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린 ‘방화문’…화재 피해 키운다

입력 2024.11.25 (21:40) 수정 2024.11.2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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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층 건물에서 불이 나면 불길과 연기가 계단을 타고 빠르게 솟구치는데요.

다른 층으로 불이 번지는 걸 막는 방화문이 있지만, 대부분 열려 있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아파트.

층마다 달린 방화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문틈에 종이를 말아 끼워놓기도, 벽돌로 괴어두기도 합니다.

아예 나무를 깎아 고임목을 만들어놨습니다.

지금 이 아파트가 18층짜리인데요.

1층을 빼고 17개 방화문 가운데, 닫혀있는 층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방화문은 불길과 연기가 번지는 걸 막는 시설입니다.

불은 언제 날지 모르니 항상 닫혀 있어야 하는데, 불편하단 이유로 열어놓기 일쑤입니다.

[아파트 관계자/음성변조 : "답답한 면도 있고, 날씨가 더울 때는. 어두컴컴하기도 하니까 열어놓데요. 그래서 나무로 괴어서 열어놔."]

지난 8월, 19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 호텔 화재 사고도 방화문이 제대로 닫혀있지 않아 피해가 컸습니다.

계단 통로로 유독가스가 퍼지며 대피로가 막혔고, 2명이 추락사, 5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전북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사고는 307건.

숨지거나 다친 사람은 40명이었는데, 대피하다가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70% 달합니다.

방화문만 잘 닫아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이재영/전주완산소방서 예방안전팀장 : "실제 화재 현장에서 방화문이 열려 있는 것과 닫혀 있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방화문이 열려 있으면 대피 경로가 차단됨으로 재산 피해와 인명 피해가 크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방화문을 열어 고정한 행위가 적발되면 소방시설법에 따라 3백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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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짝 열린 ‘방화문’…화재 피해 키운다
    • 입력 2024-11-25 21:40:37
    • 수정2024-11-25 21:51:49
    뉴스9(전주)
[앵커]

고층 건물에서 불이 나면 불길과 연기가 계단을 타고 빠르게 솟구치는데요.

다른 층으로 불이 번지는 걸 막는 방화문이 있지만, 대부분 열려 있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아파트.

층마다 달린 방화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문틈에 종이를 말아 끼워놓기도, 벽돌로 괴어두기도 합니다.

아예 나무를 깎아 고임목을 만들어놨습니다.

지금 이 아파트가 18층짜리인데요.

1층을 빼고 17개 방화문 가운데, 닫혀있는 층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방화문은 불길과 연기가 번지는 걸 막는 시설입니다.

불은 언제 날지 모르니 항상 닫혀 있어야 하는데, 불편하단 이유로 열어놓기 일쑤입니다.

[아파트 관계자/음성변조 : "답답한 면도 있고, 날씨가 더울 때는. 어두컴컴하기도 하니까 열어놓데요. 그래서 나무로 괴어서 열어놔."]

지난 8월, 19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 호텔 화재 사고도 방화문이 제대로 닫혀있지 않아 피해가 컸습니다.

계단 통로로 유독가스가 퍼지며 대피로가 막혔고, 2명이 추락사, 5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전북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사고는 307건.

숨지거나 다친 사람은 40명이었는데, 대피하다가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70% 달합니다.

방화문만 잘 닫아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이재영/전주완산소방서 예방안전팀장 : "실제 화재 현장에서 방화문이 열려 있는 것과 닫혀 있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방화문이 열려 있으면 대피 경로가 차단됨으로 재산 피해와 인명 피해가 크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방화문을 열어 고정한 행위가 적발되면 소방시설법에 따라 3백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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