신으로 교부했다는 사실이 적혀있었는데요.
그 수가 1982년부터 10년간 117구에 이를 정도로 방대합니다.
특히 82년부터 86년 사이에는 의과대학에 전해진 해부용 시신의 97%가 천성원 산하 부랑인 수용시설인 대전 성지원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사망 당일 또는 다음날 해부용 시신으로 넘겨졌는데, 이 과정에서 가족이나 연고자에게 인계하거나 공고하는 법적 절차도 모두 전무했던 것으로 판단됐다고 진실화해위원회는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같은 인권유린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면서요?
시설에서 여성 수용자가 출산하면 친권 포기를 강요했다는데, 이건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단순히 납치와 감금 살해, 해부용 시신 교부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연을 강제로 끊는 천륜을 거스르는 일들도 벌어졌는데요.
임신 상태로 입소한 여성이 천성원 시설 내에서 출산할 경우 짧게는 출산 당일 혹은 하루 만에 해외 입양을 목적으로 신생아가 넘겨졌는데요.
해외 입양 과정에서 아동을 매매한 것으로 충격을 준 입양 알선기관인 동방아동복지회나 홀트아동복지회 측에 아동들이 전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부 아동 기록에서는 특히 친모가 친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해 문제임이라고 하는 등 시설 측이 친권 포기를 강요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앵커]
천성원 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천성원은 지금도 대전에서 거대 복지법인으로 성장한 상태인데요.
그 당시 가해 주체였던 이사장은 아직 생존해 있고, 법인으로 자주 출근한다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현재 법인 이사장은 그의 부인이 맡고 있고, 자녀들이 산하 시설의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오늘 천성원을 찾아 입장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당시 미비했던 사회보장시스템 문제가 있었다며, 진실화해위원회의 발표 자료에 대해 반은 인정하고 반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과거에 벌어진 행위에 대해선 유감을 표하고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는 말도 함께 덧붙였습니다.
[앵커]
네, 정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집중취재 순서입니다.
보도국 정재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앞선 리포트 보신 것처럼 우리 지역의 대형 복지법인 천성원에서 말로 꺼내기조차 힘든 인권유린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 기자, 어떤 시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진 겁니까?
[기자]
네 대전 지역의 거대 사회복지법인 천성원이라고 있습니다.
1958년 설립된 복지법인인데, 주로 노숙인과 고아 등 부랑아를 비롯해 장애인 등이 머무는 자활 시설을 운영했습니다.
오늘, 진실화해위원회가 천성원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을 공개했는데, 말이 자활시설이지 제2의 형제복지관으로 불릴 만큼 인권 유린 실태가 심각했습니다.
천성원은 대전에 성지원, 세종에 양지원 혹은 양지마을로 불리는 부랑인 수용시설을 운영했는데요.
이곳에서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납치와 감금, 강제노역, 살인 등 수많은 범죄가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정 기자, 그러면 하나씩 짚어보죠.
부랑 시설은 어떻게 운영됐습니까?
[기자]
먼저 천성원 산하 부랑인이 시설에 들어오면 각서를 쓰도록 했습니다.
보호자 신병 각서라는 건데, 수용자에 대해 앞으로 무슨 사고 시에 사망해도 이의 없음을 각서한다는 이른바 신체 포기각서와 다름없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시설 내부는 독재정권 당시 운영됐던 삼청교육대 방식의 교육이 이뤄졌습니다.
천성원은 수용시설에 신입 소대를 운영하며 원산폭격과 철조망 통과 등 가혹행위가 일어났고, 강제노역도 빈번하게 벌어졌습니다.
수용자들을 포승줄로 묶어서 정부가 추진하는 토목사업이나 마을 재건 사업 등에 투입하고 노임 등을 갈취했다는 겁니다.
오늘 천성원 피해자 진술이 나온 것처럼 강제노역 과정에서 매몰 사고 등으로 백여 명 이상이 숨졌다고 했는데요.
위원회 조사가 일부분만 드러난 상황이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추가로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인권침해가 심해 보이는데, 이번 조사에서 부랑인 수용자들을 강제로 정신병자로 만들었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정황도 드러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신 시설로 옮겨진 수용자 상당수가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고, 100명 전원의 정신과 진단서가 일괄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실위원회는 정신 시설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작성된 수용자 신상기록 카드에 '정신상태가 썩었으며, 개인주의에 물든 사람'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며, 정신병력 판단과 무관한 징벌적 전출조치로 전원된 사례 등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정 기자, 수용시설의 가혹행위 과정에서 수용자가 숨지면 해부용 시신으로 넘기기도 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발표 자료에는 '만연한 구타와 가혹행위로 폭행치사 사건이 빈발했다'고 적혀있는데요.
그러니까 수용시설 수용자들이 맞아 죽는 일이 빈번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천성원 산하 부랑인 수용시설에서 수용자가 숨지면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에 해부 실습용 시신으로 교부했다는 사실이 적혀있었는데요.
그 수가 1982년부터 10년간 117구에 이를 정도로 방대합니다.
특히 82년부터 86년 사이에는 의과대학에 전해진 해부용 시신의 97%가 천성원 산하 부랑인 수용시설인 대전 성지원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사망 당일 또는 다음날 해부용 시신으로 넘겨졌는데, 이 과정에서 가족이나 연고자에게 인계하거나 공고하는 법적 절차도 모두 전무했던 것으로 판단됐다고 진실화해위원회는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같은 인권유린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면서요?
시설에서 여성 수용자가 출산하면 친권 포기를 강요했다는데, 이건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단순히 납치와 감금 살해, 해부용 시신 교부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연을 강제로 끊는 천륜을 거스르는 일들도 벌어졌는데요.
임신 상태로 입소한 여성이 천성원 시설 내에서 출산할 경우 짧게는 출산 당일 혹은 하루 만에 해외 입양을 목적으로 신생아가 넘겨졌는데요.
해외 입양 과정에서 아동을 매매한 것으로 충격을 준 입양 알선기관인 동방아동복지회나 홀트아동복지회 측에 아동들이 전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부 아동 기록에서는 특히 친모가 친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해 문제임이라고 하는 등 시설 측이 친권 포기를 강요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앵커]
천성원 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천성원은 지금도 대전에서 거대 복지법인으로 성장한 상태인데요.
그 당시 가해 주체였던 이사장은 아직 생존해 있고, 법인으로 자주 출근한다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현재 법인 이사장은 그의 부인이 맡고 있고, 자녀들이 산하 시설의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오늘 천성원을 찾아 입장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당시 미비했던 사회보장시스템 문제가 있었다며, 진실화해위원회의 발표 자료에 대해 반은 인정하고 반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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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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