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원치 않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미래 ‘노인 빈곤’ [창+]
입력 2024.11.07 (10:09)
수정 2024.11.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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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가난한 노인의 낮과 밤, 흔적' 중에서]
최근 3년 동안 노인 비율이 증가한 지역도 살펴봤다.
역시 임대 아파트는 제외했다. 빨간 화살표가 많이 증가한 곳이다.
취재진은 그 중에 관악구 대학동에 주목했다.
<인터뷰> 강범준 /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대학동에서만 올랐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주변을 살펴보시면 다 같이 올랐잖아요. 이게 서울시 전체에서 이렇게 큰 지역이 동일한 패턴으로 올라가는 곳들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이 지역은 과거에 고시촌이라고 해서 고시 수험생들이 사법고시를 준비하거나 행정고시를 준비하면서... (고시) 되어서 나가고 또 안 되어서 나갔지만, 지금은 이제 고시가 이제 없어진 이후로 나아갈 출구가 없는 사람들이 이 지역에 이제 많이 살고 있죠. 고시생들이 살던 그 쪽방이 살만한데 가격이 싸더라. 아랫마을 윗마을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윗마을 쪽에는 산을 중심으로 해서 위쪽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이 사시는 지역을 저희가 윗마을이라고 표현을 하고...아래쪽에는 20대, 30대, 40대, 50대 위로 올라갈수록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많이 살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혼자 이 동네로 와서
언덕 높은 곳, 이른바 윗마을의 고시원부터 채웠다.
<인터뷰> 박보아/ (사)길벗사랑공동체 해피인 대표
“고시원이라고 하면 집에 한 평 정도 그 정도 넓이의 있는 곳에 화장실도 없고 화장실은 공동화장실을 쓰는 곳. 물론 취사시설은 없고요. 미니원룸은 화장실 정도만 있지만 취사시설이 없는 것을 미니원룸이라 우리가 이야기하고”
지역 봉사단체 방문자 연령을 보면, 4년 전 26%이던 60세 이상 비율은 해마다 높아져 올해 35%를 넘어섰다.
고시촌은 노인촌이 되고 있다.
<인터뷰> 박보아/ (사)길벗사랑공동체 해피인 대표
“저희는 무료급식소가 아닙니다. 무료급식소를 저희는 전혀 지향하는 게 아닙니다. 만나면서 정말 기쁘게 만나고 기쁘게 맞이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을 통해서 출석을 확인하고 그러면 그분들의 몸의 건강이 어떤지 사항들을 체크하고 그분들의 심리적인, 정신적인 우울 상태를 확인하는 어디가 아프신지 그리고 어떻게 오셨는지 주거형태는 어떤지, 수급은 받고 계시는지 치아에 치료가 필요한지 주거 상담이 필요한지, 그런 거를 확인해가지고 그분들에게 필요한 도움이 뭔지를 찾아가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고립은 참 풀기 힘든 숙제다.
<인터뷰> 박보아/ (사)길벗사랑공동체 해피인 대표
“예전에는 달동네 이러면 그래도 문이 다 열려있었어요. 그래서 뭐 이제 들어가면 그 집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건물 안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현관부터 문이 잠겨져있으니까 그분들을 만날 수가 없어요.”
관절염에 고혈압, 통풍까지 안고 사는 황경문 할아버지.
<녹취> 황경문/ 노인 · 서울 관악구 대학동
(기자: 발톱이 왜 이렇게 납니까, 할아버지?)
“병원에서 통풍이 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안 나온답니다. 발톱이.”
(기자: 어떻게 자르세요?)
“간격이 좁다 보니까 이 발톱이 안 들어가는 거예요...그럼 잘라야 할 건데...]
생활비는 기초연금과 사회단체 기부금 6만 원이 전부다.
하루 식단은 무료 도시락 두 개, 그리고 컵라면이다.
경제적 위기는 정신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녹취> 황경문/ 노인 · 서울 관악구 대학동
"그전에 천몇백만 원 정도 있었는데 아들이라는 놈이 찾아와가지고 사업한다 그래서 또 마음이 약해지대요 다 줘버렸어 그러고 난 뒤, 그 돈 가지고 간 다음에는 절대 안 옵니다. 연락도 안 오고. 앞으로 뭐 이 살아나갈 그게 진짜 막막하고 이러니까 그런 생각 저런 생각 오만 생각이 다 들죠. 허무하죠. 내 사는 게 허무하다. 막막하니까...참는다 아닙니까. 생각을 안 하고 뭐 이 티비 보고 잊어버리지.”
노인세대가 겪는 집단적 비극
그 흔적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노인의 수치에서 확인된다.
고령일수록 치솟고, 80대에서 정점에 이른다.
역시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하면 현격히 높다.
<인터뷰> 김태완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OECD에서 비교할 때 두 가지가 가장 안타깝고 부끄러운 게 노인 빈곤율이 높다는 거 하나. 두 번째로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자살률이 되게 높다는 건데 내가 이제 이 사회로부터 배제되어 있다 또 나의 역할이 줄었다, 경제적 빈곤과 이런 고립감 그리고 배제랑 이런 것들이 엮이면서...”
고독사와 자살 등으로 떠난 사람의 마지막 정리를 하는 유품정리사 김현섭 씨,
그는 더 암담한 앞날을 걱정한다.
<인터뷰> 김현섭/ 유품정리사, 에버그린 대표
"지금 우리 시대에도 이런 집들이 있구나라고 놀랄 정도였습니다. 화장실도 재래식이었고 매일 매일 뜯는 달력들, 그다음에 요즘에는 사용하지 않는 여러 가지 옛날의 그 사진들을 보관해 놓으셨고, 그냥 밥 한 공기에 밑반찬 김치 하나 정도로 상에 차려져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결국 일본의 인구 구조나 아니면 고령화를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노인 빈곤율이 사실 일본보다는 우리나라가 훨씬 더 열악할 것 같거든요. 소득이 없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사업적인 실패를 하거나 아니면 경제적인 문제 사기나 보이스피싱 등을 당했을 때 고독사나 방치된 죽음은 좀 더 빠르게 가속화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실은 노령기가 돼서 새롭게 소득을 만들거나 축적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고 보이죠. 그렇기 때문에 노령기의 빈곤은 탈출할 수가 없죠.”
경제적 궁핍과 소외의 악순환
그 시작은 국민연금이다.
<인터뷰>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국민연금이 처음에 1988년에 도입될 때 아마 10인 이상 사업장 가입자를 중심으로 했고, 또 두 번째로 전 국민으로 확대할 때가 1999년에 확대했는데”
<인터뷰> 김도헌/ KDI 연구위원
국민연금제도 안에도 사실은 소득분배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평균 소득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 소득보다 낮게 됐을 경우 좀 더 얹어서 주고 그런 구조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노인들은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국민연금급여액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이 국민연금에 탑재되어 있는 소득 분배 기능의 특혜를 받지 못하고 있고요.“
방송일자: 2024년 10월 29일 22시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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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11-07 10:09:58
- 수정2024-11-07 10:11:12
[시사기획창 '가난한 노인의 낮과 밤, 흔적' 중에서]
최근 3년 동안 노인 비율이 증가한 지역도 살펴봤다.
역시 임대 아파트는 제외했다. 빨간 화살표가 많이 증가한 곳이다.
취재진은 그 중에 관악구 대학동에 주목했다.
<인터뷰> 강범준 /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대학동에서만 올랐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주변을 살펴보시면 다 같이 올랐잖아요. 이게 서울시 전체에서 이렇게 큰 지역이 동일한 패턴으로 올라가는 곳들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이 지역은 과거에 고시촌이라고 해서 고시 수험생들이 사법고시를 준비하거나 행정고시를 준비하면서... (고시) 되어서 나가고 또 안 되어서 나갔지만, 지금은 이제 고시가 이제 없어진 이후로 나아갈 출구가 없는 사람들이 이 지역에 이제 많이 살고 있죠. 고시생들이 살던 그 쪽방이 살만한데 가격이 싸더라. 아랫마을 윗마을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윗마을 쪽에는 산을 중심으로 해서 위쪽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이 사시는 지역을 저희가 윗마을이라고 표현을 하고...아래쪽에는 20대, 30대, 40대, 50대 위로 올라갈수록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많이 살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혼자 이 동네로 와서
언덕 높은 곳, 이른바 윗마을의 고시원부터 채웠다.
<인터뷰> 박보아/ (사)길벗사랑공동체 해피인 대표
“고시원이라고 하면 집에 한 평 정도 그 정도 넓이의 있는 곳에 화장실도 없고 화장실은 공동화장실을 쓰는 곳. 물론 취사시설은 없고요. 미니원룸은 화장실 정도만 있지만 취사시설이 없는 것을 미니원룸이라 우리가 이야기하고”
지역 봉사단체 방문자 연령을 보면, 4년 전 26%이던 60세 이상 비율은 해마다 높아져 올해 35%를 넘어섰다.
고시촌은 노인촌이 되고 있다.
<인터뷰> 박보아/ (사)길벗사랑공동체 해피인 대표
“저희는 무료급식소가 아닙니다. 무료급식소를 저희는 전혀 지향하는 게 아닙니다. 만나면서 정말 기쁘게 만나고 기쁘게 맞이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을 통해서 출석을 확인하고 그러면 그분들의 몸의 건강이 어떤지 사항들을 체크하고 그분들의 심리적인, 정신적인 우울 상태를 확인하는 어디가 아프신지 그리고 어떻게 오셨는지 주거형태는 어떤지, 수급은 받고 계시는지 치아에 치료가 필요한지 주거 상담이 필요한지, 그런 거를 확인해가지고 그분들에게 필요한 도움이 뭔지를 찾아가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고립은 참 풀기 힘든 숙제다.
<인터뷰> 박보아/ (사)길벗사랑공동체 해피인 대표
“예전에는 달동네 이러면 그래도 문이 다 열려있었어요. 그래서 뭐 이제 들어가면 그 집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건물 안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현관부터 문이 잠겨져있으니까 그분들을 만날 수가 없어요.”
관절염에 고혈압, 통풍까지 안고 사는 황경문 할아버지.
<녹취> 황경문/ 노인 · 서울 관악구 대학동
(기자: 발톱이 왜 이렇게 납니까, 할아버지?)
“병원에서 통풍이 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안 나온답니다. 발톱이.”
(기자: 어떻게 자르세요?)
“간격이 좁다 보니까 이 발톱이 안 들어가는 거예요...그럼 잘라야 할 건데...]
생활비는 기초연금과 사회단체 기부금 6만 원이 전부다.
하루 식단은 무료 도시락 두 개, 그리고 컵라면이다.
경제적 위기는 정신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녹취> 황경문/ 노인 · 서울 관악구 대학동
"그전에 천몇백만 원 정도 있었는데 아들이라는 놈이 찾아와가지고 사업한다 그래서 또 마음이 약해지대요 다 줘버렸어 그러고 난 뒤, 그 돈 가지고 간 다음에는 절대 안 옵니다. 연락도 안 오고. 앞으로 뭐 이 살아나갈 그게 진짜 막막하고 이러니까 그런 생각 저런 생각 오만 생각이 다 들죠. 허무하죠. 내 사는 게 허무하다. 막막하니까...참는다 아닙니까. 생각을 안 하고 뭐 이 티비 보고 잊어버리지.”
노인세대가 겪는 집단적 비극
그 흔적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노인의 수치에서 확인된다.
고령일수록 치솟고, 80대에서 정점에 이른다.
역시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하면 현격히 높다.
<인터뷰> 김태완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OECD에서 비교할 때 두 가지가 가장 안타깝고 부끄러운 게 노인 빈곤율이 높다는 거 하나. 두 번째로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자살률이 되게 높다는 건데 내가 이제 이 사회로부터 배제되어 있다 또 나의 역할이 줄었다, 경제적 빈곤과 이런 고립감 그리고 배제랑 이런 것들이 엮이면서...”
고독사와 자살 등으로 떠난 사람의 마지막 정리를 하는 유품정리사 김현섭 씨,
그는 더 암담한 앞날을 걱정한다.
<인터뷰> 김현섭/ 유품정리사, 에버그린 대표
"지금 우리 시대에도 이런 집들이 있구나라고 놀랄 정도였습니다. 화장실도 재래식이었고 매일 매일 뜯는 달력들, 그다음에 요즘에는 사용하지 않는 여러 가지 옛날의 그 사진들을 보관해 놓으셨고, 그냥 밥 한 공기에 밑반찬 김치 하나 정도로 상에 차려져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결국 일본의 인구 구조나 아니면 고령화를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노인 빈곤율이 사실 일본보다는 우리나라가 훨씬 더 열악할 것 같거든요. 소득이 없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사업적인 실패를 하거나 아니면 경제적인 문제 사기나 보이스피싱 등을 당했을 때 고독사나 방치된 죽음은 좀 더 빠르게 가속화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실은 노령기가 돼서 새롭게 소득을 만들거나 축적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고 보이죠. 그렇기 때문에 노령기의 빈곤은 탈출할 수가 없죠.”
경제적 궁핍과 소외의 악순환
그 시작은 국민연금이다.
<인터뷰>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국민연금이 처음에 1988년에 도입될 때 아마 10인 이상 사업장 가입자를 중심으로 했고, 또 두 번째로 전 국민으로 확대할 때가 1999년에 확대했는데”
<인터뷰> 김도헌/ KDI 연구위원
국민연금제도 안에도 사실은 소득분배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평균 소득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 소득보다 낮게 됐을 경우 좀 더 얹어서 주고 그런 구조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노인들은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국민연금급여액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이 국민연금에 탑재되어 있는 소득 분배 기능의 특혜를 받지 못하고 있고요.“
방송일자: 2024년 10월 29일 22시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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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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