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추도식 ‘반쪽’ 개최…일 “한국 노동자, 가혹한 환경서 힘든 일 해”

입력 2024.11.24 (13:45) 수정 2024.11.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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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측의 불참으로 반쪽 행사로 전락한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일본 정부 대표가 "한반도 노동자들이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힘든 노동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쿠이나 아키고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은 오늘(24일) 오후 1시 사도섬 서쪽에 있는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가치를 언급한 뒤 "빛나는 (등재) 성과는 위험이 수반된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에 종사한 광산 노동자들을 비롯한 선인들의 헌신의 산물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분들을 포함한 당시 광산 노동자들이 큰 노력을 했다"며 "광산 노동자 중에는 1940년대 우리나라(일본)가 전쟁 중에 노동자에 관한 정책에 기초해 한반도에서 온 많은 분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한반도 노동자에 대해 "전쟁이라는 특수한 사회 상황에서라고 해도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갱내의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곤란한 노동에 종사했다"면서, "종전(終戰)까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유감스럽지만, 이 땅에서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금이야말로 선인들이 만들어온 역사를 잘 생각하고 이를 미래에 계승해 간다는 맹세를 새롭게 해야 한다"며 사도광산 노동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희생자를 애도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추도식엔 당초 한국 정부 대표와 유족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정부 대표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 등이 문제가 되면서 한국 정부가 행사 하루 전 전격적으로 불참하기로 결정했고, 이쿠이나 정무관을 비롯해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 와타나베 류고 사도시 시장 등 일본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단체 관계자만 참석했습니다.

추도식이 한국 보이콧 속에 반쪽 행사로 치러진 데는 일본 외무성 차관급인 이쿠이나 정무관의 과거 행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참의원(상원) 초선 의원으로, 2022년 8월 15일 일본 패전일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력이 논란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그가 일본 정부 대표를 맡은 것은 한국 유족들을 모욕하는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추도식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일본이 매년 열기로 한국에 약속한 조치로 이번이 첫 행사였습니다.

추도식이 조선인 노동자를 기린다는 취지에 맞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는 한일 협의 과정에서부터 지속해서 제기됐습니다.

행사 공식 명칭을 둘러싸고 일본 측은 '감사'라는 표현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한국 정부가 반대했고 결국 행사 공식 명칭은 추도 대상도 드러나지 않는 '사도광산 추도식'으로 애매하게 정해졌습니다.

또 한국 유족의 추도식 참석 비용을 한국 정부에서 부담하기로 한 것도 일본 측의 성의 부족으로 지적됐습니다.

에도시대(1603∼1867) 금광으로 유명했던 사도광산은 태평양전쟁 시기 구리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던 광산으로, 식민지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돼 혹독한 환경 속에서 차별받으며 일했습니다.

역사 연구자인 다케우치 야스토 씨에 따르면 사도광산에 동원된 조선인 수는 1천500명을 넘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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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11-24 15:27:55
    국제
한국 측의 불참으로 반쪽 행사로 전락한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일본 정부 대표가 "한반도 노동자들이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힘든 노동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쿠이나 아키고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은 오늘(24일) 오후 1시 사도섬 서쪽에 있는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가치를 언급한 뒤 "빛나는 (등재) 성과는 위험이 수반된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에 종사한 광산 노동자들을 비롯한 선인들의 헌신의 산물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분들을 포함한 당시 광산 노동자들이 큰 노력을 했다"며 "광산 노동자 중에는 1940년대 우리나라(일본)가 전쟁 중에 노동자에 관한 정책에 기초해 한반도에서 온 많은 분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한반도 노동자에 대해 "전쟁이라는 특수한 사회 상황에서라고 해도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갱내의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곤란한 노동에 종사했다"면서, "종전(終戰)까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유감스럽지만, 이 땅에서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금이야말로 선인들이 만들어온 역사를 잘 생각하고 이를 미래에 계승해 간다는 맹세를 새롭게 해야 한다"며 사도광산 노동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희생자를 애도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추도식엔 당초 한국 정부 대표와 유족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정부 대표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 등이 문제가 되면서 한국 정부가 행사 하루 전 전격적으로 불참하기로 결정했고, 이쿠이나 정무관을 비롯해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 와타나베 류고 사도시 시장 등 일본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단체 관계자만 참석했습니다.

추도식이 한국 보이콧 속에 반쪽 행사로 치러진 데는 일본 외무성 차관급인 이쿠이나 정무관의 과거 행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참의원(상원) 초선 의원으로, 2022년 8월 15일 일본 패전일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력이 논란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그가 일본 정부 대표를 맡은 것은 한국 유족들을 모욕하는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추도식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일본이 매년 열기로 한국에 약속한 조치로 이번이 첫 행사였습니다.

추도식이 조선인 노동자를 기린다는 취지에 맞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는 한일 협의 과정에서부터 지속해서 제기됐습니다.

행사 공식 명칭을 둘러싸고 일본 측은 '감사'라는 표현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한국 정부가 반대했고 결국 행사 공식 명칭은 추도 대상도 드러나지 않는 '사도광산 추도식'으로 애매하게 정해졌습니다.

또 한국 유족의 추도식 참석 비용을 한국 정부에서 부담하기로 한 것도 일본 측의 성의 부족으로 지적됐습니다.

에도시대(1603∼1867) 금광으로 유명했던 사도광산은 태평양전쟁 시기 구리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던 광산으로, 식민지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돼 혹독한 환경 속에서 차별받으며 일했습니다.

역사 연구자인 다케우치 야스토 씨에 따르면 사도광산에 동원된 조선인 수는 1천500명을 넘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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