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원 주고 매몰까지”…포획 고라니 사체 처리 논란

[앵커]

농작물 피해로 인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된 고라니 사체 처리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익산시가 포수들에게 고라니 사체를 떠넘기고 복잡한 처리법까지 지키라고 한 건데요.

서윤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익산시가 지난달 포수 20여 명으로 이뤄진 유해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에 보낸 공지입니다.

고라니와 멧돼지 등을 잡은 뒤 매몰할 때 처리 방법을 지키라는 내용입니다.

일부 포수들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합니다.

법대로 하려면 사체 상부부터 지표면까지 1미터 이상 되도록 구덩이를 판 뒤 비닐을 깔고 석회를 뿌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해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원 : "규정대로 그거 어떻게 묻겠어요. 비닐, 삽, 석회 다 짊어지고 다니든지 이렇게 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겠어요."]

대개 고라니처럼 포획한 유해 동물은 매몰 외에 소각도 할 수 있는데, 익산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이유로 멧돼지만 받아 소각하고 있을 뿐, 고라니는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한정된 예산 때문이라고 하지만, 고라니 한 마리에 보상금 3만 원을 주고 포수들에게 복잡한 방법을 지키라며 매몰까지 맡긴 셈이라 반발이 나옵니다.

유해야생동물을 잡으면 수거를 해 주거나 대신 처리해 주는 지자체와 대조적입니다.

[경기도 안성시 관계자/음성변조 : "일정 장소에 가져다 놓으시면 저희가 사체처리반 기간제 근로자분들이 저희 냉동창고가 별도로 있어서 그쪽으로 수거해오거나…."]

지난해 익산에서 포획한 고라니는 멧돼지보다 2배 이상 많은 350여 마리.

일부 포수들이 고라니를 잡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익산시는 포수들 의견을 듣고 다른 지자체 사례를 확인해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그래픽: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