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바다는 안전하지 않다 [창+]
입력 2024.09.19 (07:00)
수정 2024.09.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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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죽음의바당1, 숨' 중에서]
장수와 부귀영화의 상징.
바다 밭을 일구던 해녀들은 예부터 바다거북을 용왕신의 막내딸로 여겼습니다.
<인터뷰> 김병엽/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
바다거북 같은 경우는 우리 해녀분들이 물질하다가도 본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면 이 바다거북은 용왕님이 보내서 오셨구나 해서 조업하다가 소라라든가 성게를 까줘서 건네주기도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진짜 용왕님 모시듯이. 또 죽었을 때는 장례도 치러줄 정도니까요.
일렁이는 감태 숲을 지나자 바다거북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세히 보니 입에 무언가 걸려 있습니다.
낚싯바늘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경계하듯 자리를 뜹니다.
주변에서 발견된 또 다른 바다거북.
자세히 보니 왼쪽 뒷발이 잘려 나갔습니다. 용왕신의 막내딸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제주에서 20년 넘게 바다거북을 연구해 온 김병엽 교수
숨이 끊긴 수백 마리의 바다거북을 목격했습니다.
<인터뷰> 김병엽/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
신창 쪽에 있는 배수구 쪽 입구인데요. 발견 당시 가보니 이런 끌어구. 근해에서 버려진 어구인데 거기에서 걸려서. 이렇게 겨우 숨을 쉬려고 코 쪽만 수면 위로 들어 올려서 숨을 쉬려고 바둥바둥하는 상태였는데.
몇 년 전까진 다친 바다거북을 보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숨이 끊긴 개체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부터 3년 넘게 제주 해상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은 116마리
이 가운데 20%가 넘는 27마리의 몸에 폐어구가 달려있었습니다.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은 개체를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김병엽/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
바다거북들이 (버려진 어구를) 부어초로 착각하는 거죠. 특히 바다거북 같은 경우는 사물을 구별 못 하거든요. 예를 들면 고래 같은 경우는 초음파를 쏘아서 어떤 사물도 구별하고 지형도 감정하는데 이 바다거북 같은 경우는 모든 상황이 움직이면 그냥 자기가 먹을 수 있는 생물로 알고 덥석덥석 먹는 거죠. 우리가 보기에는 거북 한두 마리가 죽은 것 가지고 우리가 바다에 어떤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나 하지만, 바다의 지표종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위험한 신호를 알려주는 게 이 바다거북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인간들은 모르는 거죠. 아직 직접적으로 닿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누군가한테는 지금 서서히 환경적으로나 주변의 어장학적으로 라든가 위험이 다가오는 거죠.
마그마가 바닷물을 만나 폭발해 만들어진 수성화산체
거대한 수중 아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점동갈돔 떼가 취재진을 맞이합니다.
부채꼴 모양의 유착진총산호가 황홀한 자태를 뽐냅니다.
푸른빛 아름다움도 잠시, 강담돔 한 마리가 폐어구에 걸려 있습니다.
살기 위해 몸부림칠수록 그물은 더욱 조여듭니다.
수많은 생명이 서식하고 번식하는 산호초.
바다 생태계를 지탱하는 이 소중한 안식처도 멍투성입니다.
수심 17m
어른 무릎 높이만 한 분홍빛 연산호 가시수지맨드라미가 두꺼운 낚싯줄에 칭칭 감겼습니다.
길게 늘어진 줄을 따라가 봤습니다.
낚싯줄에 걸린 또 다른 수지맨드라미가 나타납니다.
바닷속 소나무라 불리는 천연기념물 긴가지해송도 금방이라도 엉겨 붙을 듯합니다.
형형색색 산호들이 넘실대는 연산호 군락은 아예 거대한 폐그물로 뒤덮였습니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가늠이 안 될 정도입니다.
긴 낚싯줄에 여러 개의 바늘을 달아 고기를 잡는, 주낙에 걸린 부시리도 보입니다.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낚싯줄에 연산호가 통째로 뜯겨나갔습니다.
살기 위해선 서로를 죽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문준영 / 기자
물고기들은 움직일 수 있어요. 그래서 운이 좋게 살아 나가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어디가 잘리거나 상처를 입고 빠져 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연산호처럼 움직일 수 없는 생물들 있잖아요. 연산호 입장에서 봤을 때 폐어구를 생각하면 대량 학살이라고 해야 될까요?
관련 방영 일자 : 2024년 9월 10일 (화)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 죽음의 바당 1부 숨>
#제주 #바다 #폐어구 #그물 #낚싯줄 #바다거북 #남방큰돌고래 #갈매기 #가마우지 #연산호 #죽음의바당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news/pc/sisa/sisaChang.do?ref=pSiteMap#1&1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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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죽음의바당1, 숨' 중에서]
장수와 부귀영화의 상징.
바다 밭을 일구던 해녀들은 예부터 바다거북을 용왕신의 막내딸로 여겼습니다.
<인터뷰> 김병엽/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
바다거북 같은 경우는 우리 해녀분들이 물질하다가도 본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면 이 바다거북은 용왕님이 보내서 오셨구나 해서 조업하다가 소라라든가 성게를 까줘서 건네주기도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진짜 용왕님 모시듯이. 또 죽었을 때는 장례도 치러줄 정도니까요.
일렁이는 감태 숲을 지나자 바다거북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세히 보니 입에 무언가 걸려 있습니다.
낚싯바늘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경계하듯 자리를 뜹니다.
주변에서 발견된 또 다른 바다거북.
자세히 보니 왼쪽 뒷발이 잘려 나갔습니다. 용왕신의 막내딸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제주에서 20년 넘게 바다거북을 연구해 온 김병엽 교수
숨이 끊긴 수백 마리의 바다거북을 목격했습니다.
<인터뷰> 김병엽/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
신창 쪽에 있는 배수구 쪽 입구인데요. 발견 당시 가보니 이런 끌어구. 근해에서 버려진 어구인데 거기에서 걸려서. 이렇게 겨우 숨을 쉬려고 코 쪽만 수면 위로 들어 올려서 숨을 쉬려고 바둥바둥하는 상태였는데.
몇 년 전까진 다친 바다거북을 보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숨이 끊긴 개체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부터 3년 넘게 제주 해상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은 116마리
이 가운데 20%가 넘는 27마리의 몸에 폐어구가 달려있었습니다.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은 개체를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김병엽/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
바다거북들이 (버려진 어구를) 부어초로 착각하는 거죠. 특히 바다거북 같은 경우는 사물을 구별 못 하거든요. 예를 들면 고래 같은 경우는 초음파를 쏘아서 어떤 사물도 구별하고 지형도 감정하는데 이 바다거북 같은 경우는 모든 상황이 움직이면 그냥 자기가 먹을 수 있는 생물로 알고 덥석덥석 먹는 거죠. 우리가 보기에는 거북 한두 마리가 죽은 것 가지고 우리가 바다에 어떤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나 하지만, 바다의 지표종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위험한 신호를 알려주는 게 이 바다거북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인간들은 모르는 거죠. 아직 직접적으로 닿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누군가한테는 지금 서서히 환경적으로나 주변의 어장학적으로 라든가 위험이 다가오는 거죠.
마그마가 바닷물을 만나 폭발해 만들어진 수성화산체
거대한 수중 아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점동갈돔 떼가 취재진을 맞이합니다.
부채꼴 모양의 유착진총산호가 황홀한 자태를 뽐냅니다.
푸른빛 아름다움도 잠시, 강담돔 한 마리가 폐어구에 걸려 있습니다.
살기 위해 몸부림칠수록 그물은 더욱 조여듭니다.
수많은 생명이 서식하고 번식하는 산호초.
바다 생태계를 지탱하는 이 소중한 안식처도 멍투성입니다.
수심 17m
어른 무릎 높이만 한 분홍빛 연산호 가시수지맨드라미가 두꺼운 낚싯줄에 칭칭 감겼습니다.
길게 늘어진 줄을 따라가 봤습니다.
낚싯줄에 걸린 또 다른 수지맨드라미가 나타납니다.
바닷속 소나무라 불리는 천연기념물 긴가지해송도 금방이라도 엉겨 붙을 듯합니다.
형형색색 산호들이 넘실대는 연산호 군락은 아예 거대한 폐그물로 뒤덮였습니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가늠이 안 될 정도입니다.
긴 낚싯줄에 여러 개의 바늘을 달아 고기를 잡는, 주낙에 걸린 부시리도 보입니다.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낚싯줄에 연산호가 통째로 뜯겨나갔습니다.
살기 위해선 서로를 죽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문준영 / 기자
물고기들은 움직일 수 있어요. 그래서 운이 좋게 살아 나가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어디가 잘리거나 상처를 입고 빠져 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연산호처럼 움직일 수 없는 생물들 있잖아요. 연산호 입장에서 봤을 때 폐어구를 생각하면 대량 학살이라고 해야 될까요?
관련 방영 일자 : 2024년 9월 10일 (화)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 죽음의 바당 1부 숨>
#제주 #바다 #폐어구 #그물 #낚싯줄 #바다거북 #남방큰돌고래 #갈매기 #가마우지 #연산호 #죽음의바당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news/pc/sisa/sisaChang.do?ref=pSiteMa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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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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