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장애조사 결과 매년 1천 건 ‘이의 신청’ 이유는?

[앵커]

2019년 장애등급제가 폐지된 이후, 정부는 '종합 조사'를 도입했습니다.

장애를 총 열다섯 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에 맞춰 장애급여나 활동 지원 등을 차등 적용하고 있는데요.

이 조사 결과에 불복해 이의 신청에 나선 경우가 해마다 천 건이 넘습니다.

현행 장애 심사, 무엇이 문제인지 진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와상장애인 김준우 씨.

국민연금공단의 장애 종합 조사에서 전체 15구간 중 '5구간'으로 판정됐습니다.

활동 지원은 월 360시간,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만 가능합니다.

[김준우/와상장애인 : "목 밑으로는 전혀 못 움직여요. 아무것도 못 해요 혼자서는. 그런데도 5구간이에요. 어떤 장애가 더 있어야지…."]

같은 지체 장애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각각 10구간, 6구간으로 다르게 판정된 경우도 있습니다.

[진성선/지체장애인 : "(동생과 결과가 다르게 나온 자체가) 당일에 나온 조사원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거라고…."]

자매는 두 차례 이의신청 끝에 같은 6구간으로 조정됐습니다.

장애 구간 판정에 대한 이의 신청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1,140건으로, 이중 절반은 재심사에서 상향 조정됐습니다.

최초 심사가 부실했다는 방증인데, 조사 인력의 전문성 부족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실제로 현재 공단에서 장애 종합조사를 담당하는 직원의 1/3은 장애 업무 경력이 1년 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직원 한 명당 월평균 30건 정도를 처리해야 해, 충분한 심사가 이뤄지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서미화/국회 보건복지위원/더불어민주당 : "(담당 직원의)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고, 이용인 중심이 아니라 의료적 관점에서 행정 중심, 그래서 통제적이고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공단 측은 수시 교육과 내부 검증을 시행 중이라면서도, 장애 업무는 순환 보직으로 운영돼 한 사람에게 장기간 맡길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촬영기자:연봉석 김철호 임태호/영상편집:박경상/그래픽:박미주/자료제공:서미화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