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아이, 서로 돌본다…노유(老幼)결합 모델: 中, 새로운 돌봄 서비스 인기

입력 2024.11.30 (22:11) 수정 2024.12.0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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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도 요즘 저출생 고령화 추세로 어린이는 줄고 노인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구 구조가 역 피라미드로 변하면서 한때 동네마다 있던 유치원들이 줄줄이 문 닫고 있습니다.

일부 유치원과 보육시설은 노인과 어린이를 함께 돌보는 공동 돌봄 모델로 저출생 고령화의 위기를 넘고 있습니다.

노인과 아이를 함께 돌보는 공동 돌봄의 새로운 시설은 어떤 곳일까요?

김민정 특파원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남부 저장성의 작은 도시 저우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린아이와 함께 지내는 돌봄 센터가 올해 문을 열었습니다.

["생일축하합니다~!"]

노인과 어린이가 함께 어울려 다 같이 노래를 부르고, 생일 케익과 과일을 나눠 먹습니다.

[위이눠 : "할아버지 할머니 생신 축하해드리니까 저도 기뻐요!"]

노인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돕니다.

나이가 들면서 가족과 멀어져 생긴 빈 자리를 아이들이 채워주고 있습니다.

[왕즈핑 : "마음이 꽃처럼 피어났어요. 정말 기쁩니다.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같이 생일파티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엄마 아빠 대신 손자 손녀를 데리고온 조부모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함께 하루를 보냅니다.

서로 서로 아이들을 돌봐주며 어울리다 보면, 바쁜 자식들 대신 짊어졌던 육아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장비췬 : "조부모들은 저마다 뛰어난 강점을 갖고 있잖아요. 그래서 서로 배울 수 있어요. 문제가 있을때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냐?'고 물으면 서로의 경험을 통해 함께 배울 수 있어요."]

노인들이 노래 교실에 참여하는 사이,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또래들과 어울려 놀고 있습니다.

노인들은 1층에서 아이들은 3층에서 주로 지내지만 곳곳에 이렇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한때 외로웠던 노인들은 이 곳에서 활력을 얻고, 아이들은 나이 든 이웃 어른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주쓰치/공동 돌봄 시설 관리인 : "노인과 아이가 함께 소통하는 교류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효(孝)의 개념을 배우게 되고, 그 결과 자연스레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고 생각을 갖게 되지요."]

광둥성 선전시에 있는 또 다른 돌봄 시설.

손자, 손녀들이 배우는 유치반 수업에도 노인들이 함께 참여합니다.

아이들과 어울려 율동도 하고 노래도 따라 부릅니다.

오랜시간 노부부끼리만 단출한 시간을 보냈던 이들에게, 아이들과의 시간은 노년생활의 활력소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는 기회가 됩니다.

[리융제 : "아이들이 성장하며 배워야 하는 것도 달라졌어요. 평생 교육 과정을 통해 노인도 아이과 함께 배우는 것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유치원과 양로원을 결합한 공동 돌봄이 양육과 노인복지, 두 가지 문제를 풀고, 단절됐던 두 세대 사이 교류를 확대하는 새로운 모델이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노인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마련해 세대간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데, 선전시에서만 다섯 곳이 운영중입니다.

공동 돌봄 관련 업체는 최근 중국에서 급속히 확산해 36만여 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9만여 곳이 넘게 새로 문을 열 만큼 증가 속도가 빠릅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의 유치원들이 노인을 받아 공동 돌봄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생 수 감소로 경영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150명이 다니던 이 유치원도 원생이 100명으로 줄어들자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폐업 유치원 학부모 : "2달 전쯤 유치원에서 운영비 부족으로 문 닫는다고 폐원 계획을 미리 공지했어요 ."]

지난해 유치원 만 오천 군데가 폐원했습니다.

중국의 합계 출산율은 2020년 1.3명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1.0명 가까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아이는 줄고 노인은 늘어나는 시대.

노인과 아이가 서로를 함께 돌보는 새로운 공동 돌봄 모델이 저출산 고령화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중국 저장성에서 김민정입니다.

촬영기자:안용습/영상편집:오태규/그래픽:최창준/화면제공:중국 산둥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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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과 아이, 서로 돌본다…노유(老幼)결합 모델: 中, 새로운 돌봄 서비스 인기
    • 입력 2024-11-30 22:11:27
    • 수정2024-12-02 10:39:58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중국도 요즘 저출생 고령화 추세로 어린이는 줄고 노인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구 구조가 역 피라미드로 변하면서 한때 동네마다 있던 유치원들이 줄줄이 문 닫고 있습니다.

일부 유치원과 보육시설은 노인과 어린이를 함께 돌보는 공동 돌봄 모델로 저출생 고령화의 위기를 넘고 있습니다.

노인과 아이를 함께 돌보는 공동 돌봄의 새로운 시설은 어떤 곳일까요?

김민정 특파원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남부 저장성의 작은 도시 저우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린아이와 함께 지내는 돌봄 센터가 올해 문을 열었습니다.

["생일축하합니다~!"]

노인과 어린이가 함께 어울려 다 같이 노래를 부르고, 생일 케익과 과일을 나눠 먹습니다.

[위이눠 : "할아버지 할머니 생신 축하해드리니까 저도 기뻐요!"]

노인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돕니다.

나이가 들면서 가족과 멀어져 생긴 빈 자리를 아이들이 채워주고 있습니다.

[왕즈핑 : "마음이 꽃처럼 피어났어요. 정말 기쁩니다.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같이 생일파티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엄마 아빠 대신 손자 손녀를 데리고온 조부모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함께 하루를 보냅니다.

서로 서로 아이들을 돌봐주며 어울리다 보면, 바쁜 자식들 대신 짊어졌던 육아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장비췬 : "조부모들은 저마다 뛰어난 강점을 갖고 있잖아요. 그래서 서로 배울 수 있어요. 문제가 있을때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냐?'고 물으면 서로의 경험을 통해 함께 배울 수 있어요."]

노인들이 노래 교실에 참여하는 사이,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또래들과 어울려 놀고 있습니다.

노인들은 1층에서 아이들은 3층에서 주로 지내지만 곳곳에 이렇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한때 외로웠던 노인들은 이 곳에서 활력을 얻고, 아이들은 나이 든 이웃 어른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주쓰치/공동 돌봄 시설 관리인 : "노인과 아이가 함께 소통하는 교류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효(孝)의 개념을 배우게 되고, 그 결과 자연스레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고 생각을 갖게 되지요."]

광둥성 선전시에 있는 또 다른 돌봄 시설.

손자, 손녀들이 배우는 유치반 수업에도 노인들이 함께 참여합니다.

아이들과 어울려 율동도 하고 노래도 따라 부릅니다.

오랜시간 노부부끼리만 단출한 시간을 보냈던 이들에게, 아이들과의 시간은 노년생활의 활력소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는 기회가 됩니다.

[리융제 : "아이들이 성장하며 배워야 하는 것도 달라졌어요. 평생 교육 과정을 통해 노인도 아이과 함께 배우는 것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유치원과 양로원을 결합한 공동 돌봄이 양육과 노인복지, 두 가지 문제를 풀고, 단절됐던 두 세대 사이 교류를 확대하는 새로운 모델이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노인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마련해 세대간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데, 선전시에서만 다섯 곳이 운영중입니다.

공동 돌봄 관련 업체는 최근 중국에서 급속히 확산해 36만여 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9만여 곳이 넘게 새로 문을 열 만큼 증가 속도가 빠릅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의 유치원들이 노인을 받아 공동 돌봄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생 수 감소로 경영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150명이 다니던 이 유치원도 원생이 100명으로 줄어들자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폐업 유치원 학부모 : "2달 전쯤 유치원에서 운영비 부족으로 문 닫는다고 폐원 계획을 미리 공지했어요 ."]

지난해 유치원 만 오천 군데가 폐원했습니다.

중국의 합계 출산율은 2020년 1.3명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1.0명 가까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아이는 줄고 노인은 늘어나는 시대.

노인과 아이가 서로를 함께 돌보는 새로운 공동 돌봄 모델이 저출산 고령화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중국 저장성에서 김민정입니다.

촬영기자:안용습/영상편집:오태규/그래픽:최창준/화면제공:중국 산둥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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