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도 고쳐도 파이는 가락대로…대책은?

입력 2024.11.28 (19:51) 수정 2024.11.2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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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대로 강서구 가락대로는 특히 화물차 통행량이 많아 도로 파임 문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전형서 기자 어서 오세요.

부산에 그 많은 도로 중에서 왜 유독 가락대로에만 이렇게 도로파임이 심각한 걸까요?

[기자]

네, 가락대로는 강서구 송정동 가덕대교 입구에서 죽림동 오봉삼거리까지 이어지는 15km 구간입니다.

가락대로는 부산 신항 등 주요 항만은 물론 공장이 밀집한 양산과 녹산공단까지, 이 모든 곳을 잇는 '교통 요충지'여서 통행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곳인데요,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가락대로는 '트럭' 통행량이 부산에서는 고속도로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곳입니다.

하루에 약 만 천여 대의 화물차가 다니고 있는데요,

여기에 더해 가락대로 자체가 낙동강변에 있기 때문에 땅이 무른 '연약지반'이라는 점도 도로 파임이 잦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이런 이유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부산시 전체 도로에서는 도로 파임이 평균 1km당 9건에 그쳤지만, 가락대로는 무려 44건이나 발생했습니다.

[앵커]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그렇다면 부산시는 가락대로 도로 파임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기자]

부산시로선 기회가 될 때마다 도로를 보수하고 있지만, 문제는 도로 파임이 생기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겁니다.

도로 파임이 생길 때마다 매번 도로를 새로 포장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부산시 건설안전시험사업소에선 도로 파임이 생긴 부분만 임시로 아스팔트를 부어 메우는 이른바 '땜질'을 하는 건데요.

당장은 괜찮겠지만, 임시로 보수한 부분은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비가 와서 물이 고이거나 차량이 지나가면 다시 떨어져 나가기도 합니다.

땜질 이후에 파인 도로 주변부까지 일정 구간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다시 포장하기는 하지만, 이 역시 완벽한 대책은 될 수 없습니다.

[앵커]

네, 임시로 고쳐 놓고 다시 포장하기 전에 떨어져 나가니까 문제가 된다는 말이네요.

고쳐도 다시 부서진다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할만한 건 없을까요?

[기자]

네, 앞서 리포트에서 소개해 드렸지만, 같은 고민을 하던 서울시는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서울시에서 도로 파임의 발생 횟수를 분석했더니 버스전용차로가 일반 도로보다 11배가량 더 많은 걸 확인했는데요,

그래서 콘크리트를 벽돌 모양으로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와 현장에서 조립해 도로에 그대로 얹는 'PC 공법'을 쓰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버스전용차로 105곳에 적용했는데, 현재까지 작은 파손 정도를 제외하고 주행에 문제가 될 만한 도로 파임은 한 건도 없었다는 게 서울시 설명입니다.

또 트럭과 버스 하부에 카메라를 부착해 AI를 통해 도로 파임을 판별해 발생 즉시 보수하는 방법도 서울시에서 활용하고 있는데요,

부산시로선 참고할 만한 방법이라고 보입니다.

[앵커]

네, 그렇게 좋은 방법이 있다면 부산시도 도입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요.

[기자]

네, 문제는 늘 그렇듯 돈입니다.

부산시에서도 PC 공법 도입을 검토한 적 있는데요,

지난 2017년 서울시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PC 공법 사용 시 도로 100m당 포장 비용이 1억 원이 넘습니다.

올해 부산시 전체 도로 포장·보수 예산이 50억 원인데요,

부산시는 이 예산만으로는 각종 도로 보수 민원을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훨씬 비싼 'PC 공법'을 도입할 여력이 안 되는 겁니다.

도로 파임이 단순 차량 파손 문제를 넘어 2차 사고는 물론 배상, 도로 보수 등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예산도 계속 들어가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 전형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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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쳐도 고쳐도 파이는 가락대로…대책은?
    • 입력 2024-11-28 19:51:11
    • 수정2024-11-28 20:06:18
    뉴스7(부산)
[앵커]

앞서 보신대로 강서구 가락대로는 특히 화물차 통행량이 많아 도로 파임 문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전형서 기자 어서 오세요.

부산에 그 많은 도로 중에서 왜 유독 가락대로에만 이렇게 도로파임이 심각한 걸까요?

[기자]

네, 가락대로는 강서구 송정동 가덕대교 입구에서 죽림동 오봉삼거리까지 이어지는 15km 구간입니다.

가락대로는 부산 신항 등 주요 항만은 물론 공장이 밀집한 양산과 녹산공단까지, 이 모든 곳을 잇는 '교통 요충지'여서 통행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곳인데요,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가락대로는 '트럭' 통행량이 부산에서는 고속도로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곳입니다.

하루에 약 만 천여 대의 화물차가 다니고 있는데요,

여기에 더해 가락대로 자체가 낙동강변에 있기 때문에 땅이 무른 '연약지반'이라는 점도 도로 파임이 잦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이런 이유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부산시 전체 도로에서는 도로 파임이 평균 1km당 9건에 그쳤지만, 가락대로는 무려 44건이나 발생했습니다.

[앵커]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그렇다면 부산시는 가락대로 도로 파임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기자]

부산시로선 기회가 될 때마다 도로를 보수하고 있지만, 문제는 도로 파임이 생기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겁니다.

도로 파임이 생길 때마다 매번 도로를 새로 포장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부산시 건설안전시험사업소에선 도로 파임이 생긴 부분만 임시로 아스팔트를 부어 메우는 이른바 '땜질'을 하는 건데요.

당장은 괜찮겠지만, 임시로 보수한 부분은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비가 와서 물이 고이거나 차량이 지나가면 다시 떨어져 나가기도 합니다.

땜질 이후에 파인 도로 주변부까지 일정 구간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다시 포장하기는 하지만, 이 역시 완벽한 대책은 될 수 없습니다.

[앵커]

네, 임시로 고쳐 놓고 다시 포장하기 전에 떨어져 나가니까 문제가 된다는 말이네요.

고쳐도 다시 부서진다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할만한 건 없을까요?

[기자]

네, 앞서 리포트에서 소개해 드렸지만, 같은 고민을 하던 서울시는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서울시에서 도로 파임의 발생 횟수를 분석했더니 버스전용차로가 일반 도로보다 11배가량 더 많은 걸 확인했는데요,

그래서 콘크리트를 벽돌 모양으로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와 현장에서 조립해 도로에 그대로 얹는 'PC 공법'을 쓰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버스전용차로 105곳에 적용했는데, 현재까지 작은 파손 정도를 제외하고 주행에 문제가 될 만한 도로 파임은 한 건도 없었다는 게 서울시 설명입니다.

또 트럭과 버스 하부에 카메라를 부착해 AI를 통해 도로 파임을 판별해 발생 즉시 보수하는 방법도 서울시에서 활용하고 있는데요,

부산시로선 참고할 만한 방법이라고 보입니다.

[앵커]

네, 그렇게 좋은 방법이 있다면 부산시도 도입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요.

[기자]

네, 문제는 늘 그렇듯 돈입니다.

부산시에서도 PC 공법 도입을 검토한 적 있는데요,

지난 2017년 서울시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PC 공법 사용 시 도로 100m당 포장 비용이 1억 원이 넘습니다.

올해 부산시 전체 도로 포장·보수 예산이 50억 원인데요,

부산시는 이 예산만으로는 각종 도로 보수 민원을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훨씬 비싼 'PC 공법'을 도입할 여력이 안 되는 겁니다.

도로 파임이 단순 차량 파손 문제를 넘어 2차 사고는 물론 배상, 도로 보수 등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예산도 계속 들어가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 전형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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