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고문에 화장장까지”…두 달만에 다시 찾은 캄보디아

입력 2024.10.22 (22:55) 수정 2024.10.22 (23: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8월 KBS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리딩방 사기 조직의 거점을 단독으로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추가 취재 과정에서 이런 조직은 소규모에 불과하고 아예 대규모 '범죄 단지'를 만들어 사기와 납치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현장을 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캄보디아 현지 취재를 한 사회부 최인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지난 8월 보도 이후 2달 만에 다시 캄보디아를 간거죠?

먼저 이번 취재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기자]

네, 지난 8월 보도 이후 KBS에 많은 피해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피해자들의 공통된 증언은 당시 보도 내용보다 더 큰 규모의 범죄단지가 있고, 그곳에서 감금과 폭행까지 일어난다는 거였습니다.

제보를 바탕으로 추가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역시 캄보디아 현지에서 관련 첩보를 수집 중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여러 차례 협의 끝에 의심가는 범죄단지 세 곳의 위치를 공유 받았고 직접 현장 취재를 간겁니다.

[앵커]

9시 뉴스에서 보니까 내부 고문 장면이 충격적이던데, 어떤 상황인지 좀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영상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영상들은 납치된 한국인 등 2천여 명의 조직원들이 참여한 텔레그램 대화방에 올라와 있는 겁니다.

중국 범죄 조직들이 캄보디아 등 동남아 등에서 고문한 영상으로 추정됩니다.

취재진이 만난 납치 피해자들도 조직원들이 이 영상들을 보여주며 협박하고, 똑같은 고문을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영상들은 다소 자극적인 측면도 있지만, 범죄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취재진이 선별해 사용했다는 점, 양해 말씀 드립니다.

[앵커]

그럼 이런 고문이 일어난 곳은 캄보디아 어디인가요?

[기자]

먼저 취재진이 찾은 곳은 수도 프놈펜에서 35Km 정도 떨어진 범죄단지입니다.

현지에서는 태자단지라고 불리고 있고요.

4층 짜리 건물 10여 개가 빽빽히 들어선 거대한 단지입니다.

보시는것처럼 높은 담벼락과 철문으로 둘러싸여 있는 폐쇄적인 공간입니다.

무장 경비들이 계속해서 감시를 하고,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모두 신원을 확인하는데요.

태자단지에 감금돼 있다 탈출한 피해자와 현지 택시 기사 이야기 들어보시죠.

[납치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경비 자체가 3단봉을 다 들고 있고 수갑이랑 3단봉 그리고 이제 걔네들만의 경비복이 따로 있어요."]

[현지 택시기사/음성변조 : "기사들은 못 들어가지만, 중국인 조직원이 뒤쪽에 앉아 있으면 통과를 시켜줍니다."]

[앵커]

규모가 어머어마한데 이런 곳이 몇 군데 더 있다고요?

[기자]

네, 취재진은 태자단지 외에 현지에서 원구단지, 망고단지라고 부르는 대규모 범죄 단지를 확인했습니다.

원구단지는 수도 프놈펜 외곽에 있는 곳인데요.

다른 단지들보다 비교적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높은 담벼락으로 둘러싸여 있고,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또 다른 곳은 프놈펜에서 약 25km 남서쪽에 있는 망고단지라는 곳인데요.

단지 안에서 의식주까지 해결 가능한 그야말로 '범죄 도시'입니다.

망고단지 안에 갇혀 있다 탈출한 피해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B 씨/납치 피해자/음성변조 : "파란 지붕 있는데 이런 데는 시장이나 술 먹는 곳 마트 이런 곳이고... 농구장 지나고 나면 오른쪽에 카지노가 있어요."]

[앵커]

그럼 피해자들은 왜 이곳에 가게 된 건가요?

[기자]

저희가 인터뷰한 피해자 중 한 명은 현지와 사업 논의를 위해 입국했다가 납치를 당했다고 합니다.

이야기 들어보시죠.

[A 씨/납치 피해자/음성변조 : "경북 구미에서 (업체와) 미팅을 처음 했었고요. 실제로 업을 하는 애들 같았고. (올해) 7월 2일날 캄보디아로 날아가게 됐죠."]

하지만 공항에는 물류업체 직원이 아닌 중국인과 캄보디아인이 나와있었고, 차에 타자마자 돌연 총을 겨누며 법인 통장의 비밀번호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납치 피해자 역시 통장을 현지 조직에 넘기러 갔다가 감금을 당했는데요.

범죄조직이 한국인들을 왜 납치하는 지는 내일 보도에서 조금 더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실제로 피해자들은 이 범죄단지 안에서 어떤 대우를 받나요?

[기자]

피해자들에겐 말 그대로 지옥이었는데요.

피해자가 자신들에게 협조하지 않자 열흘 동안 전기 고문이 이어졌습니다.

[A 씨/납치 피해자/음성변조 : "손에 수갑 차고 3단봉으로 두드려 맞고. 뼈가 빠졌는데 그 뼈를 계속 일부러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하는 느낌."]

식사나 수면시간도 제대로 보장이 안됐는데요.

태자단지에서 겨우 풀려났지만 온 몸에 저렇게 흉터가 생기고 각막 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로 휴유증이 심각한 상탭니다.

[A 씨/납치 피해자/음성변조 : "온몸에 물집이 잡히고 그 물집이 다 터지고. 후유증으로. 양쪽 눈 다 각막 이식을 해야 된다. 벨트를 풀어서 사람을 저렇게 때립니다. 손발에 수갑을 채우고…."]

[앵커]

이 범죄단지들이 세워진 목적은 뭔가요?

[기자]

보이스피싱이나 리딩방 사기 등을 벌이는 곳인데요.

취재진이 확보한 영상을 보며 설명 드리겠습니다.

건물안에 있는 사무실 영상인데, 휴대전화 수십대, 컴퓨터 수십대가 깔려 있고 조직원들이 뭔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모두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A 씨/납치 피해자/음성변조 : "1층에는 전부 다 이제 보이스피싱 공장들 같은 느낌이었고요. 휴대폰이 한 80~90대씩 깔려 있고 그리고 컴퓨터가 몇십 대씩."]

앞서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만, 내일은 프놈펜 공항에서 실제 납치로 의심되는 현장을 잠복 취재를 통해 추적한 것을 보도해드리려고 합니다.

또 한국인들이 왜 이렇게 범죄의 표적이 되는지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영상편집:김종선 양다운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기 고문에 화장장까지”…두 달만에 다시 찾은 캄보디아
    • 입력 2024-10-22 22:55:18
    • 수정2024-10-22 23:14:30
    뉴스라인 W
[앵커]

지난 8월 KBS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리딩방 사기 조직의 거점을 단독으로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추가 취재 과정에서 이런 조직은 소규모에 불과하고 아예 대규모 '범죄 단지'를 만들어 사기와 납치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현장을 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캄보디아 현지 취재를 한 사회부 최인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지난 8월 보도 이후 2달 만에 다시 캄보디아를 간거죠?

먼저 이번 취재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기자]

네, 지난 8월 보도 이후 KBS에 많은 피해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피해자들의 공통된 증언은 당시 보도 내용보다 더 큰 규모의 범죄단지가 있고, 그곳에서 감금과 폭행까지 일어난다는 거였습니다.

제보를 바탕으로 추가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역시 캄보디아 현지에서 관련 첩보를 수집 중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여러 차례 협의 끝에 의심가는 범죄단지 세 곳의 위치를 공유 받았고 직접 현장 취재를 간겁니다.

[앵커]

9시 뉴스에서 보니까 내부 고문 장면이 충격적이던데, 어떤 상황인지 좀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영상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영상들은 납치된 한국인 등 2천여 명의 조직원들이 참여한 텔레그램 대화방에 올라와 있는 겁니다.

중국 범죄 조직들이 캄보디아 등 동남아 등에서 고문한 영상으로 추정됩니다.

취재진이 만난 납치 피해자들도 조직원들이 이 영상들을 보여주며 협박하고, 똑같은 고문을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영상들은 다소 자극적인 측면도 있지만, 범죄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취재진이 선별해 사용했다는 점, 양해 말씀 드립니다.

[앵커]

그럼 이런 고문이 일어난 곳은 캄보디아 어디인가요?

[기자]

먼저 취재진이 찾은 곳은 수도 프놈펜에서 35Km 정도 떨어진 범죄단지입니다.

현지에서는 태자단지라고 불리고 있고요.

4층 짜리 건물 10여 개가 빽빽히 들어선 거대한 단지입니다.

보시는것처럼 높은 담벼락과 철문으로 둘러싸여 있는 폐쇄적인 공간입니다.

무장 경비들이 계속해서 감시를 하고,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모두 신원을 확인하는데요.

태자단지에 감금돼 있다 탈출한 피해자와 현지 택시 기사 이야기 들어보시죠.

[납치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경비 자체가 3단봉을 다 들고 있고 수갑이랑 3단봉 그리고 이제 걔네들만의 경비복이 따로 있어요."]

[현지 택시기사/음성변조 : "기사들은 못 들어가지만, 중국인 조직원이 뒤쪽에 앉아 있으면 통과를 시켜줍니다."]

[앵커]

규모가 어머어마한데 이런 곳이 몇 군데 더 있다고요?

[기자]

네, 취재진은 태자단지 외에 현지에서 원구단지, 망고단지라고 부르는 대규모 범죄 단지를 확인했습니다.

원구단지는 수도 프놈펜 외곽에 있는 곳인데요.

다른 단지들보다 비교적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높은 담벼락으로 둘러싸여 있고,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또 다른 곳은 프놈펜에서 약 25km 남서쪽에 있는 망고단지라는 곳인데요.

단지 안에서 의식주까지 해결 가능한 그야말로 '범죄 도시'입니다.

망고단지 안에 갇혀 있다 탈출한 피해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B 씨/납치 피해자/음성변조 : "파란 지붕 있는데 이런 데는 시장이나 술 먹는 곳 마트 이런 곳이고... 농구장 지나고 나면 오른쪽에 카지노가 있어요."]

[앵커]

그럼 피해자들은 왜 이곳에 가게 된 건가요?

[기자]

저희가 인터뷰한 피해자 중 한 명은 현지와 사업 논의를 위해 입국했다가 납치를 당했다고 합니다.

이야기 들어보시죠.

[A 씨/납치 피해자/음성변조 : "경북 구미에서 (업체와) 미팅을 처음 했었고요. 실제로 업을 하는 애들 같았고. (올해) 7월 2일날 캄보디아로 날아가게 됐죠."]

하지만 공항에는 물류업체 직원이 아닌 중국인과 캄보디아인이 나와있었고, 차에 타자마자 돌연 총을 겨누며 법인 통장의 비밀번호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납치 피해자 역시 통장을 현지 조직에 넘기러 갔다가 감금을 당했는데요.

범죄조직이 한국인들을 왜 납치하는 지는 내일 보도에서 조금 더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실제로 피해자들은 이 범죄단지 안에서 어떤 대우를 받나요?

[기자]

피해자들에겐 말 그대로 지옥이었는데요.

피해자가 자신들에게 협조하지 않자 열흘 동안 전기 고문이 이어졌습니다.

[A 씨/납치 피해자/음성변조 : "손에 수갑 차고 3단봉으로 두드려 맞고. 뼈가 빠졌는데 그 뼈를 계속 일부러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하는 느낌."]

식사나 수면시간도 제대로 보장이 안됐는데요.

태자단지에서 겨우 풀려났지만 온 몸에 저렇게 흉터가 생기고 각막 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로 휴유증이 심각한 상탭니다.

[A 씨/납치 피해자/음성변조 : "온몸에 물집이 잡히고 그 물집이 다 터지고. 후유증으로. 양쪽 눈 다 각막 이식을 해야 된다. 벨트를 풀어서 사람을 저렇게 때립니다. 손발에 수갑을 채우고…."]

[앵커]

이 범죄단지들이 세워진 목적은 뭔가요?

[기자]

보이스피싱이나 리딩방 사기 등을 벌이는 곳인데요.

취재진이 확보한 영상을 보며 설명 드리겠습니다.

건물안에 있는 사무실 영상인데, 휴대전화 수십대, 컴퓨터 수십대가 깔려 있고 조직원들이 뭔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모두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A 씨/납치 피해자/음성변조 : "1층에는 전부 다 이제 보이스피싱 공장들 같은 느낌이었고요. 휴대폰이 한 80~90대씩 깔려 있고 그리고 컴퓨터가 몇십 대씩."]

앞서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만, 내일은 프놈펜 공항에서 실제 납치로 의심되는 현장을 잠복 취재를 통해 추적한 것을 보도해드리려고 합니다.

또 한국인들이 왜 이렇게 범죄의 표적이 되는지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영상편집:김종선 양다운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