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서 총기살해’ 80대 남성, 24년만에 한국 법정 섰다

입력 2024.11.1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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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지난 2000년 우루과이에서 한국인 선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80대 한식당 주인이 부산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24년 만입니다.

식당 주인은 이미 우루과이에서 같은 사건으로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고 주장합니다. 이제 와 국내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 몸싸움하다 권총으로 선원 살해…24년 만에 공항에서 체포

2000년 11월, 부산의 한 선사 소속 선원들이 술자리를 갖기 위해 우루과이의 한 식당을 찾았습니다. 그러다 식당 주인과 말다툼이 벌어졌고 몸싸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자동차 운전석에 권총을 보관하고 있던 식당 주인은 총을 꺼내 한 선원을 향해 겨눴고, 이를 말리려던 피해자는 총에 맞아 과다 출혈로 숨졌습니다.

당시 선사 측 신고로 부산 해양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지만, 식당 주인이 해외에 머물고 있어 이 사건은 국내에서 '기소 중지' 처리됐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9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식당 주인을 부산해경이 체포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그런데, 식당 주인은 사건 이후 명절 등에 10차례 넘게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24년이 흐르는 동안 여러 차례 입국했던 식당 주인을 잡지 않고 있다가 이제야 체포한 이유에 대해 부산해경은 '수사 사안'이라며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 식당 주인 "우루과이에서 1년 6개월 복역"…판결문 확보 어려워

부산지법 형사6부는 그제(1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식당 주인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습니다.

피고인은 재판에서 선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고 겁을 주기 위해 권총을 꺼냈다가 피해자가 말리는 과정에서 권총이 발사됐다며 고의로 살해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행동했다는 당시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고인은 또 우루과이에서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외국에서 범법 행위를 하더라도 우리나라 법에 따라 처벌하는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처벌을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국내에서 같은 혐의로 다시 처벌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고인 측은 형법에 따라 외국에서 형을 집행 받은 사람은 형을 감경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우루과이 법원의 판결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피고인 측은 사건 시점이 오래 전이어서 판결문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우루과이 정부가 우리 대사관에 판결 내용을 송부했다는 내용의 사실조회를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도 대사관에 식당 주인에 대한 범죄 경력 조회를 신청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18일 공판기일 때 검찰이 신청한 증인을 신문하는 등 재판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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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루과이서 총기살해’ 80대 남성, 24년만에 한국 법정 섰다
    • 입력 2024-11-14 15: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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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우루과이에서 한국인 선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80대 한식당 주인이 부산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24년 만입니다.<br /><br />식당 주인은 이미 우루과이에서 같은 사건으로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고 주장합니다. 이제 와 국내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 몸싸움하다 권총으로 선원 살해…24년 만에 공항에서 체포

2000년 11월, 부산의 한 선사 소속 선원들이 술자리를 갖기 위해 우루과이의 한 식당을 찾았습니다. 그러다 식당 주인과 말다툼이 벌어졌고 몸싸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자동차 운전석에 권총을 보관하고 있던 식당 주인은 총을 꺼내 한 선원을 향해 겨눴고, 이를 말리려던 피해자는 총에 맞아 과다 출혈로 숨졌습니다.

당시 선사 측 신고로 부산 해양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지만, 식당 주인이 해외에 머물고 있어 이 사건은 국내에서 '기소 중지' 처리됐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9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식당 주인을 부산해경이 체포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그런데, 식당 주인은 사건 이후 명절 등에 10차례 넘게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24년이 흐르는 동안 여러 차례 입국했던 식당 주인을 잡지 않고 있다가 이제야 체포한 이유에 대해 부산해경은 '수사 사안'이라며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 식당 주인 "우루과이에서 1년 6개월 복역"…판결문 확보 어려워

부산지법 형사6부는 그제(1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식당 주인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습니다.

피고인은 재판에서 선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고 겁을 주기 위해 권총을 꺼냈다가 피해자가 말리는 과정에서 권총이 발사됐다며 고의로 살해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행동했다는 당시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고인은 또 우루과이에서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외국에서 범법 행위를 하더라도 우리나라 법에 따라 처벌하는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처벌을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국내에서 같은 혐의로 다시 처벌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고인 측은 형법에 따라 외국에서 형을 집행 받은 사람은 형을 감경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우루과이 법원의 판결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피고인 측은 사건 시점이 오래 전이어서 판결문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우루과이 정부가 우리 대사관에 판결 내용을 송부했다는 내용의 사실조회를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도 대사관에 식당 주인에 대한 범죄 경력 조회를 신청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18일 공판기일 때 검찰이 신청한 증인을 신문하는 등 재판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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