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심야에 긴급주요지휘관 회의 개최…“대비태세 강화·전략적 모호성”

북한이 우리 측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됐다고 주장하면서 쓰레기 풍선까지 띄운 상황과 관련해 군이 긴급하게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파악됐습니다.

강호필 지상작전사령관은 오늘(11일) 전방 군단급과 사단급 지휘관들을 화상회의로 소집해 북한 상황과 관련해 긴급 지휘관 공조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회의에서는 각급 부대별로 북한군 상황과 이상 유무를 파악했고, 특히 경계 작전 중인 전방부대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군 당국은 28차 쓰레기 풍선 부양 직후 위기조치기구도 긴급히 소집해 대응 중이며, 이번 풍선은 중부전선 일대에서 날아온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앞서 북한은 북한 외무성 중대 성명을 통해 우리가 지난 3일과 9일, 그리고 10일까지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상공에 침범시켰고 삐라도 살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오늘 오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정청래 위원장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그런 적이 없지만, 확인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시간쯤 뒤에는 합동참모본부가 "북한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전략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며 "북한 내부에서 할 수도 있고, 국가안보와 작전 보안상 확인해 드릴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군 당국이 전략적 모호성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결정해, 북한의 대응에 혼선을 초래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보입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도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했다는 얘기로, 북한 방공망의 허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런 무인기 침범이 여러차례였다는 점에서 북한도 상당한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올린 사진을 봤을 때 삐라의 형식이 우리 정부나 기존의 탈북민 단체가 보내던 것과 성격이 다른데, 결국 삐라를 많이 보내지 않았던 단체나 개인이 보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북한이 제어하거나 특정하기 어려운 대상이기 때문에 더욱 공포심이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북한 조선중앙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