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의 선택적 공문 공개? ‘사면 사태’ 때도 AFC가 공문 발송

입력 2024.10.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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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최근 국제축구연맹 FIFA부터 온 "정치적 개입을 우려한다"라는 내용의 공문의 발송 경위에 대해 협회가 먼저 FIFA에 이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 국회의 현안질의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교롭게 문체부의 중간 감사 결과 발표날이 있던 그날 밤 FIFA의 공문 발송 사실이 알려졌다.

궁지에 몰린 축구협회가 FIFA에 직접 요청해 해당 공문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이유다.

협회를 향한 '부당한 개입'이 아닌 협회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것도 문제인가라는 비판 여론 속에 국정감사에 출석한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피파의 공문은 단지 '의례적 행위'로 본다고 답하기도 했다.

■"FIFA에 공문 먼저 요청한 것 아냐"
이런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문체부에 "FIFA의 공문은 협회가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내왔다.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 AFC는 수시로 축구협회의 사안을 모니터링 하고 있고, 문제 상황이 발생할 시 공문을 통해 해당 이슈에 대한 자세한 경위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축구협회는 최근 승부조작 사면 사태, 손준호의 영구제명 사건 등에서도 공문을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근거를 든 두 가지 사례는 정작 FIFA가 아닌 모두 AFC에서 온 공문이었다. FIFA로부터는 최근 협회의 현안과 관련해 어떠한 공문을 받았는 지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었다.

또한, 축구협회는 FIFA로부터의 공문 수신 내용을 매우 '이례적'으로 문체부에도 직접 보고했다. 문체부 담당자가 계속해서 연락이 닿지 않자, 이메일로 공문 수신을 알리는 정성까지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실 제공▲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실 제공

■'승부조작 사면' 공문도 문체부에 전달했을까?
그러나 이번 FIFA 공문과는 달리 축구협회가 위 답변서에서 근거로 제시한 2개의 AFC 공문은 문체부에 접수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AFC가 보내온 승부조작 사면과 손준호건 관련된 공문은 축구협회가 문체부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받은 기록은 확인이 안되고 있다. 또한 두 공문의 구체적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선택적 공문 활용'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한국 축구판을 뒤흔든 사면 사태와 관련해 AFC가 협회에 보낸 공문은 무게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AFC는 사면 사태와 관련해 협회에 경위 파악을 위한 자료 요청 공문을 보낸 가운데, 협회가 사면 사태에 대해 명확한 진상 규명을 위한 의지가 있었다면 이 역시 문체부에 보고하는 것이 마땅했던 상황이다.

문체부는 이달 말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여기엔 승부조작 사면 사태와 관련된 조치사항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불리할 때만 FIFA와 AFC 뒤에 숨어버리는, 축구협회가 전가의 보도처럼 쓰고 있는 '선택적 그림자 전술'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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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축구협회의 선택적 공문 공개? ‘사면 사태’ 때도 AFC가 공문 발송
    • 입력 2024-10-10 15:41:57
    스포츠K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국제축구연맹 FIFA부터 온 "정치적 개입을 우려한다"라는 내용의 공문의 발송 경위에 대해 협회가 먼저 FIFA에 이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 국회의 현안질의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교롭게 문체부의 중간 감사 결과 발표날이 있던 그날 밤 FIFA의 공문 발송 사실이 알려졌다.

궁지에 몰린 축구협회가 FIFA에 직접 요청해 해당 공문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이유다.

협회를 향한 '부당한 개입'이 아닌 협회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것도 문제인가라는 비판 여론 속에 국정감사에 출석한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피파의 공문은 단지 '의례적 행위'로 본다고 답하기도 했다.

■"FIFA에 공문 먼저 요청한 것 아냐"
이런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문체부에 "FIFA의 공문은 협회가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내왔다.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 AFC는 수시로 축구협회의 사안을 모니터링 하고 있고, 문제 상황이 발생할 시 공문을 통해 해당 이슈에 대한 자세한 경위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축구협회는 최근 승부조작 사면 사태, 손준호의 영구제명 사건 등에서도 공문을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근거를 든 두 가지 사례는 정작 FIFA가 아닌 모두 AFC에서 온 공문이었다. FIFA로부터는 최근 협회의 현안과 관련해 어떠한 공문을 받았는 지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었다.

또한, 축구협회는 FIFA로부터의 공문 수신 내용을 매우 '이례적'으로 문체부에도 직접 보고했다. 문체부 담당자가 계속해서 연락이 닿지 않자, 이메일로 공문 수신을 알리는 정성까지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실 제공
■'승부조작 사면' 공문도 문체부에 전달했을까?
그러나 이번 FIFA 공문과는 달리 축구협회가 위 답변서에서 근거로 제시한 2개의 AFC 공문은 문체부에 접수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AFC가 보내온 승부조작 사면과 손준호건 관련된 공문은 축구협회가 문체부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받은 기록은 확인이 안되고 있다. 또한 두 공문의 구체적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선택적 공문 활용'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한국 축구판을 뒤흔든 사면 사태와 관련해 AFC가 협회에 보낸 공문은 무게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AFC는 사면 사태와 관련해 협회에 경위 파악을 위한 자료 요청 공문을 보낸 가운데, 협회가 사면 사태에 대해 명확한 진상 규명을 위한 의지가 있었다면 이 역시 문체부에 보고하는 것이 마땅했던 상황이다.

문체부는 이달 말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여기엔 승부조작 사면 사태와 관련된 조치사항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불리할 때만 FIFA와 AFC 뒤에 숨어버리는, 축구협회가 전가의 보도처럼 쓰고 있는 '선택적 그림자 전술'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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