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만 있으면 입찰 가능…편법까지 난무

입력 2024.11.29 (07:40) 수정 2024.11.2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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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차선 도색 사업에 부실 시공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도장 면허만 있으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보니, 편법도 난무하고 있었습니다.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깜깜한 밤,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도심지에선 군데군데 벗겨진 차선도 눈에 띕니다.

이렇게 차선이 벗겨졌을 땐, 차선 도색이 새로 이뤄지는데 부실 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올해 제주시가 발주한 차선 도색 입찰 결과를 살펴봤습니다.

1억 3천만 원 사업에 무려 196개 업체가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차선 도색 시공 능력이 있는 업체는 5~6곳뿐.

입찰에 참여한 업체 중 3%에 불과합니다.

[차선 도색 시공 업체 관계자 A/음성변조 : "(도내) 여섯 군데가 차선을 해. 4개 업체가 다 한 40~50년 (전부터) 한 거라."]

그러면 나머지 업체들은 어떻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던 걸까.

도장과 습식, 방수와 석공 업종을 등록하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입찰에 응모한 3개 업체의 주소를 확인해 봤더니, 법인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주소로 나왔습니다.

같은 주소에 법인명만 다르게 등록하는 겁니다.

주소지를 확인해 보니 카페인 업체도 있는 등 각종 편법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차선 도색 시공 업체 관계자 A/음성변조 : "회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입찰될 확률이 있으니까. 우리 직원도 많고 차도 많고. IP 주소만 틀리면 돼요. IP를 다 따로 만들어서 사무실을 분리해서. 여성 기업 같은 경우는 수의계약 같은 걸 할 수 있으니까."]

결국, 어떻게든 낙찰을 받으면 일종의 수수료만 떼고, 전문 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주는 겁니다.

[차선 도색 시공 업체 관계자 B/음성변조 : "현행법상 장비 있는 업체로 (입찰 제한) 규정을 해주면 우리가 불법하도급이 아닌데."]

행정당국은 문제점을 인지하면서도 입찰을 제한하기는 어렵다면서 대신 사후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홍경효/제주도 도로관리과장 : "(행정안전부에서 도장) 면허 외에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는 이런 답변이 와서. (차선도색) 장비 수급 계획이라든지 시공 계획서 등을 제출받아서 실질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거고요."]

불법 하도급 속에 부실시공까지 우려되고 있는 차선 도색 공사.

단순 사후관리 강화를 넘어 처음부터 불법 하도급을 근절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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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허만 있으면 입찰 가능…편법까지 난무
    • 입력 2024-11-29 07:40:28
    • 수정2024-11-29 08:08:00
    뉴스광장(제주)
[앵커]

차선 도색 사업에 부실 시공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도장 면허만 있으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보니, 편법도 난무하고 있었습니다.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깜깜한 밤,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도심지에선 군데군데 벗겨진 차선도 눈에 띕니다.

이렇게 차선이 벗겨졌을 땐, 차선 도색이 새로 이뤄지는데 부실 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올해 제주시가 발주한 차선 도색 입찰 결과를 살펴봤습니다.

1억 3천만 원 사업에 무려 196개 업체가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차선 도색 시공 능력이 있는 업체는 5~6곳뿐.

입찰에 참여한 업체 중 3%에 불과합니다.

[차선 도색 시공 업체 관계자 A/음성변조 : "(도내) 여섯 군데가 차선을 해. 4개 업체가 다 한 40~50년 (전부터) 한 거라."]

그러면 나머지 업체들은 어떻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던 걸까.

도장과 습식, 방수와 석공 업종을 등록하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입찰에 응모한 3개 업체의 주소를 확인해 봤더니, 법인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주소로 나왔습니다.

같은 주소에 법인명만 다르게 등록하는 겁니다.

주소지를 확인해 보니 카페인 업체도 있는 등 각종 편법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차선 도색 시공 업체 관계자 A/음성변조 : "회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입찰될 확률이 있으니까. 우리 직원도 많고 차도 많고. IP 주소만 틀리면 돼요. IP를 다 따로 만들어서 사무실을 분리해서. 여성 기업 같은 경우는 수의계약 같은 걸 할 수 있으니까."]

결국, 어떻게든 낙찰을 받으면 일종의 수수료만 떼고, 전문 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주는 겁니다.

[차선 도색 시공 업체 관계자 B/음성변조 : "현행법상 장비 있는 업체로 (입찰 제한) 규정을 해주면 우리가 불법하도급이 아닌데."]

행정당국은 문제점을 인지하면서도 입찰을 제한하기는 어렵다면서 대신 사후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홍경효/제주도 도로관리과장 : "(행정안전부에서 도장) 면허 외에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는 이런 답변이 와서. (차선도색) 장비 수급 계획이라든지 시공 계획서 등을 제출받아서 실질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거고요."]

불법 하도급 속에 부실시공까지 우려되고 있는 차선 도색 공사.

단순 사후관리 강화를 넘어 처음부터 불법 하도급을 근절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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