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빵 지옥 열렸다? “3시간 대기에 줄 길이 역대급” [이슈픽]

입력 2024.09.30 (18:28) 수정 2024.09.3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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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슈픽입니다.

구한말인 1890년대 사진입니다.

밥 그릇이 남성의 두상 크기와 비슷할 만큼 크죠.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말인데, 이젠 공감하는 분들 많지 않을 겁니다.

밥심보다는 빵심일까요.

전국 각지 빵에 진심인 이들이 도시의 위상까지 바꿔 놓고 있습니다.

대각선으로 뻗은 긴 도로가 인파로 가득찼습니다

지난 주말 대전에서 열린 빵 축제 현장.

전국 각지서 14만 명이 오직 '빵'을 위해 이 곳에 왔습니다.

밥 대신 빵을 먹는 2030 세대, 풀빵 맛에 익숙했던 장년층까지 가세했습니다.

[박채연·김서영/서울시 은평구 : "많은 다양한 빵들, 맛있는 빵집들도 (새로) 많이 알게 된 거 같아서 좋아요."]

빵 종류만 수십 가지 한 개 씩만 담아도 쟁반 한 가득입니다.

대전 지역에선 71개 빵집이 총출동했는데, 가장 핫플은 단연 이곳, 1956년 문을 연 성심당입니다.

출발은 소보로였습니다.

평범하다 못해 밋밋했던 소보로를 고소하게 튀겨낸 튀김 소보로로 일약 스타덤에 오릅니다.

삼성과 협업해 튀김 소보로 모양을 본뜬 무선 이어폰 케이스가 등장할 정도였죠.

이어서 명란 바게트 부추빵, 망고시루케이크도 SNS를 타고 대박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스펀지처럼 폭신한 빵 위 아래 망고가 한가득.

새큼달큼 부드러운 식감으로 나왔다하면 30분도 안 돼 동이 난다하니 튀김소보로 못지 않은 성괍니다.

대전을 빵의 도시로 탈바꿈시키며 수많은 이들 관광 리스트에 올려 놓은 성심당의 위력은 이 사진 한 장으로 설명됩니다.

KTX 대전역 물품 보관함을 가득 메운 성심당 빵 봉투.

집에 갈 때 들르면 품절될까, 미리 사두고 모셔둔 겁니다.

바로 이 맛을 보기 위해 주말 축제 현장을 찾은 전국의 빵순이 빵돌이 일단 빵의 천국이란 반응입니다.

"진짜 빵지 순례네." "노잼 도시가 빵의 도시가 됐다.", 하지만 정 반대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려도 영원히 빵을 살 수 없는 빵의 지옥 같았다." "빵옥도에서 벌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반응은 엇갈리지만 공감대는 확실합니다.

김 모락모락나는 흰 쌀밥보다 빵 한 조각에 더 진심이란 점.

실제로 지난해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4.6g.

즉석밥 한 공기가 210g 기준이니, 하루에 한 개 분량도 채 먹지 않는 셈입니다.

집 나간 밥심은 줄어든 밥공기 크기로도 체감됩니다.

도자기 제조사 행남자기에 따르면, 밥이 보약이던 1970년대 밥그릇 용량은 450cc 2018년 이후 용량은 300cc까지 줄었습니다.

이번 대전 가을 축제의 성공은 도시의 위상을 바꿔 놓은 빵의 힘, 달라진 우리네 식습관까지 새삼 돌아보게 합니다.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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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에 빵 지옥 열렸다? “3시간 대기에 줄 길이 역대급” [이슈픽]
    • 입력 2024-09-30 18:28:19
    • 수정2024-09-30 18: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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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슈픽입니다.

구한말인 1890년대 사진입니다.

밥 그릇이 남성의 두상 크기와 비슷할 만큼 크죠.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말인데, 이젠 공감하는 분들 많지 않을 겁니다.

밥심보다는 빵심일까요.

전국 각지 빵에 진심인 이들이 도시의 위상까지 바꿔 놓고 있습니다.

대각선으로 뻗은 긴 도로가 인파로 가득찼습니다

지난 주말 대전에서 열린 빵 축제 현장.

전국 각지서 14만 명이 오직 '빵'을 위해 이 곳에 왔습니다.

밥 대신 빵을 먹는 2030 세대, 풀빵 맛에 익숙했던 장년층까지 가세했습니다.

[박채연·김서영/서울시 은평구 : "많은 다양한 빵들, 맛있는 빵집들도 (새로) 많이 알게 된 거 같아서 좋아요."]

빵 종류만 수십 가지 한 개 씩만 담아도 쟁반 한 가득입니다.

대전 지역에선 71개 빵집이 총출동했는데, 가장 핫플은 단연 이곳, 1956년 문을 연 성심당입니다.

출발은 소보로였습니다.

평범하다 못해 밋밋했던 소보로를 고소하게 튀겨낸 튀김 소보로로 일약 스타덤에 오릅니다.

삼성과 협업해 튀김 소보로 모양을 본뜬 무선 이어폰 케이스가 등장할 정도였죠.

이어서 명란 바게트 부추빵, 망고시루케이크도 SNS를 타고 대박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스펀지처럼 폭신한 빵 위 아래 망고가 한가득.

새큼달큼 부드러운 식감으로 나왔다하면 30분도 안 돼 동이 난다하니 튀김소보로 못지 않은 성괍니다.

대전을 빵의 도시로 탈바꿈시키며 수많은 이들 관광 리스트에 올려 놓은 성심당의 위력은 이 사진 한 장으로 설명됩니다.

KTX 대전역 물품 보관함을 가득 메운 성심당 빵 봉투.

집에 갈 때 들르면 품절될까, 미리 사두고 모셔둔 겁니다.

바로 이 맛을 보기 위해 주말 축제 현장을 찾은 전국의 빵순이 빵돌이 일단 빵의 천국이란 반응입니다.

"진짜 빵지 순례네." "노잼 도시가 빵의 도시가 됐다.", 하지만 정 반대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려도 영원히 빵을 살 수 없는 빵의 지옥 같았다." "빵옥도에서 벌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반응은 엇갈리지만 공감대는 확실합니다.

김 모락모락나는 흰 쌀밥보다 빵 한 조각에 더 진심이란 점.

실제로 지난해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4.6g.

즉석밥 한 공기가 210g 기준이니, 하루에 한 개 분량도 채 먹지 않는 셈입니다.

집 나간 밥심은 줄어든 밥공기 크기로도 체감됩니다.

도자기 제조사 행남자기에 따르면, 밥이 보약이던 1970년대 밥그릇 용량은 450cc 2018년 이후 용량은 300cc까지 줄었습니다.

이번 대전 가을 축제의 성공은 도시의 위상을 바꿔 놓은 빵의 힘, 달라진 우리네 식습관까지 새삼 돌아보게 합니다.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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