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환갑 넘은 ‘독수리 둥지’…아쉬움 속 역사 속으로

입력 2024.10.02 (19:43) 수정 2024.10.0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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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한국프로야구 최고령 경기장인 '이글스파크'.

1964년 건립해 전국체전과 실업 야구는 물론, 프로야구의 탄생부터 함께 한 한화의 '독수리 둥지'가 지난달 29일, 올해 47번째 매진을 기록한 가운데, 은퇴 경기를 치른 투수 정우람과 함께 아쉬운 '안녕'을 고했습니다.

[정우람/한화이글스 투수 : "한화이글스파크 61년 역사의 마지막 순간을 팬 여러분, 그리고 저희 선수들과 함께하게 되어 더없는 영광입니다."]

'이글스파크'의 원래 이름은 '한밭야구장', 1982년, 한국프로야구 원년부터 3년 동안 '두산 베어스'의 전신인 'OB 베어스'의 홈구장으로 쓰였는데, 1985년, OB가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1986년 창단한 한화의 전신, 빙그레 이글스가 보금자리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치른 '이글스'의 정규시즌 경기는 2,213경기, 통산 성적은 천67승 41무 천105패로 마감됐습니다.

이 기간 포스트시즌에 13차례, 한국시리즈에 6번 올라 1번의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긴 경기보다는 진 경기가 조금 더 많았지만, 한화의 '보살팬'들에게는 숱한 꼴찌의 기록부터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까지 모두가 소중한 추억입니다.

[민병갑/'빙그레-한화 이글스'팬 : "40년을 넘게 한화이글스 골수팬입니다. 회사에서 도망도 가고, 조퇴 맞고도 가고, 집에다 거짓말도 하고 가고, 엄청 많이 갔죠. 신축 구장도 필요는 하지만 그래도 나이 먹은 사람들은 아마 지금 구장이 더 좋지 않을까…."]

가장 오래된 구장답게 기념할 만한 기록도 많이 남았습니다.

빙그레-한화로 이어지는 팀의 역사에 4명의 선수가 '영구결번'의 영광을 누렸는데요.

유격수 최초 홈런왕이자, 1991년과 92년, 2년 연속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장종훈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 한화의 간판 선발투수로 활약한 정민철과 송진우, 한-미-일 최다 연속 출루 기록의 김태균이 자신들의 등번호를 '이글스파크'에 영원히 아로새겼습니다.

또 올해 한화에 복귀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KBO 통산 100승 경기와 정우람의 천 번째 경기 출장이 '이글스파크'에서 있었고, 송진우의 통산 3천 이닝과 탈삼진 2천 개, 구대성의 200세이브, 김태균의 86경기 연속 출루 역사도 이곳에서 작성됐습니다.

2018년에는 이글스파크의 '또래'인 한용덕 감독이 마지막 '가을야구'를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한용덕/전 한화이글스 감독 : "이제 사라지는구나. 내 청춘을 저기에 다 바쳤는데 하면서 남다른 감회가 많이 서려 있는 그런 구장이기 때문에 좀 많이 찡했습니다. 야구장이 이제 수명을 다했는지, 또 새로운 구장이 생긴다고 해서 그런지, 조금씩 조금씩 고장들이 나서…. 정말 열심히 멋진 야구를 보여주는 데 노력을 많이 했구나. 그동안 고생했다."]

이제 환갑을 넘긴 '이글스파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베이스볼 드림파크'가 독수리들의 새로운 둥지 역할을 하겠지만, 구장 곳곳에 새겨진 기쁨과 슬픔, 설렘과 절망의 모든 추억은 이글스 팬들에게 영원히 간직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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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10-02 20: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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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 최고령 경기장인 '이글스파크'.

1964년 건립해 전국체전과 실업 야구는 물론, 프로야구의 탄생부터 함께 한 한화의 '독수리 둥지'가 지난달 29일, 올해 47번째 매진을 기록한 가운데, 은퇴 경기를 치른 투수 정우람과 함께 아쉬운 '안녕'을 고했습니다.

[정우람/한화이글스 투수 : "한화이글스파크 61년 역사의 마지막 순간을 팬 여러분, 그리고 저희 선수들과 함께하게 되어 더없는 영광입니다."]

'이글스파크'의 원래 이름은 '한밭야구장', 1982년, 한국프로야구 원년부터 3년 동안 '두산 베어스'의 전신인 'OB 베어스'의 홈구장으로 쓰였는데, 1985년, OB가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1986년 창단한 한화의 전신, 빙그레 이글스가 보금자리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치른 '이글스'의 정규시즌 경기는 2,213경기, 통산 성적은 천67승 41무 천105패로 마감됐습니다.

이 기간 포스트시즌에 13차례, 한국시리즈에 6번 올라 1번의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긴 경기보다는 진 경기가 조금 더 많았지만, 한화의 '보살팬'들에게는 숱한 꼴찌의 기록부터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까지 모두가 소중한 추억입니다.

[민병갑/'빙그레-한화 이글스'팬 : "40년을 넘게 한화이글스 골수팬입니다. 회사에서 도망도 가고, 조퇴 맞고도 가고, 집에다 거짓말도 하고 가고, 엄청 많이 갔죠. 신축 구장도 필요는 하지만 그래도 나이 먹은 사람들은 아마 지금 구장이 더 좋지 않을까…."]

가장 오래된 구장답게 기념할 만한 기록도 많이 남았습니다.

빙그레-한화로 이어지는 팀의 역사에 4명의 선수가 '영구결번'의 영광을 누렸는데요.

유격수 최초 홈런왕이자, 1991년과 92년, 2년 연속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장종훈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 한화의 간판 선발투수로 활약한 정민철과 송진우, 한-미-일 최다 연속 출루 기록의 김태균이 자신들의 등번호를 '이글스파크'에 영원히 아로새겼습니다.

또 올해 한화에 복귀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KBO 통산 100승 경기와 정우람의 천 번째 경기 출장이 '이글스파크'에서 있었고, 송진우의 통산 3천 이닝과 탈삼진 2천 개, 구대성의 200세이브, 김태균의 86경기 연속 출루 역사도 이곳에서 작성됐습니다.

2018년에는 이글스파크의 '또래'인 한용덕 감독이 마지막 '가을야구'를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한용덕/전 한화이글스 감독 : "이제 사라지는구나. 내 청춘을 저기에 다 바쳤는데 하면서 남다른 감회가 많이 서려 있는 그런 구장이기 때문에 좀 많이 찡했습니다. 야구장이 이제 수명을 다했는지, 또 새로운 구장이 생긴다고 해서 그런지, 조금씩 조금씩 고장들이 나서…. 정말 열심히 멋진 야구를 보여주는 데 노력을 많이 했구나. 그동안 고생했다."]

이제 환갑을 넘긴 '이글스파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베이스볼 드림파크'가 독수리들의 새로운 둥지 역할을 하겠지만, 구장 곳곳에 새겨진 기쁨과 슬픔, 설렘과 절망의 모든 추억은 이글스 팬들에게 영원히 간직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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