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원유 대박’ 수리남 105만 원, 가이아나는 67만 원 지급

입력 2024.11.27 (15:34) 수정 2024.11.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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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미 수리남이 석유와 가스 개발 이익을 국민과 공유하겠다며 모든 국민에게 105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웃 나라 가이아나도 국민들에게 67만 원가량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남미에 있는 수리남 해안에 상당한 규모의 유전이 발견됐는데,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국민들에게도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죠?

[기자]

프랑스 토탈에너지는 지난달 수리남 해안에서 105억 달러, 우리 돈으로 14조 7천억 원 규모의 유전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본격적인 채굴은 2028년 중반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하루 생산량은 22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수리남 대통령/10월 : "역사적인 날이고, 중요한 날입니다. 수리남의 미래를 결정하는 날이 될 것이고, 수리남 건설을 위한 국가적인 헌신이 요구될 것입니다."]

수리남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이 기회를 통해 혜택을 받을 것이고 누구도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석유 수입의 공동소유자라고 밝혔습니다.

수리남 정부는 '모두를 위한 로열티 프로그램'도 발표했는데요.

모든 수리남 국민은 석유 로열티로 750달러, 우리 돈으로 105만 원가량을 받게 되고, 해당 지분에는 7%의 연이율이 설정될 예정입니다.

또 미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상품을 만들겠다고 했는데요.

노르웨이는 오일 펀드라고도 불리는 국부펀드를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갑작스러운 현금 유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했다는 평을 받았는데, 수리남도 이 같은 펀드를 조성하는 겁니다.

[앵커]

수리남에서는 지난해만 해도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었었는데요.

당시 시위도 격렬하게 일어났었죠?

[기자]

현재 수리남은 국민 5명 가운데 1명은 빈곤층에 속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로 꼽히고 있고, 지난해에는 IMF의 구조조정 권고안을 받아들일 정도로 경제 상황이 상당히 어려웠는데요.

50%가 넘는 연간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정부가 연료와 전기 보조금을 크게 삭감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2월 수리남 수도 파라마리보에서의 시위 모습입니다.

수리남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가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고, 차량에 불을 내거나 상점에서 물건을 쓸어가는 약탈도 일어났습니다.

35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던 수리남 정부는 IMF의 구조조정 계획을 수용해 긴축조치를 취하고 있었는데요.

이 긴축 재정의 일환으로 보조금을 삭감한 건데, 시민들은 정부의 실정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수리남 정부는 수도에서의 소요 사태로 19명이 부상을 당했고 백여 명을 구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웃 나라인 가이아나는 이미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원유가 생산되고 있는데, 가이아나도 석유 개발로 인한 수익금 일부를 국민에게 나눠줄 계획이죠?

[기자]

가이아나는 지난 2019년 말 본격적으로 원유가 생산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추정 매장량이 국민 한 사람당 5억 원씩 나눠줄 수 있는 규모로 알려져 기대가 컸습니다.

가이아나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 가이아나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7만 원을 지급할 계획인데요.

가이아나는 현재 국내에 80만 명, 해외에 40만 명의 국민이 거주하고 있는데,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해외에 거주하는 국민도 가이아나에 일시 귀국해야 한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였던 가이아나는 지난 2015년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고, 2019년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경제적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당시에는 당장 경제 상황이 좋아져 모든 국민이 부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는데요.

[챌시아/조지타운 상인 : "부자 나라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사람이 기대감에 차 있어요. 산유국이잖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원유로 인한 수입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오브리 노턴/야당 지도자 : "부자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긴장을 조성할 것입니다."]

[앵커]

유전이 2015년에 발견됐고, 원유 생산까지는 5년 가까이 걸린 건데, 국민들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간 건 거의 10년 만인 거네요?

[기자]

기대만큼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짧은 시간에 돌아간 것은 아니지만 가이아나의 경제 규모는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수리남 대통령은 자원 부국들이 수출을 통해 일시적으로 호황을 누리지만 경제 침체에 빠지는, 이른바 네덜란드병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1950년대 대규모 천연가스 유전이 발견된 네덜란드에서는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오히려 제조업 경쟁력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이 때문에 자원 부국들이 경제 침체에 빠지는 것을 네덜란드병이라고 부르게 됐는데, 베네수엘라, 앙골라, 알제리 등 자원 부국들이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 위기에 빠지는 현상을 겪었습니다.

아프리카 최대 석유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경우 부정부패로 인해 국가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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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27 15:34:00
    • 수정2024-11-27 16: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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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미 수리남이 석유와 가스 개발 이익을 국민과 공유하겠다며 모든 국민에게 105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웃 나라 가이아나도 국민들에게 67만 원가량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남미에 있는 수리남 해안에 상당한 규모의 유전이 발견됐는데,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국민들에게도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죠?

[기자]

프랑스 토탈에너지는 지난달 수리남 해안에서 105억 달러, 우리 돈으로 14조 7천억 원 규모의 유전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본격적인 채굴은 2028년 중반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하루 생산량은 22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수리남 대통령/10월 : "역사적인 날이고, 중요한 날입니다. 수리남의 미래를 결정하는 날이 될 것이고, 수리남 건설을 위한 국가적인 헌신이 요구될 것입니다."]

수리남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이 기회를 통해 혜택을 받을 것이고 누구도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석유 수입의 공동소유자라고 밝혔습니다.

수리남 정부는 '모두를 위한 로열티 프로그램'도 발표했는데요.

모든 수리남 국민은 석유 로열티로 750달러, 우리 돈으로 105만 원가량을 받게 되고, 해당 지분에는 7%의 연이율이 설정될 예정입니다.

또 미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상품을 만들겠다고 했는데요.

노르웨이는 오일 펀드라고도 불리는 국부펀드를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갑작스러운 현금 유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했다는 평을 받았는데, 수리남도 이 같은 펀드를 조성하는 겁니다.

[앵커]

수리남에서는 지난해만 해도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었었는데요.

당시 시위도 격렬하게 일어났었죠?

[기자]

현재 수리남은 국민 5명 가운데 1명은 빈곤층에 속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로 꼽히고 있고, 지난해에는 IMF의 구조조정 권고안을 받아들일 정도로 경제 상황이 상당히 어려웠는데요.

50%가 넘는 연간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정부가 연료와 전기 보조금을 크게 삭감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2월 수리남 수도 파라마리보에서의 시위 모습입니다.

수리남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가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고, 차량에 불을 내거나 상점에서 물건을 쓸어가는 약탈도 일어났습니다.

35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던 수리남 정부는 IMF의 구조조정 계획을 수용해 긴축조치를 취하고 있었는데요.

이 긴축 재정의 일환으로 보조금을 삭감한 건데, 시민들은 정부의 실정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수리남 정부는 수도에서의 소요 사태로 19명이 부상을 당했고 백여 명을 구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웃 나라인 가이아나는 이미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원유가 생산되고 있는데, 가이아나도 석유 개발로 인한 수익금 일부를 국민에게 나눠줄 계획이죠?

[기자]

가이아나는 지난 2019년 말 본격적으로 원유가 생산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추정 매장량이 국민 한 사람당 5억 원씩 나눠줄 수 있는 규모로 알려져 기대가 컸습니다.

가이아나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 가이아나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7만 원을 지급할 계획인데요.

가이아나는 현재 국내에 80만 명, 해외에 40만 명의 국민이 거주하고 있는데,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해외에 거주하는 국민도 가이아나에 일시 귀국해야 한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였던 가이아나는 지난 2015년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고, 2019년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경제적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당시에는 당장 경제 상황이 좋아져 모든 국민이 부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는데요.

[챌시아/조지타운 상인 : "부자 나라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사람이 기대감에 차 있어요. 산유국이잖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원유로 인한 수입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오브리 노턴/야당 지도자 : "부자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긴장을 조성할 것입니다."]

[앵커]

유전이 2015년에 발견됐고, 원유 생산까지는 5년 가까이 걸린 건데, 국민들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간 건 거의 10년 만인 거네요?

[기자]

기대만큼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짧은 시간에 돌아간 것은 아니지만 가이아나의 경제 규모는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수리남 대통령은 자원 부국들이 수출을 통해 일시적으로 호황을 누리지만 경제 침체에 빠지는, 이른바 네덜란드병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1950년대 대규모 천연가스 유전이 발견된 네덜란드에서는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오히려 제조업 경쟁력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이 때문에 자원 부국들이 경제 침체에 빠지는 것을 네덜란드병이라고 부르게 됐는데, 베네수엘라, 앙골라, 알제리 등 자원 부국들이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 위기에 빠지는 현상을 겪었습니다.

아프리카 최대 석유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경우 부정부패로 인해 국가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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