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국제대회 유치…남측 선수 평양 가나?
입력 2024.11.02 (08:17)
수정 2024.11.0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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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력시위로 국제 사회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
하지만 한편으론 정상 국가의 면모를 보이고 싶은 마음도 커 보입니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그런 모습이 두드러지는데 최근엔 국제 스포츠 무대로 복귀는 물론 국제대회까지 유치하고 나섰습니다.
2028년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의 경우 평양 개최가 확정되기도 했죠.
하지만 북한의 무력 행위들이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면 취소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6일부터 13일까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27회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
단식, 복식 등 여러 경기 부문 중 혼합복식 시상식이 유독 눈길을 끌었는데요.
중국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우리 탁구 대표팀의 임종훈, 신유빈 조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북한의 리정식, 김금영이 은메달을 획득한 겁니다.
지난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과 매우 닮아 있는 장면.
특히 김금영 선수는 당시 환한 미소로 셀카 촬영에 응해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김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도 획득했는데요.
북한 당국도 대대적인 환영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조선중앙TV : "김금영 선수는 다양한 처넣기와 안전한 방어, 예리한 공격으로 맞다드는 강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컵과 금메달을 쟁취하였으며..."]
그도 그럴 것이, 1952년 창설된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는 규모나 위상 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로 꼽힙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아시안게임 같은 경우는 45개 정도 국가가 출전하는데 여기(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는 아시아 30개 회원국이 있어요. 그리고 8일 동안 대회를 하므로 매우 큰 대회이기도 하고 이 대회의 단체전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 올림픽 출전권을 줍니다. 세계 대회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의 하나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이런 의미 있는 대회가 2026년과 2028년, 북한 평양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아시아탁구연합이 2026년 아시아 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와 2028년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 개최국으로 북한을 선정한 겁니다.
아시아탁구연합 관계자에 따르면 대회 유치는 북한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성사됐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북한 내 국제 경기 개최를 일절 거부해 온 북한이 왜 돌연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일까요?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대외적으로는 무조건 'DPRK', 우리는 핵을 보유했지만 굉장히 체육을 잘하는 국가야 그런 정상 국가야 라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고 하는 뚜렷한 목적이 있고요. 대내적으로는 김정은이 집권하고 나서 체육 정치라든지 다양한 체육을 강조했기 때문에 성과를 보여주려고 하는 측면들이 각각의 층위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남다른 스포츠 정치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수시로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고 체육 시설 보수를 지시하는가 하면,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신설해 국제 체육 교류에 적극 나섰습니다.
북한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도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조선중앙TV : "국제 경기들에 나가 우승을 하여 공화국기를 날리는 체육인들이야말로 참다운 애국자들이고 영웅들이며 멋쟁이들이라고 하시며..."]
나아가 북한은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는데요.
실패로 끝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 19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유치를 신청한 바 있으나 불발됐고, 2018년과 2019년 '세계 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 유치에도 잇따라 도전했지만 개최에는 실패했습니다.
2016년엔 '2017 세계 주니어 유도선수권 대회' 개최지로 평양이 확정됐지만 북한의 핵실험으로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북한은 국제대회의 홈경기조차 중립 지역에서 치렀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지속적으로 핵실험에 대한 부분들이 강화되면서 국제사회 제재가 들어가기 시작하고 이 제재의 영향에 의해서 결국 (국제대회를 유치)하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정상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코로나19가 터졌던 거고. 방역 문제가 전혀 준비돼 있지 않는 북한 입장에서는 각종 대회를 못 하게 되는 그런 상황들이었죠."]
물론 북한이 국제대회를 유치한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은 1976년 평양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고, 3년 뒤 1979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열었습니다.
당시 북한 선수들의 기량도 상당했는데 지금까지도 북한 탁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고 있는 박영순은 1975년과 77년에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을 2회 연속 제패했습니다.
북한 전역에 탁구 열풍이 불 정도였습니다.
[조선중앙TV : "이때부터 우리나라에서는 탁구 열풍이 세차게 일어 번졌습니다. 혁명의 수도 평양으로부터 조국의 방방곡곡 그 어디에나 탁구판이 놓여있었고 사람들의 이목은 탁구 경기에 쏠리는 것이 하나의 풍경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28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유치에 적극 나선 이유 중 하나로 70년대 못지않은 지금의 탁구 상승세를 꼽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1970년대 같은 경우는 북한이 탁구 세계 강국 중 하나였거든요. 그런데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스포츠 전반에 대한 경기력들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타난 선수들은 돌연변이처럼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북한으로서는 70년대 영광을 회복시키기 위한 그러한 자신감도 있었겠죠."]
그러나 북한의 뜻대로 순조롭게 대회가 개최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북한이 유치에 성공했던 '2017 세계 주니어 유도선수권대회'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로 인한 정세 불안으로 참가국들이 연이어 불참을 선언했고, 국제유도연맹은 대회 연기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대회는 끝내 평양이 아닌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개최됐는데요.
현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ICBM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개최지는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정상 국가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탁구 대회를 유치했는데 그 가치가 세계의 평화 가치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면 국제사회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아마 아시아 국가 사회에서도 북한 개최에 대해서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안가겠다고 거부권 의사를 할 수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아시아 탁구 연맹에서도 개최지 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겠습니까."]
또 북한 역시 자신들의 핵무력 강화 기조를 바꾸면서까지 국제대회 유치를 고집하지는 않을 거란 평가도 나옵니다.
장웅 전 IOC 위원이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는 말을 유독 강조했던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체육 경기 유치는 본인들이 핵 무력을 보유하고 있는 '정상 국가 DPRK'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유치하는 것이지 본인들의 핵 무력을 폐기하거나 혹은 자제하기 위해서 체육 경기 대회를 유치하는 건 아닐 거라고 저는 판단 됩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놨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인 큰 이슈가 발생하면 북한에선 준비한 체육 경기들을 안 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조선중앙TV/2014년 : "우리 인민과 세계 여러 나라 인민들, 체육 애호가들의 깊은 관심 속에 평양 국제 프로레슬링 경기 대회가 30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막됐습니다."]
2014년, 평양에선 국제 프로레슬링 경기대회가 열렸습니다.
당시 개막경기를 보기 위해 만 명의 관중이 체육관을 찾았는데요.
그러나 국제대회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외국인 관람객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 경기는 철저히 북한 주민들의 관람용에 그쳤습니다.
당시 대회는 북한이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인 일본 안토니오 이노키 의원과 공동 개최한 것이었는데, 스포츠를 통해 일본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평양 개최가 확정된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에는 한국 선수들도 참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북한이 스포츠를 정치로 활용하려는 만큼 우리 유망주들의 참가를 교묘하게 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굳이 초대해서 자기들의 파티장에 남한을 넣어서 축제를 열기에는 다소 제한적이지 않을까. 그리고 아시아 탁구 경기라는 것이 아시안의 축제, 곧 다른 말로 거칠게 표현하자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체육인들의 재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남한을 초대한다 그러진 않을 거 같습니다."]
49년 만에 국제 탁구대회를 평양에 유치하는 북한.
2028년 아시아 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남북 선수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을지 4년 뒤가 벌써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무력시위로 국제 사회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
하지만 한편으론 정상 국가의 면모를 보이고 싶은 마음도 커 보입니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그런 모습이 두드러지는데 최근엔 국제 스포츠 무대로 복귀는 물론 국제대회까지 유치하고 나섰습니다.
2028년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의 경우 평양 개최가 확정되기도 했죠.
하지만 북한의 무력 행위들이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면 취소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6일부터 13일까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27회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
단식, 복식 등 여러 경기 부문 중 혼합복식 시상식이 유독 눈길을 끌었는데요.
중국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우리 탁구 대표팀의 임종훈, 신유빈 조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북한의 리정식, 김금영이 은메달을 획득한 겁니다.
지난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과 매우 닮아 있는 장면.
특히 김금영 선수는 당시 환한 미소로 셀카 촬영에 응해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김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도 획득했는데요.
북한 당국도 대대적인 환영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조선중앙TV : "김금영 선수는 다양한 처넣기와 안전한 방어, 예리한 공격으로 맞다드는 강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컵과 금메달을 쟁취하였으며..."]
그도 그럴 것이, 1952년 창설된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는 규모나 위상 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로 꼽힙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아시안게임 같은 경우는 45개 정도 국가가 출전하는데 여기(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는 아시아 30개 회원국이 있어요. 그리고 8일 동안 대회를 하므로 매우 큰 대회이기도 하고 이 대회의 단체전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 올림픽 출전권을 줍니다. 세계 대회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의 하나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이런 의미 있는 대회가 2026년과 2028년, 북한 평양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아시아탁구연합이 2026년 아시아 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와 2028년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 개최국으로 북한을 선정한 겁니다.
아시아탁구연합 관계자에 따르면 대회 유치는 북한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성사됐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북한 내 국제 경기 개최를 일절 거부해 온 북한이 왜 돌연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일까요?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대외적으로는 무조건 'DPRK', 우리는 핵을 보유했지만 굉장히 체육을 잘하는 국가야 그런 정상 국가야 라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고 하는 뚜렷한 목적이 있고요. 대내적으로는 김정은이 집권하고 나서 체육 정치라든지 다양한 체육을 강조했기 때문에 성과를 보여주려고 하는 측면들이 각각의 층위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남다른 스포츠 정치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수시로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고 체육 시설 보수를 지시하는가 하면,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신설해 국제 체육 교류에 적극 나섰습니다.
북한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도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조선중앙TV : "국제 경기들에 나가 우승을 하여 공화국기를 날리는 체육인들이야말로 참다운 애국자들이고 영웅들이며 멋쟁이들이라고 하시며..."]
나아가 북한은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는데요.
실패로 끝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 19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유치를 신청한 바 있으나 불발됐고, 2018년과 2019년 '세계 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 유치에도 잇따라 도전했지만 개최에는 실패했습니다.
2016년엔 '2017 세계 주니어 유도선수권 대회' 개최지로 평양이 확정됐지만 북한의 핵실험으로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북한은 국제대회의 홈경기조차 중립 지역에서 치렀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지속적으로 핵실험에 대한 부분들이 강화되면서 국제사회 제재가 들어가기 시작하고 이 제재의 영향에 의해서 결국 (국제대회를 유치)하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정상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코로나19가 터졌던 거고. 방역 문제가 전혀 준비돼 있지 않는 북한 입장에서는 각종 대회를 못 하게 되는 그런 상황들이었죠."]
물론 북한이 국제대회를 유치한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은 1976년 평양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고, 3년 뒤 1979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열었습니다.
당시 북한 선수들의 기량도 상당했는데 지금까지도 북한 탁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고 있는 박영순은 1975년과 77년에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을 2회 연속 제패했습니다.
북한 전역에 탁구 열풍이 불 정도였습니다.
[조선중앙TV : "이때부터 우리나라에서는 탁구 열풍이 세차게 일어 번졌습니다. 혁명의 수도 평양으로부터 조국의 방방곡곡 그 어디에나 탁구판이 놓여있었고 사람들의 이목은 탁구 경기에 쏠리는 것이 하나의 풍경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28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유치에 적극 나선 이유 중 하나로 70년대 못지않은 지금의 탁구 상승세를 꼽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1970년대 같은 경우는 북한이 탁구 세계 강국 중 하나였거든요. 그런데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스포츠 전반에 대한 경기력들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타난 선수들은 돌연변이처럼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북한으로서는 70년대 영광을 회복시키기 위한 그러한 자신감도 있었겠죠."]
그러나 북한의 뜻대로 순조롭게 대회가 개최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북한이 유치에 성공했던 '2017 세계 주니어 유도선수권대회'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로 인한 정세 불안으로 참가국들이 연이어 불참을 선언했고, 국제유도연맹은 대회 연기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대회는 끝내 평양이 아닌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개최됐는데요.
현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ICBM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개최지는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정상 국가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탁구 대회를 유치했는데 그 가치가 세계의 평화 가치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면 국제사회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아마 아시아 국가 사회에서도 북한 개최에 대해서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안가겠다고 거부권 의사를 할 수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아시아 탁구 연맹에서도 개최지 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겠습니까."]
또 북한 역시 자신들의 핵무력 강화 기조를 바꾸면서까지 국제대회 유치를 고집하지는 않을 거란 평가도 나옵니다.
장웅 전 IOC 위원이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는 말을 유독 강조했던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체육 경기 유치는 본인들이 핵 무력을 보유하고 있는 '정상 국가 DPRK'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유치하는 것이지 본인들의 핵 무력을 폐기하거나 혹은 자제하기 위해서 체육 경기 대회를 유치하는 건 아닐 거라고 저는 판단 됩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놨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인 큰 이슈가 발생하면 북한에선 준비한 체육 경기들을 안 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조선중앙TV/2014년 : "우리 인민과 세계 여러 나라 인민들, 체육 애호가들의 깊은 관심 속에 평양 국제 프로레슬링 경기 대회가 30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막됐습니다."]
2014년, 평양에선 국제 프로레슬링 경기대회가 열렸습니다.
당시 개막경기를 보기 위해 만 명의 관중이 체육관을 찾았는데요.
그러나 국제대회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외국인 관람객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 경기는 철저히 북한 주민들의 관람용에 그쳤습니다.
당시 대회는 북한이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인 일본 안토니오 이노키 의원과 공동 개최한 것이었는데, 스포츠를 통해 일본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평양 개최가 확정된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에는 한국 선수들도 참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북한이 스포츠를 정치로 활용하려는 만큼 우리 유망주들의 참가를 교묘하게 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굳이 초대해서 자기들의 파티장에 남한을 넣어서 축제를 열기에는 다소 제한적이지 않을까. 그리고 아시아 탁구 경기라는 것이 아시안의 축제, 곧 다른 말로 거칠게 표현하자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체육인들의 재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남한을 초대한다 그러진 않을 거 같습니다."]
49년 만에 국제 탁구대회를 평양에 유치하는 북한.
2028년 아시아 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남북 선수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을지 4년 뒤가 벌써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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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11-02 08:17:51
- 수정2024-11-02 08:29:26
[앵커]
무력시위로 국제 사회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
하지만 한편으론 정상 국가의 면모를 보이고 싶은 마음도 커 보입니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그런 모습이 두드러지는데 최근엔 국제 스포츠 무대로 복귀는 물론 국제대회까지 유치하고 나섰습니다.
2028년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의 경우 평양 개최가 확정되기도 했죠.
하지만 북한의 무력 행위들이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면 취소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6일부터 13일까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27회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
단식, 복식 등 여러 경기 부문 중 혼합복식 시상식이 유독 눈길을 끌었는데요.
중국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우리 탁구 대표팀의 임종훈, 신유빈 조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북한의 리정식, 김금영이 은메달을 획득한 겁니다.
지난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과 매우 닮아 있는 장면.
특히 김금영 선수는 당시 환한 미소로 셀카 촬영에 응해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김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도 획득했는데요.
북한 당국도 대대적인 환영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조선중앙TV : "김금영 선수는 다양한 처넣기와 안전한 방어, 예리한 공격으로 맞다드는 강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컵과 금메달을 쟁취하였으며..."]
그도 그럴 것이, 1952년 창설된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는 규모나 위상 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로 꼽힙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아시안게임 같은 경우는 45개 정도 국가가 출전하는데 여기(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는 아시아 30개 회원국이 있어요. 그리고 8일 동안 대회를 하므로 매우 큰 대회이기도 하고 이 대회의 단체전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 올림픽 출전권을 줍니다. 세계 대회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의 하나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이런 의미 있는 대회가 2026년과 2028년, 북한 평양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아시아탁구연합이 2026년 아시아 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와 2028년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 개최국으로 북한을 선정한 겁니다.
아시아탁구연합 관계자에 따르면 대회 유치는 북한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성사됐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북한 내 국제 경기 개최를 일절 거부해 온 북한이 왜 돌연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일까요?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대외적으로는 무조건 'DPRK', 우리는 핵을 보유했지만 굉장히 체육을 잘하는 국가야 그런 정상 국가야 라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고 하는 뚜렷한 목적이 있고요. 대내적으로는 김정은이 집권하고 나서 체육 정치라든지 다양한 체육을 강조했기 때문에 성과를 보여주려고 하는 측면들이 각각의 층위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남다른 스포츠 정치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수시로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고 체육 시설 보수를 지시하는가 하면,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신설해 국제 체육 교류에 적극 나섰습니다.
북한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도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조선중앙TV : "국제 경기들에 나가 우승을 하여 공화국기를 날리는 체육인들이야말로 참다운 애국자들이고 영웅들이며 멋쟁이들이라고 하시며..."]
나아가 북한은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는데요.
실패로 끝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 19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유치를 신청한 바 있으나 불발됐고, 2018년과 2019년 '세계 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 유치에도 잇따라 도전했지만 개최에는 실패했습니다.
2016년엔 '2017 세계 주니어 유도선수권 대회' 개최지로 평양이 확정됐지만 북한의 핵실험으로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북한은 국제대회의 홈경기조차 중립 지역에서 치렀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지속적으로 핵실험에 대한 부분들이 강화되면서 국제사회 제재가 들어가기 시작하고 이 제재의 영향에 의해서 결국 (국제대회를 유치)하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정상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코로나19가 터졌던 거고. 방역 문제가 전혀 준비돼 있지 않는 북한 입장에서는 각종 대회를 못 하게 되는 그런 상황들이었죠."]
물론 북한이 국제대회를 유치한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은 1976년 평양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고, 3년 뒤 1979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열었습니다.
당시 북한 선수들의 기량도 상당했는데 지금까지도 북한 탁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고 있는 박영순은 1975년과 77년에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을 2회 연속 제패했습니다.
북한 전역에 탁구 열풍이 불 정도였습니다.
[조선중앙TV : "이때부터 우리나라에서는 탁구 열풍이 세차게 일어 번졌습니다. 혁명의 수도 평양으로부터 조국의 방방곡곡 그 어디에나 탁구판이 놓여있었고 사람들의 이목은 탁구 경기에 쏠리는 것이 하나의 풍경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28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유치에 적극 나선 이유 중 하나로 70년대 못지않은 지금의 탁구 상승세를 꼽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1970년대 같은 경우는 북한이 탁구 세계 강국 중 하나였거든요. 그런데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스포츠 전반에 대한 경기력들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타난 선수들은 돌연변이처럼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북한으로서는 70년대 영광을 회복시키기 위한 그러한 자신감도 있었겠죠."]
그러나 북한의 뜻대로 순조롭게 대회가 개최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북한이 유치에 성공했던 '2017 세계 주니어 유도선수권대회'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로 인한 정세 불안으로 참가국들이 연이어 불참을 선언했고, 국제유도연맹은 대회 연기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대회는 끝내 평양이 아닌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개최됐는데요.
현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ICBM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개최지는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정상 국가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탁구 대회를 유치했는데 그 가치가 세계의 평화 가치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면 국제사회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아마 아시아 국가 사회에서도 북한 개최에 대해서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안가겠다고 거부권 의사를 할 수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아시아 탁구 연맹에서도 개최지 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겠습니까."]
또 북한 역시 자신들의 핵무력 강화 기조를 바꾸면서까지 국제대회 유치를 고집하지는 않을 거란 평가도 나옵니다.
장웅 전 IOC 위원이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는 말을 유독 강조했던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체육 경기 유치는 본인들이 핵 무력을 보유하고 있는 '정상 국가 DPRK'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유치하는 것이지 본인들의 핵 무력을 폐기하거나 혹은 자제하기 위해서 체육 경기 대회를 유치하는 건 아닐 거라고 저는 판단 됩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놨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인 큰 이슈가 발생하면 북한에선 준비한 체육 경기들을 안 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조선중앙TV/2014년 : "우리 인민과 세계 여러 나라 인민들, 체육 애호가들의 깊은 관심 속에 평양 국제 프로레슬링 경기 대회가 30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막됐습니다."]
2014년, 평양에선 국제 프로레슬링 경기대회가 열렸습니다.
당시 개막경기를 보기 위해 만 명의 관중이 체육관을 찾았는데요.
그러나 국제대회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외국인 관람객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 경기는 철저히 북한 주민들의 관람용에 그쳤습니다.
당시 대회는 북한이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인 일본 안토니오 이노키 의원과 공동 개최한 것이었는데, 스포츠를 통해 일본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평양 개최가 확정된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에는 한국 선수들도 참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북한이 스포츠를 정치로 활용하려는 만큼 우리 유망주들의 참가를 교묘하게 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굳이 초대해서 자기들의 파티장에 남한을 넣어서 축제를 열기에는 다소 제한적이지 않을까. 그리고 아시아 탁구 경기라는 것이 아시안의 축제, 곧 다른 말로 거칠게 표현하자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체육인들의 재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남한을 초대한다 그러진 않을 거 같습니다."]
49년 만에 국제 탁구대회를 평양에 유치하는 북한.
2028년 아시아 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남북 선수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을지 4년 뒤가 벌써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무력시위로 국제 사회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
하지만 한편으론 정상 국가의 면모를 보이고 싶은 마음도 커 보입니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그런 모습이 두드러지는데 최근엔 국제 스포츠 무대로 복귀는 물론 국제대회까지 유치하고 나섰습니다.
2028년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의 경우 평양 개최가 확정되기도 했죠.
하지만 북한의 무력 행위들이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면 취소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6일부터 13일까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27회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
단식, 복식 등 여러 경기 부문 중 혼합복식 시상식이 유독 눈길을 끌었는데요.
중국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우리 탁구 대표팀의 임종훈, 신유빈 조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북한의 리정식, 김금영이 은메달을 획득한 겁니다.
지난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과 매우 닮아 있는 장면.
특히 김금영 선수는 당시 환한 미소로 셀카 촬영에 응해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김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도 획득했는데요.
북한 당국도 대대적인 환영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조선중앙TV : "김금영 선수는 다양한 처넣기와 안전한 방어, 예리한 공격으로 맞다드는 강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컵과 금메달을 쟁취하였으며..."]
그도 그럴 것이, 1952년 창설된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는 규모나 위상 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로 꼽힙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아시안게임 같은 경우는 45개 정도 국가가 출전하는데 여기(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는 아시아 30개 회원국이 있어요. 그리고 8일 동안 대회를 하므로 매우 큰 대회이기도 하고 이 대회의 단체전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 올림픽 출전권을 줍니다. 세계 대회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의 하나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이런 의미 있는 대회가 2026년과 2028년, 북한 평양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아시아탁구연합이 2026년 아시아 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와 2028년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 개최국으로 북한을 선정한 겁니다.
아시아탁구연합 관계자에 따르면 대회 유치는 북한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성사됐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북한 내 국제 경기 개최를 일절 거부해 온 북한이 왜 돌연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일까요?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대외적으로는 무조건 'DPRK', 우리는 핵을 보유했지만 굉장히 체육을 잘하는 국가야 그런 정상 국가야 라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고 하는 뚜렷한 목적이 있고요. 대내적으로는 김정은이 집권하고 나서 체육 정치라든지 다양한 체육을 강조했기 때문에 성과를 보여주려고 하는 측면들이 각각의 층위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남다른 스포츠 정치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수시로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고 체육 시설 보수를 지시하는가 하면,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신설해 국제 체육 교류에 적극 나섰습니다.
북한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도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조선중앙TV : "국제 경기들에 나가 우승을 하여 공화국기를 날리는 체육인들이야말로 참다운 애국자들이고 영웅들이며 멋쟁이들이라고 하시며..."]
나아가 북한은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는데요.
실패로 끝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 19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유치를 신청한 바 있으나 불발됐고, 2018년과 2019년 '세계 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 유치에도 잇따라 도전했지만 개최에는 실패했습니다.
2016년엔 '2017 세계 주니어 유도선수권 대회' 개최지로 평양이 확정됐지만 북한의 핵실험으로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북한은 국제대회의 홈경기조차 중립 지역에서 치렀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지속적으로 핵실험에 대한 부분들이 강화되면서 국제사회 제재가 들어가기 시작하고 이 제재의 영향에 의해서 결국 (국제대회를 유치)하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정상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코로나19가 터졌던 거고. 방역 문제가 전혀 준비돼 있지 않는 북한 입장에서는 각종 대회를 못 하게 되는 그런 상황들이었죠."]
물론 북한이 국제대회를 유치한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은 1976년 평양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고, 3년 뒤 1979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열었습니다.
당시 북한 선수들의 기량도 상당했는데 지금까지도 북한 탁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고 있는 박영순은 1975년과 77년에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을 2회 연속 제패했습니다.
북한 전역에 탁구 열풍이 불 정도였습니다.
[조선중앙TV : "이때부터 우리나라에서는 탁구 열풍이 세차게 일어 번졌습니다. 혁명의 수도 평양으로부터 조국의 방방곡곡 그 어디에나 탁구판이 놓여있었고 사람들의 이목은 탁구 경기에 쏠리는 것이 하나의 풍경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28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유치에 적극 나선 이유 중 하나로 70년대 못지않은 지금의 탁구 상승세를 꼽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1970년대 같은 경우는 북한이 탁구 세계 강국 중 하나였거든요. 그런데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스포츠 전반에 대한 경기력들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타난 선수들은 돌연변이처럼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북한으로서는 70년대 영광을 회복시키기 위한 그러한 자신감도 있었겠죠."]
그러나 북한의 뜻대로 순조롭게 대회가 개최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북한이 유치에 성공했던 '2017 세계 주니어 유도선수권대회'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로 인한 정세 불안으로 참가국들이 연이어 불참을 선언했고, 국제유도연맹은 대회 연기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대회는 끝내 평양이 아닌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개최됐는데요.
현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ICBM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개최지는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정상 국가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탁구 대회를 유치했는데 그 가치가 세계의 평화 가치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면 국제사회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아마 아시아 국가 사회에서도 북한 개최에 대해서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안가겠다고 거부권 의사를 할 수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아시아 탁구 연맹에서도 개최지 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겠습니까."]
또 북한 역시 자신들의 핵무력 강화 기조를 바꾸면서까지 국제대회 유치를 고집하지는 않을 거란 평가도 나옵니다.
장웅 전 IOC 위원이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는 말을 유독 강조했던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체육 경기 유치는 본인들이 핵 무력을 보유하고 있는 '정상 국가 DPRK'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유치하는 것이지 본인들의 핵 무력을 폐기하거나 혹은 자제하기 위해서 체육 경기 대회를 유치하는 건 아닐 거라고 저는 판단 됩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놨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인 큰 이슈가 발생하면 북한에선 준비한 체육 경기들을 안 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조선중앙TV/2014년 : "우리 인민과 세계 여러 나라 인민들, 체육 애호가들의 깊은 관심 속에 평양 국제 프로레슬링 경기 대회가 30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막됐습니다."]
2014년, 평양에선 국제 프로레슬링 경기대회가 열렸습니다.
당시 개막경기를 보기 위해 만 명의 관중이 체육관을 찾았는데요.
그러나 국제대회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외국인 관람객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 경기는 철저히 북한 주민들의 관람용에 그쳤습니다.
당시 대회는 북한이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인 일본 안토니오 이노키 의원과 공동 개최한 것이었는데, 스포츠를 통해 일본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평양 개최가 확정된 아시아 탁구 선수권대회에는 한국 선수들도 참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북한이 스포츠를 정치로 활용하려는 만큼 우리 유망주들의 참가를 교묘하게 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굳이 초대해서 자기들의 파티장에 남한을 넣어서 축제를 열기에는 다소 제한적이지 않을까. 그리고 아시아 탁구 경기라는 것이 아시안의 축제, 곧 다른 말로 거칠게 표현하자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체육인들의 재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남한을 초대한다 그러진 않을 거 같습니다."]
49년 만에 국제 탁구대회를 평양에 유치하는 북한.
2028년 아시아 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남북 선수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을지 4년 뒤가 벌써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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