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에서 우주까지, 파이프 오르간의 매력은… [주말엔]
입력 2024.11.24 (09:00)
수정 2024.11.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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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하고 싶으면 오르간을 배워라”
리사이틀을 앞두고 만난 오르간 연주자 이민준 씨는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는 데 어려운 점이 없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위와 같이 답했습니다.
파이프 오르간은 발로 선율을 연주하는 유일한 악기입니다.
'스톱(공기를 파이프로 들여보내는 장치)'을 조정해 음색을 만들고, 손과 발로 동시에 연주하는 오르가니스트는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온몸으로 연주합니다.
‘악기의 왕’, 파이프 오르간의 세계를 [주말엔] 취재진이 들려드립니다.
■ 오르가니스트, 불멸의 소리를 연주하다
피아노를 전공하던 이민준 씨는 우연한 기회에 연주하게 된 바흐의 선율에 매료되어 오르간의 세계로 들어섰습니다.
'오르간을 더 연주하고 싶다'는 그의 열망은 피아노에 더해 오르간까지 전공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오르간에 빠져 지내다 “아무 생각 없이 지원했다”는 2021년 프랑스 생 모리스에서 열린 국제 오르간 콩쿠르.
짧은 시간 안에 총 5대의 오르간으로 매번 다른 소리를 만들어 연주하느라 “잠도 못 자고 젖 먹던 힘까지 짜냈다”는 그는 이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청중상까지 받았습니다.
현재 독일 뤼벡에서 유학 중인 그는 전문연주자로서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으면서, 한편으로는 오르간을 대중에게 알리려는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3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우승 리사이틀 무대에서는 그를 오르간의 세계로 인도한 <바흐>의 곡 등을 연주했습니다.
또한 그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박영희의 <기도 중에>를 초연하기도 했습니다. 이 곡은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의 위촉곡이기도 합니다.
“현을 해머로 쳐서 소리를 내는 피아노와는 달리 파이프에 바람을 넣어 소리를 내는 오르간은 무한정으로 소리를 끌 수 있는 그런 ‘불멸함’을 갖고 있는데, 오르간을 ‘풀사운드’로 연주했을 때 굉장히 희열감을 느낍니다.”
■ ‘악기의 제왕’ 파이프 오르간, 그리고 오르간 빌더(builder).
“크기도 가격도 왕이라 악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것 아닐까요?”
모차르트가 악기의 제왕이라고 극찬했던 오르간.
오르간은 만드는 게 아니라 건물처럼 '짓는다(build)'고 말합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던 안자헌씨가 오르간을 만드는 빌더(builder)가 된 이유는 오르간이 쌓아 올리는 소리의 조합, 즉 화성(和聲, Harmony)에 이끌렸기 때문입니다.
오르간의 무한한 소리에 매료되어 독일에서 10여 년 간 오르간 제작을 공부하고, 독일 정부가 인정하는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한국에 돌아온 안자헌 빌더. 지금은 악기를 만들지는 않고 음악홀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오르간은 나무로 되어있기 때문에 온도, 습도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온도와 습도에 따라 음의 높낮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큰 오케스트라가 와도, 오르간 소리에 음을 맞추기 때문에 온도에 따라 음의 높이가 달라지는 오르간을 관리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그는 말합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때 그가 관리했던 세종문화회관의 오르간은 현재 노후화로 인해 수리가 필요해 연주되고 있지 않지만, 설치할 당시에는 아시아 최대 크기를 자랑하기도 했으며, 방한했던 영국 총리가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 희귀한 만큼, 소중한 오르간 연주
종교시설 등을 제외하고, 현재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클래식 전문 공연장’은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부천아트센터가 있으며, 비수도권에서는 최초로 부산 콘서트홀이 내년 2월 설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내에 새로운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다는 소식에, 설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아져 기쁘다고 말한 이민준 오르가니스트는 “국내에는 오르간 연주회가 많이 없다”며 “오르간 음악을 더 많이 사랑해달라”는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천둥소리처럼 하늘에서 쏟아지는 오르간 소리는 저절로 무릎을 꿇게 될 정도로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많은 창작자들이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데 오르간 소리를 단골로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오르간은 스톱이라는 장치를 통해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들의 소리와 음역을 구현해 내기도 합니다.
이번 주말엔 오르간 연주곡들을 찾아 들어보면서, 먼 우주의 별들, 그 공간(Interstellar)들이 들려주는 소리를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리사이틀을 앞두고 만난 오르간 연주자 이민준 씨는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는 데 어려운 점이 없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위와 같이 답했습니다.
파이프 오르간은 발로 선율을 연주하는 유일한 악기입니다.
'스톱(공기를 파이프로 들여보내는 장치)'을 조정해 음색을 만들고, 손과 발로 동시에 연주하는 오르가니스트는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온몸으로 연주합니다.
‘악기의 왕’, 파이프 오르간의 세계를 [주말엔] 취재진이 들려드립니다.
■ 오르가니스트, 불멸의 소리를 연주하다
피아노를 전공하던 이민준 씨는 우연한 기회에 연주하게 된 바흐의 선율에 매료되어 오르간의 세계로 들어섰습니다.
'오르간을 더 연주하고 싶다'는 그의 열망은 피아노에 더해 오르간까지 전공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오르간에 빠져 지내다 “아무 생각 없이 지원했다”는 2021년 프랑스 생 모리스에서 열린 국제 오르간 콩쿠르.
짧은 시간 안에 총 5대의 오르간으로 매번 다른 소리를 만들어 연주하느라 “잠도 못 자고 젖 먹던 힘까지 짜냈다”는 그는 이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청중상까지 받았습니다.
현재 독일 뤼벡에서 유학 중인 그는 전문연주자로서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으면서, 한편으로는 오르간을 대중에게 알리려는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3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우승 리사이틀 무대에서는 그를 오르간의 세계로 인도한 <바흐>의 곡 등을 연주했습니다.
또한 그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박영희의 <기도 중에>를 초연하기도 했습니다. 이 곡은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의 위촉곡이기도 합니다.
“현을 해머로 쳐서 소리를 내는 피아노와는 달리 파이프에 바람을 넣어 소리를 내는 오르간은 무한정으로 소리를 끌 수 있는 그런 ‘불멸함’을 갖고 있는데, 오르간을 ‘풀사운드’로 연주했을 때 굉장히 희열감을 느낍니다.”
5000여 개의 파이프로 벽 한면을 가득 채운 파이프 오르간
■ ‘악기의 제왕’ 파이프 오르간, 그리고 오르간 빌더(builder).
“크기도 가격도 왕이라 악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것 아닐까요?”
모차르트가 악기의 제왕이라고 극찬했던 오르간.
오르간은 만드는 게 아니라 건물처럼 '짓는다(build)'고 말합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던 안자헌씨가 오르간을 만드는 빌더(builder)가 된 이유는 오르간이 쌓아 올리는 소리의 조합, 즉 화성(和聲, Harmony)에 이끌렸기 때문입니다.
오르간의 무한한 소리에 매료되어 독일에서 10여 년 간 오르간 제작을 공부하고, 독일 정부가 인정하는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한국에 돌아온 안자헌 빌더. 지금은 악기를 만들지는 않고 음악홀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오르간은 나무로 되어있기 때문에 온도, 습도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온도와 습도에 따라 음의 높낮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큰 오케스트라가 와도, 오르간 소리에 음을 맞추기 때문에 온도에 따라 음의 높이가 달라지는 오르간을 관리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그는 말합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때 그가 관리했던 세종문화회관의 오르간은 현재 노후화로 인해 수리가 필요해 연주되고 있지 않지만, 설치할 당시에는 아시아 최대 크기를 자랑하기도 했으며, 방한했던 영국 총리가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파이프 오르간의 내부 모습.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받는 나무로 이루어져 있어 관리가 까다롭다.
■ 희귀한 만큼, 소중한 오르간 연주
종교시설 등을 제외하고, 현재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클래식 전문 공연장’은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부천아트센터가 있으며, 비수도권에서는 최초로 부산 콘서트홀이 내년 2월 설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내에 새로운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다는 소식에, 설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아져 기쁘다고 말한 이민준 오르가니스트는 “국내에는 오르간 연주회가 많이 없다”며 “오르간 음악을 더 많이 사랑해달라”는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천둥소리처럼 하늘에서 쏟아지는 오르간 소리는 저절로 무릎을 꿇게 될 정도로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많은 창작자들이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데 오르간 소리를 단골로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오르간은 스톱이라는 장치를 통해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들의 소리와 음역을 구현해 내기도 합니다.
이번 주말엔 오르간 연주곡들을 찾아 들어보면서, 먼 우주의 별들, 그 공간(Interstellar)들이 들려주는 소리를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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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하고 싶으면 오르간을 배워라”
리사이틀을 앞두고 만난 오르간 연주자 이민준 씨는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는 데 어려운 점이 없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위와 같이 답했습니다.
파이프 오르간은 발로 선율을 연주하는 유일한 악기입니다.
'스톱(공기를 파이프로 들여보내는 장치)'을 조정해 음색을 만들고, 손과 발로 동시에 연주하는 오르가니스트는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온몸으로 연주합니다.
‘악기의 왕’, 파이프 오르간의 세계를 [주말엔] 취재진이 들려드립니다.
■ 오르가니스트, 불멸의 소리를 연주하다
피아노를 전공하던 이민준 씨는 우연한 기회에 연주하게 된 바흐의 선율에 매료되어 오르간의 세계로 들어섰습니다.
'오르간을 더 연주하고 싶다'는 그의 열망은 피아노에 더해 오르간까지 전공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오르간에 빠져 지내다 “아무 생각 없이 지원했다”는 2021년 프랑스 생 모리스에서 열린 국제 오르간 콩쿠르.
짧은 시간 안에 총 5대의 오르간으로 매번 다른 소리를 만들어 연주하느라 “잠도 못 자고 젖 먹던 힘까지 짜냈다”는 그는 이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청중상까지 받았습니다.
현재 독일 뤼벡에서 유학 중인 그는 전문연주자로서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으면서, 한편으로는 오르간을 대중에게 알리려는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3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우승 리사이틀 무대에서는 그를 오르간의 세계로 인도한 <바흐>의 곡 등을 연주했습니다.
또한 그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박영희의 <기도 중에>를 초연하기도 했습니다. 이 곡은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의 위촉곡이기도 합니다.
“현을 해머로 쳐서 소리를 내는 피아노와는 달리 파이프에 바람을 넣어 소리를 내는 오르간은 무한정으로 소리를 끌 수 있는 그런 ‘불멸함’을 갖고 있는데, 오르간을 ‘풀사운드’로 연주했을 때 굉장히 희열감을 느낍니다.”
■ ‘악기의 제왕’ 파이프 오르간, 그리고 오르간 빌더(builder).
“크기도 가격도 왕이라 악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것 아닐까요?”
모차르트가 악기의 제왕이라고 극찬했던 오르간.
오르간은 만드는 게 아니라 건물처럼 '짓는다(build)'고 말합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던 안자헌씨가 오르간을 만드는 빌더(builder)가 된 이유는 오르간이 쌓아 올리는 소리의 조합, 즉 화성(和聲, Harmony)에 이끌렸기 때문입니다.
오르간의 무한한 소리에 매료되어 독일에서 10여 년 간 오르간 제작을 공부하고, 독일 정부가 인정하는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한국에 돌아온 안자헌 빌더. 지금은 악기를 만들지는 않고 음악홀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오르간은 나무로 되어있기 때문에 온도, 습도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온도와 습도에 따라 음의 높낮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큰 오케스트라가 와도, 오르간 소리에 음을 맞추기 때문에 온도에 따라 음의 높이가 달라지는 오르간을 관리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그는 말합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때 그가 관리했던 세종문화회관의 오르간은 현재 노후화로 인해 수리가 필요해 연주되고 있지 않지만, 설치할 당시에는 아시아 최대 크기를 자랑하기도 했으며, 방한했던 영국 총리가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 희귀한 만큼, 소중한 오르간 연주
종교시설 등을 제외하고, 현재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클래식 전문 공연장’은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부천아트센터가 있으며, 비수도권에서는 최초로 부산 콘서트홀이 내년 2월 설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내에 새로운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다는 소식에, 설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아져 기쁘다고 말한 이민준 오르가니스트는 “국내에는 오르간 연주회가 많이 없다”며 “오르간 음악을 더 많이 사랑해달라”는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천둥소리처럼 하늘에서 쏟아지는 오르간 소리는 저절로 무릎을 꿇게 될 정도로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많은 창작자들이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데 오르간 소리를 단골로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오르간은 스톱이라는 장치를 통해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들의 소리와 음역을 구현해 내기도 합니다.
이번 주말엔 오르간 연주곡들을 찾아 들어보면서, 먼 우주의 별들, 그 공간(Interstellar)들이 들려주는 소리를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리사이틀을 앞두고 만난 오르간 연주자 이민준 씨는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는 데 어려운 점이 없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위와 같이 답했습니다.
파이프 오르간은 발로 선율을 연주하는 유일한 악기입니다.
'스톱(공기를 파이프로 들여보내는 장치)'을 조정해 음색을 만들고, 손과 발로 동시에 연주하는 오르가니스트는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온몸으로 연주합니다.
‘악기의 왕’, 파이프 오르간의 세계를 [주말엔] 취재진이 들려드립니다.
■ 오르가니스트, 불멸의 소리를 연주하다
피아노를 전공하던 이민준 씨는 우연한 기회에 연주하게 된 바흐의 선율에 매료되어 오르간의 세계로 들어섰습니다.
'오르간을 더 연주하고 싶다'는 그의 열망은 피아노에 더해 오르간까지 전공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오르간에 빠져 지내다 “아무 생각 없이 지원했다”는 2021년 프랑스 생 모리스에서 열린 국제 오르간 콩쿠르.
짧은 시간 안에 총 5대의 오르간으로 매번 다른 소리를 만들어 연주하느라 “잠도 못 자고 젖 먹던 힘까지 짜냈다”는 그는 이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청중상까지 받았습니다.
현재 독일 뤼벡에서 유학 중인 그는 전문연주자로서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으면서, 한편으로는 오르간을 대중에게 알리려는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3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우승 리사이틀 무대에서는 그를 오르간의 세계로 인도한 <바흐>의 곡 등을 연주했습니다.
또한 그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박영희의 <기도 중에>를 초연하기도 했습니다. 이 곡은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의 위촉곡이기도 합니다.
“현을 해머로 쳐서 소리를 내는 피아노와는 달리 파이프에 바람을 넣어 소리를 내는 오르간은 무한정으로 소리를 끌 수 있는 그런 ‘불멸함’을 갖고 있는데, 오르간을 ‘풀사운드’로 연주했을 때 굉장히 희열감을 느낍니다.”
■ ‘악기의 제왕’ 파이프 오르간, 그리고 오르간 빌더(builder).
“크기도 가격도 왕이라 악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것 아닐까요?”
모차르트가 악기의 제왕이라고 극찬했던 오르간.
오르간은 만드는 게 아니라 건물처럼 '짓는다(build)'고 말합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던 안자헌씨가 오르간을 만드는 빌더(builder)가 된 이유는 오르간이 쌓아 올리는 소리의 조합, 즉 화성(和聲, Harmony)에 이끌렸기 때문입니다.
오르간의 무한한 소리에 매료되어 독일에서 10여 년 간 오르간 제작을 공부하고, 독일 정부가 인정하는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한국에 돌아온 안자헌 빌더. 지금은 악기를 만들지는 않고 음악홀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오르간은 나무로 되어있기 때문에 온도, 습도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온도와 습도에 따라 음의 높낮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큰 오케스트라가 와도, 오르간 소리에 음을 맞추기 때문에 온도에 따라 음의 높이가 달라지는 오르간을 관리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그는 말합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때 그가 관리했던 세종문화회관의 오르간은 현재 노후화로 인해 수리가 필요해 연주되고 있지 않지만, 설치할 당시에는 아시아 최대 크기를 자랑하기도 했으며, 방한했던 영국 총리가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 희귀한 만큼, 소중한 오르간 연주
종교시설 등을 제외하고, 현재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클래식 전문 공연장’은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부천아트센터가 있으며, 비수도권에서는 최초로 부산 콘서트홀이 내년 2월 설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내에 새로운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다는 소식에, 설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아져 기쁘다고 말한 이민준 오르가니스트는 “국내에는 오르간 연주회가 많이 없다”며 “오르간 음악을 더 많이 사랑해달라”는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천둥소리처럼 하늘에서 쏟아지는 오르간 소리는 저절로 무릎을 꿇게 될 정도로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많은 창작자들이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데 오르간 소리를 단골로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오르간은 스톱이라는 장치를 통해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들의 소리와 음역을 구현해 내기도 합니다.
이번 주말엔 오르간 연주곡들을 찾아 들어보면서, 먼 우주의 별들, 그 공간(Interstellar)들이 들려주는 소리를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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