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로 정책 결정?…“여론 왜곡 우려”

입력 2024.11.25 (21:33) 수정 2024.11.2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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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자치단체들이 앱이나 인터넷으로 자체 설문 조사를 하고 '시민 의견을 들었다'며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론 수렴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모집단이나 질문에 따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면도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종 시민들의 정책 참여를 위해 2022년 출시한 '세종시티앱'입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들의 투표 기능을 지원하는데, 지난달 기준 가입자는 만 5천 명으로 전체 시민의 3%에 그치고 있습니다.

[정민숙/세종시 새롬동 : "(세종시티앱 혹시 들어보셨어요?) 아니요. 저는 못 들어봤는데 주위에서도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봤어요."]

이런 사정에도 세종시는 각종 중점 정책 과제의 우선순위 결정에 이 앱에서 진행한 투표 결과를 근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투표에는 불과 수백 명이 참여했지만, 시민 의견을 들은 수단으로 확대 과장됐습니다.

[이순열/세종시의원 : "많은 숫자(답)가 나온 대로 집행이 된 것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설문조사를 과연 왜 하는가. 표집 숫자가 너무 작아서 대표성을 띠기에는 무리가 있다."]

최근 천안시도 정책에 대한 여론을 조사하겠다며 인터넷 사이트 '다시 천안'을 만들어 시범 운영에 나섰습니다.

형식이나 제한 없이 시민 의견을 듣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질문이나 모집단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신뢰도는 담보할 수 없는 상황.

나아가 결과를 정책 입안자 입맛에 맞게 사용할 우려까지 제기됩니다.

[이희성/단국대학교 정책경영대학원 교수 : "관심 있는 시민들이라든가 시 정책에 일부 관여하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단편적 설문조사로는 여론 파악이 쉽지 않은 만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늘리고 '아전인수'격 활용은 삼가는 열린 행정이 요구됩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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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문조사로 정책 결정?…“여론 왜곡 우려”
    • 입력 2024-11-25 21:33:09
    • 수정2024-11-25 22:09:15
    뉴스9(대전)
[앵커]

최근 자치단체들이 앱이나 인터넷으로 자체 설문 조사를 하고 '시민 의견을 들었다'며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론 수렴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모집단이나 질문에 따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면도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종 시민들의 정책 참여를 위해 2022년 출시한 '세종시티앱'입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들의 투표 기능을 지원하는데, 지난달 기준 가입자는 만 5천 명으로 전체 시민의 3%에 그치고 있습니다.

[정민숙/세종시 새롬동 : "(세종시티앱 혹시 들어보셨어요?) 아니요. 저는 못 들어봤는데 주위에서도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봤어요."]

이런 사정에도 세종시는 각종 중점 정책 과제의 우선순위 결정에 이 앱에서 진행한 투표 결과를 근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투표에는 불과 수백 명이 참여했지만, 시민 의견을 들은 수단으로 확대 과장됐습니다.

[이순열/세종시의원 : "많은 숫자(답)가 나온 대로 집행이 된 것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설문조사를 과연 왜 하는가. 표집 숫자가 너무 작아서 대표성을 띠기에는 무리가 있다."]

최근 천안시도 정책에 대한 여론을 조사하겠다며 인터넷 사이트 '다시 천안'을 만들어 시범 운영에 나섰습니다.

형식이나 제한 없이 시민 의견을 듣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질문이나 모집단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신뢰도는 담보할 수 없는 상황.

나아가 결과를 정책 입안자 입맛에 맞게 사용할 우려까지 제기됩니다.

[이희성/단국대학교 정책경영대학원 교수 : "관심 있는 시민들이라든가 시 정책에 일부 관여하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단편적 설문조사로는 여론 파악이 쉽지 않은 만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늘리고 '아전인수'격 활용은 삼가는 열린 행정이 요구됩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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