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노인들은 왜 선릉역에 모일까?…휴대전화 이동 동선 추적해보니 [창+]

입력 2024.11.06 (10:02) 수정 2024.11.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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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가난한 노인의 낮과 밤, 흔적' 중에서]

KBS는 휴대전화 이동 데이터를 활용해 가난한 노인이 남긴 흔적을 분석했다.
빅데이터는 KT가 제공했고,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 서울대 연구팀이 참여했다.

우선 이동의 흔적을 하나하나 지도 위 붉은 직선으로 시각화했다.

이 선들은 거대한 흐름을 만들었다.

노인이 남긴 삶의 흔적이 중첩되면 될수록 더 밝게 빛났다.

<인터뷰> 이정숙 / KT AI빅데이터 사업본부 차장
“하루에 약 천억 건 정도의 방대한 데이터가 쌓이고 있습니다. 생활인구, 유동인구, 관심사 인구 등 다양한 관점에서 개인을 완전하게 식별할 수 없도록 익명화 처리되어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더 세밀한 분석을 위해, 서울을 가로세로 250미터 단위로 나눠, 구역별 이동을 살폈다.
또 경제적 상황을 비교하려고 요금할인 정보를 이용했다.

<인터뷰> 이정숙 / KT AI빅데이터 사업본부 차장
“기초생활 수급자의 할인요금을 기준으로 저소득의 노인 계층과 일반 노인 계층으로 두 개의 그룹으로 분류를 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할인을 받지 않는 일반적인 노인들의 경우, 겹쳐지는 흔적이 많지 않았다.
서울역 인근의 남대문 시장 주변,
고속터미널, 이수역 등 교통 중심 몇 곳을 제외하면 공통의 행동 특성이 적다.

그런데 가난한 노인들은 달랐다.

겹쳐지는 흔적이 훨씬 많았다.
뚜렷한 공통의 행동양식이 있다는 의미다.

우선 뜻밖의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강남 한 복판, 선릉역 주변

가난한 노인들이 이 고층빌딩 숲을 향하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확인을 위해 취재진이 직접 나가 노인들을 만났다.

<녹취> 취재진
"안녕하세요 KBS에서 나왔는데, 뭐 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 (노인1) 아이고 이런 이런 이런
- (노인2) 시간이 없어요, 우리 형님 만나러 왔어요.

한 시간 쯤 지났을까,
길을 찾고 있는 노인들을 만났다.

<녹취> 취재진
(기자: 자주 오시는지 한번 여쭤보고 싶어가지고요)
- (노인3) 저희 회사가 저쪽 5번 출구에서 이쪽으로 이사 왔어요. 00은행 끼고 우회전해서 오르막길 두 번째 건물. 이게, 이게 오르막길 인거 같은데
(기자: 한 번 취재하고 싶어가지고)
-(노인3) 저희 회사 지금 잘나가는 회사에요. 좁아가지고, 넓은 데로 이사 왔어요. 글로벌 회사. 전자 상거래
= (노인4)네트워크의 역사를, 혁명을 일으키는 회사예요. 우리 회사는 세가지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어. 블록체인하고 전자상거래 하고 게임하고

거리가 노인들로 북적이는 이유,

이 지역 주민들은 알고 있는 눈치다.

<녹취> 지역 주민
-(주민1) 사무실로 다 들어가겠죠 어르신들이. 다단계 이런 사무실.
=(주민2) 이 지하에 많다 그러던데...어른들 막 피해주고 그런 거 지금 알고 싶어서 그러시는 거예요? 지하 1층에...

친구 따라 왔다가 돌아선 노인도 있었지만.

<녹취> 노인(익명)
식품을, 산삼, 인삼 뭐 그걸로 만들어가지고 그거를 파는 데가 있더라고, 그런데 나는 그걸을 사러 온 건 아니고... 사람한테 이로운 약초로 만들었으니까 좋겠지 (수업을) 1시간 더 들었는데 내가 이 사업할 사람은 아니니까 나왔어.

한 노인은 취재진과 5분 넘게 대화를 나누며 자랑을 했다.

<녹취> 노인(익명)
너무 좋은 회사예요. 지금 2시 반에 끝나면 떡도 주고 돈 벌어가라고 바닥에 다 방석 깔아주는 거나 마찬가지야. 또 행운번호. 저기 가면 행운번호 나눠줄 거예요. 처음 오는 사람은 제품. 제품 나눠주고 그 다음에 주식. 그 다음에는 현금도 봉투에 넣어가지고. 이거는 진짜 좋은 회사에요. 특허 나오고 다 해가지고 그러니까 불법이 아니야, 살짝 들어보시고 이따 떡이나 잡숴.

<녹취> 건물 관계자
“죄송한데 여기서 하지 말고, 다른 데로 나가주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알겠습니다)

<인터뷰> 김승범 / ㈜VWL 소장
“70년대 말 이후로 개발된 지역이기 때문에 50년대에 많이 지어진 낮은 오래된 집 건물들이 있는 강북과는 달리 거의 고층빌딩입니다. 그런데 이런 데에 이분들이 (가난한 노인들의 흔적이) 있다는 건 상당히 좀 의외였고요. 어떻게 보면 없어야 되는데 사람들이 많은 곳이었어요. 어떤 특정한 사회적 현상이 있기 전에는 사람들이 저렇게 모일 수 없는 곳이었고요.”

하지만 빅데이터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흔적은 따로 있다.

서울 구시가지 전체, 종로3가부터 청량리까지 전역이다.

특히, 탑골공원 주변으로 가난한 노인의 흔적이 가장 뚜렷하게 관측 됐다.

<인터뷰> 김승범 / ㈜VWL 소장
“할인요금제 같은 경우에 서울의 종로를 중심으로 강한 중앙 허브를 둔 네트워크가 그려졌습니다.”

점심시간 탑골공원.
공원은 노인으로 가득하다.
줄을 지어 늘어 선 노인들.
차례로 식사권을 한 장 씩 건네받는다.

<녹취> 취재진-자원봉사자
(기자: 하루에 몇 개 정도 (나줘주세요?)
“300개요.”
(기자: 300개. 이제 시작하는데 벌써 130번이네요)
“네."

줄 끝에는 무료 급식소가 있다.

이 곳에선 한 단체가 30년 째 점심을 내준다.

<인터뷰> 강소윤/ 사회복지원각 총무
“저희가 급식을 시작한 지가 3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보호받지 못한 사각지대에 계시는 분들이, 그리고 돈 주고 음식을 사먹을 수 없는 그런 분들이 여기 외롭고, 힘든 분들이 이곳을 이용하는 거예요. 저희가 하루 300인분을 늘 준비하고 있는데 사실 300인분도 좀 모자라는 편이에요, 365일 매일 봉사자가 필요해요.”

노숙 노인부터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노인까지 노인이 가득한 거리,

이 거리에서 유독 눈에 띄는 건 이발소다.
한 집 건너 한 집 간판이 이발소,

곳곳에서 회전간판이 돌아간다.

이발사도, 손님도 모두 노인이다.

<인터뷰> 조용영 / 85세, 서울시 서대문구
(기자:어느 동네에서 오셨는지...) “홍제동.”
(기자: 홍제동에서요, 오는데 멀지는 않으십니까?) “가까워요. 여러 군데 다녀봤는데마음이 맞는 데가 없더라고 근데 여기는 괜찮게 하더라고.”

이발사도 노인이다.

<인터뷰> 박근원/ 이발사
(기자: 이발사님은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안양에서 왔습니다, 안양.”
(기자: 연세가 어느 정도?)
“지금은 66세. 동네에서 내가 최고 막내(이발사)라고 소문났어. 겸사겸사 많이 와요. 사람 구경도 하고 바람도 많이 쐬고, 요금도 싸고. 저렴하고. 동네 이발소 다 없어지고. 그러니까 여기 이제 시간 때우러 많이 오지.”

서울 최대의 노인복지센터도 여기에 있다.

하루 이용자는 천 명이 훌쩍 넘는다.

무료 식사는 물론, 각종 취미 강좌가 열리고 하루 두 번 영화도 상영한다.

<녹취> 영화관 내 기자와의 대화
(기자: 나 어디서 왔어요 한번 말씀해 주세요.)
“강동구” “강서구” “은평구.”
(기자: 내가 좀 멀리서 왔을 것이다?)
“구로구.”
(기자: 뭐 타고 오십니까?)
“지하철. 전철. 무료니까.”

밤의 데이터는 이동이 아닌 멈춘 흔적이다.

역시 같은 크기의 가로세로 격자 단위로, 밤에 5시간 이상 멈춘 공간을 분석했다.

데이터가 쉬어간 흔적, 바로 주거지 정보다.

색깔이 붉을수록 노인이 더 많이 사는 공간이다.

<인터뷰> 강범준 /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특정 인구 그룹의 정확한 거주지의 위치를 찾는게 사실은 쉽지가 않습니다. 저녁 10시부터 그다음 날 새벽 3시까지. 그러니까 그 시간에 핸드폰이 거기에 있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거주지에 계실 확률이 높죠. 행정적인 자료를 쓰지 않고 직접적으로 이분들이 어디에 실제로 거주하고 계시는지 그 위치 정보를 다른 어떤 데이터보다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대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면 외곽의 노후 주택가나 교통 요지가 많았다.

도심에서는 종로와 서울역, 영등포역 주변이 눈에 띄었다.

가장 열악한 주거지, 쪽방촌의 흔적이다.




방송일자: 2024년 10월 29일 22시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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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11-06 10: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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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가난한 노인의 낮과 밤, 흔적' 중에서]

KBS는 휴대전화 이동 데이터를 활용해 가난한 노인이 남긴 흔적을 분석했다.
빅데이터는 KT가 제공했고,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 서울대 연구팀이 참여했다.

우선 이동의 흔적을 하나하나 지도 위 붉은 직선으로 시각화했다.

이 선들은 거대한 흐름을 만들었다.

노인이 남긴 삶의 흔적이 중첩되면 될수록 더 밝게 빛났다.

<인터뷰> 이정숙 / KT AI빅데이터 사업본부 차장
“하루에 약 천억 건 정도의 방대한 데이터가 쌓이고 있습니다. 생활인구, 유동인구, 관심사 인구 등 다양한 관점에서 개인을 완전하게 식별할 수 없도록 익명화 처리되어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더 세밀한 분석을 위해, 서울을 가로세로 250미터 단위로 나눠, 구역별 이동을 살폈다.
또 경제적 상황을 비교하려고 요금할인 정보를 이용했다.

<인터뷰> 이정숙 / KT AI빅데이터 사업본부 차장
“기초생활 수급자의 할인요금을 기준으로 저소득의 노인 계층과 일반 노인 계층으로 두 개의 그룹으로 분류를 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할인을 받지 않는 일반적인 노인들의 경우, 겹쳐지는 흔적이 많지 않았다.
서울역 인근의 남대문 시장 주변,
고속터미널, 이수역 등 교통 중심 몇 곳을 제외하면 공통의 행동 특성이 적다.

그런데 가난한 노인들은 달랐다.

겹쳐지는 흔적이 훨씬 많았다.
뚜렷한 공통의 행동양식이 있다는 의미다.

우선 뜻밖의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강남 한 복판, 선릉역 주변

가난한 노인들이 이 고층빌딩 숲을 향하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확인을 위해 취재진이 직접 나가 노인들을 만났다.

<녹취> 취재진
"안녕하세요 KBS에서 나왔는데, 뭐 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 (노인1) 아이고 이런 이런 이런
- (노인2) 시간이 없어요, 우리 형님 만나러 왔어요.

한 시간 쯤 지났을까,
길을 찾고 있는 노인들을 만났다.

<녹취> 취재진
(기자: 자주 오시는지 한번 여쭤보고 싶어가지고요)
- (노인3) 저희 회사가 저쪽 5번 출구에서 이쪽으로 이사 왔어요. 00은행 끼고 우회전해서 오르막길 두 번째 건물. 이게, 이게 오르막길 인거 같은데
(기자: 한 번 취재하고 싶어가지고)
-(노인3) 저희 회사 지금 잘나가는 회사에요. 좁아가지고, 넓은 데로 이사 왔어요. 글로벌 회사. 전자 상거래
= (노인4)네트워크의 역사를, 혁명을 일으키는 회사예요. 우리 회사는 세가지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어. 블록체인하고 전자상거래 하고 게임하고

거리가 노인들로 북적이는 이유,

이 지역 주민들은 알고 있는 눈치다.

<녹취> 지역 주민
-(주민1) 사무실로 다 들어가겠죠 어르신들이. 다단계 이런 사무실.
=(주민2) 이 지하에 많다 그러던데...어른들 막 피해주고 그런 거 지금 알고 싶어서 그러시는 거예요? 지하 1층에...

친구 따라 왔다가 돌아선 노인도 있었지만.

<녹취> 노인(익명)
식품을, 산삼, 인삼 뭐 그걸로 만들어가지고 그거를 파는 데가 있더라고, 그런데 나는 그걸을 사러 온 건 아니고... 사람한테 이로운 약초로 만들었으니까 좋겠지 (수업을) 1시간 더 들었는데 내가 이 사업할 사람은 아니니까 나왔어.

한 노인은 취재진과 5분 넘게 대화를 나누며 자랑을 했다.

<녹취> 노인(익명)
너무 좋은 회사예요. 지금 2시 반에 끝나면 떡도 주고 돈 벌어가라고 바닥에 다 방석 깔아주는 거나 마찬가지야. 또 행운번호. 저기 가면 행운번호 나눠줄 거예요. 처음 오는 사람은 제품. 제품 나눠주고 그 다음에 주식. 그 다음에는 현금도 봉투에 넣어가지고. 이거는 진짜 좋은 회사에요. 특허 나오고 다 해가지고 그러니까 불법이 아니야, 살짝 들어보시고 이따 떡이나 잡숴.

<녹취> 건물 관계자
“죄송한데 여기서 하지 말고, 다른 데로 나가주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알겠습니다)

<인터뷰> 김승범 / ㈜VWL 소장
“70년대 말 이후로 개발된 지역이기 때문에 50년대에 많이 지어진 낮은 오래된 집 건물들이 있는 강북과는 달리 거의 고층빌딩입니다. 그런데 이런 데에 이분들이 (가난한 노인들의 흔적이) 있다는 건 상당히 좀 의외였고요. 어떻게 보면 없어야 되는데 사람들이 많은 곳이었어요. 어떤 특정한 사회적 현상이 있기 전에는 사람들이 저렇게 모일 수 없는 곳이었고요.”

하지만 빅데이터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흔적은 따로 있다.

서울 구시가지 전체, 종로3가부터 청량리까지 전역이다.

특히, 탑골공원 주변으로 가난한 노인의 흔적이 가장 뚜렷하게 관측 됐다.

<인터뷰> 김승범 / ㈜VWL 소장
“할인요금제 같은 경우에 서울의 종로를 중심으로 강한 중앙 허브를 둔 네트워크가 그려졌습니다.”

점심시간 탑골공원.
공원은 노인으로 가득하다.
줄을 지어 늘어 선 노인들.
차례로 식사권을 한 장 씩 건네받는다.

<녹취> 취재진-자원봉사자
(기자: 하루에 몇 개 정도 (나줘주세요?)
“300개요.”
(기자: 300개. 이제 시작하는데 벌써 130번이네요)
“네."

줄 끝에는 무료 급식소가 있다.

이 곳에선 한 단체가 30년 째 점심을 내준다.

<인터뷰> 강소윤/ 사회복지원각 총무
“저희가 급식을 시작한 지가 3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보호받지 못한 사각지대에 계시는 분들이, 그리고 돈 주고 음식을 사먹을 수 없는 그런 분들이 여기 외롭고, 힘든 분들이 이곳을 이용하는 거예요. 저희가 하루 300인분을 늘 준비하고 있는데 사실 300인분도 좀 모자라는 편이에요, 365일 매일 봉사자가 필요해요.”

노숙 노인부터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노인까지 노인이 가득한 거리,

이 거리에서 유독 눈에 띄는 건 이발소다.
한 집 건너 한 집 간판이 이발소,

곳곳에서 회전간판이 돌아간다.

이발사도, 손님도 모두 노인이다.

<인터뷰> 조용영 / 85세, 서울시 서대문구
(기자:어느 동네에서 오셨는지...) “홍제동.”
(기자: 홍제동에서요, 오는데 멀지는 않으십니까?) “가까워요. 여러 군데 다녀봤는데마음이 맞는 데가 없더라고 근데 여기는 괜찮게 하더라고.”

이발사도 노인이다.

<인터뷰> 박근원/ 이발사
(기자: 이발사님은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안양에서 왔습니다, 안양.”
(기자: 연세가 어느 정도?)
“지금은 66세. 동네에서 내가 최고 막내(이발사)라고 소문났어. 겸사겸사 많이 와요. 사람 구경도 하고 바람도 많이 쐬고, 요금도 싸고. 저렴하고. 동네 이발소 다 없어지고. 그러니까 여기 이제 시간 때우러 많이 오지.”

서울 최대의 노인복지센터도 여기에 있다.

하루 이용자는 천 명이 훌쩍 넘는다.

무료 식사는 물론, 각종 취미 강좌가 열리고 하루 두 번 영화도 상영한다.

<녹취> 영화관 내 기자와의 대화
(기자: 나 어디서 왔어요 한번 말씀해 주세요.)
“강동구” “강서구” “은평구.”
(기자: 내가 좀 멀리서 왔을 것이다?)
“구로구.”
(기자: 뭐 타고 오십니까?)
“지하철. 전철. 무료니까.”

밤의 데이터는 이동이 아닌 멈춘 흔적이다.

역시 같은 크기의 가로세로 격자 단위로, 밤에 5시간 이상 멈춘 공간을 분석했다.

데이터가 쉬어간 흔적, 바로 주거지 정보다.

색깔이 붉을수록 노인이 더 많이 사는 공간이다.

<인터뷰> 강범준 /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특정 인구 그룹의 정확한 거주지의 위치를 찾는게 사실은 쉽지가 않습니다. 저녁 10시부터 그다음 날 새벽 3시까지. 그러니까 그 시간에 핸드폰이 거기에 있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거주지에 계실 확률이 높죠. 행정적인 자료를 쓰지 않고 직접적으로 이분들이 어디에 실제로 거주하고 계시는지 그 위치 정보를 다른 어떤 데이터보다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대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면 외곽의 노후 주택가나 교통 요지가 많았다.

도심에서는 종로와 서울역, 영등포역 주변이 눈에 띄었다.

가장 열악한 주거지, 쪽방촌의 흔적이다.




방송일자: 2024년 10월 29일 22시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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