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엔 걸어들어와” 장인어른 말에 슈퍼로봇 파일럿 된 사연 [주말엔]
입력 2024.11.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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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당시 회사원이던 김승환 카이스트 엑소랩 연구원에게 시련이 찾아옵니다.
교통사고로 척수가 손상돼 하반신 마비 판정 을 받게 된 겁니다.
그의 나이 29살.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되기엔 젊디젊은 나이였습니다.
김승환 카이스트 연구원
■ 병원 생활 2년, 주말마다 찾아온 여자 친구
길게 이어진 그의 투병과 재활의 시간.
그를 버티게 한 건 틈나면 찾아온 여자 친구 유아리 씨의 존재였 습니다.
“그냥 항상 보고 싶었었어요. 걱정됐고, 그냥 일 끝나고 바쁘지 않으면 병원에 가고 그냥 보고 싶어서 항상 간 것 같아요”. - 유아리 김승환 카이스트 연구원 아내 |
김 연구원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걸 말하고, 헤어지자고도 했지만 유 씨는 주말마다 그를 찾았습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2년.
자연스레 결혼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김승환 연구원과 유아리 씨 병원에서의 모습
“장애가 생김으로 인해서 본인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았을 테고, 많이 힘들었을 텐데 저한테는 힘든 모습을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어요. 그런 모습 보고, 아 이 사람이랑 결혼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좌절하지 않는 모습이 저한테 신뢰를 줬던 것 같아요.” “아들 챙긴다 생각하면서. (살고 있어요) 이제는 당연히 제가 해줘야 하는 일이고 그런 그 부분을 받아들이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 당연히 내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
■ “결혼식엔 걸어들어와” 장인어른의 한 마디에 시작한 로봇 여정
예비 장인어른과의 만남은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장인어른을 뵈러 유 씨의 집을 갔으나 장인어른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 병원에 한 번 오셨고 아빠를 뵈러 집으로 왔는데 되게 재미있었던 게 아빠가 첫 번째는 도망가셨었어요.” - 유아리 씨 김승환 카이스트 연구원 아내 |
김승완 연구원 아내 유아리 씨
다시 약속을 잡아 두 번째 뵀을 때 유 씨 아버지께서 결혼을 허락하셨습니다.
“결혼을 허락해 주셨어요. 하지만 ‘단 결혼식에 걸어서 들어오라’고 하셨어요. 걸어서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더 알아보게 됐습니다.” -김승환 카이스트 연구원 |
김 연구원은 백방으로 로봇을 탈 수 있는 곳을 알아봤습니다.
재활 치료용 로봇이라도 타기 위해 여러 병원과 시설을 옮겨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 카이스트에서 사이배슬론 (국제사이보그올림픽)을 준비하는 팀을 알게 돼, 지원했습니다.
최종 7명 후보에 들었지만, 욕창이 터져 대회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김 연구원이 '생애 두 번째 큰 좌절' 이라 말할 정도로 쓰라린 경험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결혼식은 휠체어를 타고 올렸습니다.
2020년 결혼식을 올린 김승환 연구원, 유아리 씨 부부
하지만 김 연구원의 꿈은 계속됐습니다.
2022년 말 사이배슬론팀에 다시 도전해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엑소랩의 장애인 연구원 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로봇을 많이 타봤지만 김 연구원에게 '로봇 타기'는 여전히 특별합니다.
“이렇게 (휠체어에) 앉아 있다가 쑥 올라왔을 때 굉장히 행복하고 가슴이 벅차올라 왔습니다.” “눈높이가 달라진다는 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건 맞습니다. 우리는 아이하고 이야기할 때 몸을 숙여서 눈을 맞춰주잖아요. 눈높이를 맞추는 게 자연스러운 거죠. 저도 로봇을 타고 일어나서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눈 순간에 제 장애를 잠시 잊어버리기도 했습니다.” |
■ 슈퍼로봇 ‘워크온슈트 F1’과의 만남
‘슈퍼로봇’ 워크온슈트 F1
‘워크온슈트 F1’ 은 카이스트 연구팀이 이번 사이배슬론 대회를 위해 준비한 로봇입니다.
2021년 기획해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알고리즘을 짜고 부품을 하나하나 직접 제작해 만들었습니다.
디자인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박현준 교수 가 맡았습니다.
“워크온슈트 F1의 특징은 클러치(목발) 없이 보행할 수 있다는 것과 장애인 착용자분이 혼자서 로봇을 입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박정수 ‘팀 카이스트’ 주장 /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
김승환 연구원에게 다가오는 워크온슈트 F1
멀리 떨어져 있던 로봇 다리가 직접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걸어와 착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또 지금까지 로봇은 목발이 있어야만 걸을 수 있었다면, 목발 없이도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가게 됩니다.
걸음걸이 속도는 비장애인과 비슷한 시속 3.2km에 이릅니다.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라는 게 보행 장애 중에서는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장애인데요. F1 자동차에서 퍼포먼스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을 하면 일부가 저희가 타는 자동차에 적용이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가장 어려운 기술을 개발했으니 쉬운 로봇들에도 적용이 되지 않을까요.” -박정수 ‘팀 카이스트’ 주장 /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
김 연구원은 이 ‘워크온슈트 F1’의 파일럿 이자 2023년부터 개발 과정에도 참여한 연구원입니다.
김 연구원의 참여를 통해 하반신 마비 장애인에 더욱 적합한 '워크온슈트 F1'가 탄생했습니다.
■ 로봇과 사람의 융합 경기, ‘사이배슬론’
2024 사이배슬론 중계 현장
사이배슬론(Cybathlon) 은 사이보그(Cyborg) 와 운동선수(athlon) 의 합성어로, 신체장애가 있는 장애인이 로봇을 활용해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경기 대회입니다.
카이스트 연구팀인 '팀 카이스트'는 사람이 로봇을 입고 빠른 시간 내에 장애물을 주파하는 경기인 '엑소스켈레톤'종목에 출전했습니다.
앞서 '팀 카이스트'는 지난 2020년에도 같은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과 동메달 을 땄습니다.
금메달 뒷풀이 중인 ‘팀 카이스트’
27일, 김 연구원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도 '팀 카이스트'는 60점으로 2연패를 달성 했습니다.
2위 팀이 20점밖에 따지 못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력 을 뽐냈습니다.
‘워크온슈트 F1’은 이번 사이배슬론을 통해 세계 최정상의 '슈퍼로봇' 으로 인정받았습니다.
■ “여기 오면 새벽 2, 3시가 돼도 반짝반짝해요”
로봇 연구원이 된 이후 김 연구원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김 연구원은 “무게감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저 또한 20년 대회 때 김병욱 선수와 이주현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걸 보면서 힘을 많이 얻었거든요. 저도 다른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도 힘이 될 거로 생각하고요. 저 또한 큰 무게감을 느끼고 있어요.” |
유아리 씨와 변재희 김승환 연구원 어머니
가족들은 더 긍정적인 모습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여기(훈련장) 오면 새벽 2시, 3시가 돼도 (눈이) 반짝반짝해요. 몸을 움직여줄 수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삶의 희망을 또 (갖게 된 것 같아요.)” -변재희 김승환 연구원 어머니 |
“2년 전보다 더 건강하고 생기 있어졌어요. 로봇을 더 잘 타기 위해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일에 대해서 동기부여도 달라요. 이번 대회를 통해 로봇 산업이 더 발전하고 여보(김승환 연구원)와 같은 분들이 로봇으로 재활도 더 잘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것 같아요.” -유아리 김승환 연구원 아내 |
■ “생각보다 빨리 웨어러블 로봇을 입을 수 있겠구나"
지난 2년 간 로봇 연구원으로 일하며 느낀 점을 말히는 김승환 연구원
김 연구원의 시선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 로 향합니다.
김 연구원은 순전히 개인적인 목적에서 로봇 파일럿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장애가 있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로봇을 통해 보다 나은 일상을 보낼 수 있길 희망합니다.
“제가 재활병원에 있을 때 어린이 재활하는 병동에 같이 있었거든요. 어린 친구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불편 없이 걷는다고 하면 그 모습만큼 더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을까요.” “이 과정에 참여하면서 제가 느낀 거는 '이게 생각보다 빨리 될 수도 있겠구나'입니다. 한국의 토니 스타크(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들이 이 웨어러블 로봇을 이곳 연구실에서 만들고 있는 거거든요.” |
한국의 토니 스타크(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카이스트 엑소랩 연구원들.
실제로 많은 웨어러블 로봇이 의료,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보급됐으며, 빠르게 적용 분야를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이번 카이스트 연구진의 총책임자이자 우리나라 웨어러블 로봇 분야의 대가인 공경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는 이렇게 말합니다.
공경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노약자의 경우는 하반신 완전 마비 장애인 정도는 아니지만 근력이 부족하고, 그 부족한 근력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장치로서 웨어러블 로봇이 활용될 수도 있고요. 국방 현장이다, 오랫동안 행군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근력 사용을 사람과 로봇이 동시에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으로 만들 수도 있겠죠." "인간 능력에 대한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극단적으로는 인간 능력을 초월해서 영화에서 보는 '아이언맨' 같은 웨어러블 로봇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공경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
■ 로봇을 타고 하고 싶은 것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슈퍼 로봇' 파일럿인 김 연구원이 기대하는 '로봇과의 일상' 은 어떨까요.
Q. (로봇을 타고)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요? “더 바랄 것도 없고요.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5월쯤에 가족하고 함께 화창한 봄날에 산책하고 싶어요. 숲속길처럼 공원 같은 곳을 여유 있게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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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엔 걸어들어와” 장인어른 말에 슈퍼로봇 파일럿 된 사연 [주말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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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11-03 09:00:36
2017년, 당시 회사원이던 김승환 카이스트 엑소랩 연구원에게 시련이 찾아옵니다.
교통사고로 척수가 손상돼 하반신 마비 판정 을 받게 된 겁니다.
그의 나이 29살.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되기엔 젊디젊은 나이였습니다.
■ 병원 생활 2년, 주말마다 찾아온 여자 친구
길게 이어진 그의 투병과 재활의 시간.
그를 버티게 한 건 틈나면 찾아온 여자 친구 유아리 씨의 존재였 습니다.
“그냥 항상 보고 싶었었어요. 걱정됐고, 그냥 일 끝나고 바쁘지 않으면 병원에 가고 그냥 보고 싶어서 항상 간 것 같아요”. - 유아리 김승환 카이스트 연구원 아내 |
김 연구원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걸 말하고, 헤어지자고도 했지만 유 씨는 주말마다 그를 찾았습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2년.
자연스레 결혼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장애가 생김으로 인해서 본인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았을 테고, 많이 힘들었을 텐데 저한테는 힘든 모습을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어요. 그런 모습 보고, 아 이 사람이랑 결혼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좌절하지 않는 모습이 저한테 신뢰를 줬던 것 같아요.” “아들 챙긴다 생각하면서. (살고 있어요) 이제는 당연히 제가 해줘야 하는 일이고 그런 그 부분을 받아들이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 당연히 내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
■ “결혼식엔 걸어들어와” 장인어른의 한 마디에 시작한 로봇 여정
예비 장인어른과의 만남은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장인어른을 뵈러 유 씨의 집을 갔으나 장인어른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 병원에 한 번 오셨고 아빠를 뵈러 집으로 왔는데 되게 재미있었던 게 아빠가 첫 번째는 도망가셨었어요.” - 유아리 씨 김승환 카이스트 연구원 아내 |
다시 약속을 잡아 두 번째 뵀을 때 유 씨 아버지께서 결혼을 허락하셨습니다.
“결혼을 허락해 주셨어요. 하지만 ‘단 결혼식에 걸어서 들어오라’고 하셨어요. 걸어서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더 알아보게 됐습니다.” -김승환 카이스트 연구원 |
김 연구원은 백방으로 로봇을 탈 수 있는 곳을 알아봤습니다.
재활 치료용 로봇이라도 타기 위해 여러 병원과 시설을 옮겨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 카이스트에서 사이배슬론 (국제사이보그올림픽)을 준비하는 팀을 알게 돼, 지원했습니다.
최종 7명 후보에 들었지만, 욕창이 터져 대회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김 연구원이 '생애 두 번째 큰 좌절' 이라 말할 정도로 쓰라린 경험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결혼식은 휠체어를 타고 올렸습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의 꿈은 계속됐습니다.
2022년 말 사이배슬론팀에 다시 도전해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엑소랩의 장애인 연구원 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로봇을 많이 타봤지만 김 연구원에게 '로봇 타기'는 여전히 특별합니다.
“이렇게 (휠체어에) 앉아 있다가 쑥 올라왔을 때 굉장히 행복하고 가슴이 벅차올라 왔습니다.” “눈높이가 달라진다는 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건 맞습니다. 우리는 아이하고 이야기할 때 몸을 숙여서 눈을 맞춰주잖아요. 눈높이를 맞추는 게 자연스러운 거죠. 저도 로봇을 타고 일어나서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눈 순간에 제 장애를 잠시 잊어버리기도 했습니다.” |
■ 슈퍼로봇 ‘워크온슈트 F1’과의 만남
‘워크온슈트 F1’ 은 카이스트 연구팀이 이번 사이배슬론 대회를 위해 준비한 로봇입니다.
2021년 기획해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알고리즘을 짜고 부품을 하나하나 직접 제작해 만들었습니다.
디자인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박현준 교수 가 맡았습니다.
“워크온슈트 F1의 특징은 클러치(목발) 없이 보행할 수 있다는 것과 장애인 착용자분이 혼자서 로봇을 입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박정수 ‘팀 카이스트’ 주장 /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
멀리 떨어져 있던 로봇 다리가 직접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걸어와 착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또 지금까지 로봇은 목발이 있어야만 걸을 수 있었다면, 목발 없이도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가게 됩니다.
걸음걸이 속도는 비장애인과 비슷한 시속 3.2km에 이릅니다.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라는 게 보행 장애 중에서는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장애인데요. F1 자동차에서 퍼포먼스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을 하면 일부가 저희가 타는 자동차에 적용이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가장 어려운 기술을 개발했으니 쉬운 로봇들에도 적용이 되지 않을까요.” -박정수 ‘팀 카이스트’ 주장 /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
김 연구원은 이 ‘워크온슈트 F1’의 파일럿 이자 2023년부터 개발 과정에도 참여한 연구원입니다.
김 연구원의 참여를 통해 하반신 마비 장애인에 더욱 적합한 '워크온슈트 F1'가 탄생했습니다.
■ 로봇과 사람의 융합 경기, ‘사이배슬론’
사이배슬론(Cybathlon) 은 사이보그(Cyborg) 와 운동선수(athlon) 의 합성어로, 신체장애가 있는 장애인이 로봇을 활용해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경기 대회입니다.
카이스트 연구팀인 '팀 카이스트'는 사람이 로봇을 입고 빠른 시간 내에 장애물을 주파하는 경기인 '엑소스켈레톤'종목에 출전했습니다.
앞서 '팀 카이스트'는 지난 2020년에도 같은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과 동메달 을 땄습니다.
27일, 김 연구원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도 '팀 카이스트'는 60점으로 2연패를 달성 했습니다.
2위 팀이 20점밖에 따지 못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력 을 뽐냈습니다.
‘워크온슈트 F1’은 이번 사이배슬론을 통해 세계 최정상의 '슈퍼로봇' 으로 인정받았습니다.
■ “여기 오면 새벽 2, 3시가 돼도 반짝반짝해요”
로봇 연구원이 된 이후 김 연구원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김 연구원은 “무게감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저 또한 20년 대회 때 김병욱 선수와 이주현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걸 보면서 힘을 많이 얻었거든요. 저도 다른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도 힘이 될 거로 생각하고요. 저 또한 큰 무게감을 느끼고 있어요.” |
가족들은 더 긍정적인 모습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여기(훈련장) 오면 새벽 2시, 3시가 돼도 (눈이) 반짝반짝해요. 몸을 움직여줄 수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삶의 희망을 또 (갖게 된 것 같아요.)” -변재희 김승환 연구원 어머니 |
“2년 전보다 더 건강하고 생기 있어졌어요. 로봇을 더 잘 타기 위해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일에 대해서 동기부여도 달라요. 이번 대회를 통해 로봇 산업이 더 발전하고 여보(김승환 연구원)와 같은 분들이 로봇으로 재활도 더 잘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것 같아요.” -유아리 김승환 연구원 아내 |
■ “생각보다 빨리 웨어러블 로봇을 입을 수 있겠구나"
김 연구원의 시선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 로 향합니다.
김 연구원은 순전히 개인적인 목적에서 로봇 파일럿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장애가 있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로봇을 통해 보다 나은 일상을 보낼 수 있길 희망합니다.
“제가 재활병원에 있을 때 어린이 재활하는 병동에 같이 있었거든요. 어린 친구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불편 없이 걷는다고 하면 그 모습만큼 더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을까요.” “이 과정에 참여하면서 제가 느낀 거는 '이게 생각보다 빨리 될 수도 있겠구나'입니다. 한국의 토니 스타크(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들이 이 웨어러블 로봇을 이곳 연구실에서 만들고 있는 거거든요.” |
실제로 많은 웨어러블 로봇이 의료,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보급됐으며, 빠르게 적용 분야를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이번 카이스트 연구진의 총책임자이자 우리나라 웨어러블 로봇 분야의 대가인 공경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는 이렇게 말합니다.
“노약자의 경우는 하반신 완전 마비 장애인 정도는 아니지만 근력이 부족하고, 그 부족한 근력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장치로서 웨어러블 로봇이 활용될 수도 있고요. 국방 현장이다, 오랫동안 행군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근력 사용을 사람과 로봇이 동시에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으로 만들 수도 있겠죠." "인간 능력에 대한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극단적으로는 인간 능력을 초월해서 영화에서 보는 '아이언맨' 같은 웨어러블 로봇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공경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
■ 로봇을 타고 하고 싶은 것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슈퍼 로봇' 파일럿인 김 연구원이 기대하는 '로봇과의 일상' 은 어떨까요.
Q. (로봇을 타고)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요? “더 바랄 것도 없고요.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5월쯤에 가족하고 함께 화창한 봄날에 산책하고 싶어요. 숲속길처럼 공원 같은 곳을 여유 있게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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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훈 기자 ynw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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