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나토 가입만이 안보 보장”, 러 “용납 못해”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외교장관회의가 시작되는 날에 맞춰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정반대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현지 시각 3일 외무부 성명을 내고 나토 가입만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의 쓰라린 경험을 뒤로한 채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정회원 자격을 대체하는 어떠한 대안, 대리인 또는 대용품에도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994년에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영국은 물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보장한다는 것이 핵심이지만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침공으로 이 각서는 휴지 조각이 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서명한 미국과 영국, 이에 참여한 프랑스와 중국, 그리고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모든 국가는 러시아의 협박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날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회의에는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참석합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회의에서 나토 가입 첫 절차인 ‘가입 초청’을 결정해달라고 거듭 호소하고 있지만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자금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가입 초청엔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일 유럽연합 새 지도부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계기로 한 기자회견에서도 “나토 가입 초청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하는 등 연일 나토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과거 소련 시절부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강하게 반대하는 러시아는 다시 한번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러한 결정은 잠재적으로 우리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