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 채택 논란…“정당한 교육 활동” vs “학습권 침해”

입력 2024.11.21 (21:36) 수정 2024.11.21 (21: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경북 경산의 문명고등학교가 친일과 독재 옹호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국가 검정 교과서 채택은 학교 권리라는 입장이지만, 학부모와 시민단체는 학생 학습권 침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7년 박근혜 정부 당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 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됐던 경산 문명고등학교.

당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고, 법적 갈등 속에 결국 취소됐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이 학교는 내년도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놓고 또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학교 측이 전국 일반계 고등학교 중 유일하게 이념 편향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학력평가원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교과서에는 이승만 정부를 독재 대신 '장기 집권'으로, 일본군 위안부를 '성 착취' 표현 없이 '끔찍한 삶'으로만 서술해 친일과 독재 옹호 논란을 사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정부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채택하는 건 헌법이 보장한 학교 권리이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만큼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임준희/ 문명고 교장 : "(교과서) 9종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건지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거고 선생님들의 교권입니다. 한 개 (학교가 이) 교과서를 선택했기 때문에 잘못되었다, 이건 어불성설이죠."]

반면, 학부모와 전교조,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울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고 반발합니다.

또, 학교 측이 교과서 채택을 위한 학교운영위 소집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용기/문명고 한국사교과서채택 대책위 대표 : "교육부장관의 청년 보좌역이 집필진으로 참여했고 검정 교과서를 발행할 요건을 갖추지 않은 출판사라는…."]

[이승민/문명고 재학생 학부모 : "졸업하고 난 다음에 학내 이 시기에 학교 다녔던 학생들한테는 선입견이나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측은 시민단체 등을 교권 침해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책위는 교과서 채택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박병규/그래픽:김현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역사 교과서 채택 논란…“정당한 교육 활동” vs “학습권 침해”
    • 입력 2024-11-21 21:36:19
    • 수정2024-11-21 21:50:28
    뉴스9(대구)
[앵커]

경북 경산의 문명고등학교가 친일과 독재 옹호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국가 검정 교과서 채택은 학교 권리라는 입장이지만, 학부모와 시민단체는 학생 학습권 침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7년 박근혜 정부 당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 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됐던 경산 문명고등학교.

당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고, 법적 갈등 속에 결국 취소됐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이 학교는 내년도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놓고 또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학교 측이 전국 일반계 고등학교 중 유일하게 이념 편향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학력평가원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교과서에는 이승만 정부를 독재 대신 '장기 집권'으로, 일본군 위안부를 '성 착취' 표현 없이 '끔찍한 삶'으로만 서술해 친일과 독재 옹호 논란을 사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정부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채택하는 건 헌법이 보장한 학교 권리이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만큼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임준희/ 문명고 교장 : "(교과서) 9종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건지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거고 선생님들의 교권입니다. 한 개 (학교가 이) 교과서를 선택했기 때문에 잘못되었다, 이건 어불성설이죠."]

반면, 학부모와 전교조,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울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고 반발합니다.

또, 학교 측이 교과서 채택을 위한 학교운영위 소집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용기/문명고 한국사교과서채택 대책위 대표 : "교육부장관의 청년 보좌역이 집필진으로 참여했고 검정 교과서를 발행할 요건을 갖추지 않은 출판사라는…."]

[이승민/문명고 재학생 학부모 : "졸업하고 난 다음에 학내 이 시기에 학교 다녔던 학생들한테는 선입견이나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측은 시민단체 등을 교권 침해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책위는 교과서 채택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박병규/그래픽:김현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대구-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