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위반 혐의’ 하연호 대표 ‘집행유예’ 선고

[앵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대표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북측 인사와 교류했더라도 민주주의와 사회 질서에 실질적 위협으로 볼 수 없다고 봤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2년 11월 국정원은 하연호 대표를 압수수색했습니다.

감시 등 본격 수사에 나선 지 10년 가까이 지나서였습니다.

국정원과 경찰은 이날 경남과 제주, 서울 등에서 북측과 교류한 의혹을 받는 이들을 동시에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은 이듬해 초, 하 대표를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과 편의 제공 등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하 대표는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북측 공작원과 만나고, 이메일 등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습니다.

2년 가까운 심리와 선고 연기 끝에 재판부는, 현행법에 따라 법리를 따져야 한다며, 공작원과 교류는 사실로 보고, 회합·통신은 일부 유죄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와 사회 질서 위협으로 볼 수 없는, 정치 이슈나 활동 동향, 안부 등을 주고받은 만큼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접촉 외 공소에 대해선 무죄로 보고, 징역 1년 6개월의 형을 3년간 유예했습니다.

[하연호/전북민중행동 공동상임대표 : "국가보안법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한 어느 누구도 위법을 피해 갈 수가 없단 게 증명됐습니다. 윤석열 정권 유지가 국가보안법 아니면 할 수 없단 것이…."]

다른 지역 판결의 경우, 충북에선 중형이 선고되고, 경남과 제주에선 재판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방용승/전북 겨레하나 대표 :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데 앞장서 나가도록…."]

한편 경찰은 이날 한국진보연대를 압색하는 등 국보법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최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