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마다 추천 경로 제각각…왜 다를까?

입력 2024.09.30 (21:17) 수정 2024.09.3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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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에는 징검다리 휴일이 많아서 나들이 계획하시는 분들 많을텐데요.

자동차로 운전할 땐 내비게이션에 많이 의지하게 되는데 같은 목적지를 입력해도 내비게이션에 따라서 추천 경로도 다르고, 실제 걸리는 시간도 차이가 나는 경우 겪어 보셨을 겁니다.

왜 그런지 지형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일 오후.

티맵과 카카오내비에 서울 강남의 같은 목적지를 입력했습니다.

여의도 KBS에서 동시에 출발했는데, 티맵은 올림픽대로를 따라가다 반포대교 남단에서 우회전하라고 했고, 카카오내비는 현충원을 지나는 다른 길을 안내합니다.

실제 소요시간도 처음 안내한 시간과 달랐는데, 티맵은 16분, 카카오내비는 10분 더 걸렸습니다.

업체마다 경로 안내와 예상 시간이 다른 이유는 뭘까?

업체들은 경로 추천 공식이 거리와 예상 시간 뿐 아니라 요금과 도로 너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어떤 기준과 요소를 더 중요하게 보고 '가중치'를 둘지는 영업 비밀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비게이션 알고리즘 개발자/음성변조 : "각 사에서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술이고 업체마다 추구하는 방향성이나 철학 같은 것들은 분명히 있고요. 서로 공유하거나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간혹 더 막히는 도로로 안내한다면, 예측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확한 도로 상황이 실시간 반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티맵이 지난 추석 때 농로로 안내하면서 운전자들이 5시간 가까이 불편을 겪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장기태/교수/카이스트 조천식 모빌리티 대학원 : "모르는 길을 갈 때는 내비를 많이 사용하다 보면 내비를 따라서 경로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게 되고요. 그러면 내비에서 안내한 그 경로를 따라가게 되면 그곳에 많은 차량이 아무래도 모이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가 많이 쌓인 경로라면 내비를 따르는 게 합리적이지만, 연휴와 같은 이례적 상황에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촬영기자:지선호 권준용/영상편집:김철/화면출처:스레드(@its.tours)·온라인 커뮤니티/그래픽:김지혜

[앵커]

▲ 특이한 경로로 안내하면?…"의심·판단해야"▲

이 사안 취재한 지형철 기자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 기자, 앞서 리포트 나온 사례죠 왜 내비게이션이 좁은 농로로 안내한거죠?

[기자]

네, 수도권으로 오는 길에 티맵 안내를 받아 충남 아산시 인주면을 지나던 차량들이 지난해 추석 때 가장 막혔을 때보다 5배 정도 많았다고 합니다.

일단 평소 데이터와 다른 상황이 생긴거죠.

앞서 가중치 말씀드렸는데, 시간이 단축된다고 무조건 대안 경로로 안내하는게 아니라, 가중치가 컸기 때문이라는 게 업체측 설명입니다.

당시 저 구간 가중치는 30분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회하면 30분 넘게 절약된다고 티맵이 판단해 운전이 좀 불편한데도 농로로 안내했던 겁니다.

실제로 정체 직전 티맵을 따라간 차들은 30분 이상 빨리 저 구간을 지났다고 합니다.

문제는 간발의 차이로 많은 차들이 몰렸다는건데, 좁은 농로라 오지도 가지도 못하고 갇혀버린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뒤따르는 차들에게는 다른 경로로 안내했어야 하지 않나요?

[기자]

네, 그런데 이 길이 평소 통행 데이터가 많지 않은 길인데다, CCTV처럼 실시간 상황을 파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당일 티맵 이용자가 800만 명 이었는데, 이 때 농로로 진입한 운전자는 시간당 200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몇 몇 차들이 잠시 정차해 쉬어가는 건지, 아니면 문제가 생긴건지 그것까진 내비가 판단하지 못한거죠.

[앵커]

이처럼 내비가 평소와 다른 길, 특이한 경로를 추천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네, 전문가들은 경로상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꼽았습니다.

다만 이 때도 내비가 제시한 경로를 살펴보고 재난안전문자나 뉴스를 살펴보는 식으로 확인해보라고 합니다.

또 산악도로나 농로 쪽으로 안내하면 평소에도 차량이 자주 통행을 하던 곳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알고리즘이 아무리 똑똑해진다 해도 의심하고, 판단하는, 사람이 할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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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비게이션마다 추천 경로 제각각…왜 다를까?
    • 입력 2024-09-30 21:17:29
    • 수정2024-09-30 22:05:59
    뉴스 9
[앵커]

이번 주에는 징검다리 휴일이 많아서 나들이 계획하시는 분들 많을텐데요.

자동차로 운전할 땐 내비게이션에 많이 의지하게 되는데 같은 목적지를 입력해도 내비게이션에 따라서 추천 경로도 다르고, 실제 걸리는 시간도 차이가 나는 경우 겪어 보셨을 겁니다.

왜 그런지 지형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일 오후.

티맵과 카카오내비에 서울 강남의 같은 목적지를 입력했습니다.

여의도 KBS에서 동시에 출발했는데, 티맵은 올림픽대로를 따라가다 반포대교 남단에서 우회전하라고 했고, 카카오내비는 현충원을 지나는 다른 길을 안내합니다.

실제 소요시간도 처음 안내한 시간과 달랐는데, 티맵은 16분, 카카오내비는 10분 더 걸렸습니다.

업체마다 경로 안내와 예상 시간이 다른 이유는 뭘까?

업체들은 경로 추천 공식이 거리와 예상 시간 뿐 아니라 요금과 도로 너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어떤 기준과 요소를 더 중요하게 보고 '가중치'를 둘지는 영업 비밀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비게이션 알고리즘 개발자/음성변조 : "각 사에서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술이고 업체마다 추구하는 방향성이나 철학 같은 것들은 분명히 있고요. 서로 공유하거나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간혹 더 막히는 도로로 안내한다면, 예측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확한 도로 상황이 실시간 반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티맵이 지난 추석 때 농로로 안내하면서 운전자들이 5시간 가까이 불편을 겪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장기태/교수/카이스트 조천식 모빌리티 대학원 : "모르는 길을 갈 때는 내비를 많이 사용하다 보면 내비를 따라서 경로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게 되고요. 그러면 내비에서 안내한 그 경로를 따라가게 되면 그곳에 많은 차량이 아무래도 모이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가 많이 쌓인 경로라면 내비를 따르는 게 합리적이지만, 연휴와 같은 이례적 상황에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촬영기자:지선호 권준용/영상편집:김철/화면출처:스레드(@its.tours)·온라인 커뮤니티/그래픽:김지혜

[앵커]

▲ 특이한 경로로 안내하면?…"의심·판단해야"▲

이 사안 취재한 지형철 기자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 기자, 앞서 리포트 나온 사례죠 왜 내비게이션이 좁은 농로로 안내한거죠?

[기자]

네, 수도권으로 오는 길에 티맵 안내를 받아 충남 아산시 인주면을 지나던 차량들이 지난해 추석 때 가장 막혔을 때보다 5배 정도 많았다고 합니다.

일단 평소 데이터와 다른 상황이 생긴거죠.

앞서 가중치 말씀드렸는데, 시간이 단축된다고 무조건 대안 경로로 안내하는게 아니라, 가중치가 컸기 때문이라는 게 업체측 설명입니다.

당시 저 구간 가중치는 30분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회하면 30분 넘게 절약된다고 티맵이 판단해 운전이 좀 불편한데도 농로로 안내했던 겁니다.

실제로 정체 직전 티맵을 따라간 차들은 30분 이상 빨리 저 구간을 지났다고 합니다.

문제는 간발의 차이로 많은 차들이 몰렸다는건데, 좁은 농로라 오지도 가지도 못하고 갇혀버린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뒤따르는 차들에게는 다른 경로로 안내했어야 하지 않나요?

[기자]

네, 그런데 이 길이 평소 통행 데이터가 많지 않은 길인데다, CCTV처럼 실시간 상황을 파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당일 티맵 이용자가 800만 명 이었는데, 이 때 농로로 진입한 운전자는 시간당 200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몇 몇 차들이 잠시 정차해 쉬어가는 건지, 아니면 문제가 생긴건지 그것까진 내비가 판단하지 못한거죠.

[앵커]

이처럼 내비가 평소와 다른 길, 특이한 경로를 추천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네, 전문가들은 경로상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꼽았습니다.

다만 이 때도 내비가 제시한 경로를 살펴보고 재난안전문자나 뉴스를 살펴보는 식으로 확인해보라고 합니다.

또 산악도로나 농로 쪽으로 안내하면 평소에도 차량이 자주 통행을 하던 곳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알고리즘이 아무리 똑똑해진다 해도 의심하고, 판단하는, 사람이 할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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