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파리·베를린에서 ‘탄핵 촛불’…현지 언론 “몰락은 시간문제”
입력 2024.12.09 (19:34)
수정 2024.12.0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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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또다시 한국인들의 촛불이 켜졌습니다.
지난 주말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과 뮌헨, 함부르크 등에서 하야를 촉구하는 시민 집회가 릴레이로 열린 겁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8년 만입니다.
집회의 신호탄을 쏜 건 독일의 베를린입니다. 계엄령 소식이 알려진 지 단 이틀 만에 약 300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간호사와 광산 노동자로 독일에 정착한 1세대 교민부터 유학생, 출장자 등 구성원은 다양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12살의 초등학생까지 나와 민주주의를 우려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규모가 가장 큰 건 프랑스 파리입니다. 스트라스부르, 리옹 등 프랑스 지역 각지에서 온 교민들과 교환 학생들, 그리고 인근 유럽 국가들의 교민들까지 지난 7일 에펠탑 앞에 모였습니다. 이날 재불행동시민연합은 교민 457명이 함께 서명한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 전역과 호주 시드니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인 집회가 일어났습니다.
■ 교민들, 국가 위상 커질수록 주목받아‥현지 매체는 이미 ‘내란 행위’ 규정
해외 거주 교민들은 국내 정치 상황에 그 누구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문화 등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역설적으로 현지인과 언론 매체의 압력에 점차 노출됐기 때문입니다.
현지 매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이미 ‘내란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자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무모한 결정이 국가를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헌법적 위기로 빠뜨렸다”고 지적하며, “한국 민주주의 지속성과 취약성을 모두 보여줬다”고 분석했습니다.
동시에 영국 가디언은 8일, “이번 주는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서 민주주의를 시험한 주였다”며 “계엄군의 소총을 잡는 여성 의원이나 집회에 자발적으로 모여든 청년들은 그 상징적인 모습 중 하나”라고 적었습니다.
62년 만에 총 내각이 국회 불신임으로 사퇴한 프랑스 또한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지난 4일, 프랑스 매체 ‘위마니테지’는 “한국의 2시간 반 계엄령으로 독재 악몽 살아났다”며 “마지막 계엄령으로 44년이 지났지만, 한국인들은 권위주의 정부의 맥박을 다시 느꼈다”고 지적했습니다.
‘르몽드’와 ‘리베라시옹’ 또한 지난 7일,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직후 “한국이 정치적 불확실에 더 빠져들었다”며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탄핵을 모면했으나 저항의 결의는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등도 “대통령이 몰락 직전에 있다”며 “실각은 시간 문제”라고 썼습니다.
■ 교민단체들 “민주주의 회복까지 촛불 들 것”
교민들의 촛불 집회는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민주당이 예고한 2차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일인 오는 14일, 유럽의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장소에서 시국선언에 이름을 올릴 거라고 교민 단체들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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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파리·베를린에서 ‘탄핵 촛불’…현지 언론 “몰락은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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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12-09 19:34:45
- 수정2024-12-09 19:35:11
유럽에서 또다시 한국인들의 촛불이 켜졌습니다.
지난 주말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과 뮌헨, 함부르크 등에서 하야를 촉구하는 시민 집회가 릴레이로 열린 겁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8년 만입니다.
집회의 신호탄을 쏜 건 독일의 베를린입니다. 계엄령 소식이 알려진 지 단 이틀 만에 약 300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간호사와 광산 노동자로 독일에 정착한 1세대 교민부터 유학생, 출장자 등 구성원은 다양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12살의 초등학생까지 나와 민주주의를 우려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규모가 가장 큰 건 프랑스 파리입니다. 스트라스부르, 리옹 등 프랑스 지역 각지에서 온 교민들과 교환 학생들, 그리고 인근 유럽 국가들의 교민들까지 지난 7일 에펠탑 앞에 모였습니다. 이날 재불행동시민연합은 교민 457명이 함께 서명한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 전역과 호주 시드니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인 집회가 일어났습니다.
■ 교민들, 국가 위상 커질수록 주목받아‥현지 매체는 이미 ‘내란 행위’ 규정
해외 거주 교민들은 국내 정치 상황에 그 누구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문화 등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역설적으로 현지인과 언론 매체의 압력에 점차 노출됐기 때문입니다.
현지 매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이미 ‘내란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자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무모한 결정이 국가를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헌법적 위기로 빠뜨렸다”고 지적하며, “한국 민주주의 지속성과 취약성을 모두 보여줬다”고 분석했습니다.
동시에 영국 가디언은 8일, “이번 주는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서 민주주의를 시험한 주였다”며 “계엄군의 소총을 잡는 여성 의원이나 집회에 자발적으로 모여든 청년들은 그 상징적인 모습 중 하나”라고 적었습니다.
62년 만에 총 내각이 국회 불신임으로 사퇴한 프랑스 또한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지난 4일, 프랑스 매체 ‘위마니테지’는 “한국의 2시간 반 계엄령으로 독재 악몽 살아났다”며 “마지막 계엄령으로 44년이 지났지만, 한국인들은 권위주의 정부의 맥박을 다시 느꼈다”고 지적했습니다.
‘르몽드’와 ‘리베라시옹’ 또한 지난 7일,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직후 “한국이 정치적 불확실에 더 빠져들었다”며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탄핵을 모면했으나 저항의 결의는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등도 “대통령이 몰락 직전에 있다”며 “실각은 시간 문제”라고 썼습니다.
■ 교민단체들 “민주주의 회복까지 촛불 들 것”
교민들의 촛불 집회는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민주당이 예고한 2차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일인 오는 14일, 유럽의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장소에서 시국선언에 이름을 올릴 거라고 교민 단체들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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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진 기자 ho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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