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어도 이겼다고 우겨라” 트럼프의 기원 다룬 영화

입력 2024.10.16 (17:46) 수정 2024.10.1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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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프렌티스>의 도널드 트럼프.  배우 세바스찬 스탠이 트럼프와 닮은 꼴을 연출하기 위해 살을 7kg 찌웠다.영화 <어프렌티스>의 도널드 트럼프. 배우 세바스찬 스탠이 트럼프와 닮은 꼴을 연출하기 위해 살을 7kg 찌웠다.

여기, 승리를 위한 3가지 법칙이 있습니다.

첫째, 공격하고, 공격하라. 또 공격하라.
둘째, 아무것도 인정하지 말아라. 전부 부인해라.
셋째, 오직 승리만 주장할 것. 패배는 인정하지 말라.

영화 <어프렌티스>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멘토'인 로이 콘 변호사에게서 세뇌당하듯 배우는 내용입니다. 영화는 이 우격다짐의 '성공 법칙'을 바탕으로 풋내기 사업가 트럼프가 승승장구했다고 주장합니다. 흑인 세입자를 차별했다가 걸린 소송에서 승리하고,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트럼프 타워도 건축해 냅니다. "중요한 건 오직 이기는 것"이라는 신념, 그리고 불법적 사업 수완 덕분입니다.

영화 <어프렌티스>는 그렇게 1970년대 젊은 사업가 트럼프의 '시작'을 묘사합니다. 막무가내식 인신공격과 막말,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오늘날 트럼프의 근원을 찾아가는 시도입니다. 영어 단어 '어프렌티스'는 견습생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트럼프가 "당신은 해고야!"를 외쳐 자신의 존재를 미국인들에게 각인시킨 TV리얼리티 쇼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영화 <어프렌티스> 의 한 장면. 트럼프는 “중요한 건 이기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승승장구한다.영화 <어프렌티스> 의 한 장면. 트럼프는 “중요한 건 이기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승승장구한다.

"불태워야 할 쓰레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반가울리 없는 영화입니다. 영화 <어프렌티스>는 올해 5월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자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전 부인 이바나에 대한 성폭행(이바나는 1990년 이혼 소송 때 과거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가 이를 번복했습니다)과 지방흡입 수술까지 논쟁적이고 적나라한 장면이 여럿 포함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영화에 대해 '불태워야 할 쓰레기'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측에서 강력한 소송도 예고해 영화 <어프렌티스>는 개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소송을 실제로 내지는 않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성공 스토리를 담은 영화인 줄 알고, 트럼프 지지자인 재계 거물 다니엘 스나이더가 자금을 댔다가, 영화 내용을 보고는 개봉에 반대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는 지난주 미국 전역에서 스크린에 걸렸습니다. 늦었지만 대선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기입니다. 민감한 시점, 대통령과 부통령 TV토론을 주관했던 미국 방송사 ABC와 CBS는 앞서 토론회 방송 시간, 영화 <어프렌티스>의 광고를 거절했습니다.

개봉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영화를 직접 저격했습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에 대한 완전한 가짜다"라며 영화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싸구려 중상모략"이라고도 했습니다. "영화가 폭삭 망하길 바란다"는 저주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어프렌티스>의 감독 알리 아바시는 “연락해 줘서 감사하다. 당신이 원한다면 더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맞받았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이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트럼프의 인간적인 면이 그려지기도 한다.영화 초반에는 이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트럼프의 인간적인 면이 그려지기도 한다.

영화 속 트럼프는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라"는 멘토의 가르침을 받습니다.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운 초박빙의 미국 대선 승부가 이제 20일 남았습니다. 만약 선거가 트럼프의 패배로 결론 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며 경쟁자에게 박수를 보낼지, 영화는 청년 트럼프를 통해 2024년 말 트럼프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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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졌어도 이겼다고 우겨라” 트럼프의 기원 다룬 영화
    • 입력 2024-10-16 17:46:51
    • 수정2024-10-16 19: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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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프렌티스>의 도널드 트럼프.  배우 세바스찬 스탠이 트럼프와 닮은 꼴을 연출하기 위해 살을 7kg 찌웠다.
여기, 승리를 위한 3가지 법칙이 있습니다.

첫째, 공격하고, 공격하라. 또 공격하라.
둘째, 아무것도 인정하지 말아라. 전부 부인해라.
셋째, 오직 승리만 주장할 것. 패배는 인정하지 말라.

영화 <어프렌티스>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멘토'인 로이 콘 변호사에게서 세뇌당하듯 배우는 내용입니다. 영화는 이 우격다짐의 '성공 법칙'을 바탕으로 풋내기 사업가 트럼프가 승승장구했다고 주장합니다. 흑인 세입자를 차별했다가 걸린 소송에서 승리하고,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트럼프 타워도 건축해 냅니다. "중요한 건 오직 이기는 것"이라는 신념, 그리고 불법적 사업 수완 덕분입니다.

영화 <어프렌티스>는 그렇게 1970년대 젊은 사업가 트럼프의 '시작'을 묘사합니다. 막무가내식 인신공격과 막말,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오늘날 트럼프의 근원을 찾아가는 시도입니다. 영어 단어 '어프렌티스'는 견습생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트럼프가 "당신은 해고야!"를 외쳐 자신의 존재를 미국인들에게 각인시킨 TV리얼리티 쇼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영화 <어프렌티스> 의 한 장면. 트럼프는 “중요한 건 이기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승승장구한다.
"불태워야 할 쓰레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반가울리 없는 영화입니다. 영화 <어프렌티스>는 올해 5월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자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전 부인 이바나에 대한 성폭행(이바나는 1990년 이혼 소송 때 과거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가 이를 번복했습니다)과 지방흡입 수술까지 논쟁적이고 적나라한 장면이 여럿 포함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영화에 대해 '불태워야 할 쓰레기'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측에서 강력한 소송도 예고해 영화 <어프렌티스>는 개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소송을 실제로 내지는 않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성공 스토리를 담은 영화인 줄 알고, 트럼프 지지자인 재계 거물 다니엘 스나이더가 자금을 댔다가, 영화 내용을 보고는 개봉에 반대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는 지난주 미국 전역에서 스크린에 걸렸습니다. 늦었지만 대선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기입니다. 민감한 시점, 대통령과 부통령 TV토론을 주관했던 미국 방송사 ABC와 CBS는 앞서 토론회 방송 시간, 영화 <어프렌티스>의 광고를 거절했습니다.

개봉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영화를 직접 저격했습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에 대한 완전한 가짜다"라며 영화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싸구려 중상모략"이라고도 했습니다. "영화가 폭삭 망하길 바란다"는 저주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어프렌티스>의 감독 알리 아바시는 “연락해 줘서 감사하다. 당신이 원한다면 더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맞받았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이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트럼프의 인간적인 면이 그려지기도 한다.
영화 속 트럼프는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라"는 멘토의 가르침을 받습니다.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운 초박빙의 미국 대선 승부가 이제 20일 남았습니다. 만약 선거가 트럼프의 패배로 결론 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며 경쟁자에게 박수를 보낼지, 영화는 청년 트럼프를 통해 2024년 말 트럼프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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