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한복판서 절하고 돌 던지고…이유는?

지난 1월 2일, 화물차 운전자가 중부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절을 하는 모습.

■ 대낮 고속도로 한복판에 멈춰선 화물차… 이유는?

지난 1월 2일 오전 10시쯤, 충북 청주시 오창읍 중부고속도로 상행선 오창휴게소 근처에서 달리던 차들이 갑자기 비상등을 켜고 멈춰 섰습니다.

한 남성이 편도 2차로의 한가운데 1톤 화물차를 세우고 길을 막아섰기 때문입니다.

이 남성의 정체는 43살 윤 모 씨였습니다.

차들을 멈춰 세운 윤 씨가 이상 행동을 이어가면서 고속도로는 약 30분 가량 극심한 정체를 빚었는데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 1월 2일, 화물차 운전자가 중부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차를 멈춰 세우고 뒤따르던 차에 돌을 던지는 모습.

■ 뒷 차에 돌 던지고 엎드려 기도하고… 고속도로 난동에 정체

고속도로 2차로의 한가운데 차를 세우고 뒤따르던 차들까지 멈춰 세운 윤 씨는 중앙분리대 옆에 떨어진 돌덩이를 주워 왔습니다.

그리고 뒤따라오던 승용차 앞 유리에 돌덩이를 집어 던지며 운전자를 위협했습니다.

다시 본인의 화물차에 올라탄 윤 씨는 그대로 달아나는가 싶더니 약 3km를 더 주행하다가 다시 2차로에 차를 멈춰 세웠습니다.

그러더니 고속도로 한복판을 뛰어다니며 뒤따르던 차들을 멈춰 세우거나 소리를 지르고, 반대편 차로까지 넘어갈 것처럼 중앙분리대 위에 올라가 난동을 부렸습니다.

이어 비상등을 켜고 현장을 빠져나가려는 승용차 보닛과 지붕 위에 올라가거나, 도로 바닥에 엎드려 기도하는 듯한 시늉까지 했습니다.

윤 씨의 대낮 고속도로 난동으로 승용차 2대가 각각 760여만 원, 120여만 원의 수리비가 들 정도로 파손됐습니다.

윤 씨의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2일, 화물차 운전자가 중부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다른 승용차 위에 올라가 난동을 부리는 모습.

■ 가해자 '양극성 정동장애'… 법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

운전자들의 신고를 받고 달려온 한국도로공사 직원은 윤 씨에게 다가가 진정시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윤 씨는 이 직원에게도 주먹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습니다.

결국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돼 고속도로순찰대 사무실로 온 윤 씨는 여기서도 사무실 기물을 발로 차는 등 소란을 이어갔습니다.

윤 씨는 대체 왜 이런 난동을 부린 걸까요?

재판 과정에서 윤 씨가 '양극성 정동장애' 등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양극성 정동장애는 흔히 말하는 '조울증' 증상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질환이 있다고 해서 처벌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청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강현호 판사는 일반교통방해와 상해, 공용물건손상,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2년 동안 보호관찰을 명령했습니다.

강 판사는 "고속도로에서 차를 세워 교통을 방해하고, 다른 운전자들을 상대로 폭행 등을 한 것으로 범행 내용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음주 운전 관련 전과 외에 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이 치료를 통해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화면제공 : 한국도로공사, 시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