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키운 논 엎을 판…농민들 벼멸구 재해 촉구

입력 2024.10.01 (21:21) 수정 2024.10.0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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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수를 앞둔 전남의 농촌 곳곳이 이례적인 벼멸구 개체 확산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피해 벼를 전량 매입하겠단 방침을 밝히긴 했지만, 농민들은 땜질 처방일 뿐이라며 자연재해 인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금쯤 황금빛이어야 할 가을 들녘.

희멀겋게 변한 벼가 온통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말라붙은 벼에 가까이 가보니 깨알만 한 벼멸구가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이게 약을 한 번 내가 한다고 두 번이나 했는데도 안 죽더라고요. 잡을 수가 없어요."]

추석이 지나고 불과 열흘 사이 벌어진 일.

벼멸구 피해를 입은 벼는 추수도 못 해 몽땅 버려야 하는 실정입니다.

[이석재/벼멸구 피해 농가 : "앞으로 일주일 후면 수확을 해야 하는데 이 상태에서는 수확할 수가 없어요. 기계가 못 올리니까. 체인에 감기거든요. 다 불을 질러야 할 판이에요."]

9월까지 이어진 이례적 폭염에 벼멸구 개체가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전국적으로 2만 6천 ha, 전남에서만 만 9천 ha 피해가 발생한 걸로 집계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말 벼멸구 피해 농가에 대해 피해 벼를 전량 매입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농민들은 정부가 저가에 벼를 매입하는 것은 땜질 처방에 그친다며, 농업재해대책법 등에 따른 재해로 인정하고 피해 조사와 복구비 지원까지 책임질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당장 추수철이 다가온 만큼 피해 벼를 그대로 놔둘 수도 없어 신속한 결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형대/전남도의원 : "(추수철이 되면) 벼를 일찍 베고 그러는데. 피해 비용 확인도 못 할 거 아니냐. 재해로 인정하고 조사에 들어가야지. 수확한 다음에 재해로 인정하면 정확한 조사가 안 되잖아요."]

폭염 등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 분야 피해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이에 맞춘 정책 변화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화면제공:전국쌀생산자협회 전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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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써 키운 논 엎을 판…농민들 벼멸구 재해 촉구
    • 입력 2024-10-01 21:21:48
    • 수정2024-10-02 14:26:18
    뉴스9(광주)
[앵커]

추수를 앞둔 전남의 농촌 곳곳이 이례적인 벼멸구 개체 확산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피해 벼를 전량 매입하겠단 방침을 밝히긴 했지만, 농민들은 땜질 처방일 뿐이라며 자연재해 인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금쯤 황금빛이어야 할 가을 들녘.

희멀겋게 변한 벼가 온통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말라붙은 벼에 가까이 가보니 깨알만 한 벼멸구가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이게 약을 한 번 내가 한다고 두 번이나 했는데도 안 죽더라고요. 잡을 수가 없어요."]

추석이 지나고 불과 열흘 사이 벌어진 일.

벼멸구 피해를 입은 벼는 추수도 못 해 몽땅 버려야 하는 실정입니다.

[이석재/벼멸구 피해 농가 : "앞으로 일주일 후면 수확을 해야 하는데 이 상태에서는 수확할 수가 없어요. 기계가 못 올리니까. 체인에 감기거든요. 다 불을 질러야 할 판이에요."]

9월까지 이어진 이례적 폭염에 벼멸구 개체가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전국적으로 2만 6천 ha, 전남에서만 만 9천 ha 피해가 발생한 걸로 집계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말 벼멸구 피해 농가에 대해 피해 벼를 전량 매입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농민들은 정부가 저가에 벼를 매입하는 것은 땜질 처방에 그친다며, 농업재해대책법 등에 따른 재해로 인정하고 피해 조사와 복구비 지원까지 책임질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당장 추수철이 다가온 만큼 피해 벼를 그대로 놔둘 수도 없어 신속한 결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형대/전남도의원 : "(추수철이 되면) 벼를 일찍 베고 그러는데. 피해 비용 확인도 못 할 거 아니냐. 재해로 인정하고 조사에 들어가야지. 수확한 다음에 재해로 인정하면 정확한 조사가 안 되잖아요."]

폭염 등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 분야 피해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이에 맞춘 정책 변화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화면제공:전국쌀생산자협회 전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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