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로 지인 연락처 받아 무차별 문자…불법 채권 추심, 대책 없나?
입력 2024.11.21 (23:01)
수정 2024.11.2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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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사채업자들의 불법 채권 추심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돈을 빌려줄 때 담보로 지인 연락처를 받아 빚 독촉에 활용하고, 채무자의 동영상까지 촬영해 SNS에 올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인 연락처를 담보로 요구한다는 게 어떤 경우인가요?
[기자]
네, 저희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번호로 사채업자들에게 연락을 받았다는 제보자들을 취재했는데요.
저희가 만난 제보자 중엔 같은 부대에 있었던 한 육군 간부가 자신들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사채업자의 연락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 보며 설명하겠습니다.
이 간부가 돈을 빌린 증거를 SNS에 올렸으니 보러 와라, 연락을 주지 않으면 연락처를 어딘가에 판매하겠다, 이런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이 문자메시지를 받은 제보자 A 씨는 전역한 지 이미 수개월이 흐른 뒤에 이런 연락을 받은 건데요.
A 씨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A 씨/음성변조 : "(그 하사랑) 엄청 친하지도 않았고. 공무 중에야 알게 된 연락처를 갖고 있다가 사채를 명목으로 팔았다는 거를 알게 되니까."]
[앵커]
그러니까 지인이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단 연락을 사채업자에게 갑자기 받은 건데, SNS엔 무슨 내용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사채업자가 알려줬다는 SNS 주소로 들어가 봤는데요.
사채를 썼다던 해당 육군 간부가 직접 등장해 '돈을 대신 갚아달라'고 호소하는 동영상이 있었습니다.
[해당 간부/음성변조 : "연락처에 있는 사람들 개인정보를 넘겨서 담보로 돈을 빌렸습니다. 만약 저로 인해 연락이 올 시 제가 갚을 여력이 안 되니 좀 갚아주세요."]
[앵커]
사채를 썼다는 이 간부한테 제보자가 직접 연락도 취해봤다고요?
[기자]
네, 놀란 A 씨가 이 간부에게 연락했는데, 사채를 쓰면서 휴대전화에 있던 연락처를 다 넘겨준 게 맞다는 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A 씨/음성변조 : "빌릴 때 그냥 어떠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그거 연락처 정보를 그냥 통으로 다 가져갔다고 하더라고요. 업자 측에서."]
A 씨는 사채업자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부터 국제 발신 번호로 각종 스팸 연락을 받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그 날짜 기준으로 해서 (스팸 문자가) 하루에 10통씩 막 이렇게 오고 있어요. 개인 정보가 이미 팔린 게 아닌가 해외로."]
[앵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사채업자의 연락을 받는 피해자들이 더 있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지휘관급 장교 연락처까지 넘어간 걸로 보입니다.
또 다른 피해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B 씨/음성변조 : "부대 사람들이랑 연락했을 때 자기들도 다 (문자) 받았다. 여단장님한테도 문자가 갔다. 그래서 부대가 뒤집혔다."]
[앵커]
아까, 잠시 나온 SNS 계정, 여러 명의 동영상이 있는 것 같던데.
이런 식으로 사채를 못 갚은 사람들의 영상을 올리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해당 군 간부의 영상이 올라온 SNS 계정을 보면, 또 다른 사채 관련 영상이 수십 개 올라와 있습니다.
이들이 하는 말도 대부분 비슷한데요.
지인들의 개인정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지인이 사채를 써서 업자들에게 문자를 받은 사람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C 씨/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음성변조 : "상환 날짜 때까지 돈을 못 갚으면 이 개인정보를 팔아도 좋고 어디에 넘겨도 좋다고 이제 ㅇㅇ(채무자)가 얘기를 했다고."]
[앵커]
불법 사금융으로 돈을 빌렸다 지인들이 이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요?
[기자]
이런 불법 채권 추심 등 불법 사금융의 폐해를 줄이려고 정부에서도 2022년부터 범정부 전담팀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별 단속도 이뤄져서 기소나 구속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 신고는 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피해 신고 건수를 보시면, 해마다 느는 추세고요.
올해 10월까지 집계된 신고 건수도 이미 2022년 수준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앵커]
제도권 안에서 돈을 빌릴 여력이 더 이상 안 되니까 사채까지 쓴 걸 텐데,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금융당국도 대부업법을 바꿔서 불법사금융을 찾는 서민들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사채까지 손을 대지 않고 합법적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정식 대부업체들인데요.
이런 업체들의 신용평점 하위 10% 대출 승인율은 5%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앵커]
그럼 어떤 대책이 추가로 필요할까요?
[기자]
현재 법정 최고 금리는 20%인데요.
이걸 높이고 대부업계 자금 조달을 활성화하는 게 하나의 방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최철/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정부가 정책금융을 통해서 신용 공급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일단 민간 영역에서 이런 시장(대부업)이 제 기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대부 업체에서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한 저신용자는 최대 9만 1000명에 이르는 걸로 추산됩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이원희 기자였습니다.
촬영기자:조원준 박상욱 박준영 이상훈/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박미주 채상우
최근 사채업자들의 불법 채권 추심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돈을 빌려줄 때 담보로 지인 연락처를 받아 빚 독촉에 활용하고, 채무자의 동영상까지 촬영해 SNS에 올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인 연락처를 담보로 요구한다는 게 어떤 경우인가요?
[기자]
네, 저희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번호로 사채업자들에게 연락을 받았다는 제보자들을 취재했는데요.
저희가 만난 제보자 중엔 같은 부대에 있었던 한 육군 간부가 자신들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사채업자의 연락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 보며 설명하겠습니다.
이 간부가 돈을 빌린 증거를 SNS에 올렸으니 보러 와라, 연락을 주지 않으면 연락처를 어딘가에 판매하겠다, 이런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이 문자메시지를 받은 제보자 A 씨는 전역한 지 이미 수개월이 흐른 뒤에 이런 연락을 받은 건데요.
A 씨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A 씨/음성변조 : "(그 하사랑) 엄청 친하지도 않았고. 공무 중에야 알게 된 연락처를 갖고 있다가 사채를 명목으로 팔았다는 거를 알게 되니까."]
[앵커]
그러니까 지인이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단 연락을 사채업자에게 갑자기 받은 건데, SNS엔 무슨 내용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사채업자가 알려줬다는 SNS 주소로 들어가 봤는데요.
사채를 썼다던 해당 육군 간부가 직접 등장해 '돈을 대신 갚아달라'고 호소하는 동영상이 있었습니다.
[해당 간부/음성변조 : "연락처에 있는 사람들 개인정보를 넘겨서 담보로 돈을 빌렸습니다. 만약 저로 인해 연락이 올 시 제가 갚을 여력이 안 되니 좀 갚아주세요."]
[앵커]
사채를 썼다는 이 간부한테 제보자가 직접 연락도 취해봤다고요?
[기자]
네, 놀란 A 씨가 이 간부에게 연락했는데, 사채를 쓰면서 휴대전화에 있던 연락처를 다 넘겨준 게 맞다는 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A 씨/음성변조 : "빌릴 때 그냥 어떠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그거 연락처 정보를 그냥 통으로 다 가져갔다고 하더라고요. 업자 측에서."]
A 씨는 사채업자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부터 국제 발신 번호로 각종 스팸 연락을 받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그 날짜 기준으로 해서 (스팸 문자가) 하루에 10통씩 막 이렇게 오고 있어요. 개인 정보가 이미 팔린 게 아닌가 해외로."]
[앵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사채업자의 연락을 받는 피해자들이 더 있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지휘관급 장교 연락처까지 넘어간 걸로 보입니다.
또 다른 피해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B 씨/음성변조 : "부대 사람들이랑 연락했을 때 자기들도 다 (문자) 받았다. 여단장님한테도 문자가 갔다. 그래서 부대가 뒤집혔다."]
[앵커]
아까, 잠시 나온 SNS 계정, 여러 명의 동영상이 있는 것 같던데.
이런 식으로 사채를 못 갚은 사람들의 영상을 올리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해당 군 간부의 영상이 올라온 SNS 계정을 보면, 또 다른 사채 관련 영상이 수십 개 올라와 있습니다.
이들이 하는 말도 대부분 비슷한데요.
지인들의 개인정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지인이 사채를 써서 업자들에게 문자를 받은 사람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C 씨/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음성변조 : "상환 날짜 때까지 돈을 못 갚으면 이 개인정보를 팔아도 좋고 어디에 넘겨도 좋다고 이제 ㅇㅇ(채무자)가 얘기를 했다고."]
[앵커]
불법 사금융으로 돈을 빌렸다 지인들이 이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요?
[기자]
이런 불법 채권 추심 등 불법 사금융의 폐해를 줄이려고 정부에서도 2022년부터 범정부 전담팀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별 단속도 이뤄져서 기소나 구속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 신고는 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피해 신고 건수를 보시면, 해마다 느는 추세고요.
올해 10월까지 집계된 신고 건수도 이미 2022년 수준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앵커]
제도권 안에서 돈을 빌릴 여력이 더 이상 안 되니까 사채까지 쓴 걸 텐데,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금융당국도 대부업법을 바꿔서 불법사금융을 찾는 서민들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사채까지 손을 대지 않고 합법적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정식 대부업체들인데요.
이런 업체들의 신용평점 하위 10% 대출 승인율은 5%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앵커]
그럼 어떤 대책이 추가로 필요할까요?
[기자]
현재 법정 최고 금리는 20%인데요.
이걸 높이고 대부업계 자금 조달을 활성화하는 게 하나의 방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최철/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정부가 정책금융을 통해서 신용 공급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일단 민간 영역에서 이런 시장(대부업)이 제 기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대부 업체에서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한 저신용자는 최대 9만 1000명에 이르는 걸로 추산됩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이원희 기자였습니다.
촬영기자:조원준 박상욱 박준영 이상훈/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박미주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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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11-21 23:01:15
- 수정2024-11-22 01:00:16
[앵커]
최근 사채업자들의 불법 채권 추심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돈을 빌려줄 때 담보로 지인 연락처를 받아 빚 독촉에 활용하고, 채무자의 동영상까지 촬영해 SNS에 올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인 연락처를 담보로 요구한다는 게 어떤 경우인가요?
[기자]
네, 저희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번호로 사채업자들에게 연락을 받았다는 제보자들을 취재했는데요.
저희가 만난 제보자 중엔 같은 부대에 있었던 한 육군 간부가 자신들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사채업자의 연락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 보며 설명하겠습니다.
이 간부가 돈을 빌린 증거를 SNS에 올렸으니 보러 와라, 연락을 주지 않으면 연락처를 어딘가에 판매하겠다, 이런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이 문자메시지를 받은 제보자 A 씨는 전역한 지 이미 수개월이 흐른 뒤에 이런 연락을 받은 건데요.
A 씨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A 씨/음성변조 : "(그 하사랑) 엄청 친하지도 않았고. 공무 중에야 알게 된 연락처를 갖고 있다가 사채를 명목으로 팔았다는 거를 알게 되니까."]
[앵커]
그러니까 지인이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단 연락을 사채업자에게 갑자기 받은 건데, SNS엔 무슨 내용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사채업자가 알려줬다는 SNS 주소로 들어가 봤는데요.
사채를 썼다던 해당 육군 간부가 직접 등장해 '돈을 대신 갚아달라'고 호소하는 동영상이 있었습니다.
[해당 간부/음성변조 : "연락처에 있는 사람들 개인정보를 넘겨서 담보로 돈을 빌렸습니다. 만약 저로 인해 연락이 올 시 제가 갚을 여력이 안 되니 좀 갚아주세요."]
[앵커]
사채를 썼다는 이 간부한테 제보자가 직접 연락도 취해봤다고요?
[기자]
네, 놀란 A 씨가 이 간부에게 연락했는데, 사채를 쓰면서 휴대전화에 있던 연락처를 다 넘겨준 게 맞다는 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A 씨/음성변조 : "빌릴 때 그냥 어떠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그거 연락처 정보를 그냥 통으로 다 가져갔다고 하더라고요. 업자 측에서."]
A 씨는 사채업자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부터 국제 발신 번호로 각종 스팸 연락을 받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그 날짜 기준으로 해서 (스팸 문자가) 하루에 10통씩 막 이렇게 오고 있어요. 개인 정보가 이미 팔린 게 아닌가 해외로."]
[앵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사채업자의 연락을 받는 피해자들이 더 있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지휘관급 장교 연락처까지 넘어간 걸로 보입니다.
또 다른 피해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B 씨/음성변조 : "부대 사람들이랑 연락했을 때 자기들도 다 (문자) 받았다. 여단장님한테도 문자가 갔다. 그래서 부대가 뒤집혔다."]
[앵커]
아까, 잠시 나온 SNS 계정, 여러 명의 동영상이 있는 것 같던데.
이런 식으로 사채를 못 갚은 사람들의 영상을 올리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해당 군 간부의 영상이 올라온 SNS 계정을 보면, 또 다른 사채 관련 영상이 수십 개 올라와 있습니다.
이들이 하는 말도 대부분 비슷한데요.
지인들의 개인정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지인이 사채를 써서 업자들에게 문자를 받은 사람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C 씨/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음성변조 : "상환 날짜 때까지 돈을 못 갚으면 이 개인정보를 팔아도 좋고 어디에 넘겨도 좋다고 이제 ㅇㅇ(채무자)가 얘기를 했다고."]
[앵커]
불법 사금융으로 돈을 빌렸다 지인들이 이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요?
[기자]
이런 불법 채권 추심 등 불법 사금융의 폐해를 줄이려고 정부에서도 2022년부터 범정부 전담팀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별 단속도 이뤄져서 기소나 구속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 신고는 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피해 신고 건수를 보시면, 해마다 느는 추세고요.
올해 10월까지 집계된 신고 건수도 이미 2022년 수준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앵커]
제도권 안에서 돈을 빌릴 여력이 더 이상 안 되니까 사채까지 쓴 걸 텐데,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금융당국도 대부업법을 바꿔서 불법사금융을 찾는 서민들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사채까지 손을 대지 않고 합법적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정식 대부업체들인데요.
이런 업체들의 신용평점 하위 10% 대출 승인율은 5%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앵커]
그럼 어떤 대책이 추가로 필요할까요?
[기자]
현재 법정 최고 금리는 20%인데요.
이걸 높이고 대부업계 자금 조달을 활성화하는 게 하나의 방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최철/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정부가 정책금융을 통해서 신용 공급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일단 민간 영역에서 이런 시장(대부업)이 제 기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대부 업체에서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한 저신용자는 최대 9만 1000명에 이르는 걸로 추산됩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이원희 기자였습니다.
촬영기자:조원준 박상욱 박준영 이상훈/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박미주 채상우
최근 사채업자들의 불법 채권 추심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돈을 빌려줄 때 담보로 지인 연락처를 받아 빚 독촉에 활용하고, 채무자의 동영상까지 촬영해 SNS에 올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인 연락처를 담보로 요구한다는 게 어떤 경우인가요?
[기자]
네, 저희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번호로 사채업자들에게 연락을 받았다는 제보자들을 취재했는데요.
저희가 만난 제보자 중엔 같은 부대에 있었던 한 육군 간부가 자신들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사채업자의 연락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 보며 설명하겠습니다.
이 간부가 돈을 빌린 증거를 SNS에 올렸으니 보러 와라, 연락을 주지 않으면 연락처를 어딘가에 판매하겠다, 이런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이 문자메시지를 받은 제보자 A 씨는 전역한 지 이미 수개월이 흐른 뒤에 이런 연락을 받은 건데요.
A 씨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A 씨/음성변조 : "(그 하사랑) 엄청 친하지도 않았고. 공무 중에야 알게 된 연락처를 갖고 있다가 사채를 명목으로 팔았다는 거를 알게 되니까."]
[앵커]
그러니까 지인이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단 연락을 사채업자에게 갑자기 받은 건데, SNS엔 무슨 내용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사채업자가 알려줬다는 SNS 주소로 들어가 봤는데요.
사채를 썼다던 해당 육군 간부가 직접 등장해 '돈을 대신 갚아달라'고 호소하는 동영상이 있었습니다.
[해당 간부/음성변조 : "연락처에 있는 사람들 개인정보를 넘겨서 담보로 돈을 빌렸습니다. 만약 저로 인해 연락이 올 시 제가 갚을 여력이 안 되니 좀 갚아주세요."]
[앵커]
사채를 썼다는 이 간부한테 제보자가 직접 연락도 취해봤다고요?
[기자]
네, 놀란 A 씨가 이 간부에게 연락했는데, 사채를 쓰면서 휴대전화에 있던 연락처를 다 넘겨준 게 맞다는 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A 씨/음성변조 : "빌릴 때 그냥 어떠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그거 연락처 정보를 그냥 통으로 다 가져갔다고 하더라고요. 업자 측에서."]
A 씨는 사채업자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부터 국제 발신 번호로 각종 스팸 연락을 받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그 날짜 기준으로 해서 (스팸 문자가) 하루에 10통씩 막 이렇게 오고 있어요. 개인 정보가 이미 팔린 게 아닌가 해외로."]
[앵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사채업자의 연락을 받는 피해자들이 더 있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지휘관급 장교 연락처까지 넘어간 걸로 보입니다.
또 다른 피해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B 씨/음성변조 : "부대 사람들이랑 연락했을 때 자기들도 다 (문자) 받았다. 여단장님한테도 문자가 갔다. 그래서 부대가 뒤집혔다."]
[앵커]
아까, 잠시 나온 SNS 계정, 여러 명의 동영상이 있는 것 같던데.
이런 식으로 사채를 못 갚은 사람들의 영상을 올리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해당 군 간부의 영상이 올라온 SNS 계정을 보면, 또 다른 사채 관련 영상이 수십 개 올라와 있습니다.
이들이 하는 말도 대부분 비슷한데요.
지인들의 개인정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지인이 사채를 써서 업자들에게 문자를 받은 사람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C 씨/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음성변조 : "상환 날짜 때까지 돈을 못 갚으면 이 개인정보를 팔아도 좋고 어디에 넘겨도 좋다고 이제 ㅇㅇ(채무자)가 얘기를 했다고."]
[앵커]
불법 사금융으로 돈을 빌렸다 지인들이 이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요?
[기자]
이런 불법 채권 추심 등 불법 사금융의 폐해를 줄이려고 정부에서도 2022년부터 범정부 전담팀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별 단속도 이뤄져서 기소나 구속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 신고는 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피해 신고 건수를 보시면, 해마다 느는 추세고요.
올해 10월까지 집계된 신고 건수도 이미 2022년 수준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앵커]
제도권 안에서 돈을 빌릴 여력이 더 이상 안 되니까 사채까지 쓴 걸 텐데,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금융당국도 대부업법을 바꿔서 불법사금융을 찾는 서민들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사채까지 손을 대지 않고 합법적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정식 대부업체들인데요.
이런 업체들의 신용평점 하위 10% 대출 승인율은 5%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앵커]
그럼 어떤 대책이 추가로 필요할까요?
[기자]
현재 법정 최고 금리는 20%인데요.
이걸 높이고 대부업계 자금 조달을 활성화하는 게 하나의 방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최철/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정부가 정책금융을 통해서 신용 공급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일단 민간 영역에서 이런 시장(대부업)이 제 기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대부 업체에서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한 저신용자는 최대 9만 1000명에 이르는 걸로 추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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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이원희 기자였습니다.
촬영기자:조원준 박상욱 박준영 이상훈/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박미주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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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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