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흑인·히스패닉이 왜?…해리스 ‘비상’ [뉴스in뉴스]

입력 2024.10.16 (12:35) 수정 2024.10.16 (13: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제 20일 밖에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이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해리스와 트럼프, 두 후보의 지지율이 동률인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던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상당수 해리스에서 트럼프에게로 옮겨가고 있는 거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왜, 해리스를 떠나 '반이민'을 부르짖는 트럼프에게로 향하고 있는 걸까요.

박현진 해설위원과 들여다보겠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보면 정말로 딱 붙었던데요.

미국 대선에 막판까지 이런 경우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기자]

네, 전에 없던, 그야말로 초접전인데요.

NBC 방송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전국 지지율이 48%로 같게 나왔고요.

또 ABC 방송 조사에선, 전국 지지율은 오차범위 안에서 해리스가 2%p차로 앞서지만, 핵심 7개 경합주의 지지율만 놓고 보면 두 후보, 49% 지지율로 동률입니다.

[앵커]

미국 대선 방식으로 봤을 때 전국 지지율보다 경합주의 승패가 더 중요하지 않나요?

[기자]

네, 미국 대선은 간접선거죠.

각 주별 승자가 그 주의 선거인단 수 전체를 다 가져가는 '승자독식' 방식인데요.

그래서 이미 승패가 거의 결정된 주들은 별로 의미가 없고요.

지금 시점에선 7개 경합주, 그러니까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그 7개 주에서 누가 이기느냐가 최종 선거 결과를 좌우하게 되는데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들 경합주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초박빙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눈에 띄는 게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과 히스패닉의 지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거에요?

[기자]

네, 과거에는 이들이 거의 90%까지도, 민주당 후보에게 몰표를 줬었는데요.

지금,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그만한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 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요.

흑인 유권자의 78%가 해리스 부통령을, 15%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거로 나타났습니다.

78%면 압도적인 거 아니냐, 할 수도 있는데요.

2016년 대선 때는 92%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2020년 대선 때는 90%가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에 투표했었거든요.

그에 비하면 지지세가 많이 약해진 거죠.

[앵커]

히스패닉도 비슷한 상황이죠?

[기자]

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계의 지지율, 56%로 조사됐는데요.

앞선 3차례 대선 때 60-70%대를 기록했던 것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스패닉계 지지율을 꾸준히 올려가고 있고요.

[앵커]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계이기도 하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 등을 고려하면 최근의 이 분위기가 잘 설명되지 않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됐던 2016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트럼프가 흑인과 히스패닉에 호의적이었을 리는 없잖아요.

그런데도 지지세는 오히려 커지고 있거든요.

도대체 왜 이런 거냐,라는 질문에 뉴욕타임스가 몇가지 이유를 내놨는데요.

우선 트럼프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나와는 상관 없는 일'로 여긴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들 유권자 40% 이상은 남부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데 찬성하고요.

트럼프가 아이티 이민자들은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식의 허위 주장을 해도 별로 불쾌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역시 경제 문제인데요.

많은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최근의 고물가로 고통을 겪었고, 과거 트럼프가 집권했을 때를 오히려 평화로웠던 시기로 떠올린다고 해요.

그래서 결국, 민주당에 또다시 투표해도 자신들의 삶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거라고 하는 실망감이 유권자들을 떠나게 하고 있다,

이렇게 뉴욕타임스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시점에서 보면 해리스 쪽이 더 다급할 거 같은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흑인과 히스패닉 사이 지지율 하락은 특히 젊은 남성들에게서 더 두드러지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흑인 남성을 위한 맞춤형 공약을 내놨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가만있지 않고 이들을 겨냥한 발언을 늘려가며 확실한 표심 잡기에 나섰는데요.

두 후보 모두, 이번주 초엔 가장 치열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를 돌았는데요.

발언, 들어보시죠.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공화당 대선 후보 : "(저에 대한) 흑인과 히스패닉의 지지율이 급상승했습니다. 마음에 들어요. 해리스 부통령은 똑똑한 여성이 아닙니다. 사실입니다. 우리가 4년 동안 한 경험을 (또다시)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은 그런 경험을 하지 않을 겁니다."]

[해리스/미국 부통령/민주당 대선 후보 : "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미국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그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흐트러지고 있습니다. 그는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노리고 있습니다."]

지금 추세가 트럼프 쪽이 조금 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어서요.

민주당에선 오바마 전 대통령,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총 출동해서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는데요.

앞으로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7개 경합주의 판세, 특히 히스패닉과 흑인 남성의 표심이 어떻게 변해갈지가 앞으로 20일 남은 미국 대선까지의 관전포인트가 될 거 같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믿었던 흑인·히스패닉이 왜?…해리스 ‘비상’ [뉴스in뉴스]
    • 입력 2024-10-16 12:35:02
    • 수정2024-10-16 13:03:21
    뉴스 12
[앵커]

이제 20일 밖에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이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해리스와 트럼프, 두 후보의 지지율이 동률인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던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상당수 해리스에서 트럼프에게로 옮겨가고 있는 거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왜, 해리스를 떠나 '반이민'을 부르짖는 트럼프에게로 향하고 있는 걸까요.

박현진 해설위원과 들여다보겠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보면 정말로 딱 붙었던데요.

미국 대선에 막판까지 이런 경우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기자]

네, 전에 없던, 그야말로 초접전인데요.

NBC 방송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전국 지지율이 48%로 같게 나왔고요.

또 ABC 방송 조사에선, 전국 지지율은 오차범위 안에서 해리스가 2%p차로 앞서지만, 핵심 7개 경합주의 지지율만 놓고 보면 두 후보, 49% 지지율로 동률입니다.

[앵커]

미국 대선 방식으로 봤을 때 전국 지지율보다 경합주의 승패가 더 중요하지 않나요?

[기자]

네, 미국 대선은 간접선거죠.

각 주별 승자가 그 주의 선거인단 수 전체를 다 가져가는 '승자독식' 방식인데요.

그래서 이미 승패가 거의 결정된 주들은 별로 의미가 없고요.

지금 시점에선 7개 경합주, 그러니까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그 7개 주에서 누가 이기느냐가 최종 선거 결과를 좌우하게 되는데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들 경합주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초박빙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눈에 띄는 게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과 히스패닉의 지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거에요?

[기자]

네, 과거에는 이들이 거의 90%까지도, 민주당 후보에게 몰표를 줬었는데요.

지금,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그만한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 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요.

흑인 유권자의 78%가 해리스 부통령을, 15%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거로 나타났습니다.

78%면 압도적인 거 아니냐, 할 수도 있는데요.

2016년 대선 때는 92%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2020년 대선 때는 90%가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에 투표했었거든요.

그에 비하면 지지세가 많이 약해진 거죠.

[앵커]

히스패닉도 비슷한 상황이죠?

[기자]

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계의 지지율, 56%로 조사됐는데요.

앞선 3차례 대선 때 60-70%대를 기록했던 것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스패닉계 지지율을 꾸준히 올려가고 있고요.

[앵커]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계이기도 하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 등을 고려하면 최근의 이 분위기가 잘 설명되지 않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됐던 2016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트럼프가 흑인과 히스패닉에 호의적이었을 리는 없잖아요.

그런데도 지지세는 오히려 커지고 있거든요.

도대체 왜 이런 거냐,라는 질문에 뉴욕타임스가 몇가지 이유를 내놨는데요.

우선 트럼프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나와는 상관 없는 일'로 여긴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들 유권자 40% 이상은 남부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데 찬성하고요.

트럼프가 아이티 이민자들은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식의 허위 주장을 해도 별로 불쾌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역시 경제 문제인데요.

많은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최근의 고물가로 고통을 겪었고, 과거 트럼프가 집권했을 때를 오히려 평화로웠던 시기로 떠올린다고 해요.

그래서 결국, 민주당에 또다시 투표해도 자신들의 삶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거라고 하는 실망감이 유권자들을 떠나게 하고 있다,

이렇게 뉴욕타임스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시점에서 보면 해리스 쪽이 더 다급할 거 같은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흑인과 히스패닉 사이 지지율 하락은 특히 젊은 남성들에게서 더 두드러지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흑인 남성을 위한 맞춤형 공약을 내놨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가만있지 않고 이들을 겨냥한 발언을 늘려가며 확실한 표심 잡기에 나섰는데요.

두 후보 모두, 이번주 초엔 가장 치열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를 돌았는데요.

발언, 들어보시죠.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공화당 대선 후보 : "(저에 대한) 흑인과 히스패닉의 지지율이 급상승했습니다. 마음에 들어요. 해리스 부통령은 똑똑한 여성이 아닙니다. 사실입니다. 우리가 4년 동안 한 경험을 (또다시)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은 그런 경험을 하지 않을 겁니다."]

[해리스/미국 부통령/민주당 대선 후보 : "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미국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그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흐트러지고 있습니다. 그는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노리고 있습니다."]

지금 추세가 트럼프 쪽이 조금 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어서요.

민주당에선 오바마 전 대통령,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총 출동해서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는데요.

앞으로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7개 경합주의 판세, 특히 히스패닉과 흑인 남성의 표심이 어떻게 변해갈지가 앞으로 20일 남은 미국 대선까지의 관전포인트가 될 거 같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