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도 못한 낭만의 ‘40-40-40’이 불운에…본인은 쿨하게 “내년에 할게요”

입력 2024.09.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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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내야수 호세 라미레스 (사진 = 클리블랜드 구단)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내야수 호세 라미레스 (사진 = 클리블랜드 구단)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2024 정규시즌 공식 일정 마지막 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호세 라미레스는 시즌 162번째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예정된 휴스턴과의 홈 피날레는 호세 라미레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MLB 역사상 단 한 명(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만이 해낸 '40홈런-40도루-40 2루타' 대기록 달성 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이었다.

이 경기에서 라미레스가 2루타 1개, 홈런 1개를 추가한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상황. 홈런이 많을 경우 2루타가 적어지고, 2루타를 칠 경우 도루 기회가 줄기 때문에 '40홈런-40도루-40 2루타' 역시 타자의 다재다능함을 드러내는 가치가 큰 기록이다.

'50-50'을 달성한 오타니의 기록 행진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면서, 호세 라미레스의 '40-40-40' 달성 여부가 올해 MLB 대기록 서사의 마지막 장으로 여겨졌다.

특히나 2루타 40개를 포함한 '40-40-40'은 그 대단했던 올해 오타니도 놓친 기록이었다(오타니 시즌 2루타 38개). 만약 라미레스가 2루타 없이 홈런만 치더라도 오타니에 이어 역대 7번째이자, 내야수로는 두 번째 '40홈런-40도루' 등극도 가능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야속한 하늘이 호세 라미레스를 가로막았다.

시즌 마지막 경기 취소를 알리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안내문 (사진 = 클리블랜드 구단 SNS)시즌 마지막 경기 취소를 알리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안내문 (사진 = 클리블랜드 구단 SNS)

경기 몇 시간 전부터 프로그레시브 필드에 쏟아지기 시작한 비는 전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첫 투구 예정 시간으로부터 3시간이 지난 후 경기 취소가 결정됐다. 휴스턴과 클리블랜드 모두 시즌 순위가 확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재경기 없이 경기 취소를 선택했다.

메이저리그는 정규 시즌 중 1박 2일 경기 내지 더블헤더를 감수할 만큼 일정 소화를 중요시하는데, 반대로 포스트시즌 일정을 위해 순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시즌 마지막 경기를 취소하기도 한다.

호세 라미레스는 끝까지 라인업 카드에 이름을 올린 채 기다렸지만, 결국 39홈런-41도루-2루타 39개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타율. 279에 타점 118개, OPS 0.872의 MVP 투표 득표가 가능한 또 한 번의 건실한 시즌이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가 천재지변으로 날아갔지만, 정작 호세 라미레스는 쿨하게 다음을 기약했다.

스티븐 보트 감독은 경기가 취소된 뒤, 라미레스가 "내년에 할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호세 라미레스는 지난 2022년, 시장 평가액보다 훨씬 적은 7년 총액 1억 4,100만 달러(약 1,848억 원)에 소속팀 클리블랜드와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저는 딸에게 단 하나의 유니폼만 입히고 싶어요"라는 말로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낭만을 선사했다.

2022 MLB 오프시즌 주요 내야수 FA 계약
코리 시거(텍사스) -- 10년 3억 2,500만 달러
마커스 시미언(텍사스) -- 7년 1억 7,500만 달러
프레디 프리먼(다저스) -- 6년 1억 6,200만 달러
호세 라미레스(클리블랜드) -- 7년 1억 4,100만 달러
트레버 스토리(보스턴) -- 6년 1억 4,000만 달러
하비에르 바에스(디트로이트) -- 6년 1억 4,000만 달러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는 호세 라미레스 (사진 = 클리블랜드 구단 SNS)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는 호세 라미레스 (사진 = 클리블랜드 구단 SNS)

돈, 기록보다 낭만과 친한 호세 라미레스의 시선은 이제 가을 야구를 향한다.

호세 라미레스가 팀의 핵심으로 발돋움한 지난 2016년, 클리블랜드는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의 '염소의 저주' 성불의 희생양이 됐다. 그해 월드시리즈로 클리블랜드는 컵스를 대신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한 팀이 됐다.

가장 오래된 메이저리그 우승 구단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 1948년 우승 (76년)
밀워키 브루어스 -- 1969년 창단, 우승 X (55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 1969년 창단, 우승 X (55년)
시애틀 매리너스 -- 1977년 창단, 우승 X (47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 1979년 우승 (45년)

8년 전, 통한의 준우승의 눈물 흘리던 막내에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지키는 수호자가 된 라미레스는 이번 가을 자신의 낭만을 실현할 수 있을까. 2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를 제패하며 2번 시드를 확보한 클리블랜드는 휴스턴, 디트로이트 중 와일드카드 시리즈 승자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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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타니도 못한 낭만의 ‘40-40-40’이 불운에…본인은 쿨하게 “내년에 할게요”
    • 입력 2024-09-30 17:12:18
    스포츠K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내야수 호세 라미레스 (사진 = 클리블랜드 구단)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2024 정규시즌 공식 일정 마지막 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호세 라미레스는 시즌 162번째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예정된 휴스턴과의 홈 피날레는 호세 라미레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MLB 역사상 단 한 명(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만이 해낸 '40홈런-40도루-40 2루타' 대기록 달성 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이었다.

이 경기에서 라미레스가 2루타 1개, 홈런 1개를 추가한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상황. 홈런이 많을 경우 2루타가 적어지고, 2루타를 칠 경우 도루 기회가 줄기 때문에 '40홈런-40도루-40 2루타' 역시 타자의 다재다능함을 드러내는 가치가 큰 기록이다.

'50-50'을 달성한 오타니의 기록 행진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면서, 호세 라미레스의 '40-40-40' 달성 여부가 올해 MLB 대기록 서사의 마지막 장으로 여겨졌다.

특히나 2루타 40개를 포함한 '40-40-40'은 그 대단했던 올해 오타니도 놓친 기록이었다(오타니 시즌 2루타 38개). 만약 라미레스가 2루타 없이 홈런만 치더라도 오타니에 이어 역대 7번째이자, 내야수로는 두 번째 '40홈런-40도루' 등극도 가능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야속한 하늘이 호세 라미레스를 가로막았다.

시즌 마지막 경기 취소를 알리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안내문 (사진 = 클리블랜드 구단 SNS)
경기 몇 시간 전부터 프로그레시브 필드에 쏟아지기 시작한 비는 전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첫 투구 예정 시간으로부터 3시간이 지난 후 경기 취소가 결정됐다. 휴스턴과 클리블랜드 모두 시즌 순위가 확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재경기 없이 경기 취소를 선택했다.

메이저리그는 정규 시즌 중 1박 2일 경기 내지 더블헤더를 감수할 만큼 일정 소화를 중요시하는데, 반대로 포스트시즌 일정을 위해 순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시즌 마지막 경기를 취소하기도 한다.

호세 라미레스는 끝까지 라인업 카드에 이름을 올린 채 기다렸지만, 결국 39홈런-41도루-2루타 39개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타율. 279에 타점 118개, OPS 0.872의 MVP 투표 득표가 가능한 또 한 번의 건실한 시즌이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가 천재지변으로 날아갔지만, 정작 호세 라미레스는 쿨하게 다음을 기약했다.

스티븐 보트 감독은 경기가 취소된 뒤, 라미레스가 "내년에 할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호세 라미레스는 지난 2022년, 시장 평가액보다 훨씬 적은 7년 총액 1억 4,100만 달러(약 1,848억 원)에 소속팀 클리블랜드와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저는 딸에게 단 하나의 유니폼만 입히고 싶어요"라는 말로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낭만을 선사했다.

2022 MLB 오프시즌 주요 내야수 FA 계약
코리 시거(텍사스) -- 10년 3억 2,500만 달러
마커스 시미언(텍사스) -- 7년 1억 7,500만 달러
프레디 프리먼(다저스) -- 6년 1억 6,200만 달러
호세 라미레스(클리블랜드) -- 7년 1억 4,100만 달러
트레버 스토리(보스턴) -- 6년 1억 4,000만 달러
하비에르 바에스(디트로이트) -- 6년 1억 4,000만 달러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는 호세 라미레스 (사진 = 클리블랜드 구단 SNS)
돈, 기록보다 낭만과 친한 호세 라미레스의 시선은 이제 가을 야구를 향한다.

호세 라미레스가 팀의 핵심으로 발돋움한 지난 2016년, 클리블랜드는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의 '염소의 저주' 성불의 희생양이 됐다. 그해 월드시리즈로 클리블랜드는 컵스를 대신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한 팀이 됐다.

가장 오래된 메이저리그 우승 구단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 1948년 우승 (76년)
밀워키 브루어스 -- 1969년 창단, 우승 X (55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 1969년 창단, 우승 X (55년)
시애틀 매리너스 -- 1977년 창단, 우승 X (47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 1979년 우승 (45년)

8년 전, 통한의 준우승의 눈물 흘리던 막내에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지키는 수호자가 된 라미레스는 이번 가을 자신의 낭만을 실현할 수 있을까. 2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를 제패하며 2번 시드를 확보한 클리블랜드는 휴스턴, 디트로이트 중 와일드카드 시리즈 승자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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