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말한다] 잘라내도 금세 번지는 ‘가시박’ 비상…생물 다양성 위협

입력 2024.11.04 (12:29) 수정 2024.11.05 (14: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호숫가 산책로나 들판에 호박잎 같이 생긴 덩굴식물이 요즘 많이 눈에 띕니다.

생태계교란종인 가시박인데요.

대대적인 제거 작업에도 끈질긴 생명력과 이상기후로 인해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기다란 도심 하천을 따라 초록색 덩굴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잎사귀가 호박잎처럼 넓적한, 생태계교란종 가시박입니다.

가시박으로 뒤덮힌 곳에선 다른 식물들이 햇빛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고사하고 맙니다.

가시박은 이렇게 하천변을 다 뒤덮어버렸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건너편에 있는 나무까지 타고 올라가 나무가 자라나는 걸 방해하고 있습니다.

인근 산책로에선 가시박 제거 작업이 한창입니다.

초가을에 이미 제거 작업을 한 곳인데도 언제 그랬냐는 듯 무성하게 자라났습니다.

[함형근/춘천시 생태계교란종 제거반 : "여기가 추석 전후에 (제거를)한 지역입니다. 그런데도 가시박이 싹이 엄청나게 많이 올라와서 지금 자라고 있는."]

1989년 경북에서 처음 발견된 가시박은 분포 면적이 현재 강원도에서만 천만 제곱미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시박 덩굴 하나에 최대 7만 개 이상의 종자가 뿌려질 정도로 번식력이 왕성합니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장 폭염으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졌습니다.

[홍선희/한경국립대 식물자원조경학부 교수 : "25m를 1년 만에 자라버립니다. 광을 훨씬더 효과적으로 취득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가시박이 우점하면 그 지역 생물 다양성이 거의 제로(0)로 떨어져요."]

가시박 제거는 해마다 수작업에 의존하는 상황.

전문가들은 많은 비용이 드는 수작업 대신 약품 사용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기후는 말한다] 잘라내도 금세 번지는 ‘가시박’ 비상…생물 다양성 위협
    • 입력 2024-11-04 12:29:09
    • 수정2024-11-05 14:30:45
    뉴스 12
[앵커]

호숫가 산책로나 들판에 호박잎 같이 생긴 덩굴식물이 요즘 많이 눈에 띕니다.

생태계교란종인 가시박인데요.

대대적인 제거 작업에도 끈질긴 생명력과 이상기후로 인해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기다란 도심 하천을 따라 초록색 덩굴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잎사귀가 호박잎처럼 넓적한, 생태계교란종 가시박입니다.

가시박으로 뒤덮힌 곳에선 다른 식물들이 햇빛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고사하고 맙니다.

가시박은 이렇게 하천변을 다 뒤덮어버렸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건너편에 있는 나무까지 타고 올라가 나무가 자라나는 걸 방해하고 있습니다.

인근 산책로에선 가시박 제거 작업이 한창입니다.

초가을에 이미 제거 작업을 한 곳인데도 언제 그랬냐는 듯 무성하게 자라났습니다.

[함형근/춘천시 생태계교란종 제거반 : "여기가 추석 전후에 (제거를)한 지역입니다. 그런데도 가시박이 싹이 엄청나게 많이 올라와서 지금 자라고 있는."]

1989년 경북에서 처음 발견된 가시박은 분포 면적이 현재 강원도에서만 천만 제곱미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시박 덩굴 하나에 최대 7만 개 이상의 종자가 뿌려질 정도로 번식력이 왕성합니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장 폭염으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졌습니다.

[홍선희/한경국립대 식물자원조경학부 교수 : "25m를 1년 만에 자라버립니다. 광을 훨씬더 효과적으로 취득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가시박이 우점하면 그 지역 생물 다양성이 거의 제로(0)로 떨어져요."]

가시박 제거는 해마다 수작업에 의존하는 상황.

전문가들은 많은 비용이 드는 수작업 대신 약품 사용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