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냉장고 멈추고, 음식도 못 구해’…쿠바 정전 사태 악화일로
입력 2024.10.22 (15:35)
수정 2024.10.22 (15: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인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전이 지속되면서 학교와 문화 시설 등이 문을 닫고 일부 사업체에는 생산 중단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쿠바 정전 사태가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던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쿠바 정부는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블랙 아웃에 대비할 것을 수시로 알리고 있습니다.
전력 부족 사태가 계속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고, 관광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아바나 주민 : "정전이 얼마나 오래갈까요? 제가 무엇을 마실지 보세요. 저는 고통 받고 있어요. 닭고기가 다 떨어지고 집 안의 모든 음식이 상하고 있어요."]
어두운 밤거리에 일부 주민들이 모여 손전등에 의지한 채 모닥불을 때어 음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도 전력 부족으로 밤거리의 불빛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요.
가게들도 문을 닫아 음식을 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데다 팔려고 내놓은 음식도 이미 상해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나마 문을 연 빵 가게 앞에는 먼 거리에서 찾아온 주민들도 많아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데요.
[로사 로드리게스/아바나 주민 : "나흘 동안 전기가 끊겼습니다. 동네 빵집이 문을 닫아서 다른 곳으로 빵을 사러 가야 합니다. 수백만 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중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어린 자녀가 있는 주민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죠?
전기가 없으면 당장 냉장고도 작동을 안 하는 만큼 음식을 보관하기가 어려울 텐데요.
[기자]
에너지 위기가 위험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쿠바 정부는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한 긴급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수도 아바나의 경우 최소 2백만 명이 전기 없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어린 자녀를 돌봐야 하는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레니스 나폴레스/주민 : "제 딸은 먹지도 못하고, 잘 수도 없고, 학교도 가지 않고 있어요. 제 딸의 삶은 지금 마비되었습니다. 다른 많은 쿠바 어린이처럼 제 딸의 어린 시절이 마비되었어요."]
[아나벨 곤잘레스/주민 : "전화기도 안 되고 냉장고도 멈췄어요. 모든 것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물도 없어요. 제가 가진 유일한 물은 이 물뿐입니다. 모든 것이 버려지고 있어요."]
정부의 긴급 조치로 대부분의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는데요.
각 가정에서는 냉장고가 멈추어선 데다 가스뿐 아니라 상수도 모터가 멈추면서 수도 공급도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주민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공무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필수적인 사업체가 아닌 경우에는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앵커]
쿠바의 전력 부족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라는데요.
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거죠?
[기자]
쿠바에서는 지난 18일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수도 아바나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정전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일부 전력공급이 재개됐다가 다시 중단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쿠바 정부의 복구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요.
쿠바는 전력 생산을 화력발전소 8곳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데, 대부분 만들어진 지 50년 가까이 된 데다 제대로 된 유지보수를 하지 못해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 2022년에도 허리케인 이언의 영향으로 쿠바 전국이 한동안 정전에 시달렸었는데요.
당시 부서졌던 일부 시설물은 복구되는데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쿠바 정부는 열악한 인프라 개선을 위해 인력과 자본을 계속 투입하고 있지만, 작업이 복잡한 데다 석유 부족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베네수엘라에서 저가로 제공받던 원유 공급도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정전이 길어지면서 수도 아바나의 일부 시민들은 냄비를 두드리며 신속한 조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돌과 쓰레기통을 이용해 도로를 막기도 했는데요.
쿠바에서는 지난 2021년 정전으로 인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던 만큼 쿠바 당국은 이번 소규모 시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앵커]
여기에 허리케인까지 오면서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면서요?
천만 명의 쿠바 인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정전 사태 언제쯤 해결될까요?
[기자]
현지 시각으로 20일 저녁에 1급 허리케인 오스카가 쿠바 동부에 상륙했습니다.
오스카의 최대 풍속은 시속 130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금은 열대성 폭풍으로 약해져 강풍은 줄었지만, 여전히 파도는 거센 상태라고 합니다.
허리케인 오스카가 상륙했을 당시 쿠바 모습인데요.
강한 바람과 폭우로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곳곳에 전선이 손상됐습니다.
허리케인까지 덮쳐 정전 복구 작업은 더 어려워졌는데요.
쿠바는 북한, 이란 등과 함께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나라로 무역 제재로 인한 외화 부족과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쿠바 외무장관은 미국 탓에 물품 공급이 끊겨 정전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가까운 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데요.
[비센테 드 라 오 레비/쿠바 에너지부 장관 : "콜롬비아, 멕시코,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우리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고장 난 화력 발전소 시설을 복구하는데 앞으로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에너지난을 타개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소진영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인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전이 지속되면서 학교와 문화 시설 등이 문을 닫고 일부 사업체에는 생산 중단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쿠바 정전 사태가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던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쿠바 정부는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블랙 아웃에 대비할 것을 수시로 알리고 있습니다.
전력 부족 사태가 계속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고, 관광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아바나 주민 : "정전이 얼마나 오래갈까요? 제가 무엇을 마실지 보세요. 저는 고통 받고 있어요. 닭고기가 다 떨어지고 집 안의 모든 음식이 상하고 있어요."]
어두운 밤거리에 일부 주민들이 모여 손전등에 의지한 채 모닥불을 때어 음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도 전력 부족으로 밤거리의 불빛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요.
가게들도 문을 닫아 음식을 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데다 팔려고 내놓은 음식도 이미 상해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나마 문을 연 빵 가게 앞에는 먼 거리에서 찾아온 주민들도 많아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데요.
[로사 로드리게스/아바나 주민 : "나흘 동안 전기가 끊겼습니다. 동네 빵집이 문을 닫아서 다른 곳으로 빵을 사러 가야 합니다. 수백만 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중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어린 자녀가 있는 주민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죠?
전기가 없으면 당장 냉장고도 작동을 안 하는 만큼 음식을 보관하기가 어려울 텐데요.
[기자]
에너지 위기가 위험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쿠바 정부는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한 긴급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수도 아바나의 경우 최소 2백만 명이 전기 없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어린 자녀를 돌봐야 하는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레니스 나폴레스/주민 : "제 딸은 먹지도 못하고, 잘 수도 없고, 학교도 가지 않고 있어요. 제 딸의 삶은 지금 마비되었습니다. 다른 많은 쿠바 어린이처럼 제 딸의 어린 시절이 마비되었어요."]
[아나벨 곤잘레스/주민 : "전화기도 안 되고 냉장고도 멈췄어요. 모든 것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물도 없어요. 제가 가진 유일한 물은 이 물뿐입니다. 모든 것이 버려지고 있어요."]
정부의 긴급 조치로 대부분의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는데요.
각 가정에서는 냉장고가 멈추어선 데다 가스뿐 아니라 상수도 모터가 멈추면서 수도 공급도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주민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공무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필수적인 사업체가 아닌 경우에는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앵커]
쿠바의 전력 부족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라는데요.
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거죠?
[기자]
쿠바에서는 지난 18일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수도 아바나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정전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일부 전력공급이 재개됐다가 다시 중단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쿠바 정부의 복구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요.
쿠바는 전력 생산을 화력발전소 8곳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데, 대부분 만들어진 지 50년 가까이 된 데다 제대로 된 유지보수를 하지 못해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 2022년에도 허리케인 이언의 영향으로 쿠바 전국이 한동안 정전에 시달렸었는데요.
당시 부서졌던 일부 시설물은 복구되는데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쿠바 정부는 열악한 인프라 개선을 위해 인력과 자본을 계속 투입하고 있지만, 작업이 복잡한 데다 석유 부족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베네수엘라에서 저가로 제공받던 원유 공급도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정전이 길어지면서 수도 아바나의 일부 시민들은 냄비를 두드리며 신속한 조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돌과 쓰레기통을 이용해 도로를 막기도 했는데요.
쿠바에서는 지난 2021년 정전으로 인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던 만큼 쿠바 당국은 이번 소규모 시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앵커]
여기에 허리케인까지 오면서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면서요?
천만 명의 쿠바 인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정전 사태 언제쯤 해결될까요?
[기자]
현지 시각으로 20일 저녁에 1급 허리케인 오스카가 쿠바 동부에 상륙했습니다.
오스카의 최대 풍속은 시속 130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금은 열대성 폭풍으로 약해져 강풍은 줄었지만, 여전히 파도는 거센 상태라고 합니다.
허리케인 오스카가 상륙했을 당시 쿠바 모습인데요.
강한 바람과 폭우로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곳곳에 전선이 손상됐습니다.
허리케인까지 덮쳐 정전 복구 작업은 더 어려워졌는데요.
쿠바는 북한, 이란 등과 함께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나라로 무역 제재로 인한 외화 부족과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쿠바 외무장관은 미국 탓에 물품 공급이 끊겨 정전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가까운 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데요.
[비센테 드 라 오 레비/쿠바 에너지부 장관 : "콜롬비아, 멕시코,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우리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고장 난 화력 발전소 시설을 복구하는데 앞으로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에너지난을 타개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소진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드 이슈] ‘냉장고 멈추고, 음식도 못 구해’…쿠바 정전 사태 악화일로
-
- 입력 2024-10-22 15:35:20
- 수정2024-10-22 15:41:47
[앵커]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인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전이 지속되면서 학교와 문화 시설 등이 문을 닫고 일부 사업체에는 생산 중단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쿠바 정전 사태가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던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쿠바 정부는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블랙 아웃에 대비할 것을 수시로 알리고 있습니다.
전력 부족 사태가 계속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고, 관광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아바나 주민 : "정전이 얼마나 오래갈까요? 제가 무엇을 마실지 보세요. 저는 고통 받고 있어요. 닭고기가 다 떨어지고 집 안의 모든 음식이 상하고 있어요."]
어두운 밤거리에 일부 주민들이 모여 손전등에 의지한 채 모닥불을 때어 음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도 전력 부족으로 밤거리의 불빛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요.
가게들도 문을 닫아 음식을 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데다 팔려고 내놓은 음식도 이미 상해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나마 문을 연 빵 가게 앞에는 먼 거리에서 찾아온 주민들도 많아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데요.
[로사 로드리게스/아바나 주민 : "나흘 동안 전기가 끊겼습니다. 동네 빵집이 문을 닫아서 다른 곳으로 빵을 사러 가야 합니다. 수백만 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중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어린 자녀가 있는 주민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죠?
전기가 없으면 당장 냉장고도 작동을 안 하는 만큼 음식을 보관하기가 어려울 텐데요.
[기자]
에너지 위기가 위험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쿠바 정부는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한 긴급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수도 아바나의 경우 최소 2백만 명이 전기 없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어린 자녀를 돌봐야 하는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레니스 나폴레스/주민 : "제 딸은 먹지도 못하고, 잘 수도 없고, 학교도 가지 않고 있어요. 제 딸의 삶은 지금 마비되었습니다. 다른 많은 쿠바 어린이처럼 제 딸의 어린 시절이 마비되었어요."]
[아나벨 곤잘레스/주민 : "전화기도 안 되고 냉장고도 멈췄어요. 모든 것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물도 없어요. 제가 가진 유일한 물은 이 물뿐입니다. 모든 것이 버려지고 있어요."]
정부의 긴급 조치로 대부분의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는데요.
각 가정에서는 냉장고가 멈추어선 데다 가스뿐 아니라 상수도 모터가 멈추면서 수도 공급도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주민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공무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필수적인 사업체가 아닌 경우에는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앵커]
쿠바의 전력 부족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라는데요.
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거죠?
[기자]
쿠바에서는 지난 18일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수도 아바나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정전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일부 전력공급이 재개됐다가 다시 중단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쿠바 정부의 복구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요.
쿠바는 전력 생산을 화력발전소 8곳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데, 대부분 만들어진 지 50년 가까이 된 데다 제대로 된 유지보수를 하지 못해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 2022년에도 허리케인 이언의 영향으로 쿠바 전국이 한동안 정전에 시달렸었는데요.
당시 부서졌던 일부 시설물은 복구되는데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쿠바 정부는 열악한 인프라 개선을 위해 인력과 자본을 계속 투입하고 있지만, 작업이 복잡한 데다 석유 부족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베네수엘라에서 저가로 제공받던 원유 공급도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정전이 길어지면서 수도 아바나의 일부 시민들은 냄비를 두드리며 신속한 조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돌과 쓰레기통을 이용해 도로를 막기도 했는데요.
쿠바에서는 지난 2021년 정전으로 인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던 만큼 쿠바 당국은 이번 소규모 시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앵커]
여기에 허리케인까지 오면서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면서요?
천만 명의 쿠바 인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정전 사태 언제쯤 해결될까요?
[기자]
현지 시각으로 20일 저녁에 1급 허리케인 오스카가 쿠바 동부에 상륙했습니다.
오스카의 최대 풍속은 시속 130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금은 열대성 폭풍으로 약해져 강풍은 줄었지만, 여전히 파도는 거센 상태라고 합니다.
허리케인 오스카가 상륙했을 당시 쿠바 모습인데요.
강한 바람과 폭우로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곳곳에 전선이 손상됐습니다.
허리케인까지 덮쳐 정전 복구 작업은 더 어려워졌는데요.
쿠바는 북한, 이란 등과 함께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나라로 무역 제재로 인한 외화 부족과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쿠바 외무장관은 미국 탓에 물품 공급이 끊겨 정전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가까운 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데요.
[비센테 드 라 오 레비/쿠바 에너지부 장관 : "콜롬비아, 멕시코,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우리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고장 난 화력 발전소 시설을 복구하는데 앞으로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에너지난을 타개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소진영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인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전이 지속되면서 학교와 문화 시설 등이 문을 닫고 일부 사업체에는 생산 중단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쿠바 정전 사태가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던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쿠바 정부는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블랙 아웃에 대비할 것을 수시로 알리고 있습니다.
전력 부족 사태가 계속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고, 관광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아바나 주민 : "정전이 얼마나 오래갈까요? 제가 무엇을 마실지 보세요. 저는 고통 받고 있어요. 닭고기가 다 떨어지고 집 안의 모든 음식이 상하고 있어요."]
어두운 밤거리에 일부 주민들이 모여 손전등에 의지한 채 모닥불을 때어 음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도 전력 부족으로 밤거리의 불빛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요.
가게들도 문을 닫아 음식을 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데다 팔려고 내놓은 음식도 이미 상해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나마 문을 연 빵 가게 앞에는 먼 거리에서 찾아온 주민들도 많아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데요.
[로사 로드리게스/아바나 주민 : "나흘 동안 전기가 끊겼습니다. 동네 빵집이 문을 닫아서 다른 곳으로 빵을 사러 가야 합니다. 수백만 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중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어린 자녀가 있는 주민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죠?
전기가 없으면 당장 냉장고도 작동을 안 하는 만큼 음식을 보관하기가 어려울 텐데요.
[기자]
에너지 위기가 위험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쿠바 정부는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한 긴급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수도 아바나의 경우 최소 2백만 명이 전기 없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어린 자녀를 돌봐야 하는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레니스 나폴레스/주민 : "제 딸은 먹지도 못하고, 잘 수도 없고, 학교도 가지 않고 있어요. 제 딸의 삶은 지금 마비되었습니다. 다른 많은 쿠바 어린이처럼 제 딸의 어린 시절이 마비되었어요."]
[아나벨 곤잘레스/주민 : "전화기도 안 되고 냉장고도 멈췄어요. 모든 것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물도 없어요. 제가 가진 유일한 물은 이 물뿐입니다. 모든 것이 버려지고 있어요."]
정부의 긴급 조치로 대부분의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는데요.
각 가정에서는 냉장고가 멈추어선 데다 가스뿐 아니라 상수도 모터가 멈추면서 수도 공급도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주민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공무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필수적인 사업체가 아닌 경우에는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앵커]
쿠바의 전력 부족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라는데요.
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거죠?
[기자]
쿠바에서는 지난 18일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수도 아바나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정전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일부 전력공급이 재개됐다가 다시 중단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쿠바 정부의 복구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요.
쿠바는 전력 생산을 화력발전소 8곳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데, 대부분 만들어진 지 50년 가까이 된 데다 제대로 된 유지보수를 하지 못해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 2022년에도 허리케인 이언의 영향으로 쿠바 전국이 한동안 정전에 시달렸었는데요.
당시 부서졌던 일부 시설물은 복구되는데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쿠바 정부는 열악한 인프라 개선을 위해 인력과 자본을 계속 투입하고 있지만, 작업이 복잡한 데다 석유 부족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베네수엘라에서 저가로 제공받던 원유 공급도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정전이 길어지면서 수도 아바나의 일부 시민들은 냄비를 두드리며 신속한 조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돌과 쓰레기통을 이용해 도로를 막기도 했는데요.
쿠바에서는 지난 2021년 정전으로 인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던 만큼 쿠바 당국은 이번 소규모 시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앵커]
여기에 허리케인까지 오면서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면서요?
천만 명의 쿠바 인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정전 사태 언제쯤 해결될까요?
[기자]
현지 시각으로 20일 저녁에 1급 허리케인 오스카가 쿠바 동부에 상륙했습니다.
오스카의 최대 풍속은 시속 130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금은 열대성 폭풍으로 약해져 강풍은 줄었지만, 여전히 파도는 거센 상태라고 합니다.
허리케인 오스카가 상륙했을 당시 쿠바 모습인데요.
강한 바람과 폭우로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곳곳에 전선이 손상됐습니다.
허리케인까지 덮쳐 정전 복구 작업은 더 어려워졌는데요.
쿠바는 북한, 이란 등과 함께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나라로 무역 제재로 인한 외화 부족과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쿠바 외무장관은 미국 탓에 물품 공급이 끊겨 정전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가까운 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데요.
[비센테 드 라 오 레비/쿠바 에너지부 장관 : "콜롬비아, 멕시코,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우리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고장 난 화력 발전소 시설을 복구하는데 앞으로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는 에너지난을 타개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소진영
-
-
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홍희정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